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6] 가을은 무슨(?) 계절이다.

작성일
2011-09-0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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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가을은 □□□□의 계절이다.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제목이 왜 이렇게 생겼나?' 하셨겠습니다. 글자가 사라진 것이 아니고 빈 칸입니다. 그러니까 가을에 대해서 빈 칸을 만들어 봤으니 채워넣어 보시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미로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시원하기도 합니다만 낮의 열기는 조금도 기죽지 않은 맹열이군요. 뭐 그래봐야 얼마나 가겠느냐고 하면서 위로를 합니다만 며칠 간의 열기는 대단했습니다. 그럼 가을의 의미를 생각해 보십시다. 몇 개의 가능성을 적어보겠습니다.


①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② 가을은 백곡결실(百穀結實)의 계절이다.
③ 가을은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다.
④ 가을은 천하유람(天下遊覽)의 계절이다.
⑤ 가을은 동절공포(冬節恐怖)의 계절이다.


네모의 빈 칸에 들어갈 글자로 이상 다섯 가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벗님은 어느 글자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시는지요? 아, 이것은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고 어떤 생각으로 이 가을을 맞이하고 싶은지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점수는 없다는 말씀이지요. 그리고 그러한 항목을 선택했다는 것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해 보고 생각을 해 보자는 말씀이지요.


 


1.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우선 1번을 생각해 보셨다면 극히 상식적인 생각이라고 하겠습니다.무난한 선택이라는 말이고 생각을 좀 더 해봐도 좋지 않았겠느냐는 의미도 포함시켜서 생각해 봅니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이라는 뜻입니다. 하늘이 높은 것이야 가을하늘이 아름다운 한국에서나 나올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하겠는데, 말이 살찌는 것은 왜 나왔지요?


아무래도 뭔가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좀 찾아보니까, 유목민이 등장을 하는군요. 흉노족들은 가을이 되면 겨울의 양식을 마련하기 위해서 중국을 침략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말이 살쪄야 약탈한 물건들을 많이 싣고 올 수가 있어서 살찌기를 기다렸는지도 모를 일이겠습니다. 그리고 살찐 말이 힘이 좋을 것이므로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도 있었겠네요.


그래서 생겨난 성어(成語)가 세월이 흐르면서 날씨도 좋고 식욕도 나는 가을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는 것은 알고 계신 대로라고 보면 틀림이 없겠습니다. 그나저나 철학적으로 본다면 너무 물질적으로 생각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먹는 것에나 신경을 쓰다가 보니까 식욕을 충만하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으로 인해서 좁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항목이 떠올랐다는 것은 어쩌면 건강이 좋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일년 365일이 항상 살찌는 날이고 식욕이 넘쳐서 뭘 먹어도 맛이 있는 사람에게는 별로 흥미가 동하지 않는 말이 아닐까 싶어서 해 본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그냥저냥 되는대로 대충 먹고 살 정도로 뭘 먹어도 별 맛이 없었는데, 가을이 되니까 비로소 식욕이 나서 음식이 땡긴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다면 분명히 건강한 체질은 아니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많이 드시고 건강관리에 신경을 좀 써야 할 모양이네요.


참, 엇저녁 뉴스를 보니까 한국남성의 대장암 발병율이 아시아 최고라고요. 그 원인으로 술담배를 거론하는 것 같았습니다만 그것은 좀 무리한 대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옛날에는 먹거리가 '몸위주'였다고 한다면 요즘의 먹거리는 '혀위주'인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혀에 맛이 있다면 그 음식물이 몸에 들어가서 어떤 작용을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잠시 잊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해 보는 것이지요. 물론 이러한 인식도 많이 좋아져서, 눈에 보기 좋은 색소는 알레러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하여 경계하는 것까지는 좋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혀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관대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방사능을 쪼인 음식이 아니라도 해로운 것은 있기 마련입니다. 낭월의 소견으로는 퇴근 후에 소주 한 잔과 곁들이는 삼겹살에 행복해 하는 남자들의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푸른 연기가 자욱한 식당의 분위기를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그곳에서는 불에 타거나 그을린 고기들이 가득하지요?


문제는 이렇게 직화(直火)로 익힌 육류의 유해성에 대해서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그대로 위를 거쳐서 대장에 안착하였을 적에 어떤 독소를 발생시킬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본다면 젓가락질을 주저해야 한다고 봅니다.


옛 선조들께서는 고기를 삶아서 먹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수육이 되겠네요. 삶게 되면 최대 온도가 100도입니다만 불에 닿은 고기는 수백도에서 익거나 타게 되는데, 어떤 사람은 탈듯말듯한 상태의 고기가 더 맛있다고도 하더군요. 그러한 것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당신이 지금 독을 먹고 있구나....'라고 말이지요. 너무 오버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식물은 구워서 먹어도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동물성 지방은 불에 타게 되면 독소를 유발시켜서 발암물질이 나온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 나온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대장암과 삼겹살을 연결시키지 않는 이유는 뭔지 모르겠네요. 그 보도를 한 사람도 삼겹살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해서 짐짓 외면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살이 찌는 것도 좋습니다만 잘 먹고 살이 쪄야 하겠습니다. 오늘 먹은 음식이 내일의 내 몸이라고 한다면, 오늘 발암물질을 먹었다면 내일은 암병동에서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할 것은 당연한 절차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시면서도 삼겹살을 먹어야 하겠다면 어쩔 방법은 없겠습니다.


여하튼 음식 한 젓가락을 먹으면서도 이런 생각도 가끔은 해 보시는 것이 건강에 해롭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어서 지나는 길에 한 말씀 얹어봅니다. 가장 좋은 것은 역시 된장찌개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하하~


 


2. 백곡결실의 계절이다.


아마도 온갖 곡식들이 열매를 키워서 비로소 결실에 이르게 되었다는 생각을 해 볼 수가 있겠습니다. 이것은 농부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자연철학자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가을은 금왕절(金旺節)이므로 금기운이 갖고 있는 성질대로 결실을 만들어 내는 것을 생각해 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가을이면 모든 것이 다 결실을 이루게 됩니다. 어찌 농작물만 그렇겠느냐는 말씀이지요. 한 해의 노력에 대한 댓가는 비로소 가을이 깊어가면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하겠습니다. '올 한 해도 그런대로 평년작은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가 있었다면 다행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을 한 결실을 알차게 거두는 가을이 되신다면 쌓였던 피로도 모두 사라지고 새로운 에너지로 충만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결실을 누릴 자유는 노력한 자에게 충분히 있는 것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모쪼록 알찬 결실의 가을이 되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축복이라고 하겠습니다.


 


3. 등화가친의 계절이다.


소위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겠네요. 어렸을 적을 생각해 보면, '가을에는 책을 읽자'는 캠페인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비로소 책을 읽기 좋은 계절이 되었으니 시원한 밤에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면서 등불을 밝히고 글을 읽는 모습은 분명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하겠습니다. 그것도 희망이 있는 풍경이겠네요.


가을을 생각하면서 독서의 계절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아마도 벗님은 책을 별로 가까이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많다고 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일년 내내 독서의 날이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얼마나 책을 읽지 않았으면 책을 읽는 계절이라는 유혹까지 하면서 공부를 시키려고 했겠느냐는 생각도 해 봅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이제 가을이니까 책이라도 두어 권 읽어 볼까?'라고 생각하시지는 않았겠지요? 그러한 노력의 결과는 항상 남의 뒤를 쫓아가느라고 허덕대는 삶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낭월학당의 방문자들이야 그런 분이 한 사람도 안 계시겠습니다만 어떤 집에 가 보면 정말 책이라고 하는 것은 약에 쓰려고 해도 찾아 볼 수가 없는 가정도 없진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그나마 가을이라도 되어서 책 한 권을 읽을 마음이라도 내어 보는 것이 대단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까짓 책이야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게는 한 권의 책이라고 읽을 마음을 먹는것이 분명히 대단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낭월은 그런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은 생기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4. 천하유람의 계절이다.


어떠세요? 눈에 확~! 들어오는 문구였을까요? 낭월의 마음이 바로 이 마음입니다. 춥도 않고 덥도 않은 상쾌한 계절에 무엇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를 생각해 보니, 뭐니뭐니 해도 역시 천하를 유람하는 것만 못하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그래서 낭월에게 가을은 천하유람의 계절이라고 하고 싶네요.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는 것은, 필시 여행을 가고 싶으면서도 가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심리분석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언제라도 배낭을 머리맡에 놓고 있는 사람에게는 일년내내 천하유람의 계절이 될 테니까 말이지요. 더운 계절에는 시원한 곳으로 가면 되고, 추운 계절에는 따스한 곳으로 가면 되니 무슨 계절을 찾겠느냐는 것이겠지요.


'그럼 가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하신다면 참 부럽습니다. 사실, 낭월도 항상 그런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여행을 떠나려고 생각을 해 보면, 이것 저것들이 자꾸 물고 늘어집니다. 올 봄부터 운남성에 놀러 가자고 입과 약속만 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원고와 씨름하고 있느라고 빠져나가질 못하고 있으니 이게 사는 것인지.... 하하~


그래서 또 벼르고 있습니다. '시콜시리즈만 마무리 지으면 나갈꺼야! 반드시 나가고 말꺼야~!! 누가 뭐래도 나갈거야~~!!'


그렇지만 맘대로 될 것인지는 또 두고 봐야지요. 적어도 눈이 내리기 전에 인천공항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화인과 금휘를 독촉하고 있습니다만, 이제 겨우 <天干>이 인쇄소에 넘어갔습니다. 다음 주에는 나온다더군요. 그러면 뭘 하느냐고요. 아직도 '지지'와 '간지'가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희망사항으로는 9월 중으로 마무리가 되면 10월에는 배낭을 꾸릴 수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만. 잘 될지 점괘라도 뽑아 봐야 하겠네요. 흐~ 2011년 9월 2일 09시 03분입니다. 어디 뽑아봐주세요. 갈 수  있을지 점괘를 좀 알려달란 말씀이지요. 어디 보자....


戊辛庚丙辛
子巳申申卯


경신이니 역량은 되겠고, 월간 병화로 인해서 일이 많아서 바빴다고 위로를 한 방 하고, 그런데 신사가 또 기다리고 있음 우짜누? 이야~! 이거 또 불길한 조짐인데요..... 놀고 싶은 자수의 상관은 무토에게 묶여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망.... 했.... 다..... 그렇다고 뭐, 점괘가 다 맞나요. 흐흐~


 


5. 동절공포의 계절이다.


내 생각만 하다가 힘든 벗님들을 잊을 뻔 했습니다. 무서운 겨울이 다가오는데 큰일이라는 생각을 하실 벗님도 분명 계시겠습니다. 없는 사람은 그래도 하절기가 좋다고 하잖아요. 동절기에는 일거리도 없고, 주워먹을 열매도 없으니 그야말로 생존에 대해서 깊이 근심해야 할 계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여의치 않은 경우도 있기 마련입니다. 물론 그것이 탐욕으로 인해서 한 방을 노리다가 그렇게 되었다면 어쩔 수가 없겠습니다만, 열심히 근면성실로 노력을 했음에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기 마련이지요. 그것이 인생이라고도 하는가 봅니다.


열심히 공부하시고 정진하셔야 하겠습니다. 오행공부도 열심히 하여 자연의 이치도 좀 생각해 가면서, 또 자신의 계절에도 언제 꽃이 필 것인지도 생각하면서 삶의 계획을 꾸려가는 것도 좋다고 하겠습니다. 적어도 임시직이라는 일이라도 있으면 겨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능력이 되면서 노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분발하라고 해야 할 모양입니다.


 


자, 이 정도로 가을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봤습니다만, 벗님께서는 어디에 마음의 점을 찍으셨는지요? 그리고 4번이었기를 바랍니다. 예전에 어느 벗님의 말씀이 떠오르네요. 더운데 어떻게 인도를 다녀왔느냐고 했더니,


'돈벌기는 더워도 돈쓰기는 덥지 않습니다.'


라는 멋진 말씀으로 응수를 하시더군요. 듣고 보니 과연 그 말씀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의 하시지요?


일년 내내 여행이나 다니면서 즐거운 삶이 되도록 기원하십시다. 낭월의 희망이 곧 벗님의 희망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도 부지런히 하루를 보내야 하겠습니다. "화이팅~!" 입니다.


                   2011년 9월 2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