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초파일 풍경
작성일
2019-05-14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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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 초파일 풍경
양력 2019년 5월 12일 아침, 부처님오신날이다. 온 가족들이 분주하게 연등을 법당 마당에 내다 거는 것으로 행사가 시작된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잔잔하다. 여느 초파일 아침보다도 최상급의 하늘이다. 때론 바람이 불거나, 때론 비가 오거나, 또 혹은 이 둘이 겹치기도 하는데 오늘 아침에는 그 모든 것이 평화로운 풍경이다.
행사를 도와주러 온 처제들과 그들의 자녀도 모두 출동해서 도우미로 활약을 한다. 그래서 아무런 걱정이 없다. 든든한 지원군들의 협력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등을 달아 놓고서 동영상으로 한 컷.
오전의 봉축법요식을 마치고 그늘에서 점심공양이 준비되기를 기다리면서 이야기 꽃을 피운다.
배식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줄을 지어서 저마다의 몫을 갖고 자리를 찾는다.
올해는 바닥이 아닌 의자이다. 식당을 하던 처제가 그만 두게 되자 그 테이블과 의자들이 감로사에서 공덕을 쌓게 된 것이다. 모두들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진작에 그 생각을 못했던 것이 죄송할 따름이다. 이제나마 나이 드신 불자님들이 바닥에 앉으시느라고 고생했던 것을 면하게 해 드릴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의자가 부족해서 80개를 구입했다. 그래서 아쉽지 않게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으니 이렇게 알게 모르게 환경의 변화는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모두 떠나간 자리에는 누군가의 시장끼를 책임졌던 흔적들이 남는다.
부지런히 예쁜 손들이 모여서 말끔하게 설거지를 하고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세상에~~
설거지 한 그릇들을 보면서 감동하기는.....
이제 낭월도 늙어가는 모양이다. ㅎㅎㅎ
그리고, 초아흐레, 행사는 끝났고.... 낭월의 뒷설거지도 남아있다. 십여 년을 법당 앞에 그대로 뒀던 파이프구조물을 올해는 제거하기로 했다. 단 하루를 위해서 1년 내내 눈에 거슬리는(실은 카메라에 거슬리는) 장애물을 제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1시간 남짓. 뚝딱뚝딱~~!!
말끔히 정리했다.
그리고...
다시 다음 날. 초열흘 아침....
다시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적막해진 감로사의 아침....
불두화가 만개했다.
이제 비가 좀 내렸으면 좋겠다....
가뭄이 길어지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