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인생의 3大 악재(惡材)

작성일
2009-02-03 14:52
조회
9325

[제400화] 인생의 삼대 악재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설도 지나고 내일(정확히는 오늘밤 1시50분)이면 입춘이 되니까 여하튼 기축년이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네요. 내일은 낙산사로 나들이를 갈 일이 있어서 잠시 정리를 하다가 문득 책에 한 구절이 나와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무자년의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그래서 함께 생각을 해 보시자고 마음을 일으킵니다.


1. 소년출세(少年出世)


당연히 옳은 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사주를 놓고 운명을 상담하면서도 어려서 운이 좋은 사람을 만나면 늘 걱정이 앞서곤 합니다. 그러한 의미도 역시 같은 뜻으로 이해를 하면 되겠네요. 어려서 운이 들어오면 잠시 즐겁기야 하겠습니다만 그렇다고 어린 녀석이 뭘 할 수가 있겠어요. 그냥 재미있게 노느라고 시간을 다 보낼 것이 뻔 하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일생에 들어오는 운이라는 것이 천간의 두 글자와 지지의 두 글자의 황금기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큰 기대를 할 수가 없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러한 것을 어려서 보내버리고 나면 나중에 찾아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소년출세가 인생의 삼대 악재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어려서 출세를 하면 기고만장하여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다가 신세를 망치게 된다는 의미로 마련이 된 뜻일 수도 있겠습니다. 여하튼 의미는 같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2. 중년사별(中年死別)


원래 말로는 상처(喪妻)로 되어있습니다만 이것은 옛날의 이야기려니 하겠습니다. 요즘에는 부부가 서로 같은 입장이기 때문에 상처나 상부로 봐야 할 것 같아서 말이지요. 그래서 적당한 말이 뭔가 있을 것 같아서 생각을 해 보니까 사별이 떠오르네요. 그리고 사별이라고 하는 말은 부부간에나 하는 말이지 다른 경우에는 잘 쓰지 않으니 별 무리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과연 중년의 악재로 작용을 하겠지요? 아이들도 독립하기에 이르고 자신도 뭔가 일을 해야 하는데 아내가 갑자기 죽는다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이혼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소재로 봐도 되겠습니다. 이미 마음에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에 헤어지는 것이 더 행복을 위한 준비일 수도 있겠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사별이라는 것은 좀 다르지요. 함께 힘을 합해서 살아가고자 하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으니 말입니다.


40~50대의 중년에 배우자가 없어진다는 것은 여성의 입장에서도 결코 만만한 문제가 아니겠습니다. 어린 아이들과 뭘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모르고 방황하는 많은 여성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일이니까 그 정황이야 누구라도 능히 짐작을 할 수 있겠습니다.


사주로 봐도 중년은 일지(日支)의 시기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받침이 되어야 할 일지가 사라진다면 허공중에 매달려서 대롱대롱~~ 인생의 그림이 참 난감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에 어렵지 않겠습니다.


3. 노년빈곤(老年貧困)


젊어서의 가난이야 무슨 허물이 되겠느냐고 하며, 심지어는 사서라도 고통을 당하는 것이 좋다는 말도 하는 것을 보면 젊어서 겪는 빈곤은 오히려 그릇을 키우는 것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중년만 되어도 아직은 기회가 있다고 하겠으나 노년이 되어서 기운도 쇠락해지고 자신을 찾아주는 사람도 없고, 오라는 대도 없는 상황에서 하던 일도 멈춰야 할 판에 수입이 없어서 곤궁함을 면하지 못한다면 참 큰일이라고 할 밖에 없겠습니다.


노년에 재산이 없으면 자식에게 버림을 받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멸시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담을 하면서 60세 이후에 좋은 운이 들어온다고 하면, 대개는 '다 늙어서 운이 오면 뭘 하느냐'면서 탐탁하게 생각지 않거든요. 그럼에도 낭월은 그게 아니라고 열심히 이야기를 해 줍니다. 과연 늙어서의 재산이 의미가 없겠느냔 말이지요.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지요? 20대의 부부는 사랑으로 살고, 30대는 정신없이 살고, 40대는 미워하며 살고, 50대는 불쌍해서 살고, 60대는 살아주는 것을 고마워하면서 살다가, 70대가 되면 등을 긁어 주면서 산다는..... 늙어서 사별을 하는 것도 결코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할만 하지 싶습니다.


이상이 인생의 삼대 악재라고 하는데, 과연 일리가 있어서 함께 생각을 해 보시자고 정리를 해 봤습니다. 여기에 낭월은 인생의 4대 악재를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과연 여기에 다시 하나를 추가한다면 뭘 넣을 수가 있을지 한 번 생각해 보십시다.


4. 평생무학(平生無學)


인생의 소년도 중요하고 중년도 중요하고 또 노년도 중요합니다만 사실 일생이 다 중요하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한다는 것은 이러한 시기들을 위해서 뭔가 할 수가 있는 노력의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일평생을 배우지 않고 살아간다면 그 사람의 미래는 또 어떨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사진공부를 하면서 일우선생님 하시는 말씀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책 한권 읽지 않은 노처녀이고, 그보다 더 무서운 사람은 평생에 성경책 한 권만 읽은 노처녀'라고 하면서 웃었던 적이 있습니다만 전혀 허무맹랑한 이야기만도 아니라고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무슨 공부거나 열심히 하는 사람이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아닐까 싶고, 심지어는 소년출세를 하고 더 나아가지 못하거나, 혹은 중년사별하고 고독하게 살아가거나, 늙어서 가난하더라도 공부하는 마음이 있다면 최악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부터 70이 넘으신 장모님께서 한글을 깨우치기 위해서 논산의 공부방에 나가시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버스의 행선지 이름을 읽을 수가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겠다는 소박한 꿈을 보면서 과연 배움에 게으르지 않았는지 스스로를 다잡게 되네요.


벗님의 올 한해도 배움의 나날들로 무궁한 행복이 겹쳐지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그래서 무슨 악재가 발동하더라도 공부의 재료로 삼아서 더욱 풍요로운 내일을 준비 할 수 있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09년 2월 3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