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⑦ 가거도등대

작성일
2022-03-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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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⑦ 가거도등대(可居島燈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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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산에서 등대가 있는 대풍리까지는 차로 가기 때문에 얼마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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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간 길은 해안도로로 갔지 싶은데 지도에서는 윗길을 잡는구나. 그야 뭐 아무렴 워뗘. 선장의 말로는 비가 많이 내리면 등대로 가기가 어렵다고 했는데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으니 제대로 등대까지 둘러볼 수가 있겠다. 하늘이 돕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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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바꿔 타고 동편으로 향하자 길가의 풍경이 또 달라진다. 우거진 후박나무의 숲을 만나게 되었더라는 말이다.

낭월 : 가거도는 후박나무가 명물이라고 하던데요?
애란 : 맞아요. 옛날에는 모두 5~6월이 되면 후박나무의 껍질을 벗겼어요.
화인 : 나무를 안 쓰고 껍질을 벗겨서 약으로 쓰나 봐요?
애란 : 후박피(厚朴皮)를 한약재로 사용하잖여요.
낭월 : 가거도에서 생산하는 후박피가 전국의 70%가 넘는다면서요?
애란 : 맞아요. 엄청 많이 생산했으니까요. 지금은 덜 하지만요.
낭월 : 왜 그렇습니까? 수입산 때문에 그런가요?
애란 : 중국산이 들어오니까 가격에서 힘든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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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온통 가득 채우고 있는 후박나무의 숲을 보면서 홍박사도 감탄을 한다.

박사 : 중국에서 나오는 후박피는 나무가 어려서 약성이 떨어져요.
낭월 : 그럼 가거도 산이 효능으로 본다면 탁월하겠는걸.
박사 : 맞아요. 원래 약재로 쓰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두께도 있고 효과도 좋아요.
낭월 : 아무리 그래도 가격이 맞지 않으면 힘들게 작업하기 어렵겠네.
박사 : 정말 환상적이네요. 한가롭게 후박피를 벗기면서 살아도 좋겠어요.
낭월 : 아서~! 그냥 사서 쓰는 걸로.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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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어딘가에서 본 것이 생각나서 물었다.

낭월 : 참, 후박막걸리가 있다고 들었는데 맛을 볼 수 있을까요?
호연 : 예? 사부님 그런 것도 있습니까? 마셔보고 싶습니다.
애란 : 그럼 마셔보게 해 드릴까요? 우리 동네 할머니가 만들거든요.
호연 : 와~! 부탁합니다. 고맙습니다.
선장 : 그럼 맛이나 보시게 두 병만 입구에 갖다 놓으시라고 하지.
호연 : 두 병은 너무 적습니다. 다섯 병은 주문해야 하겠습니다.
선장 : 그럼 못 일어 납니다. 한 병 더 추가해서 세 병으로 하지요.
애란 : 그래요. 또 원하면 더 살 수도 있으니까요.

이렇게 해서 가거도의 별미인 후박피 막걸리를 주문해 놓고서 차는 계속해서 등대로 향해서 직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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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내려다 보니 서쪽으로 가는 길이나 동쪽으로 가는 길이나 흡사하게 닮아 보였다. 대풍리 마을이 저 아래로 내려다 보였다. 행정구역이 특이해서 또 애란씨에게 물었다.

낭월 : 동네 이름이 대리, 대풍리, 항리인 것으로 봐서 가거도리랑 충돌이 되잖아요?
애란 : 원래 큰말, 대풍말, 목말이었어요. 
낭월 : 아하! 그렇다면 왜정때 가거도를 소흑산면으로 부르면서 생겼나 봅니다.
애란 : 그랬을려나요? 생각을 안 해 봤어요. 호호호~!
낭월 : 소흑산면 대리, 소흑산면 항리라고 하면 자연스럽잖아요.
애란 : 그렇게 생각하면 그것도 일리가 있네요.
낭월 : 소흑산이 원래대로 가거도리가 되면서 대풍리는 갈 곳이 없었네요.
애란 : 그랬나 봐요. 호호~!

혹시나 싶어서 소흑산면(小黑山面)을 검색해보니 단지 '흑산면 소흑산리'에 속한다는 내용과, 소흑산도(小黑山島)만 나온다. 등대도 소흑산도 등대였다고 하니까 가거도를 소흑산도로 불렀던 기간도 제법 되었단 모양이다. 소흑산도로 인해서 흑산도는 대흑산도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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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흑산도가 있으니 소흑산도도 있어야 할 것 같기도 하지만 가거도에서 원치 않으므로 뻘쭘한 대흑산도가 되어버린 셈이로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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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부터 바꿔야 하나? 괜히 팔도 걱정을 다 하고 있는 낭월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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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 김에 가거도의 이름에 대한 유래를 살펴봐야 하겠군.

면적 9.18㎢, 인구 469명(2001)이다. 해안선 길이 22㎞이다.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136㎞, 흑산도에서 남서쪽으로 65㎞ 지점에 있다.  이름은 《신증동국여지승람(輿)》에는 가가도()로, 《여지도서(輿)》에는 가가도()로, 《해동지도()》와 《제주삼현도()》에는 가가도()로 표기되어 있다. '가히 살 만한 섬'이라는 뜻의 가거도()라고 부른 것은 1896년부터라고 전하며, 소흑산도()는 일제강점기에 붙여진 명칭이다. 1580년경 서씨가 처음 들어와 살았다고 하나 그 내력은 알 수 없고 1800년경 임씨가 들어와 정착했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가거도 [可居島]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알려주는 내용을 살펴보면,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가가도였다가 여지도서에서는 가가도가 되었다가. 해동지도에서는 가가도로 되어있는데 음은 같고 한자만 다르구나. 그 당시에는 가가도라고 해야 알아봤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그러다가 1896년부터 가거도라고 했다가 일정때에는 소흑산도가 되었구나. 1580년 경에 서씨가 처음 들어와서 살았고, 1800년 경에 임씨가 들어와서 정착을 했다고 하니까 선장은 그 임씨의 후손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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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에 가거도 등대에 도착했다. 다른 말로 불을 켠지 백년이 넘었다고 해서 백년등대라고도 한다는데 그것은 이름으로 보기는 어렵지 싶다. 또 백년이 지나면 이백년 등대라고 해야 할테니 말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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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에는 흑산도등대였구나. 처음에는 35km까지 빛이 나가는 등대가 되었다가 50km까지도 빛이 도달하도록 밝혔다는 말이다. 2017년이 되어서야 진입로가 포장되었다니까 그 전에는 등대에 오려면 배를 이용해야 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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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문은 부지런히 담아 놓는다. 언제라도 참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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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가거도 등대지기들이 대풍마을의 아이들을 가르쳐서 육지의 학교로 진학하게 했다니까 문명의 전령사 노릇도 했었던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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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이 좋은 곳에는 액자가 있기 마련이다.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온 선장이 말했다.

"지금은 대장이 안 계시니까 우선 패총부터 구경하고 오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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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총으로 가는 길은 잘 만들어 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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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이 없어서 시신을 조개껍질로 묻었나 했더니 조개껍질 무더기를 무덤이라고 했던 모양이다. 그건 이름이 잘못 된 거잖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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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조개무지'가 맞네. 그야 뭐 아무렴 뭔 상관여. 그보다도 해안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는 것이 더 반가워서 계속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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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저어기~ 바위섬이 보이나?
화인 : 예, 보여요.
낭월 : 섬 앞에 뭔가 있는 것도 보이나?
호연 : 예, 거기도 등대가 있었네요.
낭월 : 등대가 아니고 영해기점표라네.
호연 : 무슨 뜻입니까?
낭월 : 육지는 영토(領土)라고 하잖여?
호연 : 아, 그러니까 영해(領海)는 바다영토란 말이네요.
낭월 :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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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 : 그런데 흡사 등대처렴 생겼습니다.
낭월 : 첨성대를 모델로 해서 만들었다더군. 
호연 : 몰랐습니다.
낭월 : 선장에게 물어봤더니 가거도에는 네 개가 있다네.
호연 : 왜 그렇게나 많습니까?
낭월 : 서해와 남해를 같이 아우르다 보니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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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이 열심히 파도를 담는다. 이것은 또 삼명TV에서 동영상을 편집하면서 활용이 되겠거니 싶다. 파도가 일어나야 바다지 그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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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한 마리가 마음만 하늘로 향하고 싶다. 아마도 가거도까지 날아와서 탈진해서 명을 다 한 모양이다. 영정 사진을 찍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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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둘러보고서 다시 돌아오니 여기가 정문이었나 싶은 분위기로구나. 그러니까 예전에는 배를 타고서 등대에 왔었다는 흔적임을 대략 짐작 할만 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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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장님이 나타나셨다. 선장님과 담소하다가 반겨 맞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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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 사진도 하나 남기고, 커피라도 한 잔 마시고 가라는 친절한 배려에 사무실로 들어가서 등대지기의 일화도 들으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아마도 선장의 도움이 컸으리라고 짐작만 해 봤다. ㅎㅎ

낭월 : 밤이 되면 등대 불빛이 깜빡이는 것에도 이유가 있습니까? 
대장 : 당연히 이유가 있지요. 
낭월 : 그렇습니까? 깜빡이지 않으면 등대인지 몰라봐서 인가요?
대장 : 그것보다도 가거도 등대는 15초 간격으로 깜빡입니다.
낭월 : 대략 그 정도로 깜빡이나 봅니다?
대장 : 홍도 등대는 10초 간격으로 깜빡이거든요.
낭월 : 아, 서로 다른 것입니까? 그것도 식별이 되나요?
대장 : 당연하지요. 깜깜한 바다에서 몇 초 간격인지만 보고서도 알아야 하니까요.
낭월 : 아하! 그런 뜻이 있었네요. 생각지 못했습니다.
대장 : 등대마다 다르게 되어 있는 이유입니다.
낭월 : 또 새로운 것을 하나 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일생을 등대관리하는 일로 보낸 노용택 등대장의 이야기도 들을 만 했다. 직접 체험하지 못한 영역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신기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지나는 길에 당사도에 갈 일이 있으면 그 등대도 꼭 가보라면서 그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줘서 또 좋은 공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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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가정에 적응이 잘 되려는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들으면서 나름대로 걱정은 있나 보다는 생각을 했다. 자유롭게 각처의 등대로만 다니면서 살다가 가족과 부대끼는 것도 적응이 필요할 수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귀로를 서둘렀다. 금새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하늘이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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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알이 박히듯이 여덟명은 다시 차에 올라서 숙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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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출발하자 할미새들이 길을 인도한다는 듯이 앞장을 선다. 이번에는 새를 담아보려고 셔터 속도를 1/250초로 했는데도 느렸구나. 더 빠르게 찍었어야 하는데 말이다. 선장님 덕분에 등대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고 했더니 툭 던진다.

선장 : 그렇긴 헌디, 다 옛날 이야기라우~!
낭월 : 예? 등대가 그렇다는 말입니까?
선장 : 요즘 세상에 등대불로 길을 찾는 배가 어딧당가요.
낭월 : 그럼 뭘로? 아, 위성항법을 쓴단 말씀인가요?
선장 : 그렇지라~ 물 속의 고기떼까지 다 보고 댕기는디 말이요.
낭월 : 아하! 그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선장 : 그랑게, 전 시대의 유물인 셈이지 않겠소잉.
낭월 : 하긴, 옛날에는 지도책을 등대삼아서 돌아다녔지요.
선장 : 그랑게 말이잖소.
낭월 : 네비게이션이 등대의 역할을 다 맡아버렸네요.
선장 : 등대도 한 시대에는 매우 소중했다는 거 아니것소.
낭월 : 맞네요. 또 새로운 관점을 하나 얻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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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등반도가 내려다 보이는 삼거리의 벤치에 막걸리 병이 있었다. 할머니께서 내어 놓고 가셨던 모양이다. 병을 보고서야 다섯 병을 마시면 못 일어난다고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큰 됫병이었기 때문이다.

애란 : 오늘 낮에는 민어국수를 하려는데요?
호연 : 와! 귀한 민어로 국수를 만들어 먹습니까?
애란 : 드셔보세요. 맛이 괜찮을 거에요.
호연 : 기대가 됩니다.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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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이 마련되기를 기다리면서 백향과를 꺼냈다. 후숙이고 뭐고 없다. 그냥 잘라먹으면 맛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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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만 봐도 저절로 침이 고인다. 그야말로 '새콤달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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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맛이 있을 줄 알았으면 더 갖고 오는 것인데 아깝다는 탄식을 남기면서 모두 먹어 치웠다. 그러자 밥이 준비되었다는 전갈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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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비가 제법 쏟아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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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은 벌써 후박 막걸리 병에 찰싹 붙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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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쭉~했다. 뻑뻑주라고 해야 할랑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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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이 술안주로 열기 구운 것을 갖다 놔 준다. 열기는 방언이고 표준이름은 불볼락이라고 누가 알려줬다. 호연이를 비롯하여 모두가 너무 맛있게 먹는 바람에 두 분이 드시려고 마련한 것도 수시로 가져다 주시곤 했다는 것은 안 비밀이기도 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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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내내 눈이 즐거웠으니 이제 입이 즐거워야 할 시간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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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막걸리는 주도가 높지는 않은 듯했는데 매우 편안했다. 그야말로 약술이라고 해도 되지 싶겠다. 천식과 위장병에 쓰는 약재라니까 속이 편한 것도 당연하겠구나. 든든하게 포식을 했다. 모두는 애란씨에게 맛있게 잘 먹었다는 인사를 했음은 물론이다. 막걸리도 한 잔 마시고. 아, 이것이 민어국수로구나. 마치 돼지고기 국수처럼 고기가 귀한 가거도에서 가능한 애란 씨의 발명품이란다. 민어를 뜯어먹으면서 함께 먹는 국수도 별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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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섬에 들어가면 물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가거도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렇게 물이 철철 넘치니 말이다. 비는 계속해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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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산 쪽에는 구름이 가득 내려앉았구나.

점심을 든든하게 먹은 일행은 커피 한 잔과 함께 갖고 왔던 천혜향을 후식 삼아서 담소를 즐겼다. 이제 한 숨 자면 딱 좋을 시간이다. 비도 내리고 나른해서 오후는 푹 쉬었다.

 


〈여행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