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 기막힌 성명학

작성일
2009-08-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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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기막힌 성명학


 


 



  더위에 잘 지내시는지요? 낭월입니다.



  며칠 전에 대만에 갔다가 엊그제 왔는데 태풍으로 인해서 발이 묶여보기는 또 처음이어서 여행자의 일정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체험하고 온 셈이라고 하겠습니다. 하루를 더 연장하고 나서야 비행기가 데려다 주는군요. 그 바람에 재미있는 선생을 만나보고 오게 되었으니 항상 불행이 행운이 되고, 행운이 불행이 되는 반전은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모양입니다.


  이번 대만 나들이의 주요 목적은 곽 선생님의 八字時空玄卦에 대한 번역이 완료되었음을 말씀드리고 약간의 원고료를 지불할 것과, 책을 전해 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했는데, 의외로 바라지도 않았던 소득이 있었던 셈이네요. 사모님이 책을 보더니만 대만의 책보다 무지하게 예쁘다면서 흡족해 하시더군요.


  생각하지도 못헀지만 실은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고 해야 정답이겠네요. 이름이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대해서 낭월의 경험상으로 봐서는 신빙성이 떨어져서 말이지요. 이것이 기존의 한국에 존재하고 있는 성명학에 대한 소감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치적으로도 타당하지 않고, 실제적으로도 대입이 되지 않으니 그렇게밖에 생각을 할 수가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가장 짜증나는 것은 지금 현재 쓰고 있는 글자임에도 원형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말이 되느냐는 반항이 머릿속에서 항상 자리를 잡고 있다 보니까 그것은 그냥 이름을 불러야 하니까 지어야 하는 것이라는 정도의 필연성 정도만 생각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얼른 못 이해하시는 벗님을 위해서 참고로 말씀드린다면 忄은 3획이고, 心은 4획인데, 원래의 글자는 心이기 때문에 忄이 3획이지만 4획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글자는 수두룩하지요.


  여하튼 그것은 그렇다고 하고, 성명학에 대해서 관심을 두기 어려워서 짐짓 이름을 짓지도 않고 풀이하지도 않았는데 이번에 대만 나들이에서 재미있는 인연을 만나서 이름에 대한 새로운 관념을 갖게 되었다는 점을 말씀해 드리고 싶어서 대만에서부터 손가락이 근질근질했는데 글을 쓸 여건이 되지 않아서 이제서야 귀가하여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이야기를 읽어보신다면 벗님께서도 관심이 동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이전에는 한국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작명법을 낭월이 소개하게 되어서 또 즐겁네요 이러한 정보를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도무지 재미가 없거든요. 함께 즐기면서 재미있어하는 것보다 더 흥겨운 일도 없잖아요. 서론이 좀 길었네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1. 대남(臺南)에서 온 진객(珍客)


  곽목량 선생님의 제자라는 분이 곽선생님 댁으로 달려온 것은 아침에 몇 가지의 질문을 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전날에 저녁을 먹으면서 대남에 있는 제자가 박선생을 꼭 보고 싶어한다면서 선생님 댁에 오게 되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기에 만나보자고 했더니만 다음 날 강의시간에 맞춰서 왔던 것이지요.


  그리고 대남의 특산품을 한 아름 가득 들고 와서 그 것만으로도 한 가방이 되는 바람에 짐은 가득 늘어났지만 처음 만난 인연에 대한 정이 있기에 고맙게 끙끙대고 짊어지고 왔습니다. 그리고 강의를 듣는 태도가 참으로 되었더군요.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비로 MP3녹음기를 켜고 메모노트를 집어 들고 경청하는 자세가 과연 학생다웠습니다.


  낭월의 궁금했던 질문을 하다가, 그 대남의 선생도 공부하러 온 학생이기에 뭔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을 하라고 했더니만 질문을 듣는 것이 더 좋다면서 사양을 하더군요. 별로 나눈 이야기는 없지만 선생님들 존경하는 자세와 멀리서 공부하러 온 우리 일행에 대한 존경(?)이 느껴졌습니다. 역시 배우기 좋아하는 사람은 배우는 사람을, 그것도 열정적으로 배우는 사람을 만나면 저절로 경외심이 드는가 봅니다.


  참고로 대만은 북과 중과 남과 동으로 큰 도시가 있습니다. 대북은 수도이고, 대중은 중간이며, 곽선생님이 거주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만의 원래 고도(古都)인 대남이 있지요. 물론 대남의 이웃에 고웅이라는 큰 도시가 있어서 다소 위축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고도의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하네요.


  여하튼 질문을 다 한 다음에 낭월이 이름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왜냐하면 전 날 저녁에 곽선생님이 띠를 대입하여 풀이하는 성명하게 대해서 언급을 했는데, 좀 더 설명을 듣고자 했거든요. 그런데 질문을 받자마자 반색을 하면서 그 사형을 가르키는 겁니다.


“아, 박선생 그 질문을 참 잘 했소. 바로 이 왕선생에게서 나도 배웠으니까 오늘 제대로 한 수 배우시겠네. 왕선생이 설명을 직접 해 줘 봐요.”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우선 저의 이름으로 풀이를 해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부탁을 하면서 메모지에 박주현(朴珠鉉)의 세 글자를 적었습니다. 그래놓고서 설명을 기다렸지요. 무슨 이야기를 듣더라도 공부니까 말이 되든 안 되든 상관없이 인연이 되었으면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보는 낭월입니다. 적어도 그렇게 배워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라도 배울 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하하~


2. 명정재(名情財) 성명학


 


  자신이 운용하는 것은 ‘명정재 성명학’이라고 합니다. 그것이 뭐냐고 했더니 名은 명예와 관운과 부모의 인연을 보는 것이고, 情은 부부인연이나 사랑에 대한 것을 보는 것이며, 財는 뭐 설명이 필요없겠네요. 재물에 대한 것이니 말이지요. 이렇게 구분을 크게 해 놓고 시작을 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풀이를 하는데, 이것이 또 오주괘로 점을 치는 것만큼이나 정확하다 싶을 정도로 부합되는 이야기가 많더군요.


  재미있는 것은 연지(年支)를 넣어서 대입하는 것입니다. 이것 하나만으로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더군요. 같은 이름이지만 살아가는 것이 다른 이유는 출생년도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해답이 가능했습니다. 한국의 성명학에서는 그러한 개념이 없으니까 새롭다면 새롭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띠를 놓고 대입을 하므로 정확히는 年支만 운용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즉, 年支는 선천적인 주체(主體)가 되고, 이름은 후천적인 객체(客體)가 되어서 대입하는 것인데, 부모의 인연을 이름으로 풀이하는 것을 보면서 묶어서 보는 것이 아니라, 글자의 모양을 보면서 오른쪽과 왼쪽의 모양을 대입하여 오른쪽은 아버지를 의미하고 왼쪽은 어머니를 의미한다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주더군요. 물론 오른쪽은 양이고, 왼쪽은 음이라서 그렇다는 부연설명까지 해 줬습니다.


“사형은 정유(丁酉)생이니까 酉金이 주체가 됩니다.”
“이해가 됩니다.”
“이것은 金으로도 보고 닭으로도 보게 됩니다.”
“그렇겠네요. 잘 알겠습니다.”
“朴은 목(木)과 복(卜)으로 구성된 글자입니다.”
“그렇다면 木은 나쁘겠군요. 酉金과 극하는 관계이니 말이지요.”
“맞습니다. 바로 이해하시네요.”
“성씨가 나쁘다는 이야기는 박씨 집에 잘못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되나요?”
“그렇게 말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재미있네요. 卜은요?
“일자를 세운 것은 명예를 상징합니다.”
“그럼 좋다는 뜻일까요?”
“그렇기는 한데 옆의 점(丶)이 문제네요.”
“그것은 결함이 되겠군요. 뻗어가는데 장애가 생긴 것일까요?”
“바로 그것입니다. 박선생의 명성을 이용하는 제자들이 많겠네요.”


  이 말을 들으면서 낭월학당의 지부를 해체했던 생각이 문득 떠 올랐습니다. 그러면서 쓴 웃음을 지었지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이지요. 그렇지만 그것이 큰 결함은 되지 않는다고 해석을 하는데 이러한 이야기를 처음 들어본 것이어서 흥미가 동할 수밖에요. 그러면서도 또 바로 의문이 드는 것은, 그렇다면 박가로 태어난 닭띠는 다 그렇겠네? 였지요.


“어려서 고생을 많이 했겠습니다. 특히 20대에 말이지요.”
“그렇습니다. 왜 그렇게 나옵니까?”
“가운데 글자인 珠를 분석하게 되어서입니다.”
“어떻게 분석하지요?”
“왕(王)변은 土가 두개 마주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를 합니다. 또 주(朱)는 未의 변형으로 보고 역시 土가 됩니다. 특히 未는 성의 朴에서 木과 연합하여 亥卯未로 木의 기운을 유발시키게 됩니다. 이것은 결국 주체인 酉를 공격하는 작용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 결과로 노력은 많이 하였지만 힘든 나날이었다고 보게 되는데, 더구나 이들이 연간(年干)의 정화(丁火)를 생조하여 화극금(火剋金)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더욱 힘이 많이 들었을 것으로 판단을 합니다.”
“가운데 글자는 애정관계도 보게 되는데, 20대에는 이러한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고 갈등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해석하게 되어서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게 되는 과정이 나타난다고 풀이를 합니다.”
“끝에 있는 현(鉉)자는요?”
“이것은 재물운을 보는 것입니다. 해석은 중년이후로 대입을 합니다.”
“그렇다면 다소 좋게 해석이 되겠네요. 금(金)이 있어서 말이지요. 맞나요?”
“그렇습니다. 현(玄)은 뱀으로 보고 巳로 대입합니다.”
“그게 왜 뱀이 되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구불구불한 것은 뱀이 기어가는 모양입니다.”
“아, 그래서 동물도 보고 글자도 보고 오행도 보는군요.”
“金과 巳와 酉는 모두 금이면서 巳酉丑의 三合이 됩니다.”
“그렇다면 매우 다행인가요?”
“그렇습니다. 중년 이후에 금전적으로 구차하지 않는다고 해석합니다.”
“그나마 다행이네요.”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풀이를 들었는데, 스스로 놀란 것은 어느 사이에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대화를 나누는 두려움은 이제 없어진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대만사람을 만나면 부담부터 되었는데, 이제는 내용에 집중하느라고 외국어를 듣고 있다는 생각이 크게 들지 않으니 다소 익숙해 진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책으로 이해를 하려면 무슨 책이 좋을까요?”
“아직 이야기를 더 해 드려야 하는데요……”
“아이쿠, 씨마?(그렇습니까?) 뚜이부치(미안합니다.), 지쉬슈어바(계속 말씀해 주세요).”
“저는 이것을 곽사부님께 전수받은 시공괘(時空卦)를 응용시켰습니다.”
“시공괘라면 저도 배웠으니 응용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참고가 되겠네요.”
“그리고 이것이 대단히 재미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좀 듣고 싶네요. 어떻게 하시는 건가요?”
“이때에는 이름이 주(主)가 되고, 일진(日辰) 즉 시공괘가 객(客)이 됩니다.”
“그렇다면 오늘이 계미(癸未)니까 이것이 객이 되는 것이군요.”
“그렇지요. 여기에다가 현재의 상황을 풀이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재물을 본다면, 현(鉉)자와 癸未의 관계를 보는 건가요?”
“바로 그것입니다. 물론 감정이나 명예나 건강을 다 볼 수가 있지요.”
“박 사형님의 현재 상황을 보려면 이렇게 대입하게 됩니다.”


  이 부분의 이야기는 오주괘를 이해하고 나신다면 바로 응용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길게 설명하려니까 좀 복잡하네요. 그래서 생략하겠습니다만 이렇게 대단한 연구들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느낌이 충분하게 다가온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화인에게 가을의 오주괘반에서 응용하는 방법을 설명해드리면 좋겠다고 했더니 그것도 좋겠다고 하더군요.



“이제 책에 대해서 안내를 해 드리겠습니다.”
“예, 무슨 책을 보면 되나요?”
“진안무(陳安茂) 선생의 명정재성명학이 있습니다.”
“그렇군요. 서점에 가서 찾아 보겠습니다.”
“원래 이 선생님이 창시자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언제부터 이러한 성명학을 사용하게 되었습니까?”
“벌써 십년도 더 되었습니다. 다만 유행하게 된 것은 4~5년 되었네요.”
“그렇군요. 그 책만 보면 되겠습니까?”
“또 한 선생이 있습니다. 정우환(鄭宇寰)의 책이 있습니다.”
“책 이름은 어떻게 되지요?”
“체용(體用)성명학입니다.”
“이름도 좋네요.”
“그런데 책이 총 16권인데, 앞의 13번까지는 볼 필요 없습니다.”
“그것은 왜 그런가요?”
“진안무 선생의 책 한 권 속에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군요. 그러면 그 다음부터 보면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14, 15, 16권을 보면 됩니다.”
“이거 생각하지도 못한 귀한 가르침을 들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아닙니다. 모두 곽사부님의 말씀을 배워서 적용시켰으니까 서부님 공이지요.”
“겸손하시기도 하네요. 올해 나이는 어떻게 되셨어요?”
“병오생입니다. 44세가 됩니다. 아직 어립니다.”
“그런데 이런 연구를 하셨단 말이군요. 존경합니다.”
“아닙니다. 다음에 놀러 오시면 한 턱 대접하겠습니다.”
“예, 꼭 들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한국에도 놀러 오시고요.”
“예, 고맙습니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용은 모두 촬영을 해 뒀습니다. 이번에는 동영상을 찍는 친구를 데리고 갔거든요. 자막을 넣게 된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간에 소개를 해 드릴 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시간은 언제가 될지 장담을 못 하겠습니다.


3. 체용 성명학


  곽선생님 댁에서 이야기를 다 나누고 일정에 따라서 대북으로 돌아 온 다음에는 다시 서점에 가서 성명학 코너를 가 봤습니다. 그랬더니 비로소 작명에 대한 책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항상 생각하는 것입니다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많은 종류의 책들이 각기 띠로 보는 성명학을 주장하면서 진열이 되어 있었으니 이제 인연이 된 것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다만 미리 추천을 받은 책이 있어서 이미 구면이 되어버린 저자들의 책을 찾아서 구입하면서 또 낭월학당의 열성학도들께서 관심을 가지면 바로 품절이 되어버리는 안타까움을 전해 드릴 수도 있겠다 싶어서 여유분도 좀 구입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박스의 책이 추가되었지요. 물론 이 책은 이번 주 중으로 비행기를 타게 될 것으로 봅니다. 우편은 약 일주일 정도 잡거든요. 늦어도 다음 주에는 들어올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태풍으로 비행기가 하루 늦어지면서 여유를 얻게 되자 이번에는 직접 저자를 찾아가 보고 싶어서 또 좀이 쑤시는 낭월이겠지요? 안 보셔도 비디오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수소문을 해 본 결과 다행히 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정우환(鄭宇寰) 선생이 있는 겁니다. 짐을 싣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들려서 이야기를 좀 듣고자 했습니다.



  우선 들고 간 책에 싸인부터 받아놓으면서 주객 간에 싹트는 정을 느꼈습니다. 나이는 대략 40대 중반정도 되어 보였는데, 활달한 성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야기를 하는 내내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에 대해서도 흔쾌히 승락을 하여 마음놓고 찍을 수가 있었지요. 언제 시간이 되면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에는 화인의 이름을 풀이해 보기로 했습니다. 낭월의 이름은 이미 대중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려고 한 것이지요. 원래 화인의 이름이 홍순란(洪順蘭)인데, 이번에 오주괘를 내면서 뭔가 그럴싸한 이름으로 필명을 삼고 싶다면서 홍수민이라고 했는데, 대중에서 그 이름을 꺼냈다가 이러한 이름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만 늘 불러왔던 홍순란에 대해서 설명을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요약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화인은 갑인(甲寅)생이므로 호랑이띠에 해당합니다. 성씨는 洪이므로 물수(水)가 중요한데, 寅木은 水를 만나면 생조가 되므로 힘을 얻는다고 합니다. 특히 어머니와의 인연이 좋다고 하네요. 어머니만 보면 힘이 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 일곱 딸 중에서 어머니와 함께 있는 딸이기도 한 것으로 봐서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공(共)은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배합이었는지 부친의 인연은 약하다고 하더군요. 왜 그렇게 푸는지는 안 물어봤습니다. 책을 보면 답이 있을 것이고, 비행기 탑승 시간이 자꾸만 재촉을 하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가운데 글자가 문제라는 겁니다. 순(順)은 천(川)과 혈(頁)로 나눠지는데, 川은 뱀으로 본다는군요. 이러한 부분이 다소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만 풀이하는 방법이 그렇다면 일단 수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따지는 것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수용부터 했습니다. 그러니까 인사형(寅巳刑)이 되어서 젊은 시절에는 무척이나 고단했겠다고 말합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고단하다고 해야 하겠으니 틀렸다고 못하겠다 싶네요.


  頁은 용(龍)을 의미한답니다. 띠는 호랑이요, 가운데 글자는 龍이니 이것이 무슨 낭패란 말입니까? 그야말로 ‘용호상박(龍虎相搏)의 대흉한 글자라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順은 남자에게 쓰는 글자인데 왜 여자이름에 들어갔느냐면서 의아해 하더군요. 그것이 각 국민의 정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자에게 이러한 글자를 주면 팔자가 세어져서 못쓴다나요? 여하튼 이렇게 해서 또 하나의 의미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란(蘭)은 초두(艸)와 란(闌)으로 구성되어있어서 초두가 양이 되고, 란이 음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재물을 의미하는 글자가 없으니 이름은 필히 바꿔야 하겠다고 하면서 개명까지도 해 줬습니다만 그것이 중국식이어서 좀 어색하더군요. 이것은 다음에 책을 좀 더 보고서 연구하여 적용하면 될 것으로 봅니다.



  무엇보다도 호랑이는 고기(肉)를 먹고 사는데, 세 글자의 어디에도 월(月)이 없으니 배고픈 호랑이라나요? 그래서 이 친구가 낭월(朗月)을 의지하여 공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낭월에는 고기를 의미하는 글자가 둘이나 들어있으니 말이지요. 하하~ 말은 되지요?


  참고로 고기육(肉)이 변으로 가면 월(月)이 됩니다. 이러한 글자의 배합으로는 간(肝), 위(胃) 폐(肺)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달을 나타내는 월(月)도 고기로 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원래 뜻과 형상의 의미를 함께 파악하게 된다는 점을 또 생각해 볼 수가 있었습니다.


4. 책 속에 들어있는 글자들의 의미


  물론 책은 아직 자세히 못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대략 훑어봤지만 글자들에 대해서 일일이 해석하는 방법이 붙어있어 보이네요. 그래서 천천히 보면서 이해를 한다면 대입하는 것에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종전에 보던 방법의 획수에 의한 대입에 대해서 질문을 했습니다만, 그것은 기(氣)로 보는 것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이러한 띠로 보는 성명학은 형(型)으로 보는 것이라는 말도 해줬습니다. 물론 획수로 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물수(水)를 써 놓고 이것이 물인데, 왜 金이라고 하느냐는 것이지요. 그래서 문득 속으로만, ‘그럼 川도 물인데 왜 뱀이라고 하냐?’라고 하고 싶었습니다만 앞으로도 시간이 있으니까 공부를 좀 하고서 질문을 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여겨서 다음 기회로 미뤘습니다. 책을 보고서 대들어도 늦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 동안 작명을 의뢰하실 경우에는 별로 지어 줄 마음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 낭월의 마음이었습니다만 이 작명법을 이해하고 나서 과연 쓸만하다면 작명과 개명도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서울학당에서도 작명에 대해서는 이 방법을 갖고 설명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보고 있습니다. 뭐든지 배웠으면 활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말이지요.


  궁리가 되신다면 주변의 이름자를 적어 놓고 풀이를 해 보시는 것도 재미있겠습니다. 가령 토기 띠인 묘(卯)년 생이 호(虎)자를 쓴다면 얼마나 흉할 것인지를 짐작할 수가 있겠다는 식으로 대입한다면 겉핥기식으로나마 재미있는 우스갯소리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뭐든지 재미있으면 그게 최고지요 뭐. 공부는 천천히 하시고 말이지요.



  대만에 한 번 갈 때마다 한 수씩 배우는 재미가 쏠쏠한데 오늘은 이와 같은 이야기를 전해 드릴 수가 있어서 또 행복한 낭월입니다. 마음이 내키신다면 관심을 갖고 궁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한자가 문제라고 하시는 벗님들은 일단 큰 마음을 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하면 됩니다. 망설이다가 10년이 지나가면 다시 할 것은 후회밖에 없거든요. 낭월이 살아가면서 얻는 지혜는 것은 것이 아닌가 싶기에 전해 드리는 말씀입니다.


  오늘은 하늘도 무척 맑은 것이 가을분위기가 넘치네요. 둥둥 떠다니는 구름은 다시 여행바람을 자극하기는 합니다만 우선 밀린 일들을 좀 하고 정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대북에서 지나가다가 얼른 눈에 띄는 조각품이 있어서 발걸음을 멈췄는데, 제갈량 선생이 미소를 머금고 낭월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에 이끌려서 들어가게 되었고 마침내 업어오게 되었습니다. 사진이라도 한 번 보시지요? 아마도 인연이 되시는 벗님이 계실 것 같아서 서점에 모셔놓으라고 했습니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마무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낭월도 또 바빠졌네요. 곽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한 두달만 보면 바로 응용이 될 텐데 뭘 걱정하느냐고 합니다만, 이것은 기본기에 충실한 힘을 담아 놓으면 어느 학문을 접하더라도 쉽게 응용이 되는 까닭이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다시 강조해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음양오행~~!!!’입니다.


               2009년 8월 10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