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추억(2013)② 컨딩

작성일
2022-04-20 17:37
조회
578

여행의추억(2013. 7. 15.)② 대만최남점(臺灣最南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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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아천도가촌에서 푹 자고 났으니 아침밥을 먹기 전에 주변이라도 한바퀴 돌아보려고 카메라를 둘러메고 숙소를 빠져나왔다. 사진놀이에서 새벽시간을 놓치면 하루 종일 뭔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날이 밝으면 무조건 어디론가 나서고 보는 것이 생활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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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캡처의 기능에 문제가 있는 모양이다. 저장할 적에 화산사라고 써서 저장했는데 다시 열어보면 겹쳐서 써진 것을 보면 말이다. 두어 번 고치다가 귀찮아서 그냥 포기한다. 언젠가는 수정이 되겠거니. 華山寺(화산사)가 이웃에 있다는 것을 구글지도로 확인하고서 그쪽 길을 향해서 걸었다. 이름도 좋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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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시 59분이다. 일주문이 근사하게 대리석으로 꾸며져 있다. 대만스러운 분위기도 좋구나. 산책삼아 참배하러 온 대만의 한 여인이 규모를 보여주려고 앞장을 선다. 그래서 잠시 기다렸다가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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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의 이름이 대웅전이 아니라 화산사로구나. 화려하다. 밤새 쌓인 먼지를 물 호스로 씻으면서 마음을 정화하는 노인의 표정이 진지하다. 화산사를 관리하는 분이겠거니 싶다. 검은 개는 할아버지를 응원하는 듯이 지켜주고 있으니 심심하지 않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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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좀 특이하다. 불교와 도교를 혼합시켜놓은 것으로 보인다. 주불은 불상이 아닌 모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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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타암(菩陀岩)? 이것은 또 처음 보는 모습인 걸. 보타는 관세음보살이 머무는 곳이니까 보타전(普陀殿)은 가능하다만 보살 보(菩)도 특이하고 바위 암(岩)을 붙여놓은 의미는 알 수가 없구나.  관음보살의 화관에 아미타불이 있는 것으로 봐서 그것은 확실한 모양인데  참특이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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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 호법신장이 엄숙하게 호위하는 모습이다. 무기로 봐서 금강신장인 것으로 보인다. 사대천왕의 모습은 아닌 것으로 보여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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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 한 마리가 마당을 거닐면서 먹이를 찾고 있는 모양이다. 다가갔더니 쪼르르 달려서 담장 안으로 숨어서 머리만 내어 놓고 살펴본다. 못 보던 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군. ㅎㅎㅎ

이렇게 둘러보고 있는데 밥 먹게 오란다. 그래서 호텔로 돌아가서 식권을 주고 아침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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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밥심이지.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야 한나절 잘 돌아다닐 수가 있으니까 잘 챙겨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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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네는 토스트를 먹을 모양이구나. 그래서 어른들은 이해를 못하는 거지. 그걸 먹고 한나절 버티겠느냐고 하지만 그냥 우유 한 잔에 빵 한 조각으로도 행복하면 그만인 것을 말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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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마당의 풀장으로 나갔더니 처음 보는 나무에서 꽃이 떨어져서 눈길을 끌었다. 그래서 또 이러고 놀았다. 이름까지 알아뒀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뭐 몰라도 아무런 상관은 없다. 그만 놀고 또 길을 가봐야지.

화인 : 어디로 갈까요?
낭월 : 컨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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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도 얼마 되지 않는다. 실은 숙소를 여기에 잡은 것도 컨딩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숙소를 찾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잠시 후에 이내 간정묘비두공원(墾丁猫鼻頭公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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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좁혀보면 연초록과 진초록이 있는데, 진한 초록으로 되어 있는 부분이 국가공원(國家公園)의 영역이다. 국립공원이라는 말이겠거니. 그 중에서 컨딩(墾丁)은 간정국가공원의 고양이[猫]코[鼻]머리[頭]공원이다. 이름은 특이하지만 바위가 그렇게 생겼겠거니 하면 된다. 대체로 이름을 보면 그런 형상들이 많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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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의 짙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에 뭉게구름이 떠있는 풍경이 멋지다. 방파제로 쌓아놓은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어서 또 올가갔다. 테트라포트라고 해도 되려나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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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큰 부조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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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비두공원에는 주차비를 받는구나. 소형차는 40원이다. 오토바이도 10원을 내란다. 시간 제한은 없는 모양이다. 달라면 줘야지 달리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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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쓴 것이 아니다. 아마도 자동차의 매연때문에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날도 더운데 그것도 고역이지 싶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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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이 특이하게 생겼군. 이름표가 붙어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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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각(棋盤脚)이구나. 그럼 '바둑판의 다리'라는 뜻이잖여? 우선 설명한 것부터 살펴보자. 뭐라고 써놨나...

기반각(棋盤脚)

열대의 해안지방에 주로 자란다. 잎은 대형이며 운택이 있고, 꽃은 5월에서 10열까지 피며 깊은 밤중에 만개하며 꽃송이는 화려하다. 과실은 통상 사각으로 생겼는데 겉으로 봐서 고대의 바둑판의 다리와 같이 생겨서 이러한 이름을 얻었다. 과실은 섬유질이 풍부해서 바다에 떠다니기에 적합하다.

뭐여? 먹는다는 말은 없잖여? 아하~! 그러고 보니까 새벽에 숙소에서 만났던 꽃이 바로 기반각의 꽃이었잖여? 이렇게 관심을 갖고 있으면 또 어딘가에서 답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러한 것도 여행지에서 얻는 소소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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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에 100원이라고? 그럼 4천원? 12개에 그렇다는 말인가? 하나에 그 가격이라면 엄청 비싸니까 말이지. 그런데 왜 먹는 사진이 안 보이지? 그래서 더욱 궁금해져서 다시 뒤적뒤적...... 아 정리가 된 자료가 있구나. 구글번역기가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으니 도움을 받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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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이 아니었구나. 그냥 멋 모르고 까먹었다가는 큰일 날 뻔 했군. 독성이 있다잖여. 물고기에게도 유해하다는 것으로 봐서 쪽나무와 비슷한 성질인가 싶은 상상만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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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초록색인 것으로 봐서 한창 자라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먹지 못하는 열매는 관심이 없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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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코머리는 어디 있다는 겨? 아 저 오른쪽인 모양이구나. 묘암(猫岩)이라고 써있는 것으로 봐서 말이지.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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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가? 애매하긴 하다만 그렇다고 하면 또 그런갑다 하는 수밖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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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내려다 보는 것으로 봐서 맞는 모양이다. 딱히 볼만한 풍경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그래서 조금은 아쉽군. 제주도 중문의 주상절리 정도는 되어줘야 한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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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포즈도 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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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포즈도 해 보면서 논다. 내리 쏟아지는 땡볕이 좀 부담스럽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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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이 위험하니 가까이 가지 말란다. 바위는 온통 현무암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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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의 왼쪽으로 길게 보이는 곳은 대만의 땅끝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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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에 가봐야 할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너무 덥다 일단은 휴게소라도 찾아가서 좀 쉬자. 과일 주스라도 마시면서 더위를 식히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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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투과(林投果)란다. 숲에 던져진 과일? 왜? 맛이 없나? 구글에게 다시 번역해 보라고 시켰다.

 

린 토스 과일


판다누스 나무의 열매는 주로 손 끈 (피 연꽃)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그것은 또한 먹을 수 있고 먹을 수 있기 전에 치료해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식중독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자연 상태의 린 투구오 (lin touguo)의 사진[1] :



임투과의 잎과 과일 사진

판다누스의 열매는 유독 한 열대 과일이기 때문에 먹기 전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며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설사 (설사)와 복통 및 팽만감입니다. 따라서 구입 후 과일을 조금 더 두꺼운 소금물에 담글 수 있으며 담그는 시간은 30 분 이상인 것이 좋습니다. 이런 식으로 과일의 독소 중 일부를 제거 할 수 있으며 다시 먹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번역한 내용이 좀 신통치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략 의미는 이해가 될 정도구나. 그런데 이것도 독이 있다는 거야? 생긴 것도 얄궂기는 하다만 어째 독이 있는 과일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군. 하긴 독이 있어도 먹을 방법이 있으니 다행이긴 하군. 그래서 쥬스를 사서 맛을 봤는데 맛은 별로였던 모양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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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독을 해서 만들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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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 중에서도 이런 특이한 것은 주로 낭월의 담당이다. 다들 안전하고 익숙한 망고 주스가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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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코냐? 대만 최남단의 이름은 아만비공원(鵝蠻鼻公園)이니 말이다. 비(鼻)는 꼭 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처럼 내밀어진 형태의 지형에 붙이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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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500m만 걸어가면 된다. 숲으로 되어 있어서 그늘이 되어주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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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단의 풍경은 망망대해가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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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탑이 있고 그 옆에는 안내문이 보였다. 어디 뭐라고 써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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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여행객에게 알립니다.

본 해안은 산호초로 되어 있어서 휴식활동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들어가지 말고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여행객에게 알립니다. 

 본 국가공원에서는 모래나 조개껍질이나 산호석은 물론이고 그 밖에 기이하게 생긴 암석도 채취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위반하게 되면 벌금 3000원에 처합니다.

그래 잘 지켜야지. 이해한다. 들어가지 말라는 곳에는 안 들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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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은 남겨야지. 요렇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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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 : 싸부님, 아직 덜 보셨어요? 저흰 다 놀았어요.
낭월 : 나도 어지간히 둘러본 듯하구나. 더운데 그만 갈까?
화인 : 옙~! 점심먹으러 가요~!

날이 너무 더웠다. 한여름의 여행은 햇살과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런 때는 구름장막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 알아서 잘 피해다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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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해산물로 하잔다.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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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매가 잘 설명해 줘서 이것 저것 맘이 가는대로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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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하게 주문하고는 앉아서 나오는 대로 먹으면서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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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무리 마음이 풀렸더라도 섞어서 먹지는 않아야 했다. 이것 저것 마시다가 보니 점점 정신은 몽롱해지고 기억은 흐물흐물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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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 돌아다닌 영향도 있었지 싶다. 여하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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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었다. 아니, 잘 먹었지 싶다. 어디에서 부턴가 기억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짐작만 할 따름이다. 필름시대는 아니지만 필름이 끊어지기도 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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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살 볶음은 어디에서나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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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잘 먹는다. 그리고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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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 : 싸부님~ 괜찮겠어요?
낭월 : 개안타~~
화인 : 워째요~~ 호호호~!
낭월 : %%#$&&@@!


아마도 이랬을 게다. 화인의 오묘한 표정이 어떤 상황인지를 말해 주는 것으로 봐도 되지 싶다. 비록 정신은 나갔어도 손가락은 셔터를 잘 눌렀구나. 몸이 먼저 안다더니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여하튼 다음 행선지도 미리 알려주지 않았으니 일단 공원에서 한숨 자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의논을 하고는 한적한 곳에서 늘어지게 잔 모양이다. 물론 기억이 날 까닭이 없지.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