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 태양보다 번개가 중요해? (팔괘타령2)

작성일
2018-04-14 07:06
조회
8852

[731] 태양보다 번개가 중요해? (팔괘타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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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웬놈의 봄비가 이렇게도 걸지게 쏟아지는지 아무래도 올해는 풍년이 들 모양인가 싶습니다. 새벽에 차 한 잔을 마주하고 폭우를 생각하다가 번개를 생각하다가 다시 주역팔괘를 생각하고 있는 낭월입니다.

기왕 생각이 머무는 김에 조금 더 생각의 꼬리를 잡고 놀아볼까 싶은 생각이 일어났습니다. 무엇보다도 전편[구름괘타령]에 대해서 관심을 보여주신 벗님들의 열정에 조금이라도 부합하려는 마음도 살짝 얹어서 함께 생각해 보시자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하~!

물론 주역의 내용에 대해서는 무지한 까닭에 감히 들여다 볼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언저리에 있는 팔괘(八卦)는 그래도 약간의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생각하다가 물음표가 떠오르면 또 그것을 잡고 늘어져 보는 그야말로 순수아마추어의 관점이라는 점을 미리 밝힙니다.

만약에 이렇게 중얼거리는 산골화상의 생각에 기름을 부어주실 학자가 계신다면 기꺼이 환영하며 불원천리(不遠千里)하고, 불분주야(不分晝夜)하며, 불문노소(不問老小)하고 가르침을 청하러 달려 가겠습니다. 말하자면,

"누가 내게 한 수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뜻입니다. 궁금한 것은 산처럼 쌓여만 가는데 책을 뒤적여 봐도 시원한 해답은 없고 고담준론(高談峻論)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를 몇 번 반복하다 보니 기력도 쇠잔해 지고, 용기도 옅어져서 이제는 그냥 푸념만 남았다고 봐도 되지 싶습니다.

사실, 깊은 이치와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주역이라는 멋진 글을 누구라도 이해할 수가 있도록 기본의 골격을 이루는 팔괘에 대해서 설명해 놓은 가르침이 필요할 따름이라고 하겠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관심은 가고 뭔가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이는 것 같은데...... 도무지 접근을 할 방법이 없네.... 이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단 말이야....'

이런 느낌입니다. 어쩌면 앞의 「주역팔괘에는 왜 구름괘가 없을까....」에 보여주신 관심을 보면서 낭월학당을 찾아주시는 벗님의 생각도 낭월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그에 대한 가르침을 주시지 않았습니다.

 

1. 주역팔괘의 구조에 대한 상식


혹시라도 그럴리는 없겠지만, 반딧불이 만큼의 상식으로 주역을 바라보면서 침만 흘리고 있는 낭월보다도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신 벗님도 계실까 싶은 노파심으로 기본적인 구조에 대해서 간략히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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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주역의 팔괘입니다. 모두 합해서 여덟 가지입니다. 자평명리학을 공부하려면 최소한 열 개를 배워야 하는데 그보다 두 개나 적으니 이렇게 매력적일 수가 없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해 봤었습니다. 그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건천(一乾天) : 1은 건이고 하늘이다.
이태택(二兌澤) : 2는 태이고 못이다.
삼리화(三離火) : 3은 리이고 불이다.
사진뢰(四震雷) : 4는 진이고 우레이다.
오손풍(五巽風) : 5는 손이고 바람이다.
육감수(六坎水) : 6은 감이고 물이다.
칠간산(七艮山) : 7은 간이고 산이다.
팔곤지(八坤地) : 8은 곤이고 땅이다.

낭월이 좀 우둔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가까스로 팔괘는 외웠습니다. 이게 안 외워진다는 벗님께 드리는 위로입니다. 최소한 요만큼은 외워두셔도 좋을 것이라는 말씀을 포함합니다. 다 해봐야 여덟 개입니다. 모쪼록 이것만은 외워두셔도 좋을 것이라는 말씀을 덧붙입니다.

오늘 아침에 생각해 볼 것은 심오한 주역의 이치가 아닙니다. 그냥 팔괘가 상징한다는 것에 대해서만 살짝 건드려 볼 것이므로 깊이있는 이치를 기대하셨다면 참으로 죄송스런 마음입니다. 사실 주역의 핵심(核心)을 이해하려면 수십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핵심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언저리에서만 맴돌고 있는 낭월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이해할 것은 얼마 없고 점점 의문(疑問)만 늘어가다가 의문이 의혹(疑惑)으로 전이해서 주역병(周易病) 3기에 도래했습니다. 3기면 중증이죠? 이제 마지막 4기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병의 4기는 잘라내야 하는 단계라고 보겠습니다. 몇 권 되지는 않지만, 간간히 들여다 보던 주역 책들을 내다 버려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어차피 약이 되지 않으면 독이 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정신에 좋다는 영약을 먹을 방법을 몰라서 언저리만 배회하고 있는 자신이 가끔은 한심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 하늘(乾)은 허공(虛空)이겠지....?


예전에 인터넷에 떠다니는 증사강(曾士强) 선생의 주역 강의를 봤더니 건괘를 설명하면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에는 태양이 뜨고, 지고, 또 뜬다.'고 말이죠. 그래서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원래 그 선생의 언변이 거침없으시거든요. 말하자면 말에 빨려든다고나 할까요? 그 있잖아요. 절반은 얼이 빠져서는 자동으로 고개만 끄덕이는 표정.

'아..... 그렇구나....'

딱 그런 기분으로 강의를 보다가  퍼뜩 정신을 차려보니까 '어? 뭔가 이상하잖아?'라는 생각이 슬며시 고개를 들게 되는 느낌은 벗님도 다 겪어 보셨을 것으로 미뤄서 짐작합니다. 간지학(干支學)을 공부하면서도 골백번도 더 겪어 본 나머지일테니까 말이지요. 하하~!

'건괘에 묻어가는 태양이라구?'

아, 혹시라도 지엽적인 것에 매달리지 말고 내용을 공부하라고 하고 싶으실 수도 있지 싶습니다. 나중에 때가 되면 알게 된다는 말이 항상 뒤따르곤 하죠.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에 그렇게 해서도 20년을 투자한 후에 결국 그 이치를 얻지 못한다면 그땐 그 인생을 보상해 주실 방법이 있느냔 말이죠.

없죠? 그냥 인생만 허비하게 될 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첫단추가 이해되지 않는데 마지막 단추를 채우기 전에는 의심하지 말라는 말은 황당교주가 아니라면 말하면 안 됩니다. 어느 종교단체의 대표를 신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뭐 할 수가 없는 일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어줍잖은 철학자라면 맹목적으로 추종만 할 수는 없잖아요. 더구나 기본이면서도 왕기본에 속하는 팔괘에 대한 상징성을 알고 싶다는데 말이죠.

어제 뉴스를 장식했었습니다. 신으로 알고 원하는대로 모두 따랐다는 사람들.... 누가 문제입니까? 물론 그 단체의 대표를 칭찬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스스로 이성을 망각하고 추종한 그들에게 더 큰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보게 됩니다. 사리분별이 있으라고 교육을 받았을텐데 자신도 지키지 못하고..... 쯧쯧~~!!

앗~! 이야기가 엇길로 나갑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하하~!

낭원 : 팔괘에는 화(火)가 하나 뿐이잖여?
낭투 : 멍청하긴~
낭원 : 왜?
낭투 : 번개는 불이 아니고 물이냐?
낭원 : 그....런....가....?
낭투 : 머리가 나쁘면 공부라도 열심히 하던가.
낭원 : 아.... 그랬구나....
낭투 : 왜? 뭔가 개운찮여?
낭원 : 번개가 태양보다 비중이 클까.....?
낭투 : 그건 또 뭔 소리야?
낭원 : 그니깐.... 말이지... 
낭투 : 뭔 말이 하고 싶은데?
낭원 : 말하자면.... 번개를 태양으로 했더라면....
낭투 : 그게 말이 돼?
낭원 : 왜? 말이 안 되지?
낭투 : 감히 주역을 의심하는 겨?
낭원 : 감히라고 한다면.... 신성불가침인가?
낭투 : 당연하잖쿠.
낭원 : 그럼 종교서적이었구나... 철학인 줄 알았지...
낭투 : 누가 주역을 종교래 철학 맞아.
낭원 : 철학이라면 비판이 가능하단 말이지?
낭투 : 당연하지 비판없는 철학이 어딨어.
낭원 : 그렇다면 번개를 태양으로 바꿔서 생각해도 되겠네?
낭투 : ????? 그걸 왜 내게 물어~~!!

답이 없는 자문자답(自問自答)입니다. 누구에게 물어봐도 답을 해 주지 않으니 질문의 화살이 자신을 들볶는 방향으로 돌아가네요. 그래서 가슴을 콕콕 찌릅니다. 날이 갈수록 물음표[?????]는 늘어나고, 느낌표[!!!!!]는 줄어듭니다. 이렇게 재미없어서야 머지 않아서 책을 내다 버리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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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키보드를 봅니다. 물음표는 오른쪽 아래 구석에 있습니다. 느낌표는 왼쪽 위에 있네요. 이것은 또 무슨 의미일까요? 의혹은 점점 땅 속으로 들어가고, 깨침은 점점 하늘로 올라간다는 의미가 키보드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것은 지금 이 순간에 문득 부호를 찾다가 발견한 것입니다. 거 참.....

진리는 도처에 있다고 하더니만, 키보드의 부호에서도 그러한 이치를 발견하게 될 줄이야 미쳐 몰랐습니다. 그러니까 주역의 음양논리로 본다면,

깨달음[!]은 상위에 있고, 양이고, 밝음이고, 
미혹함[?]은 하위에 있고, 음이고, 어둠이다.

이렇게 하나의 가설을 세울 수도 있지 싶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그러니까 키보드를 보란 말이다. 키보드에서 물음표와 느낌표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고서도 그 이치를 모르겠단 말이냐? 그래갖고서도 키보드를 30년 가까이 만졌다고 말을 할 수가 있겠느냔 말이다. 멍~충~이~~!!'

자문 : 아니, 키보드야 서양 사람들이 만든 거잖아?
자답 : 그러니까 깨달음에 동서가 있단 말인겨?
자문 : 아니, 그게 그렇잖아....
자답 : 혜능이 스승을 찾아갔을 적에 한 말이 생각나네.
자문 : 뭔데? 
자답 : 오조홍인대사를 찾아갔지.
자문 : 그래서?
자답 : '어디에서 왔느냐?'고 홍인대사가 물었지.
자문 : 그래서? 뭐라고 답을 했지?
자답 : '남방에서 왔습니다.'라고 답했다지.
자문 : 그래서?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자답 : '남방은 오랑캐라서 부처가 될 수 없는데?'라고 했다지.
자문 :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자답 : 육조단경에 있어.
자문 : 그래서? 뭐라고 답을 해?
자답 : '사람에는 남북이 있으나 불성은 남북이 없습니다.'라고.
자문 : 와우~! 통쾌하게 한 방 먹였잖아~!
자답 : 지금 널 욕하고 있는겨 멍충아~!
자문 : 왜? 내가 욕을 먹을 짓을 했나?
자답 : 서양오랑캐가 뭘 알고 키보드를 만들었겠냐고 했잖아.
자문 : 아, 그랬구나. 이거 괜히 미안해지네....
자답 : 자문아, 음양은 좀 알어?
자문 : 그 정도야 당연히 알지, 사람을 뭘로 보고~!
자답 : 그렇다면 좌우(左右)의 음양이 어떻게 되는지 말해봐.
자문 : 남좌여우, 좌양우음이지 뭘 물어!!!!!
자답 : 아직도 모르겠냐?
자문 : 뭘?
자답 : 키보드의 느낌표가 왼쪽에 있는 이치를 말이다.
자문 : 뭐? 어! 그렇네..... 진짜로 묘하네....
자답 : 다시 또 묻자.
자문 : 묻지마, 무서워.
자답 : 진리를 찾는 자는 자꾸 물어야 하고 깨친 자는 답해야지.
자문 : 그렇긴 한데.... 또 뭘 물어 볼라고?
자답 : 상하(上下)의 음양은 또 어떻게 돼?
자문 : 상은 양이고 하는 음이지..... 음... 할..말..없게 만드는 군...
자답 : 이제서야 뭘 깨달았군. 기특혀~!
자문 : 사람을.... 바보로.... 알아도 할 말이 없네. ㅎㅎㅎ


이렇게 공상과 망상이 뒤범벅인 채로 살아가는 낭월입니다. 주역의 논리 중에서 음양은 참으로 대단하거든요. 그래서 이 책들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팔괘로 들어가면 당최...... 답이 안 보이니 더 이상 진전을 할 수가 없단 말이지요. 이것이 낭월의 한계려니.... 싶기도 합니다. ㅠㅠ

증사강 선생이 바보가 아니었다면, 당연히 바보가 아닙니다. 주역철학자시니까요. 하늘에 태양을 얹어보내면서 찝찝하셨을 겁니다. 팔괘에 하늘만 있고 태양이 없으니 달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셨는지도 모를 일이네요.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 봅니다. 증 선생은 학자입니까? 종교인입니까?

만약에 학자였다면 이러한 의문에 대해서 시청자들에게 설명을 했어야 했고, 종교인이었다면 그래도 됩니다. 다만 주역은 종교이고 신성불가침이라고 선언을 했어야 합니다. 말로는 철학서라고 하고, 마음으로는 성서라고 한다면 그것도 자기 모순에 빠진 것이라고 해도 달리 변명의 여지가 없으려니 싶기도 합니다. 낭월이 이에 대해서 질문메일을 보냈지만 회신은 없었습니다.

 

3.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


주역에서 말합니다. '음하나 양하나 이것을 일러서 도라고 하네.'라고요. 참으로 명언입니다. 그래서 낭월도 이 글귀를 마음에 새겨놓고서 공부하러 오시는 제자 분들께도 소상히 설명해 드립니다. 중요한 이치의 핵심은 나눠야 더욱 커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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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러 오시면, 첫 날에 전달하는 내용입니다. 「음양관법」의 핵심이라고 할 수가 있으니까요. 주역은 음양학이라고 밝혔잖아요.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깨달은 것 같아서입니다. 그렇다면 자평명리는요? 그야 오행학이죠. 이 둘은 수레바퀴처럼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봐도 되지 싶습니다.

『주역』의 「계사전」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출처가 중요합니다. 주역은 음양학이라는 것을 밝혔으니까요. 그런데 팔괘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비유가 적절한 것인지를 모르겠다는 것이고, 원문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습니다. 물론 내용을 모르니까요. 뭘 알아야 의문도 생긴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예전에 어느 주역을 연구한다는 선생을 만나서 질문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낭월 : 「일음일양지위도」가 무슨 뜻입니까?
선생 : 낮이 한 번, 밤이 한 번 교대한다는 뜻이라네.
낭월 : 아.... 그렇군요.....
선생 : 뭘, 그런 시답잖은 것을 묻는 감...
낭월 : 아니, 그런데 약간 의문이 남아서 말이죠...
선생 : 그렇게 간단한 것에서도 의문이 있나? 뭔데?
낭월 : 그렇다면 음과 양은 서로 분리된다는 의미입니까?
선생 : 그건 또 뭔 소리야?
낭월 : 낮이 한 번, 밤이 한 번이면 그런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선생 : 지금 내게 시비 거는 겨????
낭월 : 아, 아닙니다. 제가 잘 못 생각한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공부 인연이 된 제자가 찾아 왔기에 이 이야기를 지나는 길에 했습니다. 그랬더니 야무지게도 묻습니다. 여하튼 선생을 땀나게 하는 제자가 최고의 제자입니다. 선생을 편하게 두면 안 됩니다. 그대로 뇌세포가 퇴화하거든요. 하하하~!

제자 : 그렇게 질문하신 뜻이 뭔데요?
낭월 : 음양은 만나지 못하면 쓸모가 없다는 생각을 했었지...
제자 : 원래 '음과 양'은 그런 것이 아닌가요?
낭월 : '음과 양'일까? '음양'일까?
제자 : 그게 뭐가 달라요? 같은 말이잖아요?
낭월 : 그럴까.....?
제자 : 다른 건가요?
낭월 : 다른 건지는 몰라도 같은 것은 아니지 않을까?
제자 : 그런가요? 설명을 해 주세요. 
낭월 : '낮과 밤'일까? '낮밤'일까?
제자 : 뭐, 같은 말이네요.
낭월 : 그래? 그럼 '남과 여'일까? '남녀'일까?
제자 : 그건 좀 다른데요.....
낭월 : 어떻게? 
제자 : 남과 여는 따로 있는 것 같고, 남녀는 같이 있는 것 같아요.
낭월 : 그래? 이것이 '밤과 낮'의 뜻과 다른 것이 뭔지 모르겠군.
제자 : ..... 그런 것 같네요. 스승님의 말씀을 들려 주세요.
낭월 : 밤과 낮이 만나는 지점은 어디일까?
제자 : 그런 것이 어디 있어요?
낭월 : 밤은 밤이고, 낮은 낮이란 말이지?
제자 : 당연한 거잖아요?
낭월 : 그래서 생각에 갇히면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 겨.
제자 : 그럼 설명해 주세요.
낭월 : 낮과 밤이 만나는 곳에는 일몰이 있지.
제자 : 일몰이라면 해가 넘어가는 것 말씀인가요?
낭월 : 맞아. 사진은 찍어 보셨어?
제자 : 그럼요. 카메라 들고 많이 돌아다녔었죠.
낭월 : 그렇다면 매직아워도 알겠네?
제자 : 당연하죠. 일출과 일몰 전후 30분이잖아요.
낭월 : 그렇게 답은 너분너분 잘 한다만....
제자 : 예?
낭월 : 아직도 모르겠어?
제자 : 그러니까, 매직아워에 음양이 있단 말씀이세요?
낭월 : 음양은 변화라고 했던가?
제자 : 방금 말씀하셨어요.
낭월 : 하루의 변화는 언제일까?
제자 : 그야 새벽과 저녁이네요. 아항~!
낭월 : 이제 내가 듣고 싶었던 답을 알겠어?
제자 : 그 선생이 잘못 하셨네요. 호호호~!

대만의 선생에게서 답이 왔습니다. 팔괘에 왜 구름괘가 없는지에 대해서 물었는데, 그건 원래 없으니까 없다고..... 이게 답입니까? 물론 낭월은 만족스럽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또 하나의 가능성을 닫아야 할 모양입니다.  내용은 소개하지 않을랍니다. 그래도 되지 싶습니다. 내심 기대를 했었는데.... '역시나~!'로 마무리 합니다.

일음일양이 도라고 했지만, 그 설명에는 두 글자가 빠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한 사소함이 세월이 흘러가면서 점점 후학들은 미궁으로 빠져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많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두 글자가 뭐냐고요? 별 것은 아닙니다. 하하~!

일음일양상봉지위도(一陰一陽相逢之謂道)

이렇게 해 뒀더라면 그 선생처럼 밤과 낮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밤이 한 번, 낮이 한 번 이것을 일러 도라고 하네.'라고 하는 말도 되지 않는 글도 남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남과 여'는 아무런 변화가 생기지 않습니다. '남녀'가 되었을 적에 비로소 불꽃이 튀고 사랑이 되고 자녀가 생겨나는 것이니까요.

 

4. 태양을 대표하는 것은 화괘(火卦)잖여~!


누구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답이 돌아 왔습니다. 태양이 화인 줄을 누가 모르겠느냐고 하려다가 말았습니다. 그래서 낭월한담에다가나 이렇게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연못 대신에 구름을 넣었으면 어떻게 해석이 되고 설명하기에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 것인데 원래 그렇게 생겼으니 더 이상 묻지 말라는 답을 하는 학자라면, 보나마나 '우레 대신에 태양을 넣을 수는 없었을까요?'라는 질문에도 '화괘가 태양이잖여'로 답이 될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형용사는 번역이고 통역이고 통변입니다. 진리는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것이라서 항상 고인들은 비유법을 택했습니다. 무토(戊土)가 뭐냐고 물으면 산을 가르쳤고, 기토(己土)를 물으면 땅을 가르쳤더니 산이 무토인 줄만 알고, 땅이 기토인 줄만 알고 살다가 그렇게 죽으면 되는 거죠 뭐. 하하~!

지월망수(指月望手)

문자를 하나 만들어 봤습니다. 사전에 안 나올 겁니다. ㅎㅎㅎ

우리는 오늘도, 고인의 지혜로운 가르침이 '달을 보라'고 외치는데 하염없이 손가락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늘 하게 되네요.

'무슨 뜻이지?'

낭월이 가장 듣기 좋아하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말은 알겠는데 그 뜻이 뭐냔 말이죠. 팔괘에 화괘가 태양을 의미하는 줄은 알겠는데 그렇다면 우레괘는 또 뭐냔 말이죠. 차라리 우레괘에 태양을 넣고 태양괘라고 하면 안 되느냔 말이죠. 어쩌면 우레는 천둥번개가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동쪽 하늘에 태양이 떠오르는 괘는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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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사진뢰(四震雷)입니다. 진하련(震下連)이니까 맨 아래의 초효가 양으로 되어있다고 외우는 방법도 알아두면 비슷비슷한 팔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아, 지나는 길에 서비스로 이것도 전해 드릴까요? 외울 뜻이 있으시다면 해롭진 않을 것이려니 싶기는 합니다만....

1. 건삼련(乾三連) : 건괘는 셋이 연결되었다.
2. 태상절(兌上絶) : 태괘는 위가 끊겼다.
3. 리허중(離虛中) : 리괘는 가운데가 끊겨서 허전하다.
4. 진하련(震下連) : 진괘는 아래가 연결되었다.
5. 손하절(巽下絶) : 손괘는 아래가 끊겼다.
6. 감중련(坎中連) : 감괘는 가운데가 이어졌다.
7. 간상련(艮上連) : 간괘는 위가 연결되었다.
8. 곤삼절(坤三絶) : 곤괘는 셋이 끊어졌다.

이대로만 외우시면 팔괘를 봤을 적에 무슨 괘인지 알아보는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 낭월이 알고 있는 것도 실은 이것이 전부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 괘상을 보십시다. 주역의 해설에는 우레라고 하고, 낭월이 보기에는 아무리 봐도 아침에 하늘을 뚫고 올라오는 태양으로 보입니다. 그림으로 비교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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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의 모습이 더 잘 어울릴까요? 물론 이것은 주최측의 농간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전제가 있었기 때문에 글을 읽는 사람을 유혹하고자 하는 검은 의도가 포함되어서 숨겨졌을 가능성은 다분하거든요. 하하하~!

그러니까 함정에 빠지지 말고 객관적으로 관찰하셔야 합니다. 우야던둥 낭월의 농간에 놀아나셔서야 되겠느냔 말씀이지요. 그러니까 이제부터 무심으로 두 그림과 위의 진괘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

어떻습니까? 잘 보셨습니까? 어느 쪽을 닮았습니까? 예? 답은 예측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여하튼 낭월은 일출의 풍경이 진괘에 더 잘 어울린다고 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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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괘의 위치와 방향입니다. 장남은 동궁에 거하기 때문에 왕의 큰 아들을 태자라고 하고, 그 태자가 거하는 곳을 동궁(東宮)이라고 한다는 것은 웬만한 기본 상식이 있으신 벗님은 알고 계실 것입니다. 어떠세요? 느낌이 좀 생기지 않으세요?

세상에~! 
가문의 희망인 큰 아들이 음산한 천둥번개?
이게 무슨, 말이야~ 헛소리야~?
태양이 떠오르는 동방이라는 것을 보고도
언제까지 그렇게 헛소리를 중얼거릴건데!

말은 그럴싸~하다고요? 그렇죠? 말이 그럴싸 하다면 이치도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라고 우깁니다. 일단 낭월이 던져 놓은 미끼를 덥썩 물었으니까요. 하하하~!

 

5. 화괘(火卦)가 태양이라면......


또 생각해 봅니다. 그 선생의 말대로 태양은 화괘라고 믿겠습니다. 믿어야 복을 받는다고 해서가 아니라 일단 믿고 들어가야 하니까요. 왜냐하면 낭월은 주역에 대해서는 아마추어이고, 그 분은 프로패셔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주역의 화괘는 태양을 본떠서 만든 것이었을까요? 그냥 지상의 불을 본떠서 만든 것이 아니고요?

낭월의 소견으로는 화괘는 지상의 불입니다. 왜냐하면 이허중(離虛中)이잖아요. 가운데가 허한 것은 태양일까요? 불일까요? 촛불과 비교를 해 볼까요? 왜냐하면 지상의 모든 나무에 붙어서 타오르는 불길은 촛불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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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가운데가 어두운 이유는 뭘까요? 그것은 바깥보다 공기의 접촉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온도를 재어 봐도 차이가 난다네요. 밖은 1400도라면, 안은 1200도라고 하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그래도 분명히 안쪽의 온도가 낮은 것은 분명합니다. 아울러서 공기를 필요로 하는 지상의 모든 불은 이렇게 되는 것이 필연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그렇죠. 그렇다면.... 항상 '그렇다면'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변화를 찾아가는 힌트는 언제나 '그렇다면'을 수반하거든요. 그렇다면, 태양의 형상은 어땠어야 할까요? 그것도 한 낮에 대지를 비추는 태양이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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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태양을 봅시다. 가운데가 밝고 주변이 어둡네요. 당연히 그래야 하겠죠? 이렇게 두 그림을 보고 나서 화괘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그것을 생각해 보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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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떻습니까? 이 괘는 태양을 닮았습니까? 촛불을 닮았습니까? 예? 당연히 태양을 닮았다고요? 가운데가 양인 것은 허공에 밝은 빛을 발하기 때문이라고요? 그러니까 이것이 태양괘라고요? 원 그럴리가요? 이것은 수괘(水卦)인데요. 태양괘는 이허중이라고 했습니다. 가운데 효과 끊겨야 한단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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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이겁니다. 이것이 리괘이기도 하고 화괘이기도 합니다. 이 모양은 촛불을 닮았네요. 가운데는 어둡고 가장자리는 밝으니까요. 반면에 태양은 아무리 봐도 이 그림으로는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물괘가 더 어울리니 참으로 갈수록 미궁(迷宮)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팔괘랑 놀아보는 것도 참 재미있습니다. 고인의 가르침에 대한 본 뜻이 어디에 있는지도 생각해 보고, 또 그러한 관점을 뒤집어서 살펴보기도 하면서 노닥거리는 것은 학문을 즐기는 자의 몫이려니 해도 되지 싶습니다. 궁리를 하다가 보면 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짭짤한 소득이 얻어지기도 하는 것이 사유(思維)의 결실이기도 하겠습니다.

 

20180414_171236 고사리

어느 사이에 비가 멈췄네요. 아무래도 고사리를 꺾으러 가야 한다고 연지님이 나오시지 싶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도 여기에서 총총 줄이고 장화를 찾아봐야 하겠네요. 오늘도 별스럽지 않은 낭월의 수다를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18년 4월 14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