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⑥ 독실산 등반

작성일
2022-03-27 03:12
조회
677

가거도⑥ 독실산(犢實山) 등반 (차를 타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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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준비하면서 검색했던 가거도 여행기에서는 독실산 코스는 다섯 시간이 걸린다느니 일곱 시간이 걸린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보면서 아무래도 우리 일행은 독실산은 포기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라산도 아니고 독실산에 오르는데 무엇보다도 그만큼의 시간을 할애할 여유가 없기도 했다. 더구나 등산은 하지 않는다고 미리 선포까지 해 놨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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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임 선장이 아침을 먹으면서 독실산이나 올라가 보자고 하는 말에 어찌나 고맙던지 두 말도 할 필요가 없이 동행했다. 원래 산은 타고 가는 것이 맞다. 능선을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차를 타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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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어제 저녁에 들어왔던 길을 다시 되짚어서 나가서 샛갯재의 삼거리에서 독실산 방향으로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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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선장님, 샛갯재가 맞습니까? 삿갓재가 맞습니까? 이름이 각각이네요.
선장 : 원칙은 샛갯재입니다. 그냥 삿갓재라고도 하는데 맞는 말은 아닙니다.

낭월은 지명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그래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곳이라면 왜 그런지에 대해서도 확인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발동한다. '샛갯재'라는 말은 '세 갈래의 길로 갈라지는 고개'라는 뜻이 읽혀지는데 '삿갓재'라고 하게 되면 삿갓처럼 생긴 고개'라는 정도의 의미 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으니 말이다. 당연히 샛갯재가 맞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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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면 된다. 새벽에 어딘가에서 염소 소리가 들렸던 것이 생각나서 노애란 씨에게 물었다.

낭월 : 새벽에 염소 소리를 들었는데 키우는 것입니까?
애란 : 키우는 것도 있고, 안 키우는 것도 있어요.
낭월 : 안 키우는 것이라면 야생 염소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애란 : 그럼요. 수백 마리는 될 걸요.
낭월 : 그럼 가축과 구분이 됩니까?
애란 : 산 중간에 경계선을 쳐 놔서 구분이 되죠.
낭월 : 야생은 위쪽에서 살고 가축은 아래쪽에서 사나요?
애란 : 맞아요. 그리고 야생끼리도 자신들의 영역이 있어요. 
낭월 : 야생은 잡아다 팔아도 됩니까?
애란 : 그럼요. 한 마리에 보통 50만원에서 70만원씩 하나 봐요.
낭월 : 참, 여행기에 보니까 흑백이도 있던데 아직 있습니까?

문득 누군가의 여행기를 읽다가 특이한 털을 하고 있는 염소를 본 기억이 나서 물었다.

 

102319268_13[인터넷자료 2012년 촬영한 듯]


이 사진이 생각나서 혹시나 하고 물어봤던 것이다.

선장 : 있었습니다.
낭월 : 그렇다면 지금은 없단 말씀입니까?
선장 : 없어져부렀지요.
낭월 : 하긴,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선장 : 그게 아니라 동네 개들이 사냥을 해서 물어죽여부렀습니다.
낭월 : 어흐~ 그것 참 안 되었네요. 궁금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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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란 : 독실산에 올라가면 동백꽃이 아직 있을 거예요.
연지 : 와~ 아랫쪽에는 많이 졌던데 예쁘겠네요.
애란 : 동백꽃은 12월부터 피거든요. 이제는 정상에만 남았지 싶어요.

동백꽃이 있을 것이라는 말에 모두 반색을 했다. 차가 가는 앞에서 계속 할미새가 길을 안내라도 하는 듯이 날아가는데 그것도 진풍경이었다.

낭월 : 할미새를 다 보네요. 오랜만입니다.
애란 : 맞아요. 여기는 특이한 새들도 많이 봐요.
낭월 : 철새들 말하는 거지요?
애란 : 예, 큰 바람이 불어오면 못 보던 새가 돌아다니거든요.
낭월 : 바람을 타고 오는 모양입니다.
애란 : 그런데 또 다음 바람이 불면 그 새들은 없어요.
낭월 : 큰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건가요?
애란 : 그런가 봐요. 그리고 또 다른 철새들이 보여요.
낭월 : 재미있겠습니다.
애란 : 그래서 새를 보러 오는 사람들도 꽤 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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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는 누군가 씨앗을 뿌렸겠지만 유채꽃이 예쁘게 피어서 분위기를 돋구기도 했다. 그때 후투티가 재빨리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늦은 봄이면 계룡산에서도 보이는 후투티다. 지금부터 서서히 북상하고 있었던가 싶기도 했다. 어쩌면 우리 집 주변으로 가는 녀석들일 수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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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장이 있는 넓은 공터가 나타났다. 그리고 저 앞에는 건물도 보인다. 거의 다 온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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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산에 대해서 안내하는 표식이 있었다. 사진은 내려오면서 찍었지만 흐름상 여기에 넣는 것이 맞겠군. ㅎㅎ

독실산(犢實山) 송아지 독(犢), 열매 실(實).

높이 639m로 대한민국 최서남단 전라남도 신안군의 흑산면 가거도리에 위치한 산이다. 산안군의 크고 작은 1,004개의 섬 중 최고봉이다. 중생대 쥐라기 습곡운동과 백악기 화산활동 때 산성 화산암이 해안에서 솟아나  형성되었다. '송아지 열매'라는 한자명이 있을 뿐 내력과 기록은 없다.

1구 대리마을[큰말]과 2구 항리[목리], 3구 대풍리로 가거8경 중 서남해의 스카이웨이 제1경 독실산 정상의 조망은 구름과 해무가 산허리를 두른듯 공중에 떠서 손들면 옥빛 하늘이 잡힐 듯, 한 발 내딛으면 수평선의 쪽물이 묻을 듯 '가히 살만한 섬[可居島]'의 신선놀음이다.

제2경 용왕 아들의 사랑이 깃든 회룡산. 장군바위. 선녀봉과 녹섬. 제3경 표류한 귀공자 석순과 처녀신녀(神女)의 비련이 서린 돛단바위와 기둥바위, 제4경 어부의 아내가 유복자를 안은 섬등반도 단애와 망부석, 제5경 구곡앵화와 빈주암, 제6경 소등일출과 망향바위 및 약수, 제7경 남문과 해상터널, 제8경 바닷새의 천국 구굴도 전경이 멋지다.

맑은 날 제주도도 보이고 상해 닭소리도 들린다지만 조류 탓으로 쾨청일수가 연 70일(국내평균 81)로 안개가 많다.

사진만 찍어놨다가 이렇게 정리하면서 살펴본다. 가거도 팔경이 소상하게 적혀 있구나. 그리고 신기한 것은 오타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안내문을 보면 꼭 하나씩 오타가 있어서 재미있는데 완벽한 문장을 보니 재미가 없다. ㅋㅋㅋ

'송아지 열매'라는 의미를 생각해 보니 송아지들이 잘 자란다는 의미로 밖에는 풀이를 할 방법이 없지 싶다. 가거도에는 송아지가 잘 자라는 것으로. 그래서 소들도 산에 풀어서 키우는 방목을 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산길에는 쇠똥이 널려있었는데 소를 보지 못해서 안타깝기는 했지만 송아지가 잘 자라서 결실을 이룬다는 의미로 보면 되는 것으로 얼버무릴 따름이다. ㅎㅎ

혹시......?

중국에는 이와 연관된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야후대만에서 검색어를 犢實山으로 넣고 검색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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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나왔다. 독실산이라는 곳이 있었구나. 어디..... 엉? 「兩天一夜(양천일야)」라고? 이건 일박이일이라는 말이잖아? 쳇! 뭐야~! 그러니까 1박2일에서 가거도에서 촬영했다는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었다는 말이잖아? 그렇군. 한국종예(韓國綜藝)라고 했잖여. 한국의 종합 예능프로그램이란 말이겠거니.... 그러니까 중국에서도 독실산에 대한 이야기는 없단 말인 걸로. ㅋㅋㅋ

그런데, 제주도가 보인다는겨? 안 보인 다는겨? 애매하군. 어디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을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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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km라고? 이건 아무래도 보이기가 어렵지 않겠어? 상해의 닭울음 소리는 또 뭔 말여? 웃자고 하는 말이고 그만큼 중국이 가깝다는 뜻이려니 싶으면서도 궁금해서 또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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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380km나 되는 거리로구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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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닫아놓고서 지정 등산로로 산행을 하란다. 아마도 차는 들어가지 말고 등산객믄 통행하라는 뜻인가 싶은데 또 하나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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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작전지역이니까 출입하려면 인터폰으로 알리라는 말이로구나. 이렇게 기웃거리고 있는데 선장과 애란씨는 차를 대놓고는 닫힌 문을 돌아서 안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어떻게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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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다희네 민박집이에요. 손님들과 산에 좀 올라가려고요."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략 이런 말이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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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무턱대고 올라갔다가 검문이라도 당하면 기분이 좋을 까닭이 없으니까 아무리 바빠도 인터폰으로 신고를 하는 것이 옳겠구나. 주민도 이렇게 한다면 여행객은 당연하다고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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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기를 들게 되어 있는가 싶었는데 신형이로구나. 첨 보는 인터폰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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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도로는 경비대가 거처하는 길이고, 등산은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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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시설로 레이더를 관리하는 시설물이려니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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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잘 만들어 놔서 편안하게 오를 수가 있게 되어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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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이 팔을 보니 제주도에서 다닐 때보다는 많이 좋아진 모양이구나.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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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거니 뒤서거니 즐겁게 독실산에 오른다. 주인댁 부부도 뒤따르기에 한 마디 했다.

낭월 : 혹 안내를 하신다면 우리끼리 갔다 와도 됩니다만.
선장 : 아닙니다. 운동도 해야지요. 하하~!

사실 말이지 여행을 제법 하고 다니지만 다희네 민박집 부부는 주객으로 만난 느낌이 아니라 가족같은? 그런 느낌이어서 무척이나 편안했다. 다른 숙소를 선택하지 않았던 것은 호연의 탁월한 판단이었다는 것을 여행 내내 생각했으니 말이다. 묵묵하지만 다 따라주는 임 선장과 맑고 유쾌한 음성의 애란씨 음성이 여행객으로 하여금 마음을 매우 편안하게 해 주는 매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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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보다가 이름이라도 알아두려고 캡처한 선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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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부인 노애란 씨다.

혹 직접 음성을 들어보고 싶다면 이 부부가 방송에 출연한 영상을 보면 된다. 낭월도 나중에 찾아보게 되었던 것이다. EBS에서 방송한 「바닷가 사람들」편에 나왔던 영상이고 불과 3개월 전에 방송된 것이기도 하다.






미리 알고 갔어도 좋았겠지만, 이렇게 덮어놓고 와서 인연이 된 다음에 비로소 관련 영상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정감이 간달까? 그러니까 방송에 나왔던 사람을 보는 것과, 아는사람이 방송에 나온 것의 차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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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열심히 잘 오른다. 하늘은 흐렸어도 비가 내리지 않으니 얼마나 다행이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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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는 가팔라 보여도 천천히 걸으면 전혀 힘들지 않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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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독실산이 맞나? 맞는군. 섬 중에서는 제주도 한라산, 울릉도 성인봉 다음으로 가장 높은 산이 가거도 독실산이다. 그리고 살펴보면 섬 전체가 하나의 산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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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박사가 사진을 찍어드린다고 하는 바람에 기념 사진도 남겼다. 이것은 나중에 보내드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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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이는 제 각시가 굴러서 떨어지기라도 할까봐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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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산 구경도 잘 했으니 다음 코스로 이동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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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위쪽에는 아직도 동백이 만개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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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것은 낭월의 마음일 뿐이고. 여유가 만만인 홍박사는 마음껏 풍경 놀이를 한다. 그래도 괜찮다. 배가 들어오지 않아서 인지 여행객도 우리 일행 뿐이다. 그래서 마음은 더욱 편안했다.

"가거도 등대로 가겠습니다~!"

선장은 다시 차를 돌렸다. 덕분에 독실산 풍경을 잘 감상했다.

 

 

〈여행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