중국2017⑦ 백두산 호랑이

작성일
2017-07-08 11:38
조회
1916

중국2017⑦ 백두산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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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백폭포를 들려서 북파 산문을 나왔는데도 다행히 아직은 시간이 조금 남았다. 어제 들어오면서 봤던 호랑이 안내판이 떠올랐는데 이제 그 곳으로 가보자고 해도 되지 싶어서이다. 비록 가야 할 길은 멀지만, 그것은 또 다음 문제이다. 우선 당장 지나칠 수가 없는 것은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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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깐, 장백산(長白山) 호림원(虎林園)이라잖여. 하얼빈에는 엄청난 호랑이가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하얼빈 이야기이고 일단 여기에서 보면 되지 뭘. 그래서 바쁜 길을 재촉해서 호림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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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는 여관은 자작나무 숲 여관(白樺林賓館)이구나. 아마도 같이 운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인을 찾느라고 소리를 지르니까 위층에서 아지매가 내다보는 것으로 봐서 손님이 오면 연락을 해 주기로 한 건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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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기사가 매표원이든 관리자든 찾아다니느라고 바빴다. 도대체 손님이 왔는데 어디 가서 농땡이를 부리고 있는 겨. 참 내.... 우리도 바쁘단 말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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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도 새 건물로 보이는 호텔이 있다. 보자.... 뭐라고 쓴 겨? 한글도 보이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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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수원호텔이구나. 근원을 따른다는 수원이다. 경기도 수원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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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띨~방~해 보이는, 그야말로 수험생 같은, 고시원 관리자 일을 대행하면서 공부하는 냄새가 폴폴 나는 젊은 친구가 나타났다. 손님도 없고 하니까 어디에서 뭘 하다가 연락을 받고는 나타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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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표 해 놓은 꼴을 좀 보소~! 문표(門票) 매인(每人) 80원이란다. 엄청시리 비싸다. 일인당 15000원이란 말인가? 홍박사가 낭월을 돌아 본다.

박사 : 어떻게? 들어가 보셔야 겠죠?
낭월 : 얼마라는 겨?
박사 : 80원이라잖아요. 엄청나게 비싸네요.
낭월 : 그래? 그래도 뭐 달리.... 
박사 : 알았어요.

그냥 들어가자는 말이다. 입장료 치고는 대단하지만 호랑이에게 닭 몇 마리 사주는 요량해야 할 모양이다. 어쩌면 여섯 명의 입장료를 합하면 돼지 한 마리가 될지도 모르겠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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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들어가기 전에 기념사진. 부디 들어간 사람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다시 이 문을 통과해서 나올 수 있기를~! 낭월도 그림자로 사진에 동참했다. ㅋㅋㅋ

장백산동북호원(長白山東北虎園)이다. 똥베이후(東北虎)라고 한다. 시베리아 호랑이를 그렇게 말한다. 동북(東北)이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시는가? 동북공정? 낭월은 간방(艮方)이 떠오른다. 간방은 동북방이고, 그것은 중국의 중원에서 바라보게 되면 길림성, 흥룡강성, 요령성이 이에 해당한다. 그래서 동북삼성(東北三省)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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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도 만들었군. 간괘(艮卦)는 간방을 말하니까 그것이 동북이라는 의미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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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판을 중국 땅에 올려놓으면 왜 동북삼성이 간방인지 이해하기 쉽지 싶다. 그래서 우리 나라를 간방문화라고도 하는데 그것도 중국의 관점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되겠다. 동북에 대한 의미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봐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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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안에는 호랑이가 있으니까 절대로 가까이 가지 말라고 경고문도 붙여 놨다. 분위기는 그럴싸 하다. 그렇게 자작나무 숲을 지나서 계속 걸어 갔다. 자작나무 여관이 맞기는 맞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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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관람한다는 것은 늘 미안한 마음이 있음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운명이려니.... 한다. 사실 호랑이를 숲 속에서 만나는 것을 원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백두산에 와서 백두산 호랑이를 본다는 것은 나름 그만한 의미는 있지 않은가? 물론 갇혀서 존재하니 아쉽기는 하다만 그럼 또 어쩔 거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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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저만치서 어슬렁 거리는 대호(大虎)가 눈에 들어온다. 위풍이 당당하다. 울타리가 이 정도라도 크니까 그래도 활동할 공간은 좀 되는 셈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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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에는 호랑이 공부를 할 사람은 읽어 보라고 안내판도 붙여 놨다. 읽고 있을 시간은 없으니 한 방에 찍어 놨다가 이렇게 이야기를 쓸 적에 풀어보면 된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기도 하다. 어디.....

시베리아 호랑이는 항상 단독으로 생활하지만,
번식하는 계절에만 자웅이 같이 생활한다.
집을 정해놓고 기거하지 않고,
산림을 누비면서 먹을 것을 찾는다.
수영은 잘 하지만 나무를 오르지는 못한다.
숲의 개발과 인구의 급증으로 인해서,
과거에는 자유롭게 활동하던 숲이 마을로 발전하면서,
호랑이도 산림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 주변에서
먹을 것을 찾게 되었다.
대부분의 호랑이는 황혼녁에 활동하며,
낮에는 숨어서 휴식을 취하므로 활동하는 것은 매우 적다.
호랑이의 활동 범위는 매우 넓어서 북방에서는
먹이를 찾는 활동의 범위가 수십 킬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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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모를 위엄이 잔뜩 서려 있는 것 같다. 백두산 호랑이이다. 그리고 백두산 호랑이가 백두산에서 살고 있다. 비록 우리에 갖혀 있기는 하지만 공기와 숲은 그대로 백두산이니 그나마 위로가 될랑가 모르겠네.

낭월이 호랑이에 대해서 갖고 있는 기억은 팔공산에서 행자를 하던 시절에 초저녁에 멀리 산 아래로 움직이는 불빛을 본 것과 눈 위에 찍한 발자국이 전부이다. 호랑이의 눈을 보니까 문득 그 생각이 다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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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옛날,
낭월의 나이 16세가 되던 해의 초겨울......
출가를 한답시고 행자를 하고 있던 시절...

팔공산 갓바위 앞에 조그만 암자가 있으니 이름이 용주암.
하루의 (노가다 같은)수행을 마치고, 어둠이 깃든 산중....
갑자기 보살님이 부르신다.

보살 : 박행자, 나와보거래이~!
행자 : 예~!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보살 : 조용히 저 아래 골짜기를 보거라.
행자 : 어디.... 뭐가 있나요?
보살 : 저 아래에 뭐가 보이제?
행자 : 누가 후라시를 들고 가는 건가요?

당시엔 손전등을 후라시라고 불렀다.
보살님이 가리키는 곳에는
조그만 손전등을 들고 움직이는 것 같은...
노르스름한 빛의 조그만 불빛 하나가 있었다.

보살 : 범 불이다. 첨 보제?
행자 : 말로만 들었던 범 불이란 말인가요?
보살 : 그래, 오늘 행자가 운이 좋았네.
행자 : 범 불은 푸른 빛이 아닌가요?
보살 : 여러 가지로 비거등.
행자 : 그...래...요?....

사실 호랑이 눈에서 나오는 빛이라는게 의심스러웠다.
호랑이가 살고 있다는 것도 의심스러웠고,
호랑이라면 눈이 두 개 일텐데 하나 뿐인 것도 의심스럽고,
저렇게 훤하게 밝아서 나무 둥치들이 다 보일 정도라는 것도...
그래서 반신반의 하고 노인네가 괜히 호들갑을 떠나보다...
예나 지금이나 의심이라면 한 의심 하는 낭월인지라...
그런데 다음 순간. 그만 눈을 의심했다.
그 불이 정면을 향했을 적에
불에서 불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보살 : 뭔가 이상한 것을 모리겠나?
행자 : 그렇네요. 확실히 이상하네요.
보살 : 그렇다니까네. 
행자 : 확실히 사람이 후라시를 든 건 아니네요.
보살 : 가끔 저카고 댕기는데 오늘도 순행중인갑다.

아직도 그 이상한 장면은 잊혀지지 않는다.
횃불이라면 기름이 뚝뚝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불꽃이 없는 동그란....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호랑이 불이라고 하는 것의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눈이 내리고 나면,
새벽에 도량식을 하러 나가면 짐승의 발자국이
일자로 찍혀 있는 것을 보곤 했다.
그 산중에 사는 사람들은 그것이 호랑이 발자국임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낭월이 팔공산에 머물기 전에는
호랑이들이 가끔 나타나서
산기도를 다니는 사람의 밤길을 비춰주기도 했단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거짓을 말할 사람들이 아니고,
낭월도 직접 본 것을 말하니 믿고 말고는 벗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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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에 대한 가장 처음 경험한 이야기이다. 그 후로는 본 적이 없으므로 착각은 아니었지만 확인은 하지 못했다. 직접 실물을 보지도 못했기 때문에 확증은 없지만 심증은 있었다. 아마도 누군가에게 밀렵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도 살아있다면 그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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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호의 간단한 소개도 붙여 놨다.

시베리아 호랑이를 일명 동북호라고 하니,
이것은 호랑이의 한 종류이다.
현존하는 육식의 고양이과 동물 중에서 체중이 가장 많이 나가서
그 수컷은 3m에 달하고 꼬리의 길이도 1m이며, 
체중은 350kg에 도달한다.
시베리아 야생의 호랑이의 털 색은 여름에는 황색이고, 
겨울에는 담황색이 되며, 등부분과 몸에는 세로로 검은 색의
좁은 줄무늬가 있으며, 통상 두 가닥이 버들잎처럼 생겼다.
머리는 크고 둥글며, 앞의 이마에는 검은 색의 가로 무늬가 있고
중간에는 항상 관통하는 선이 있는데 그것은 '왕(王)'자와 흡사하다.
그래서 '총림지왕(叢林之王)'이라는 미칭이 붙어 있다.

설명을 보니 나름 상상을 할 수가 있도록 써 놨네. 이마에 왕 자가 있다고?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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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아무래도 좀 억지 같기는 하다. 아니면 이 녀석들이 잡종이거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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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망에 붙어서 사진을 찍던 화인이 화들짝 놀란다. 갑자기 이 녀석이 뛰어 올라서 화인이를 먹어버리려고 그 큰 입을 벌렸기 때문이다. 화인은 잡아 먹히는 줄 알고 놀랐고, 낭월은 순간, '앗, 멋진 장면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육중한 무게가 철망을 내리치는 소리에 놀랐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다가 갑자기 철망을 치는 소리에 얼른 겨눴는데 이미 사건은 끝나버리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다음이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하나 확인한 것. 백두산 호랑이는 엄청 날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보다 더 명료할 수는 없었다.

와우~!

소리가 절로 나왔다. 철망이 아니었다면 이미.... 다가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있었지만 이 정도로 활발하게 달려 들줄은 미쳐 몰랐다. 그래서 더욱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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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호랑이랑 벵골 호랑이랑 구분이 될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다 같은 호랑인데 인도 호랑이랑 백두산 호랑이가 겉으로도 구분을 할 수가 있을 것인지 궁금해서 이야기를 쓰다가 말고 또 자료를 뒤지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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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비교가 되나...? 인도 호랑이이다. 전신사진을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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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백두산 호랑이이다.

이렇게 놓고 보니까 확실히 구분이 된다. 인도 호랑이는 적갈색이고, 백두산 호랑이는 황갈색이라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다. 그리고 목에서 앞발 사이로 흐르는 부분에서도 흰 털이 보이는 것은 백두호이고, 노랑색에 가까운 털이 있는 것은 인도호이다. 랑이도 쓰기 귀찮아서 그냥 호라고 하는 것좀 봐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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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따로 격리되어 있다. 어디가 아픈가.... 우울증에 빠졌나... 화인이 대화를 시도한다. 화인도 호랑이 띠라서 눈꼽만큼의 호의가 더 있는지도 모르겠다. 열심히 들여다 보고 찍고 있어서 나도 그것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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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또 그것을 찍은 사람이 있었으니 연지님이다. 그래서 이렇게들 서로를 찍어주면서 재미있게 호랑이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끼여 들었다.

상태가 안 좋은 녀석들은 격리시켜서 치료하고, 말짱해지면 다시 풀어놓는 모양이다. 이 호원에서 관리하는 호랑이는 총 16마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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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늠름하게 앉아서 쉬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사진을 보정하면서 보니까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상처를 안고 요양 중이었던 모양이다. 지금 보니 상처가 생긴 지도 오늘이나 어제 정도인지 선홍빛이 선명하다. 많이 아팠겠다. 쯧쯧~!

역시, 맹수들이다. 아무래도 사방으로 수십 킬로미터를 누비면서 다녀야 하는 성품을 가진 녀석들이 좁은 곳에 갇혀 있으니 아무리 넓다고 해도 한칸 방에서 축구를 하는 꼴일테니 얼마나 스트레스가 쌓이겠는지를 생각해 본다. 그러니 예민해지면 사정없이 물어 뜯을 것이라는 짐작을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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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죽어있는 놈을 보니, 활발하게 초지를 누비는 녀석은 더욱 당당해 보인다. 여하튼 부상을 당한 녀석이 얼른 치유가 되어서 활발하게 뛰어 다니기를 빌어 준다. 그것도 인연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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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이가 바라보던 녀석이다. 뭔가 할 말이 무척이나 많아 보인다. 다만 서로 소통을 할 수가 없으니 주인 만나서 잘 적응하고 수명이 허용하는 동안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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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갈가지다~!

오호~! 호랑이든 고양이든 엄마랑 새끼가 같이 있는 풍경은 왠지 평화가 감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갈가지가 엄마의 보호를 받으면서 뭔가를 열심히 뜯고 있는 광경은 생소하다. 기왕이면 밖으로 나와서 놀았으면 좋았겠지만 어미가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어서 절대로 나오지 않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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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는 세 마리인 모양이다. 이미 서열이 정해 진 건지 다른 두 놈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다. 다 먹고 남기면 얻어 먹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이미 다 먹고 배가 불러서 구경만 하는 건가....

알바하는  것같은 녀석에게는 물어도 모를 것 같아서 나름대로 추측만 하면서 멋진 장면이 나오기를 고대했다. 가능하면 밖으로 나와주면 더 좋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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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더 이상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서 자리를 떴다. 그래도 재미있는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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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쪽으로도 안내를 했는데, 여기에도 상태가 별로 안 좋은 녀석들인가 싶었다. 왠지 아빠에게 혼이 난 말썽장이 녀석들 처럼 풀이 죽어서 쭈그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활기가 별로 없는 것으로 봐서 측은한 마음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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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휘돌아서 풀밭으로 나왔다. 우리 보다는 그래도 운동장에서 노는 녀석들이 보기에 좋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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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나무 숲은 볼때마다 인상적이다. 호랑이가 번식하면 이러한 공간도 가득 채울 수가 있겠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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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호랑이는 콘크리트 바닥이 아니라 풀숲에서 있어야 배경이 살아나는 법이다. 왠지 모르게 여유로워보이는 모습에서 잠시 안타까웠던 마음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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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쪽으로 나오니까 만사태평인 호랑이가 벌렁 자빠져서 쉬고 있다. 맞아~! 피할 수가 없으면 즐기는 겨. 주는 밥에 야생성이 사라지고 말고가 어딧느냔 말이지. 배가 부르면 이렇게 맘대로 뒹굴어도 되니 팔자 좋은 놈은 너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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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을 보니 다시 웃음이 배어 나왔다. 그래 모두 저 할 나름이로구나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으로 만난 백두산 호랑이들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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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도 잘 노는 호연과 화인은 이렇게 호랑이 놀이를 하면서 잠시 동심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이동해야 한다. 내일 오를 서파(西坡)의 전진기지인 바이샨시(白山市)로 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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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조선족이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에어컨이 없어서 땀을 좀 흘렸다. 여하튼 저녁을 잘 먹고 숙소로 향했다.

백두산 자락의 백산시라고 하니까 그곳이 더 제대로 백두산의 본고장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니까 북파에 오르기 위해서는 얼따오바이허(二道白河)를 거치게 되고, 서파에 오르기 위해서는 바이샨(白山)을 거치게 된다는 이야기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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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두 시간이 걸려서 숙소인 관람주점(觀嵐酒店)에 도착했다. 이름은 술집 같지만 엄연히 호텔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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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 오는 길에 저녁을 먹고 들어오느라고 중간에서 충거렸기 때문에 시간이 좀 더 걸렸다. 들어왔다가 나가려면 복잡하니까 아예 저녁을 먹고 들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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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기사가 수속을 하는 사이에 잠시 쉬었다가 방을 배정 받고는 우리 방에서 만나서 담소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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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에 고려촌을 섞어서 고맥(高麥)을 한 잔 하니까 맛이 기가 막혔다. 소주 대신 고량주를 섞으니까, 소맥과는 또 다른 차원의 느낌이 있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술을 마시는 것은 호연과 낭월 뿐인지라 오래도록 마실 수가 있었다. 여인들은 술에는 별로라서 과일과 음료수로도 만족했기 때문이다.

 

하루가 저물었는데도 천지의 감동은 모두에게 큰 여운을 남긴 것 같았다. 생생한 표정들을 보면서 오늘의 하루가 얼마나 충만되었었던지를 알 수가 있었다. 그래서 또 감사하고 축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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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호랑이 집에서 찍은 자작나무의 둥치이다.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같아서 따로 때어 내 봤다. 두 가지의 이끼사 서로 마주 바라보고 있는 호랑이 두 마리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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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원판을 보여드리지 않으면 못 믿으실까봐서 ㅋㅋㅋ

이렇게 두 번째 날도 무사히 잘 마쳤다.

관람호텔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