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 반풍수와 온풍수

작성일
2005-07-1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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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반풍수와 온풍수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드디어 복중이 이 되어버렸네요. 엇그제 초복이 지났으니 말이지요. 아마도 앞으로 한 달 정도는 더위와 씨름을 해야 할 모양입니다. 그리고 더위를 이기는 방법은 독서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요즘 책 속에 빠져서 하루해가 어떻게 가는지도 못 느끼고 있으니 더위가 있는지 없는지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지 않은가 싶습니다. 지나는 길에 한 생각 해 봤습니다.




1. 반풍수가 집구석 망친다기에




다들 들어보신 말씀이지요? 반풍수가 되면 집구석만 망치게 된다는 말로 통용되는 것이니, 뭐든지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 해가 더욱 크다는 의미로 이해를 하시면 틀림이 없겠습니다. 마침 풍수공부를 하게 되어서 이 말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반풍수라는 뜻이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뜻에는 두 가지가 있음을 생각하게 되었네요. 그 하나는 덜된 풍수이고, 또 하나는 반쪽짜리 풍수라는 것입니다. 그 말이 그 말 아니냐고 하시겠습니다만 눈치가 빠르신 벗님은 얼른 알아채시네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2. 덜된 풍수




덜된 풍수는 공부가 부족한 상황을 말합니다. 공부 중이라는 의미가 더 정확하겠습니다. 공부하면서 궁리하고 대입하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반풍수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공부중인 풍수학자’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온전한 온풍수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으로 이해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왜냐면 아직은 다 채우지 못했지만 열심히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완전히 채워서 넘치도록 하게 된다면 비로소 온 풍수가 되겠지요. 이러한 상태가 되기 전에는 반풍수라고 할 수도 있겠다고 봤습니다. 말이 되나요?




3. 반쪽 풍수




‘이것은 또 뭔소린고?’하시겠습니다. 이미 완성이 된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완성이 되었는데 반쪽만 완성이 된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겠는가 하시겠습니다만, 그럴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낳았는데, 뇌가 없는 것도 반쪽짜리라고 할 수가 있겠고, 컴퓨터를 만들었는데, 하드를 넣지 않아도 반쪽짜리 제품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완전하게 다 된 상태의 반쪽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이것을 도자기로 비유를 들면 적당할까 싶네요. 그러니까 덜된 풍수는 한참 흙을 주물러서 그릇을 만들고 있는 상태라고 하겠고, 반쪽 풍수는 반쪽짜리 그릇을 만들어서 가마에 갔다가 나온 그릇을 말한다고 이해를 하면 적당할까 싶습니다.


 


물론 예술가의 가마에서는 그러한 그릇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예술가의 눈에는 완전한 작품이지만 관중은 반쪽이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4. 흙을 찾고 있는 낭월




그 중에서 낭월은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반풍수냐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지금 겨우 무슨 흙으로 그릇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살피면서 흙 구경을 하고 있는 입장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왜냐면 흙을 잘못 선택하면 터진 그릇, 찌그러진 그릇, 심하면 반쪽짜리 그릇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인생의 시간을 투자했으면 아무 짝에도 못 쓰는 그릇은 만들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세계 각처의 그릇을 구경하고 다닙니다. 그릇을 보면 흙을 알 수가 있으니까 말이지요.




그래 흙은 찾았느냐고요? 그게 참 어렵네요. 그래도 대략 무슨 흙을 쓰면 그릇 모양이 어떻게 되겠다는 정도는 이해를 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씀을 드린다면 반풍수를 면하는 법 정도를 어렴풋하게 느꼈다고 보시면 아마 적당할 것으로 생각이 되네요. 이것만이라도 소득이 정말 컸다고 스스로 즐거워하고 있답니다.


 


어젯밤 꿈에는 풍수역사를 만들고 있는 자신을 봤습니다. 그 속에 푹 빠져서 고인들의 자취를 쫓느라고 정신이 없는 자신을 바라다보면서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묘한 꿈이었습니다. 망상이 극을 달리는가 싶기도 하네요. 하하~




5. 반풍수를 면하는 법




낭월이 얻은 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반풍수를 면하는 길이 있다고 느낀 것에 대한 소견입니다. 왜 반쪽짜리 그릇이 존재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하겠습니다. 중국의 고인들이 무엇을 고민했는지 알아보니까 왜 반쪽짜리 그릇이 나오게 되는지를 몰라서 많은 나날을 고심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을 깨닫고서 완전한 그릇을 만드는 법을 알려줬지요. 그런데도 후학들은 그러한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한 고민들을 많이 발견했습니다.




그 반쪽의 하나는 공간법(空間法)이었습니다. 당나라때부터 공간법에 대해서 연구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법은 우리나라에서도 고인들의 연구가 깊어서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좌청룡 우백호라고 하는 이야기들입니다. 누구나 알고 계시지요? 그 정도로 공간성에 대한 이해를 많이 하고 있다는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다. 이것이 그 반쪽의 그릇입니다. 원래 오랫동안 그 반쪽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다른 반쪽이 있다는 생각도 미처 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확인을 하면서 그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확인이 되었겠지요. 무슨 까닭인지 맞기도 하고, 맞지 않기도 하는 일이 발생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반쪽이 되었던 것을 알게 된 것은 송나라의 오경란 선생이었던가 싶습니다. 그 분이 반쪽짜리를 온쪽으로 만들기 위해서 애를 쓰신 흔적이 많이 남아 있기에 해본 생각입니다.




그 나머지 반쪽은 땅의 운, 즉 시간법(時間法)이었던 것입니다. 시간법을 모르고 공간만 생각을 했는데, 시간법을 찾아 내고서야 비로소 완전한 그릇을 만드는 성공이 되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6. 형기(形氣)와 이기(理氣)




결과를 보면 형기법과 이기법으로 나눌 수가 있겠습니다. 풍수용어로 본다면 용(龍), 혈(穴), 사(砂), 수(水), 향(向)에서 용혈사수는 형기에 가깝고, 향은 이기에 가깝다고 보시면 큰 문제는 없겠습니다. 물론 형기에서도 향을 논하지만 이기법에서 말하는 향과는 의미가 다르다고 봐야 할 모양입니다.




1) 용(龍)


용은 용맥(龍脈)이라고도 합니다. 산세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고, 흐름에 따라서 용이 살아있다거나 죽어있다거나 하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2) 혈(穴)


명당을 말합니다. 산소로 치면 시신이 묻힐 자리를 말하지요. 용이 좋으면 혈이 좋겠습니다.




3) 사(砂)


혈자리의 주변을 말합니다. 주변이 얼마나 잘 보호를 하고 있는지 살피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되겠습니다.




4) 수(水)


기운이 어떻게 흘러서 나가는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나가지 못하는 기운이라고 한다면 생성의 의미가 없겠지요.




5) 향(向)


어디를 향해야 할 것인지를 살피는 것입니다. 여기에 시간성이 부여됩니다.




좀 더 이해를 돕기 위해서 설명을 드립니다. 즉 그 산혈의 형상이 호리병이라고 한다면 술을 사러 갈 적에 필요한 물건입니다. 그런데 김장을 하고 있는데, 김치를 담을 항아리로 사용한다면 그것은 효율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고생만 할 수가 있습니다. 넣기도 어렵지만 꺼내기도 어렵지요. 그래서 냅뒀다가 술을 사러갈 적에 사용을 하는 것이 시간성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을 논하는 것이 뭔가 한다면 현공풍수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그리고 현공풍수는 시간성만 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온전한 그릇을 만드는 방법을 쓴 책이, 나머지 반쪽을 만드는 이야기만 썼을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현공풍수에 대한 오해라는 점을 알고 나서 낭월도 안심을 했습니다.




7. 완전한 그릇을 만드는 방법




그 방법을 논한 책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형기에 대해서 연구를 하시는 학자들이 하시는 말씀은 현공법은 형세는 보지도 않고 좌향만 논하더라는 말도 합니다. 아마도 그런 현공학자도 있었던가 봅니다. 그렇지만 현공법에서는 형세와 좌향을 함께 논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해였던 것이지요.


 


혹 형기법에 대해서만 의지하시는 학자님들은 중국에서는 광활한 대지에 산이 없으므로 만들어진 좌향법을 확대해석해서 한국으로 끌고 왔다고 하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과연 중국은 넓습니다. 청도에서 북경으로 가는 동안에 10여시간을 산도 없는 벌판으로 달려 본 기억이 새삼스럽습니다. 과연 그런 곳에서는 좌청룡 우백호는 없으므로 현공의 좌향법으로 산소를 써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다만 문제는 산의 흐름이 잘 짜여진 명당이라도 운이 되지 않으면 쓸 수가 없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되겠더라는 것입니다. 때가 되지 않은 땅은 사용을 하게 될 경우, 그 독소가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지요. 마치 덜 익은 과일은 독소가 있듯이 익은 다음에 먹어야 영양이 풍부하고 맛도 좋듯이 그런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러한 점에 대해서 중국의 많은 학자들이 연구를 하여 이룩한 것이 현공풍수라고 하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용혈사수향을 갖추고 있는 학문이라고 하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형기(形氣)로 체(體)를 삼고, 이기(理氣)로 용(用)을 삼는다’고 분명히 했거든요. 확실한 고수들의 확실한 자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코 현공풍수는 새롭게 엇그제 만들어진 신출내기 불완전한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그래서 요즘 너무 기쁘고 즐거운 낭월입니다.




여기까지가 현재 자료를 살피면서 흙을 둘러 본 소감입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마음 놓고 현공풍수법을 배울 수가 있겠습니다. 그러한 자료를 어느 정도 갖췄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벗님들이 혼란의 길을 걷지 않으시고, 올바로 땅의 마음을 이해하시도록 해볼 요량입니다. 힘이 되는데까지는 고인의 공부를 의지하고, 그 다음에는 자신의 연구도 포함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권장을 해 드려도 좋을 것 같아서 한 말씀 드렸습니다. 현공풍수를 배우셔도 좋겠습니다. 다만 이미 반쪽짜리 그릇을 만드는데 익숙하신 경우에는 다시 공부하시기가 어려우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노력을 해보신다면 초보자가 하는 것에 비해서 훨씬 적은 노력으로 완전한 풍수학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8. 주제넘은 말씀




혹, 이미 나름대로 풍수학의 고수가 되셨고, 또 형기풍수만이 완전한 풍수학이라거나, 조선시대에 과거급제를 하는데 사용된 교재로 뒤로 서서 외워야 할 정도로 중요한 책이라는 등의 말씀으로는 형기법만으로 완전하다고 말하기는 아무래도 좀 어색합니다.




그 당시의 법은 그게 최선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선시대에 현공법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어쩌면 혹 들어왔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배타적인 마음이라고 한다면 수용하지 않았겠지요. 여하튼 지금에 와서 객관적으로 바라다본다면 이미 형기법으로 많은 경험이 있으시다면 더욱 그렇겠습니다만, 현공법으로 완전하게 하시는 것으로 아마도 더욱 깊은 경지가 되실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주제넘게 해 봤습니다.




 오늘의 최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지 않으면 또한 자신도 망치고 남도 망칠 수도 있음을 생각하면서 연구해야 하겠습니다. 큰마음을 일으키신다면 더욱 아름다운 내일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중요한 것은 체면이 아니고 현실이며 진실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물론 더 잘 아시겠습니다만, 이미 알고 계신 형기법에다가 현공법을 배워서 익힌다면 또한 멋진 내일이 될 것으로 생각을 해 봤습니다.




혹 관심이 있으시다고 하면, 몇 권의 관련 교재를 보신다면 현공풍수가 형기풍수와 싸움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실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혹 어떤 책을 보면 그것을 알 수가 있느냐고 한다면 ‘三元地理辨惑’을 권해 드립니다. 관련 자료는 낭월학당의 자료실에 올려 뒀으므로 보실 수가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제가 아니고, 오늘이라는 점을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는 몰랐더라도 오늘 아시는 것으로 이미 늦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한 좋은 인연이 되신다면 그것도 고마운 일이지요. 함께 열심히 연구를 해 보십시다. 고맙습니다.




        2005년 7월 17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