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9] 제34장. 인연처(因緣處)/ 25.참새가 지저귀듯이

작성일
2022-10-30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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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 제34장. 인연처(因緣處) 


25. 참새가 지저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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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마작이라고 하지 않고, 말장(抹將)이라고 불렀다네.”

“왜 마작이라고 하지 않고 말장이라고 불렀을까요?”

“말장은 만지작거린다는 말(抹)인데 비비기도 하고 문지르기도 한다는 의미라네. 이것은 말래말거(抹来抹去)에서 나온 말이기도 하네. 가져와서 만지작거리고 내보내면서 만지작거린다는 것으로 패를 받아서 이리저리 뒤척인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지. 그러니까 마작의 패를 그렇게 갖고 논다는 의미로 보면 될 것이네.”

“그럼 말장이라고 하지 왜 또 마작(麻雀)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까?”

“옳지, 그대의 말을 들으니 내가 옛날에 공부하던 시절이 떠오르는군. 허허허~!”

마홍은 즐겁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말장을 새로 늘어놓기 위해서 섞을 적에 나는 소리와 유관(有關)하네. 그 소리를 들어보면 삼밭에서 참새들이 재잘거리는 소리와 닮았다고 해서 마작(麻雀)이고 이것으로 인해서 마작의 패를 또 작패(雀牌)라고도 부르게 된 것이라네. 그런가 하면 마작을 치기 위해서 바닥에 삼베로 된 천을 깔고 하는데 그 위에서 마작패를 섞을 적에 나는 소리가 참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고도 하니 그 정도로만 알아둬도 되지 싶군.”

“아, 원래 그렇게 된 것이었군요. 이해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마작을 만든 사람은 이름이 전해지고 있습니까?”

“당연하지, 그의 이름은 만병초(萬秉超)라고 전하네. 그는 수호전에 푹 빠져서 읽고 또 읽다가 그 영웅들을 바탕으로 삼아서 놀이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네. 원래 책을 읽기 좋아하는 사람은 두뇌도 총명하니까 말이네. 허허허~!”

“맞습니다. 수호전을 좋아해서 놀이를 만들었다면 어떻게 만들었는지 흥미가 동합니다. 더구나 당(唐)ㆍ송(宋)ㆍ원(元)의 시대에 즐겼던 놀이를 배경으로 삼아서 만들었다고 하니까 더욱 관심이 생깁니다.”

우창이 자꾸만 질문하는 것을 듣는 마홍은 오랜 시간을 혼자서 궁리하면서 느꼈던 외로움이 순식간에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더욱 신명이 나서 설명했다.

마홍이 일어나서 탁자의 한쪽에 쌓여있던 꾸러미를 꺼내어서 펼쳤다. 그 속에서는 자잘한 패로 보이는 것이 우르르~ 쏟아졌다. 그중에서 세 개를 골라서 늘어놓았다.

409 백발중

“자, 이것을 보게. 삼원패(三元牌)라고 부르는 세 종류라네. 오른쪽에 있는 것은 백(白), 가운데에 있는 것은 발(發), 그리고 왼쪽에 있는 것은 중(中)이라네. 글자를 아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문자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것조차도 배워야 할 골칫거리인 셈이지. 그래서 기억하기 쉽도록 백은 하얀 얼굴이라는 뜻의 백검(白臉), 발은 초록색의 머리카락이라는 뜻의 녹발(綠髮), 중은 붉은 입술을 의미해서 홍중(紅中)이라고도 한다네. 물론 발(發)은 발(髮)의 음(音)에서 따온 것이기도 하다네.”

“그렇군요. 재미있는 암기법입니다. 그렇다면 그 뜻은 무엇인지요?”

“이것은 여인의 얼굴에 비유해서 말하기도 한 것이라네. 예나 지금이나 여인의 얼굴이라고 하면 모두 듣기에 즐겨할 테니 말이네.”

“그렇겠습니다. 일리가 있습니다. 하하하~!”

“백(白)은 뺨이 흰 여인의 피부를 말한다네. 그리고 발(發)은 머리카락이 검으면서 윤기가 나는 것을 말하고, 중(中)은 여인의 입술이 가운데 있으면서 붉은 것을 말한다네.”

“아하~!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그런데 이것이 원래 만병초 선생이 창안하면서 붙인 이름입니까? 뭔가 수호전의 호걸들과는 무관해 보이기도 합니다.”

“옳지~! 예리한 질문일세. 과연 말 그대로라네. 처음에 만병초가 이것을 만들 적에는 또 다른 의미였으니, 원래의 의미는 백(白)은 백성(百姓)을 의미한다네. 그러니까 평민(平民)이 되는 셈이지. 그리고 발(發)은 발재(發財)의 뜻이라네. 상업(商業)으로 재물을 쌓은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하지.”

마홍의 말에 우창이 비로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어쩐지, 그것이 타당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백성이 있고, 그 위에 재물을 쌓는 사람들이 있다면 중(中)은 아무래도 중관(中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요? 관리(官吏)들이 있어야만 구색이 맞을 테니 말입니다.”

“그 짐작이 맞았네. 허허허~!”

“아, 정말이었군요. 그렇다면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의미하는 것이었다는 말씀이지요? 중(中)은 사대부(士大夫)가 되고, 백(白)은 농민(農民)이고, 또 공상(工商)은 묶어서 재물(財物)을 다루는 사람들이 되겠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조리가 정연하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재미있습니다.”

우창의 말에 마홍이 다시 설명했다.

“원래 마작을 하려면 네 사람이 있어야 한다네. 바둑은 두 사람이 두는 것이고, 마작은 네 사람이 한 조를 이뤄서 노는 것이니 이것은 기본적으로 의미를 생각해 보면 바둑은 두 사람이 조용하게 대화하는 것과 같다면, 마작은 네 사람의 친구들이 모여서 시끌벅적하게 노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지. 그래서 바둑을 적정락(寂靜樂)이라고 하여 정(靜)에 해당하는 것이라면, 마작은 소요락(騷擾樂)이라고 하기도 하니 바둑은 도중에 말을 하는 것을 무례(無禮)라고 하지만, 마작은 아무리 시끄럽게 굴어도 아무런 탓을 하지 않는다네. 이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가 있겠지.”

“그렇다면 놀이의 동정(動靜)이었군요. 그것도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입니다. 이미 스승님께서는 모두를 관통하고 계셨군요. 오늘 제대로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즐거울 일이네. 허허허~!”

우창이 잠시 생각하다가 또 궁금한 것이 생각나서 물었다.

“스승님, 그렇다면 백성과 상인과 사대부로 대입하는 삼원패(三元牌)를 그야말로 삼원(三元)인 천지인(天地人)으로 대입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 어떻게 말인가? 어디 그대의 생각을 말해보게.”

“백성은 하늘이라고 했으니 백(白)은 하늘이 되는 것으로 봐도 되지 싶습니다. 그리고 발(發)은 땅이 됩니다. 땅은 온통 초록(草綠)이니 녹발(綠發)이라고 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중(中)은 사람이 됩니다. 그러니까 사람은 중용(中庸)을 지켜야 한다는 이치로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호~! 듣고 보니 그대의 안목이 나보다 높구나. 과연 누가 들어도 그렇겠다고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이야기네. 인정하지. 허허허~!”

“그렇습니까? 다행입니다. 이름이 삼원패라서 문득 생각해 봤습니다. 스승님께서 흔쾌히 인정해 주시니 그렇게 생각해도 된다는 것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맞아! 만병초가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든 간에 그것을 보고 해석하는 것은 또한 후인(後人)의 몫이니까 무슨 문제가 있겠느냔 말이네. 실로 옛날에 하도낙서(河圖洛書)가 있었으나 그것을 알아본 사람을 만나서 비로소 선천팔괘와 후천팔괘가 된 것이지, 그냥 말가죽에 생긴 문양이 특이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란 말이니 이러한 것이 계합(契合)이라고 하는 것이라네. 허허허~!”

“잘 알겠습니다. 삼원패의 이치를 알고 나니 또 다음에는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벌써 흥미가 동합니다. 어서 말씀해 주시지요.”

우창의 말에 마홍은 다시 마작패의 더미에서 네 개를 찾아서 앞에 늘어놓았다. 모두 무슨 패인가 싶어서 들여다봤다.

409 동남서북

다행히 여기에 쓴 글자는 모두가 알아볼 동남서북(東南西北)이었다. 마작패에서 사방(四方)의 이름이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한 우창이 의아한 눈빛으로 마홍을 바라봤다. 그러자 마홍이 신이 나서 설명했다.

“애초에 마작은 네 사람이 노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 이유가 바로 이 동남서북의 사풍패(四風牌)를 갖고 놀기 때문이라네. 세 사람이 논다면 제대로 짝을 이룰 수가 없는 셈이기도 하지 어디 풍패(風牌)를 살펴볼까?”

“아니, 패를 봐하니 동남서북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사방패(四方牌)라고 해야 하지 싶은데 왜 사풍패라고 하는 것인지요?”

우창이 이렇게 묻자 마홍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그런데 이 패의 이름은 각기 동풍(東風)패, 남풍(南風)패, 서풍(西風)패, 북풍(北風)패라고 한다네. 그냥 단순하게 동패(東牌)라고 해서 안 될 것은 없지만 그렇게 정해졌으니 그대로 말을 할 따름이지. 허허허~!”

“바람이 사방에서 일어나는군요.”

“맞았네~!”

“예? 참으로 그러한 뜻입니까?”

“나라가 혼란에 빠지자 백발중(白發中)의 백성과 상인과 사대부가 사방에서 바람처럼 일어났다는 것이 마작패의 시작이라네. 허허허~!”

마홍의 설명을 듣고서야 바람풍이 들어간 이유를 알 수가 있었다.

“아하~! 그래서 사풍패(四風牌)가 된 것이었네요. 설명을 듣지 않았다면 바람이 왜 들어가 있는지는 알 방법이 없겠습니다. 하하~!”

“몰라도 마작을 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네. 그냥 아는 만큼만 이해하고 놀면 되니까 말이네. 다만 기왕이면 알고서 놀면 그 재미가 더하지 않겠는가? 그나저나 왜 사풍패가 생겨났을지도 생각해 보려나?”

마홍이 이렇게 묻자 우창이 곰곰 생각해 보고는 느낀 대로 말했다.

“이미 앞서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사방에서 바람처럼 일어나서 사풍패라고 말입니다. 그 외에 또 다른 뜻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물론이지~!”

“그렇다면 또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우선 동남서북은 사방도 되지만 사계절(四季節)도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춘하추동(春夏秋冬)의 의미로 봐도 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것은 어떻습니까?”

“당연히 그렇게 생각해 봐야지. 허허허~!”

“다만 더 깊은 이치는 모르겠습니다.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것은 마작을 칠 적에 앉는 순서를 말하기도 한다네. 네 사람이 앉아서 자리를 정하게 되면 동남서북으로 자리가 정해진다네. 그리고는 1년 4계절이 순환하듯이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마작을 하게 되는 것이라네.”

“아, 그렇군요. 네 사람이 노는 것이라서 동남서북으로 정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기왕 동남서북이므로 의미는 또 생각하는 사람의 기준으로 부여하면 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맞는 말이네. 그렇게 보면 된다네. 그리고 바둑은 날짜로 361일이 되어서 한 해가 된다고 하겠는데, 마작은 계절로 춘하추동으로 사계절을 의미하니 또한 재미있는 일이 아니겠나?”

“그렇다면 바둑을 한판 두는 것은 1년의 놀이가 되고, 마작을 한판 두는 것은 다년(多年)이 되는 것이로군요?”

“맞아. 그런데 바둑은 둔다고 하고 마작은 친다고 하네. 바둑은 조용하게 내려놓아야 예법에 맞고, 마작은 탁탁 소리가 나도록 바닥에 쳐야 마작하는 맛이 나는 것이라네. 허허허~!”

“아, 그래서 스승님께서 계속 친다고 하셨군요.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말해야지요. 알겠습니다. 마작을 칠 적에는 계속해서 춘하추동이 돌아가는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돌아간다고 하니까 어느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도 정해져 있지 싶은데 어떻습니까?”

“당연히 정해져 있다네. 물론 어느 곳으로 돌아가도 문제는 없겠지만 서로 다른 방법으로 익혀놓으면 혼란이 발생할 수가 있다네. 그래서 정해진 것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네.”

“오른쪽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가령 내가 동(東)이면 내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남(南)이 되는 것입니까?”

“그렇다네. 항상 내가 동이면 오른쪽은 남, 맞은 편은 서, 왼쪽은 북이 되는 것이 고정된 순서라고 알면 되네.”

“그런데 내가 동이 될 수도 있고, 또 남도 동이 된다는 것이겠지요? 이것은 마음대로 정하면 되는 것입니까?”

“원 그럴 리가 있나. 허허허~!”

“아하~! 여기에도 정해진 규칙이 있다는 말씀이지요?”

“당연하지.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네. 한 번이라도 먼저 치는 사람에게 그만큼 이길 기회가 부여되니 말이네. 그래서 누구라도 동풍이 되고자 하면 또한 소란이 일어나기 때문에 미리 동남서북을 네 개 골라서 엎어놓은 다음에 섞어서 하나씩 뽑게 하지 그것은 누가 먼저 뽑든 상관이 없다네 나이가 서로 다르다면 연장자부터 뽑는 것이 무난하겠지?”

“아, 그렇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동풍패를 뽑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동방이 되면 그다음에는 무슨 패를 뽑았든 관계없이 오른쪽은 남, 맞은 쪽은 서, 왼쪽은 북으로 정해진다는 말씀이지요? 생각보다 질서가 정연하게 되어있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무엇이든 그렇지만 처음에는 질서라고 할 것이 없었겠지. 그런데 점차로 혼란이 생기면서 질서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듯이 마작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순서를 정해서 하다가 보니 그것이 편리해서 자연스럽게 마작법이 된 것이려니 하면 되겠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끝이 나면 다음에는 어떻게 합니까? 하다가 보면 승패(勝敗)가 구분될 것은 자명하겠지요?”

“승자(勝者)는 역(役)을 얻으면 되는 것이라네. 다만 우선은 순서에 대해서 사풍패(四風牌)만 이해하면 되고, 자세한 것은 또 차차로 알아가는 것이 혼란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하겠군. 안 그런가?”

“맞습니다. 사주를 적어놓고 길흉을 추명(推命)하려면 아무리 마음이 바빠도 우선은 간지(干支)를 알고 육갑(六甲)의 배열을 이해한 다음에 비로소 사주를 적을 수가 있는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동남서북의 사풍패는 순서에 대한 의미로 이해하면 되겠지요?”

“옳지~! 잘 이해했군. 이렇게 해서 일곱 종류의 자패(字牌)를 알게 되었네. 삼원패와 사풍패를 합해서 일곱 종류의 자패는 글자가 쓰여 있기에 붙는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네. 물론 백패(白牌)는 글자가 없지만 흰 백(白)이 쓰여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네.”

“잘 알겠습니다. 글자가 있다면 그림도 있겠습니다.”

“맞아, 그러나 그림만은 아니기에 수패(數牌)라고 부른다네. 허허허~!”

“짐작하기에는 처음부터 문자패(文字牌)가 있었던 것은 아닐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처음에는 그림으로 된 패로 놀다가 점차로 모양새를 갖춰가는 과정에서 문자도 도입이 된 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런 것은 아닐 것이네. 그것은 잠시 후면 이내 알게 될 것이니 조금만 기다리게나. 허허허~!”

“궁금합니다. 다음엔 어떤 패가 있는지 보고 싶습니다.”

우창의 말에 마홍은 다시 몇 개의 패를 찾아서는 한 줄로 늘어놓았다.

409 만수패

우창이 자세히 보니 그림이라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문자였다. 일만(一萬)부터 순차적으로 구만(九萬)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스승님, 이 패도 마찬가지로 문자가 아닙니까? 아마도 숫자로 되어있다고 해서 수패(數牌)였군요. 모두가 만(萬)자로 된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이것은 쉽습니다.”

“그렇다네. 그래서 만수패(萬數牌)라고도 하지. 만수패는 모두 아홉 종류가 있는데 숫자는 최대가 구(九)이기 때문에 그렇게 했겠지만 실은 또 다른 의도가 있었을 것이네.”

“의도가 있다면 그러한 것을 찾는 것이 재미있겠습니다. 어떤 의도였는지 궁금합니다.”

그러자 우창의 물음에는 답을 하지 않고 다시 비슷한 모양의 마작패를 가지런히 해서 한 줄로 늘어놓았다.

우창이 보니 동전도 같고 수레바퀴도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409 통수패

“이것은 바퀴패겠군요.”

우창이 이렇게 짐작해서 말하자 마홍이 웃으며 말했다.

“그런가? 원래 패의 이름은 통수패(筒數牌)라고 하는데 대나무 통을 의미한다네. 그렇지만 바퀴로 보이면 그렇게 이름한들 무슨 관계가 있겠나. 허허허~!”

“이것이 대나무 통이라니 상상 밖입니다. 왜 하필이면 대나무라고 했을까요? 앞의 만수패(萬數牌)와도 연관성이 없어 보이니 말입니다.”

“대나무를 자른 단면이라는 말이네. 하나에서부터 아홉 개까지 있다는 이야기인 것으로 봐서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바퀴로 보기에는 좀 어색하지 않은가?”

“그렇기는 합니다. 그래서 대나무라고 했나 봅니다. 그렇게 보니까 또 그렇게 보이기도 합니다. 하하하~!”

“또 다른 말로는 떡 병(餠)을 써서 떡이라고도 한다네.”

“오히려 그것이 더 낫겠습니다. 떡이라고 생각하니 월병(月餠)이 떠오릅니다. 대나무 통보다는 떡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겠네요. 하하하~!

우창이 수긍하자 이번에는 또 다른 형태의 마작패를 늘어놓는 마홍이었다. 우창도 다시 무슨 모양인지를 살펴봤다.

409 삭수패

이번에 늘어놓은 패는 대나무로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1번에 해당하는 것은 대나무가 아니라 공작(孔雀)으로 보이기도 했다.

“스승님, 이번 배열은 대나무가 맞겠습니다. 두 마디로 된 것이 보이네요. 그리고 맨 앞에 있는 것은 봉황이 맞습니까?”

“대나무로 보이는가? 이 배열은 삭수패(索數牌)라고 하니까 굵은 줄을 의미한다고 봐야 하겠네.”

“밧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짧지 않습니까?”

“이름이 그러니까 그렇겠거니 하면 될 따름이라네. 대나무라고 한들 또한 무엇이 문제겠느냔 말이네. 허허허~!”

“아무리 봐도.....”

“줄로 보이지는 않는단 말이지?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네.”

마홍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면서 차를 마시자 우창과 일행도 차를 마시면서 다음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