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적막강산

작성일
2022-01-25 19:00
조회
440

하루의 적막강산(寂寞江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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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는 잘 되었던 인터넷이 갑자기 먹통이 되었다. 한동안 이러한 일이 없었는데 무슨 일인가 싶었다. 낭월보다도 더 답답한 것은 아이들. 그래서 고장신고를 바로 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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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하게 달려온 KT서비스이다. 감로사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이 통신사만 사용할 수밖에 없다. 다른 회선은 아예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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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 돌아보고 온 기사가 말한다.

기사 : 누가 참나무를 베었는데 선로를 눌렀네요.
낭월 : 그럼 언제나 사용이 가능하겠습니까?
기사 : 기계가 들어가기도 어렵고 해서....
낭월 : 시간이 걸린단 말씀인가요?
기사 :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어렵겠네요.
낭월 : 할 수 없지요. 빨리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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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현장에 가보니 이렇게 생겼다. 아마도 버섯종균용으로 벌목한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누군지는 알 방법이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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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인터넷 선이 끊겼다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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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왔다갔다 하면서.... 그렇게 깜깜한 채로 하룻밤을 보냈다. 그야말로 적막강산(寂寞江山)이요, 절해고도(絕海孤島)로구나.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으니, 원고나 정리하고 뒤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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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부터 또 차들이 오락가락하고 기계톱 소리도 들렸다. 부지런히 선로를 복구하느라고 고생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는 10시 이전에 인터넷 선에 빨간 불이  초록으로 바뀌었다. 인터넷이 열린 것은 당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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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구러, 저러구러 해서 다시 원상복귀가 되었다. 그래서 또 생각해 보니 편리함에 젖어서 선이 끊어질 수도 있다는 것도 생각치 못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새삼스럽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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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장비를 실은 차들이 와서 일을 하더라는 연지님의 말에 저녁 무렵에 슬슬 나가봤더니 선로를 깔끔하게 당겨서 매어놓았구나. 이제 또 잊어버려도 되지 싶다. 여하튼 잠시나마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적막강산을 체험한 걸로. 대략 24시간 동안이었군.

이렇게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잠시 느껴보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