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3] 콩나물뿌리 연구를 왜 그만둬요...

작성일
2009-02-13 13:16
조회
6346

[제403화] 박상철 박사께서 콩나물 뿌리 연구를 그만 뒀다네요.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오늘 낮에 문득 EBS교육방송에서 나오는 명의라는 프로그램에 생화학연구학자 박상철 교수라고 하는 분에 대한 이야기를 봤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연구열과 끝없는 의심증과 궁금증으로 자신의 세계를 열어하고 있으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 분의 현재 화두는 '장수'라는 군요. 장수를 하는 것에도 뭔가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숙명적으로 단명한다 장수한다는 것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연구를 하는 것이 참 새로웠습니다.


그런데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서 알콜을 분해하는 성분으로 아스파라긴산인가를 찾아냈고 그래서 그 성분이 콩나물 뿌리에 많으니까 숙취해소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셨다네요.


그 이야기를 발표한 후에 식당에 갔다가 술과 함께 뭘 먹기에 뭐냐고 했더니, 술에 취하지 않는 약이라고 하면서 함께 먹더랍니다. 결국 자신이 연구를 한 것은 몸에 해로운 술독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이렇게 와전되어서 술을 많이 먹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연구에 상처를 받으셨던지 그만 그 연구를 집어치웠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연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들어오는 생각은 노벨이었지요. 광부들의 노동력을 줄이기 위해서 만든 다이나마이트가 결국 사람을 죽이는 용도로 사용되면서 엄청난 죄책감에 빠지게 되었다고 하는 것은 다 알고 계시지요?


이러한 것을 박 교수님이 알고 계셨다면 당연히 그러한 부작용(?)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쯤은 생각해야  하였을 것이며, 그러한 것도 이미 계산에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악용하는 사람은 냅두고 참으로 어쩔 수가 없이 술을 마시고 몸을 지켜야 할 사람을 위해서 계속 연구를 했어야 옳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연구를 한다는 것은 그렇게 칼날의 양면입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연구가 악욕되는 방향으로 사용되기 위해서 만들었겠느냐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합니다. 가령 도둑이 금고를 열고 재물을 훔쳐가는 기술도 결국은 자신의 집에 문이 잠겨서 못들어가고 안타까워하는 사람을 위해서 마련된 것일테니까 말이지요.


눈 위에 발자욱이 없으면 길이 보이지 않지요. 그리고 처음으로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자신의 발자욱이 조심스럽답니다. 왜냐하면 그 길을 따라서 또 하나의 길이 될 것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는 것이지요. 당연히 옳고도 지당한 이야기라고 하겠습니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서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도 있다고 하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이것도 역설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발걸음만으로 조심을 하다가 평생 남이 지나간 길만 따라가는 안전운행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고, 박상철 교수님의 이야기를 보면서 과연 그는 자신이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불가의 말에 그런 것이 있습니다. '장부에게는 하늘을 찌를 기세가 있으니 부처가 지나간 길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그것입니다. 자신의 소신대로 길을 가면 되는 것이고, 그 길은 또 하나의 새로운 길이 되어서 지도에 기록이 될 것입니다. 만약에 모든 사람들이 새길을 두려워했다면 그렇게 많은 분야의 길들(의학이든 과학이든 문학이든 간에)은 생겨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하는 점을 느껴봤습니다.


그 분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너희들은 남이 열어놓은 문으로 들어가서 마당이나 넓히는 사람이 되지 말고, 아무리 작은 문이라도 좋으니까 스스로 열고 들어가는 사람이 되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친답니다. 그러한 말을 할 수가 있는 사람은 모험심으로 자신의 미래를 스릴만점의 흥미진진함과 함께 계획하고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자평명리학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고전을 보면서 옛 선현들의 지혜를 생각하면서 그 곳에서 길을 찾고, 또 길이 끊어진 곳에서는 새로운 길을 만들면서 자신의 길을 내어서 진리와 통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30년을 삼명통회를 연구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그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지요. 우리는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오늘은 또 내일의 지표가 되어서 출발선에 놓이게 되는 것이지요. 그 학자의 두려움없는(있기야 하겠지만 학문적 욕구로 인해서 극복할 것이라고....) 연구정진력에 대해서 박수를 쳤습니다.


물론 다시 안타까워하는 것은 알콜분해 연구를 더 하셨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지요. 자신의 학문은 선용도 되고 악용도 될 겁니다. 그리고 그것은 또 그들의 몫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새로운 경지의 길을 개척해 놓으면 그 다음의 일은 또 후대의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오늘의 연구에 몰두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원래 법을 만들어 놓으면 그 법을 악용해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잖아요. 가려진 곳을 보려고 카메라를 만들었는데 그 카메라로 놀음판에서 사기도박을 하고 있다고 해서 카메라 만든 사람을 탓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새로운 길에는 항상 위험과 스릴이 함께 합니다. 낭월도 그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의 부류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의 마무리를 지켜봤습니다. 물론 그 박사님의 노화연구에 큰 성과가 있으시기를 기원드리고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2009년 2월 13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