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아침
작성일
2021-08-03 07:36
조회
534
비 그친 아침
밤사이에 줄기차게 쏟아지던 비가 멈췄다. 폭염 끝의 비는 싫을 까닭이 없다. 이제 입추도 4일이 남았구나. 기다리지 않아도 시간은 다가오겠지만 그래도 은근히 기다려 지는 것은 폭염이 싫어서겠거니.... ㅋㅋ
오늘도 산발적으로 폭우가 쏟아질까 싶기도 하다.
부용도 비를 맞고 후줄근하다.
아마도 부용의 전성기는 지나가고 있지 싶다.
쓰레기를 버리면 악취가 나겠지만, 씨앗을 버린 곳에서는 꽃이 핀다. 생명력의 위대함에 항상 감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허공에 매달린 거미줄이 바람에 한들거린다.
은행나무에 매달린 거미 밥줄이 온전치 않다. 호된 비바람에 상처투성이구나. 거미가 수재를 당했군.
초록 감을 보면서 붉은 홍시를 떠올리는 것도 망상이려나....? ㅎㅎㅎ
하눌타리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가을에 몇 알 수확하게 되려나 싶어서 오기면서 들여다 본다.
쫄레쫄레 따라온 깜숙이가 훼방을 놓는다. 녀석~! ㅋㅋ
" 깜숙아, 쫌 비켜나 줄래?"
"그래 고맙다."
숲속에는 또 몇 개나 자라고 있는지 궁금하지만 들어가 보진 않을 요량이다. 뱀도 무섭고 이슬도 싫고, 그러다가 줄기를 밟는 것도 조심스러워서이다. 서리를 맞고 나면 모두 드러나겠거니....
낭월은 카메라나 들고 어실멍거릴 사이에. 연지님은 꽃을 심는구나.
왜, 홀아비는 이가 서말이고 과부는 은이 서말인지 알겠구나. ㅎㅎ
무심코 카메라를 들고 나가본 8월 초사흘의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