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연미산

작성일
2020-10-28 11:30
조회
238

공주 연미산(燕尾山)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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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에 연미산이 있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 이인면 쪽에 주미산(舟尾山)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것도 알려고 해서 알아진 것이 아니라 어느 화상이 폐사지를 복원하는데 관심이 많아서 터를 봐주러 동행했던 인연으로 가보게 되었을 뿐이다. 그것도 단 한 번 가봤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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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짐은 11kg로구나. 함께 놀아 줄 연장이니 무거울 수록 좋은 것이겠거니.... 실은 신공주대교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새벽을 찍어보려고 했다. 다리에서 촬영하면 위험하다고 극구 만류하는 연지님에게 안전지대가 있다는 것을 지도에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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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0.5m는 됨직한 공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설득을 하려고 해도 도저히 안 된다고 했다. 트럭들이 씽씽거라고 다니는데 가끔 술먹고 미친 차도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엄명을 해서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타협안으로 대청호를 가도 된다는 예쁜 말씀을 하니 달리 더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젯상에 물도 안 떠놔줄 것도 같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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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누군가 공주의 연미산이라고 하면서 찍은 사진을 올렸는데 엇그제 사진이었다. 그래서 '옳지~!'라고 했을 수밖에. 즉시로 위치를 확인하고는 다음날 바로 가는 것으로 약속을 했다. 산도 높지 않아서 쉽게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예정한대로 새벽 4시 반에 길을 나섰다. 대략 소요시간을 계산한 다음에 적당한 시간으로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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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말한다. '맨날 그 날이 그날이잖느냐'고.
원~! 천만에. 그럴리가 있나.
나날이 새날이고 매 순간마다 재미로 가득한 것을 모르고 산단 말이냐.
그렇게 말하면서 하루하루를 지루하게 산다는 사람을 만나면
이른 새벽에 어둠을 뚫고 길을 나서는 재미를 권해 주고 싶은 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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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미산(燕尾山)이라니까 의미로는 제비의 꼬리처럼 생긴 산이라는 뜻인 모양이다. 보통은 산 이름에 봉황이나 용이 붙는 경우가 많은데 산이 얼마나 쪼맨하면 제비꼬리라고 이름이 붙었나 싶기도 했다. 산에 오르는 시간까지 계산해서 대략 새벽에 1시간을 잡고 출발하면 될 것으로 예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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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어스에서 연미산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대략 살펴본다. 미리 답사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 이렇게라도 살펴보는 것이 약간의 기준은 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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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의 일출이 06시 48분이면 늦어도 05시 30분까지만 도착하면 일출 한 시간 전부터 변화하는 하늘의 풍경을 볼 수가 있을 게다. 더구나 운해까지 부조를 해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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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주대교를 건너는데 시간은 05시가 지나가고 있었다. 늘 그렇듯이 처음 가는 길은 설렘과 두려움이 반반이다. 두렵다기 보다는 궁금증이라고 해야 하지 싶기는 하다만, 그렇다고 해서 미리 가보는 것은 시간낭비와 저울질을 해봐야 한다. 그 결과 일단 출발해 보기로 한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연미산에 올라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는지도 알 수가 없지. 초행길이니 그냥 네비를 따라서 연미산 자연미술공원만 찍고 갈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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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에서 유구쪽으로 가다가 연미터널 앞에서 빠져나가게 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이제야 왜 터널이 연미터널인지를 알겠군. 국도를 벗어나서 길 아래로 난 좁은 터널을 지나가게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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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가 여기라고 알려준 곳에 05시가 살짝 넘어서 도착했다. 선험자의 말로는 주차장에서 10분이면 간다고 했는데 그 정도라면 일출 한 시간 전에는 전망대에 도착할 수가 있을 것으로 봐서 아직은 급하지 않아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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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대를 두 개 챙겼더니 하나는 거들어 준다고 해서 맡겼다. 주차장에는 차가 한 대 있는 것으로 봐서 누군가 먼저 출발한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제부터는 산을 올라가야 한단다. 그래도 높이도 얼마 안 되는 산이니까 또 길게 잡아도 20분이면 될테니까 천천히 가방을 짊어지고 머릿등을 켜고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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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시민들이 즐겨 이용하는 곳인지 먼지를 털어내고 가라고 장비도 설치한 모양이다. 그런데 산으로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가팔랐다. 얕은 산이라고 해서 결코 만만하게 보면 안 되겠어서 수시로 걸음을 멈추고 셔터를 눌렀다. 누군가에게 안내가 되려면 이러한 것도 언급해 놓는 것이 행여 나들이를 할 요량이면 등산용 지팡이라도 챙길 수가 있으려니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실은 지팡이가 생각 났더라는 말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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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가볍고 맘은 들뜬다. 이 시간에 여기에 와 있는 것만으로도 상쾌하다. 다만..... 앞에 놓인 산길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모르겠지만 그래봐야 쪼맨한 산이려니..... 하고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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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점에는 900m라는 표시를 본 것 같았는데 그 사이에 800m로 줄어들었다. 산길이라서 얕잡아 볼 거리는 아니지만 이미 다녀 온 사람의 글만 믿고서 걸음을 옮겼다. 이러한 이정표가 보이면 길은 두 갈래가 된다. 안내판을 따라서 가도 되고, 계단을 따라서 직잔해도 된다. 처음에는 자칫하면 또 알바라도 할까봐 이길로 따라갔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까 어느 길로 가더라도 결과는 같았다. 다만 오른쪽 길로 화살표를 따라가면 계단이 하나라도 적다는 것은 확실하지 싶다. 올라갈 적에는 이 길로 걸었고, 내려올 적에는 계단길로 내려왔는데 길이 같다는 것도 하산길에  확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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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는 구조물도 보였다. 길은 혼자 가면 심심하다. 적막한 어둠을 향해서 걸음을 옮길 적에는 약간의 두려움도 생긴다. 더구나 초행길이라면 더욱 그렇고, 그것이 산길일 때는 더 말을 할 것도 없다. 그러니까 당연히 이 꼭두 새벽에 낯선 산길을 오를 적에는 더더욱 그렇다. 혹시 몰라서 딸랑거리라고 곰방울을 가방에 달았더니 걸음이 느려서 소리가 별로 나지 않자, 연지님이 떼어 달래서 손가락에 끼우고 걷는다. 행여라도 돼지가 놀라서 달려들지 않도록 조심하는 마음이려니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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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박 자박...'
'딸랑 딸랑...'

오른쪽 길이라고 해서 계단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면 안 된다. 어차피 계단은 있기 때문이다. 약간은 우회하는 길이라서 경사도가 조금 덜하다고 보면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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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의 벗은 등불이다. 문득 통도사 강원시절에 읽었던 초발심자경문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論云如人 夜行 罪人 執炬當路 (논운여인 야행죄인 집거당로)
若以人惡故 不受光明 墮坑落慙去矣 (약이인악고 불수광명 타갱낙참거의)


이런 구절이다. 밤에 불을 들고 길을 걸을 때마다 떠오르니 공부의 힘은 그런 모양이다. 당시에는 그냥 열심히 읽었을 따름인데 이렇게 세월이 흐른 다음에도 가끔 그와 같은 상황에서 떠오르는 구절이다. 의미는 간단하다.


논하여 이르기를
어떤 사람이 밤길을 걷는데 
횃불을 든 죄인을 만났다고 치자.
그 사람이 횃불을 주기에 받으려고 보니까
죄인이라서 수갑과 족쇄를 차고 있더라지
그렇다면.
이 사람의 죄가 미워서 그 불을 거절할래?
그렇게 거절하고 밤길을 것다가 구렁텅이에 빠져도 좋아?


대략 이런 뜻이다. 당연히 죄인의 불이든 보살의 불이든 어둠을 밝히는 것은 모두 같다는 말일테고, 어떤 스승은 지식은 뛰어나지만 행실이 여법하지 못하다고 할 적에 그 행실을 탓해서 가르침을 거부하겠느냐는 의미다. 예나 지금이나 언(言)과 행(行)에 대한 괴리감에서 학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심을 많이 했었던 흔적이겠거니.....




여하튼 머릿등이 꽤 밝아서 맘에 든다. 앞길을 살피기에는 너무도 충분하다.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물건을 모르면 돈을 많이 줘야 한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지 않아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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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어떤 물건이기에 만족도가 높으냐고 하실 벗님도 있지 싶어서 실물을 보여드린다. 건전지도 세 개나 들어간다. 하룻밤은 걸어도 되지 싶은 용량이다. 야간에 길을 나설 일이 잦은 경우라면 구입해도 실망하지 않을 게다. 다만 무게는 조금 나간다는 것도 겸해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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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앞서 구입한 것도 있었는데, 가벼운 것을 찾다가 구입했던 것인데, 이것이 너무 가볍다 보니까 그랬는지 몰라도 목이 부러져서 덜렁거리는 것을 보면서 다시 구입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더라는 것은 안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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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모양새는 좀 그래도 사용하는데는 무리가 없어서 글루건으로 대충 때워서 잘 사용하고 있다. 물론 연지님 전용이 되었는데, 밤에 집을 둘러 볼 일이 생겼을 적에 잘 사용하는 것은 가볍기 때문이기도 할 게다. 건전지가 하나만 들어간다는 것도 참고하면 된다. 각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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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굴?

아, 공주의 옛 이름이 웅진(熊津)이었던가....? 그러니까 옛날에는 이 산에도 곰이 살았더라는 전설인 모양인데 그 곰이 살았던 굴이라는 뜻인 모양이지만 관심은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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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계단이 갑자기 툭 튀어 나오면 부담스럽기는 하다. 꽤 높아 보이지 않느냔 말을 하고 싶기도 하다. 모처럼 밤길을 나섰다가 중간에서 되돌아 가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운동화든 등산화든 야무지게 신고, 가능하면 등산지팡이를 짚으도 되겠다는 보충말씀도 얹어 놓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지팡이를 챙겨 오는 것인데 그랬다는 아쉬움이 살짝 스쳐지나갔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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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가빠서 나오는 입김이다. 겨우 10분 남짓 걸었는데 땀이 솟는다. 새벽은 아무래도 추울 것이라는 생각으로 잔뜩 껴입은 것도 원인이기는 하겠지만 가파른 길도 영향이 컸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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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0m만 더 가면 된다. 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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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미끄럽기도 하지 싶다. 아직은 몸이 마음을 따라줘서 어디든 거리낌없이 움직일 수가 있는 것이 항상 고마울 따름이다. 몸이 말을 듣지 않으면 아무리 맘이 있어도 실행하기는 어려울텐데 말이다. 그러니까 몸이 성할 적에 가고 싶은 데는 망설이지 말고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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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구러~
얼마 남지 않은 길일텐데 잡고 오를 밧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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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 도착했다. 다행이다. 이제 천천히 즐기기만 하면 된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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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잠긴 공주가 발 아래에 펼쳐지지만 아직은 특별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운해도.... 맑은 불빛이 반짝일 따름이다. 그래도 아직은 모른다. 일단 자리를 잡는 것이 급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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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잡고서 잠시 기다리자 하얀 구름이 피어오른다. 운해이다. 오호~! 희열의 순간이다. 요즘말로 하면 뽕을 맞는 순간이라고 해도 되지 싶다. 땀을 식히면서 전망대를 한바퀴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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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의 카메라에 설정한 시간이 같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봐야 얼마 차이가 나지는 않으니 그러려니 하면 되겠지만 다음에는 서로 같은 시간이 되도록 맞춰놔야 하겠다. 대충 자리를 잡고 삼각대를 설치하고 얻은 사진이다. 항해박명이 진행중인 새벽인데도 동녘에는 붉으스름한 빛이 일어나고 있다. 가장 설레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 맛으로 나선 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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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의 뒤쪽으로 올라가봤다. 혹여라도 더 좋은 전망이 있으려나 싶어서이다. 그런데 역시 전망대가 최선이었다는 것을 아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나저나 연미산은 해발 239m로구나. 해발표시 앞에는 고인이 조용히 누워서 하늘의 별을 바라보시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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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고 폰의 고도어플을 열어보니까 실제로 표지석이 적어놓은 고도와 같은 수치는 없다. 239보다 5m가 더 높이 표시되는데 그 정도는 GPS의 오차라고 봐줘도 되지 싶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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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운해다~! 맑았던 전경에 갑자기 몽글몽글 피어나는 운해라니. 자연의 변화무쌍을 느끼는데는 이 시간보다 더 적합한 때도 없지 싶다. 오늘도 이렇게 멋진 새벽의 풍경을 보여주니 또 감사할 따름이다. 밝아오는 풍경에 가파른 산길을 오르느라고 숨이 가빴던 것은 이내 열 배로 보상을 받고도 남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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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는 타임랩스를 찍고 있다. 렌즈에 이슬이 내려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보온커버를 돌려 감고 보조배터리 2만을 매달아서 연결해 놨다. 그렇게 해 놓지 않으면 렌즈가 넓어서 이슬이 내리면 그것도 슬픈 일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깨달았기 때문에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는 반드시 이렇게 해 놔야 마음이 놓인다. 그리고 왼쪽의 알삼은 장노출로 풍경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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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연지님을 돌아보니 편안하게 자리를 깔고는 미리 준비해 온 믹서커피를 맛있게 드신다.

낭월 : 자리 잡았나?
연지 : 그래, 편안하게 알아서 자리잡았지.
낭월 : 잘 했다.
연지 : 한두 번 따라 댕기나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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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주차되어 있던 차의 주인은 여기에서 비박을 했나 보다. 두런두런 소리가 나는 것을 흘려 들으니 초등학교 아들과 아버지인듯 싶다. 삼각대를 세우고 준비하느라고 두시럭을 떠니까 누가 내다 보기에 알은 채를 했다.

낭월 : 안녕하세요. 주무시는데 미안합니다.
남자 : 아, 예. 일찍 올라오셨네요. 아닙니다.
낭월 : 운해가 있으려나 하고 올라와 봤는데 그림이 괜찮네요.
남자 : 그렇네요. 경치가 참 좋습니다.
낭월 : 멋진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셨군요.
남자 : 예, 멋진 작품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낭월 : 고맙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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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또 필요한 것을 하나 알게 되었으니 그것은 그라데이션ND필터이다. 새벽에 일출이 시작되면 아무리 해도 하늘의 풍경과 땅의 모습을 맞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이렇게 시행착오를 거친 다음에서야 알게 되고, 다음에 사야 할 품목에 추가된다. 치토스의 목소리가 들린다.

"꼭 사고 말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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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또 한편으로는 운해를 감상하는 여유로움을 즐기는 연지님이다. 꼭두새벽부터 힘든 나들이에 기꺼이 따라나서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맛을 알고 있기 때문이려니 싶기도 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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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카메라가 좋다 한들 사진이 어찌 실물을 다 표현하랴....
다만 사진으로 인해서 그 당시의 풍경을 떠올릴 따름이다.
말로는 사진을 찍는다고 하고, 실은 현장의 풍경을 마음에 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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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이 06시 48분이라고 했는데 대략 그 시간에 떠오르는 모양이다. 나중에 포토샵을 더 잘 배워서 운해를 내가 본 대로 하얗게 되살려야 하겠다. 지금은 그냥 찍힌 그대로만 보면서 음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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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도, 도로도, 공주시내도 모두 운해 속으로 잠들어버렸다. 며칠 전에 흑성산에서 본 운해보다 더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아마도 금강에서 에너지를 받아서 그런 것이겠거니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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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퍼지면서 운해에도 붉은 물이 살짝 덮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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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것이 영화관에서 보는 풍경과도 흡사하다. 그렇게 온통 구름으로 가득 채웠던 것도 멋지지만, 이렇게 잠시의 시간이 흐른 다음에 다시 본래의 모습을 되찾으면서 서서히 변하는 풍경까지도 멋지다. 뭔가 시작과 함께 끝도 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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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사라지면서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들도 제 모습을 드러낸다. 도시는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는 듯하다. 그리고 금강(錦江)도 일순간에 금강(金江)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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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고....
구름이 걷히고....
귀가할 시간이 다가온다....

그렇게도 맛있던 하늘이 갑자기 밋밋해지는 순간이 다가왔다는 것을 느끼는 것도 저절로 알게 된다. 그렇게 천하일미를 맛보면서 두어 시간 놀았으니 그만하면 오늘의 새벽도 즐겁게 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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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반이 되어서야 자리를 걷었다. 하산길은 금방이다. 다음에 또 와도 되지 싶은 나들이였다는 것으로 보상을 받고는 귀가한다. 그리고는 타임랩스를 하나 얻었다.



연미산에서 2시간 반을 찍어서 얻은 새벽 풍경이다. 첫 나들이에 이 정도의 그림을 얻었으니 오늘도 수지가 맞았다고 계산해도 되겠다. 결과적으로 보니 과연 공주다리에서 물안개를 보는 것과는 급이 다른 풍경을 만난 셈이니 각시의 말을 들으면 이러한 행운이 따른다는 것을 하나 추가해야 하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