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2017⑤ 천지 친견

작성일
2017-07-07 06:43
조회
1786

중국2017⑤ 천지(天池)를 친견(親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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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 아따~! 참말로 목이 빠지겄네~! 
낭월 : 에구~~ 워짠대요~~ 미안하구먼요.
독자 : 엿가락처럼 쭉쭉 늘이다가 오로코롬 ⑤편을 안 올린다요?
낭월 : 그게 아니라..... 웬 상담들이 자꾸.....
독자 : 아니, 지금 상담이 중요허요? 천지가 중요허제~!
낭월 : 그니깐요.... 이제 시작합니다. 미안합니다.(긁적 긁적...)
독자 : 그렇게 머리나 긁적거리지 말고 얼릉 천지이야기나 쓰쇼~!
낭월 : 예, 그럴라고 하는데.... 자꾸.... 머라카셔서....
독자 : 어허~! 얼릉 쓰시랑께요~!
낭월 : 예예, 그럼 천지타령 들어갑니다~!

메일이 날아와서 그에 대한 답변이다. 이렇게 낭월의 이바구에 홀딱 빠진 벗님도 계시다는 것이 얼마나 반갑던지 고맙다는 인사를 겸한다. 소소하고 콜콜한 이야기들도 누군가에게는 공감이 되고 재미가 있다면 그보다 더 고마울 데가 없기 때문이다. 여하튼.....

2017년 6월 29일 정해(丁亥)

새벽에 눈을 떴다. 창가로 달려가서 커텐을 젖혔다. 왜일까? 당연 하늘이 천지를 허용하셨는지 궁금해서이다. 그렇게도 변화무쌍하고, 일 년에 맑은 천지를 볼 수 있는 날이 반도 안 된다는.... 아니 60일만 볼 수 있다는 말도 있다는.... 그 천지가 코 앞이다. 그러니 잠이 달아남과 동시에 천지상봉(天池相逢)의 인연이....

아니다. 상봉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차라리 친견(親見)이라고 하자. 친히 나투셔서 뵈올 수가 있기만을 바라는 마음인 까닭이다. 이상하다..... 그냥 그 자리에 산이 하나 있을 뿐인데 이 경건한 마음은 또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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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호~!!

날씨는 매우 맑음이다. 아니, 원래 백두산은 이렇게 맑은 것이 아녀? 괜히 들 신비롭게 만드느라고 호들갑을 떨었떤 건 아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바깥 풍경은 맑고도 산뜻했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바로 천지를 품은 백두산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천품산인 게다. ㅋㅋ

호텔의 방에서 천지가 보였느냐고? 내심 그것을 기대했었다. 그런데 보이는 것은 자작나무 숲 뿐이었다. 그러니까 이 각도에서 90도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호텔에서 보이는 풍경이다. 이 풍경에서 산의 부분을 제외한 것이 호텔에서 보이는 풍경이었다.

아침을 먹고 짐싸러 돌아오다가 복도의 끝에 난 창을 발견했던 것이다. 행운이었다. 이런 풍경을 꼭 찍고 싶었는데.... 그래서 어제 저녁에 어둠이 내리기 전에 옥상을 찾아서 올라가다가 꽉 막힌 것을 발견하고는 청소하는 아주머니에게 위로 가는 길이 없느냐고 했더니 도리도리~ 그래서 아쉬워했는데 이렇게 간단히 해결책을 찾다니.....

숙소는 7층이었다. 최고층은 8층이었으니 어지간히 높은 층이라고 해도 되지 싶다. 그래서 전망이 더욱 기가 막혔던 것이다. 이렇게 눈이 아직도 남아있는 백두산을 조망할 수가 있는 호텔은 그야말로 고가사다리였다. 아니, 기구를 타고 바라보는 것 같았다. 허둥지둥 방으로 돌아가서 렌즈를 챙겨서 뛰어 나왔다. 백두산으로 출발을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바빠도 이 사진은 반드시 찍고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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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이 활짝 열리기를 기대했던 것은 무리였다. 안전문이라는 이름으로 낭월에겐 장애물로 변한 창문의 고정장치, 드라이버가 있으면 열고 싶었으나 그럼 또 미친 놈이 뛰어내릴라고 한다고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겠지.... 어쩐다..... 유리창을 깨어 버릴 수는 없는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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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말씀하셨다. 궁증통(窮卽通)이라고, 필요하면 다 해결책이 나오기 마련이다. 요래 하니까 딱 들어갈 만한 공간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다시 소니A7R2카메라에게 감사한다. 미러리스가 아니고 DSLR이었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모션이었기 때문이다. 덩치가 작은 것이 우월한 유전자라고 믿고 있는 낭월이다.

물론, 덩치가 컸더라도 방법은 있었을 것이다. 렌즈를 빼고 옆걸음으로 밀어 넣고 다시 렌즈를 조립하면 되지 싶기는 하다. 그래도 지금 그렇게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여하튼 알파세븐알투의 1승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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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창 밖으로 카메라를 내어 보냈다. 그래서 또 행복했다. 이 장면을 연지님이 보셨더라면 화들짝 놀라셨을게다. 카메라가 그대로 7층낙하를 한다면.... 저 렌즈와 카메라를 합해서 6~700만 원이 훨훨 날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다시 새로 나온 513만 원 짜리 알파9를 사게 될테니 얼마나 좋으냐고 속으로 노래를 부를 만큼의 배포가 큰 낭월도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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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걱정마시라, 달달 떨리면서도 카메라 끈을 굳게 잡고 있었다는 점을 이렇게 인증샷으로 남겼다. 이렇게 하고서 저 멋진 백두산의 증명사진을 찍었다는 것에 대해서 수다를 떨고 싶어서 그냥 넘어갈 수가 있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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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200을 달고 부지런히 셔터를 눌렀다. 줌으로 당겨보기도 하고, 전경을 넣어보기도 하면서 짧은 순간이지만 이미 천지를 본 것 만큼이나 행복감이 가슴 아래에서 화산이 터지는 것처럼 뭉클뭉클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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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의 어깨는 제외하고 얼굴만도 찍었다. 대략 백두산의 상부에 대한 윤곽이 드러난다. 군데군데 희끗희끗한 것은 잔설(殘雪)이겠거니..... 아니다. 만년설(萬年雪)일 수도 있겠다. 이 여름에도 눈이 남아 있구나. 그래서 백두산인가?

원래의 백두산은 상부에 풀이 없어서 화산재가 덮인 것이 허옇게 보여서 백두산이라고 했다는데 그건 너무 운치가 없다. 그래서 낭월이 마음대로 뜯어 고친다. 사철 내내 하얀 눈을 뒤집어 쓰고 있어서 백두산이라고.

삼복이 코앞인데도 아직도 눈이 싸여있다면 당연히 일년 내내 눈을 볼 수가 있는 것은 틀림이 없겠기 때문이다. 이렇게 놀고 있는데 뭐하느냐는 호통이 떨어진다. 아차~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래서 재빨리 카메라를 거둬서 일행에 합류했다. 그러나 아무리 호통을 들어도 마음은 솜털처럼 가벼웠다. 혼자만 아는 비밀을 간직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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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입구까지는 차를 이용하면 된다. 양 기사가 잘 쉬고 정해진 시간인 7시 30분을 20분이나 넘긴 시간에 차 문을 열어 준다. 이건 기사의 탓이 아니라 우리의 늑장 탓이고, 따지고 보면 낭월이 사진놀이에 빠져서, 연지님의 보따리 싸는 협조를 외면하고 딴 짓을 한 탓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침을 떼고 부랴부랴 차에 올랐다. 호텔에서 약 10여분 정도 달려서 입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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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도 밤 새 잘 쉬었는지 희희낙락이다. 따지고 보면 짐꾼의 역할도 해야 하는 사람이다. 처음에는 낭월의 카메라 가방을 짊어지고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애초에 꿀 수가 없는 꿈이었다. 집에서 저울에 달아 본 10,3kg의 무게는 고스란히 두 어깨에 내려 앉았다. 다행히도 아직 그 정도의 무게는 부담스러울 정도가 아니어서 다시 몸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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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이 등에 짊어지고, 손에 들은 것을 보면 낭월의 짐보다 무거우면 무거웠지 가볍지 않아 보인다. 왠 짐이냐고? 겨우살이이다. 파커점퍼, 비상식량, 보온물통, 한겨울용 토끼털모자까정, 기도드릴 제물 등등을 모두 짊어졌으니 그 무게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며칠 전에 백두산에서 올린 블로그의 사진을 보고는 겨울 채비를 차리지 않으면 얼어죽겠더라는 그 쥔장의 호들갑에 깜빡 속아넘어간 것이 원인이었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비록 겨울 살림을 챙겼을 망정 그것을 필요로 하지 않았던 날씨에게 감사를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기왕이면 감사하는 쪽으로 맘을 먹을 요량이다. 덕분에 호연만 셀퍼 역할을 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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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에 올라가서 와이파이로 카페 회원들께 소식을 전하려고 밤새도록 충전했던 와이파이도시락..... 이것은 결국 아무런 쓸모가 없는 짐덩어리에 불과했다는 것을 여기에서 안내해 드린다. 그건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적어도 백두산 나들이를 계획하신다면 와이파이도시락은 준비하실 필요가 없다는 말씀이다. 북경쪽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연변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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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입구에 떠억 하니 버티고 있는 돌에는 '장백산송(長白山頌)'이라고 쓰인 제목만 보일 뿐 내용은 읽을 방법도 시간도 없다. 셔터 한 방으로 해결하고 앞만 보고 걸어야 한다. 그래도 뜻이 궁금해서 바이두(百度)에서 아무리 뒤져봐도 전문이 나오지 않는다. 다음에 발견하면 풀이해 올리도록 하겠다는 약속으로 넘어간다.

'비에 글자가 분명히 쓰여 있는데 그냥 읽어서 풀면 되지 왜 전문을 찾느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낭월의 글눈이 좀 짧다. 그리고, 정체도 아닌 필서체를 읽기도 어려울 뿐더러 빛의 반사로 인해서 그나마도 제대로 보이지 않으니 난독인 것은 피할 수가 없는 까닭임을 양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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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지나가면서 찍는 샷이다. 아마도 즉석가이드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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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송, 아니 장백산송 뒷면에는 뭐가 있을지 봐야한다. 단 네 글자. 이건 알겠다. 신산성수(神山聖水)임이 틀림 없어 보인다. 무슨 뜻인고....

신령의 기운이 서린 산
신성의 기운이 서린 물

뭐, 낭월의 오버라고 해도 이렇게 읽혔다고 우길 참이다. 우짜던둥 한자는 읽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서 달리 읽히는 것은 당연한 게다. 그럼 평상심으로 읽으면 어떻게 될까?

신성(神聖)한 산수(山水)

벗님의 기분은 어느 쪽이신지 모르겠다. 아마도 낭월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벗님이 대한국민이라고 전제한다면 위쪽의 풀이가 쪼매~ 더 맘에 들지 않으셨을까 싶다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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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에 대한 안내문이 있으니 안내를 받고 가야 한다. 이런 것을 그냥 지나치게 되면 안 된다. 봐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봐야 하는 것은 괜히 여기에 이것을 세워놨을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글자는 어려우니 우선 그림부터....

음.... 백두산의 풍경이로군.... 그리고는 휘리릭~ 얼른 쫓아 가야한다. 이렇게 해찰하다가 가이드 홍박사에게 혼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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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돌이, 아니 장백호(長白虎)가 여기저기에서 안전을 안내한다. 장백산 호랑이가 명물이긴 한 모양이다. 한국 사람이야 백두산 호랑이라고 하겠지만 캐릭터의 이름이 장백호인데 그것을 바꾸는 것은 아무래도 손님의 주제넘은 짓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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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5분 정도를 걸어가면 비로소 백두산 북파의 입구에 도착한다. 건물도 참 단순하게 지었군. 금휘에게 물었다.

낭월 : 금휘야, 건물이 왜 이렇게 생겼을꼬?
금휘 : 음... 山자를 본떠서 디자인 한 거네요.
낭월 : 끄덕끄덕

단순한 디자인이었던 모양이다. 누가 봐도 알아 보는 것이 성공한 것이다. 괜히 어렵게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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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귀여운 아이는 뭐지? 천지수괴(天池水怪)? 오호, 백두산 천지에는 괴물이 산다는 말이 있었더니만 그 괴물이 여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느라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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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이어서인가 확실히 생각보다 사람들이 덜 붐빈다. 줄을 서는 것은 참으로 여러가지 면에서 힘든데 줄이 길지 않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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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한국인들이 적게 보인다. 사드의 영향이 백두산에 미쳤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덜 복잡한 것은 여행객에게는 다행이다 뭐든 사람이 많으면 정신이 없기 마련인 까닭이다. 그래서 누구에게 불행은 또 누구에겐 다행이 되기도 하는 것이 음양법칙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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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표가 한 아름이다. 일일이 적힌 금액에 대해서는 여행기의 맨 마지막에 화인이 정리를 해 주면 일괄로 올려드리도록 할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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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이랄 것도 없지만 그렇게 길을 따라서 가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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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는 버스에 앉으면 된다. 물론 맨 앞에 앉아야 하기 때문에 앞의 촬영석이 비어있는 차를 골라서 탔다. 왜? 사진을 찍어야 하니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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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띠를 매라는 말은 꼭 한다. 얼마나 산길이 위험하길래 그러나 싶어서 야무지게 맨다. 이미 보험료도 8원이나 지불했다. 매표소에는 5원이라고 써 있지만 그 사이에 또 3원이 오른 모양이다. 달라면 내야 하는 것이 여행객의 숙명이다. 우길 방법이 없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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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들이 길게 줄을 지어서 기다리고 있다. 주차장이 좁으니까 길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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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  차, 내려오는 차가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있다. 좌우의 숲은 흡사 제주도의 한 부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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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평탄한 길을 25분 정도 달려서 두번째 관문에 도착했다. 백두산은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저 멀리 산봉우리들이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만 봐도 맘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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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차를 갈아타기 위해서 내려야 하고, 또 표를 사기 위해서 바삐 움직여야 한다. 어떤 사람은 반팔이고, 어떤 사람은 두터운 겨울 옷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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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도 정상이 겨울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것이 틀림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따사로운 날씨에 두터운 외투를 들고 있을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호연이 지고 들고 온 짐보따리를 바라본다. 다행이 될런지.... 헛일이 될런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지금은 필요없다는 것만 분명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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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는 빌려준다는 글자를 써붙여 놓은 대여점도 있다.  나중에 찾아오실 벗님을 위해서 풀이를 할까 싶다.

출수(出售)는 판다는 말이고, 출조(出租)는 빌려준다는 말이다.

팔 것은, 장갑(手套), 선그라스(雪鏡), 비옷(雨具), 모자(帽子)이고, 빌려 줄 것은, 솜외투(棉大衣), 신발(鞋)이다.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매우 중요한 물품이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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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는 사발면(碗面)이라는 글자를 모르더라도 컵라면 판다는 것을 알 수가 있지 싶다. 시장한 사람에게나 추위에 떨다가 내려온 사람에게는 관세음보살이지 싶다. 물론 지금 우리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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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박사가 표를 사갖고 올 때까지 이렇게 주변 풍경을 감상하면서 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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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기다림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나름대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시간이 흐르는 것을 안타까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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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는 저쪽에서 사면 된다. 들어가는 입구는 이쪽인데 표는 저쪽에서 파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런데 표를 파는 옆에는 질서있게 세워놓은 짚차들이 눈에 띈다. 뭐라고 쓴겨?

주봉포차(主峰包車)

주봉은 정상을 말하는 것으로 봐서 무리가 없겠는데, 포차가 문제이다. 그러나 낭월은 이미 그 뜻을 알고 있다. 어제 홍박사로부터 배웠기 때문이다. 차를 빌리는 것은 조차(租車)이고, 차에다 기사까지 붙여서 빌리면 그것이 포차(包車)란다. 왜 그것이 포차인지는 요령부득이지만 그렇다니까 그런가보다 하면 된다.

그러니까 말인즉, 개별로 차를 대절해서 갈 사람은 문의하라는 뜻이로군. 5~6인은 타고 갈 수가 있는 차로 보인다. 그것도 필요한 사람에게는 괜찮지 싶기는 하다. 말하자면 정상으로 가는 택시인 셈이다. 택시에는 기사가 붙어 있으니깐 말이다.

참, 화장실..... ④편에서 화장실 사진을 본 어느 벗님이 아침 밥을 못 드셨다고 했지. ㅋㅋㅋ 본의아니게 식욕을 떨어뜨린 것에 대해서 죄송하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러한 화장실은 없으리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장담은 할 수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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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의 화장실은 어떤가 궁금해서 또 기웃거려 본다. 여기 화장실의 이름은 공공위생간(公共衛生間)이다. 글자는 몰라도 그림만 보면 알만 하지 싶다. 어디... 여기에도 문이 없나.... 들여다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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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마음을 놓으셔도 되겠다. 화장실 사진을 보니 백두산 가보려는 마음이 사라졌다던 벗님들께서는 걱정말고 나들이 하셔도 되겠다는 말씀을 드리게 되어서 다행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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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노는 사이에 표를 사왔고, 우리는 두번째의 차를 타기 위해서 줄을 섰다. 보통은 찦차라고 하는데 생긴 것은 봉고차이다. 왜 찦차인가 했더니 엔진이 두개라서란다. 그렇다면 사륜구동이라는 말인가 보다. 봉고를 가리켜서 찦차라고 하면 찦차인 줄 아는 것은 지록위마(指鹿爲馬) 랑은 다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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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대로 앞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마지막 목적지인 천지를 향해서 차는 출발했고, 모두의 마음은 설램설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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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길은 험해진다. 카메라가 흔들린 것을 보면 알 것이다. 일부러 이러한 사진을 고른 것은 아니지만 구불거리는 길의 표지판과 흔들리는 차량과 그에 따라서 흔들린 카메라의 사진이 나름 불균형의 균형을 이루고 있지 않은가 싶다. 때론 흔들린 사진도 쓸모가 있는 법이다. 버렸다고 지워버리기 전에 그 존재감에 대해서 한 번 정도는 생각해 보고 지워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교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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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올라가자 좌우의 숲은 점점 키가 낮아지고 저 멀리 상봉이 드러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반가운 것은

"날씨 매우 맑음~!"

시야가 화알짝 열리니 마음이 상쾌하다. 이대로라면 천지를 보겠는데 천변만화(千變萬化)의 하늘은 믿을 수가 없는지라.... 그냥 이대로 두어 시간만 바람이 멈춰 주기만 바랄 따름이다. 옴마니 반메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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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대의 풍경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숲은 줄어들고 초원이 펼쳐지고 있는 장면이 늘어나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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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자화상이다. 백미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또 시선을 끌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군. 이러고 놀면서 산에 올랐다는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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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떠러지 쪽으로 차가 붙었을 적에는 아래쪽을 찍어야 한다. 산쪽이든 들쪽이던 구분을 할 필요가 없이 모두 소중한 풍경들이다. 이따가 내려오면서 찍으면 되지 하는 것은 참으로 무사태평한 사람의 생각이다. 시시각각(時時刻刻)으로 변화하는 것이 고산지대의 일기라는 것을 안다면 그렇게 한가로운 생각은 통하지 않음을 잘 안다. 그래서 보일 적에 담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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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열린 초원에는 줄을 지어서 오르내리는 차량들의 풍경이 과연 백두산 답다. 희끗희끗하게 보이는 것이 모두 차량들이다. 겨울에 눈이 쌓였을 적에는 어떻게 오르내렸는지 그것이 궁금해서라도 겨울나들이를 한 번 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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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그만큼의 도로 폭에서 차 두 대가 교행한다. 그러니 개인적인 차량은 출입을 통제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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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틈사이로 하이얀 꽃이 피어 있다. 어느 회원께서 고산의 꽃들도 찍어 오라고 했지만 그 부탁은 낭월의 마음이기도 했지만 지킬 수가 없었다. 단독행동이 용납되지 않을 뿐더러 그럴 틈도 나지 않았다. 산야초를 하도 캐가는 바람에 울타리 근방에는 풀 한 포기도 없다. 그러니 관리를 하는 마음도 이해를 하고도 남음이 있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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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듯 고원의 티가 팍팍 난다. 나무는 하나도 자라지 못하는 환경이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풍경이 나타나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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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헛~! 그 맑던 하늘에 흰 구름이 들이닥친다. 안개인가? 그냥 묶어서 운무(雲霧)이다. 이거 자칫하면 천지를 상면할 인연이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방정맞은 생각이 드는 것은 낭월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도 조용히 돌풍산운(突風散雲) 진언을 외우고 있었다.

"옴 바람불어 흩어져라 사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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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주문의 효력이 직빵이다. 즉시로 구름이 사라지고 맑은 풍경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주문빨이 20초 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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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 한 번 돌아서면 다시 떼구름이 몰려든다. 그럼 주문을 더 빨리 외우면 된다.

"옴 속히속히 흩어져뿌라 사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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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주문을 외우는 사이에 주차장이 보인다. 그리고 능선이 보이고, 어?개미같은 물체는...? 사람들이었다. 짐작컨대 저 너머는 하늘 못 천지(天池)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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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차이도 아닌데 초원에서 다시 황무지 언덕으로 변해버린 풍경이다. 하얀 만년설이 그대로 박혀있는 풍경이 이채롭다. 이러한 장면이 누군가에게는 일상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이 될 수도 있지 싶다. 가고 싶어도 못가는 사람, 갔는데도 구름만 보고 내려온 사람들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천복(天福)을 탔다고 우쭐거려도 되지 싶다. ㅋㅋ

하늘 못은 하늘 복이 있어야 볼 수가 있지 않겠느냐는 그럴싸 한 연결고리를 찾아서 억지로라도 꿰어서 우리의 행복함을 과시하고 싶어지는 것은 여행객들의 일반 심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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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는 A코스와 B코스가 있다고 한다. 홍박사의 가이드에 따라서 우리는 비 코스로 택했다. 우선 산신님께 기도를 드리자는 의견에 합의를 봤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의 대부분이 에이 코스로  갈 적에 우리는 비 코스를 택하는 것은 조용한 장소를 얻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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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노라~!"

그래, 드디어 천지에 왔다. '봤노라'는 아직 아니지만 왔다는 것만으로도 감개무량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아니 정확히는 6월 8일에 이야기가 나왔던 것이니까 20일 만에 왔다는 이야기이다. 뭐든 단김에 뽑는 것이 가장 빠르다. 역시 이것도 사드의 도움이려니 싶다. 남의 불행을 기회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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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은 목이 타는지 들이킨다. 그럴만도 하지 싶다. 이제 천지가 코앞이다. 부디 그 사이에 부정이 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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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의 인증샷이다. 이제 말을 할 수가 있겠다.

"봤노라~~!!!"

등소평의 휘호가 반갑다. 여긴 백두산의 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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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알짝~!

천지가 나타났다. 아니, 원래 그 자리에 있었으니 나타났다고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겠다. 그렇게 천지를 뵈었다고 해야 하겠다. 뭔가 모를 뭉클함이 가슴 속에서 치미는 것은 왜일까? 북간도(北間島)를 누비면서 독립운동을 하던 투사들이 백두산에 올라서 조국 산하의 해방을 꿈꾸던 느낌이 이런 것이었을까?

우리 일행은 아무도 잠시 말이 없이 그 감회를 느끼고 있었다. 짙푸른 천지의 속내는 알 수가 없지만 이렇게 한 마음을 일으켜서 도달한 천지가 눈 앞에 장관으로 펼쳐지고 보니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냥.....
마냥.....
그렇게.....

잠시 그렇게 시간이 흐른 다음에서야 부랴부랴 인증샷을 찍기에 바쁘다. 나는 봤지만 그것의 기억은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중생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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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순간의 행복을 만끽 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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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금휘도 마냥 행복해 보인다. 혼자서 사진을 찍겠단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다. 손에 들고 있는 저 쪼꼬맹이 인형에도 무슨 뜻이 있는가 보다. 그 속은 몰라도 이 자리에 함께 할 수가 있는 딸이 있음에 또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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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님도 화알짝 웃는다. 모두 복이 많은 사람들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수천 리를 날아와서 여기 이 자리에 서있을 수가 있겠느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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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를 뵈었으니 상을 차려야지. 백두산 산신령님께 정성으로 짊어지고 온 제물을 차려 놓는다. 그리고는 저마다의 소원을 담아서 3배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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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의 소원이야 뭐 별 것이 없다.

어디든 가고 싶을 적에 가고
어디든 오고 싶을 적에 오고 
낭월과 인연한 사람은 행복해지고
낭월과 인연하지 않은 사람도 행복해지고
나날이 어리석음을 멀리 여의고
새롭게 지혜로움으로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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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박사도 간절히 기도 한다.

천지신명의 보우하심으로
내 손을 거쳐가는 모든 사람들은
심신의 모든 병이 말끔히사라져서

명이 다하도록 고통을 받지 말고
맘껏 행복을 누리시기를.....

아마도 이러한 소원을 빌었지 싶다. 그리고 천지의 기운을 시험하는 코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뛰어보면 기운이 얼마나 가득한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받았는지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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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박사, 펄펄 난다. 기운 충만이다. 그만하면 소원은 필히 이뤄졌을 것을 의심할 나위가 없겠다. 몸이 새털처럼 가벼워졌다는 것을 바로 알아 볼 수가 있겠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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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과 호연도 천지의 정기(精氣)를 가득 받은 것이 보였다. 행복해 하는 두 남녀의 표정을 보니 낭월도 덩달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다면 낭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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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쵝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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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이 무겁게 짊어지고 온 보리차를 시원하게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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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도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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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올리고 난 제물은 안전을 지키는 아저씨들과 나눴다. 처음에는 자리를 까는 것을 보고 쫓아왔는데, 북과 꽹과리를 갖고 오지 않은 것을 보고는 또 뒤로 물러났었는데 다 마치고 나서, 오시라고 하니까 얼른 다가와서는 사과랑 사탕을 얻어 간다. 그래서 또 나눔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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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기도를 잘 마치고 백두산의 기운도 감지했으니 정상으로 한 바퀴 돌아야 할 순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코스를 타야 한다. 중간에서 바로 가려다가 제지를 당했다. 일방통행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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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의 정기를 받고 나서인지 다들 기운이 펄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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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는 백두산 16봉의 이름과 높이가 적혀 있었다. 백두봉이 2749m로구나. 최고봉이라는 뜻이겠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삼국의 높이가 다 다르다는 말을 한다. 남한에서는 2744m라고 하는데, 북한에서는 2750m이다. 같은 산인데 왜 높이가 다르냐고 한다면, 해발표고의 기준점이 서로 달라서 그렇다고 한다.

우리는 인천 앞바다의 수준 원점을 기준으로 측정하고, 북한은 원산 앞바다의 수준 원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란다. 수준 원점이란 밀물과 썰물의 중간 높이를 기준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중국에서는 천진 앞바다를 기점으로 삼기 때문에 보시는 바와 같이 2749m를 높이로 삼고 있는 모양이다.

지나는 길에 알아둬도 상식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간단히 메모해 둔다. 그러니까 해발(海拔)이라고 해서 모두가 공통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로 미뤄서 짐작할 수가 있으니 또한 상대적인 음양의 이치라고 하면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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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6봉의 아래에는 또 무슨 설명이 있으니 그냥 지나치려다가 다시 들여다 본다.

장백산의 이름에도 변천이 있었다.
《산해경(山海經》에는 불함산이다.
한대에는 단단대령이라고도 했고,
혹은 개마대산이라고도 불렀다.
후의 위대에는 종태산, 태황산이라고 했다.
당대에는 태백산이라고 했는데,
금대 이후에 역사서에는 장백산이라고 했다.
다만 천지의 네 주위에 붙여진 봉우리 이름은
청말의 유건봉이 답산하여 명명한 것이다.

"진짜?"

이런 글귀를 만나면 또 확인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는 낭월이다. 산해경에서는 불함산(不咸山)이라고 나온단 말이지? 어디 안 나오기만 해봐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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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해경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낭월에게는 산해경도 있다. ㅋㅋㅋ 어디 백두산의 지형이 나온 부분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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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여기 있군.... 그...런...데....?

불함산은 없는데? 이건 또 무슨 사기꾼이 맹물 먹고 이빨 쑤시는 소리야? 다시 잘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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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 맞잖아? 아무리 봐도 불함산은 커녕 함산도 안 보이는데... 산해경에 불함산이 있기는 한겨? 이노무 뻥쟁이들의 말은 당최 믿을 수가 있어야지. 산해경을 전부 뒤지다 시피 하니까 겨우 불함산이 나오기는 한다. 대황북경(大荒北經)에서 한 구절을 찾아 냈다. 참 대단한 낭월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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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황가운데에 또 산이 하나 있으니
이름이 불함산(不咸山)이다.
나라의 이름은 숙신씨의 나라인데,
요동에서 북으로 3천리에 있으며,
그 속의 사람들은 동굴에서 생활하는데
옷감을 짤 줄 모르고 돼지가죽으로 옷을 입고
그 기름으로 겨울을 난다. 어쩌고 저쩌고...

가만.... 요동의 어쩌고 하는 것으로 봐서 이 불함산이 백두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가능하겠다. 그렇다면 숙신국이라고 했는데, 위의 백두산 그림 아래 쪽에 한 글자, '愼'은 숙신의 나라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 더구나 활을 잘 쏘는 선수들이라잖여. 활 하면 역시 한국, 아니 백두산족이지. 음 그렇다면 근거는 있는 것으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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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극도위험(極度危險)의 표지판이 그 가파른 뒤쪽 풍경을 잘 설명해 주고 있는 것 같다. 천지를 볼 생각만 했지. 천지에 봉우리가 16개라는 것도 올라오면서 표지판을 보고서야 알았으니 참 천하태평이기는 하다. 그래서 지도 하나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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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A코스로 올라가면 처음 만나는 곳이 백암봉이란 말이로군. 그런데 중국측 표시로 봐서는 철벽봉인가? 서로 달라서 일치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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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흐르는 천지가 장백폭포로 가는 것을 기준삼아서 본다면, 철벽봉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그러니까 천문봉과 철벽봉의 중간이 가장 높은 지대라고 봐야 할 모양이다. 근데 표지판을 보니 더 혼란스럽다. 표지판에서는 천활봉(天豁峰)이라고 되어 있으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 것인지 모르겠군. 쯧~!

보통 북파의 최고봉을 천문봉(天文峰)이라고 하니까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지 싶기도 하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를 조금은 더 알아봐야 다리를 뻗고 잠을 잘 수가 있지 싶어서 조금 더 추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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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에 류건봉 이라는 사람이 명명한 16봉의 위치라고한다. 그런데 지금은 이러한 이름과 실제의 위치에 차이가 나서 그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혼란만 남아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그러니까 입구의 안내판은 류건봉의 16봉에 기록된 것을 표시한 것인가 보다. 이름이 일치하는 것으로 봐서이다. 여기까지만 조사하고 끝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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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익숙한 풍경이라서 사진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실물의 풍경이다. 그래도 멋지다. 참 경이로운 조물주의 명작이라고 해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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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봉에 올라서 천지를 바라보는 이 순간의 감상을 뭐라고 말로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강희 황제가 태산이 올라서 했다는 그 한 마디로 대신할 수가 있겠다.

 

"과연(果然)~!!!!"

사람들이 밀려와서 감탄하고 또 그렇게 밀려 간다. 그 틈바구니에서도 꿋꿋하게 삼각대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다른 곳에서는 물러터진 낭월도 이러한 경우에는 강골로 변한다. 이것이 카메라의 힘이라고 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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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가 왔었다. 일행은 어디로 흩어지고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셀카를 찍기도 하면서 이 순간을 최대한으로 즐긴다. 그리고는 슬슬 일행을 찾아서 내려가야 하겠다. 다시 펼쳐 놓았던 삼각대를 접어 넣고는 천천히 하산의 방향으로 따라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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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기 위해서 자리를 잡았다. 연지님은 고산증인지 과도한 기운에 체하셨는지, 그것도 아니면 주치의가 할 일이 없을까봐 걱정을 하신 건지, 여하튼 그렇게 침을 꽂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 사이에도 낭월은 잠시도 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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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에서는 풍경에 취하고 사진에 취해서 잊어버렸는데 잠시 앉아서 쉬노라니까 해발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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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겸 주차장겸 휴게소인 이 지점의 GPS정보가 소상히 나타난다. 위도는 42도이다. 경도는 128도이고, 높이는 2614m로 나온다. '평균해수면고도'라고 단서를 붙여놨다. 기준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인가 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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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탕 봉지가 고도의 기압 차이에 따라서 팽팽하게 부푼 것도 보였다. 바깥의 공기 압력이 낮아지니까 속이 든 공기가 부풀어 오르는 이치야 누군들 모르겠는가. 그래서 고추장 튜브도 조심해서 열어야 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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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맛은 없었지만 그래도 밥이라는 이름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이렇게 해서 한나절의 백두산 북파의 나들이는 대성공을 이뤘다고 해도 되지 싶다. 하늘이 돕고 땅이 돕고 일행이 도와서였다. 그래서 또 감사한 순간이다.

그나저나 천지를 보여 드렸으니 '이제 여행기는 다 된 셈인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여행은 끝나야 끝난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천지도 목적지 중의 하나임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여행의 끝은 아니기에 다음 코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음은 어디로 갈까? 아, 일단 산을 내려가야겠군. ㅋㅋㅋ

북파코스

천지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온 코스이다. 구글지도의 타임라인에 기록된 것을 캡쳐한 그림이다. 특히 천지에 올라가는 길이 또 일품이라서 확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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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구글도 GPS의 오차는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오른쪽으로 기록을 이동하면 되겠는데 그것을 옮길 방법이 없으니 그대로 두고 알아서 이해해야 할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