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화] 名人 - 공자의 수제자 안연(顔淵)...

작성일
2001-03-29 20:40
조회
6410
[제108화] 名人 - 공자의 수제자 안연(顔淵) 선생

묘하게도 유명한 성현의 제자 중에서 수제자는 미리 세상을 떠나는 일이 생기는 모양이다. 석가모니의 수제자라면 사리불(舍利佛)이 되는데, 이 사리불은 부처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으니 스승의 입장에서는 많이 서운하셨겠지만 또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야 하는 것은 그것이 인연이고 인생이기 때문일 것이다.

1.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제자

아마도 공문십철(孔門十哲) 중에서도 늘 그 지혜로움을 으뜸으로 삼았던 안연 선생일 것이다. 혹은 그를 높여서 안자(顔子-이름은 회)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그의 마음은 지혜로웠지만 거의 살림은 늘 찢어지게 가난했다고 하는 말도 겸해서 전한다. 지혜롭기도 하고 살림도 부자이면 좋을 텐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다. 오늘 그의 사주를 놓고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時 日 月 年
戊 丙 辛 己
子 午 未 丑

乙 丙 丁 戊 己 庚
丑 寅 卯 辰 巳 午

[사주의 구조와 용신 해석]

辛未월에 태어난 丙午일주이다. 4土와 1金에 1水를 본다면 일간 丙火의 의지처라고는 日支의 午火 뿐이라고 해야 하겠고 절대로 필요한 것은 인성이라고 하는 것에 간단한 결론을 내릴 수가 있겠다. 그렇게 되면 신약용겁격(身弱用劫格)으로 火가 용신인데 이게 또 도움이 못되느라고 時支의 子水에게 얻어맞고 있으니 용신이 기신에게 물린 형상이다. 참 안타깝다고 해야 하겠다. 여하튼 木火운을 기다리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게 된다.

[심리구조의 해석]

우선 확실한 주체에 대해서는 일지의 오화로 인해서 가능하다고 하겠는데, 마음은 늘 月干의 정재에게 간다고 해야 하겠다. 좋게 보면 알뜰하고 세밀한 것으로 봐야 하겠지만 여기에서는 부담이라고 해야 한다면 자신의 쌀독에 쌀이 비는 것에 대해서 많이 불안해 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병화의 입장에서 재성이 합이 되어 있다 보니까 늘 신경이 쓰인다고 하겠고, 이러한 것은 오히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채찍질이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時干의 戊土는 식신이니 연구를 하는 성분으로 작용을 한다고 보면 무리가 없겠다. 그리고 미래지향적으로 주체성을 세우고 학문을 연구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갈고 닦는 마음이 충분했다고 봐서 스승 공자의 눈에 꼭 들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뤄서 짐작을 해본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공자는 제자 안연이 죽고 나자 참으로 낙심을 했다고 한다. '有顔氏子好學 不幸短命死已'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봐서 과연 안연에 대한 공자의 기대는 각별했던 모양이다. 이 말은 '선생의 제자 중에서 누가 학문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으시고는 공자님이 하신 말로 '안씨의 아들이 있었는데, 참으로 공부를 좋아했었어. 근데 불행히도 명이 짧아서 죽어서 지금은 없네.'라는 말로 답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는 말로 본다면 과연 그 실망감은 얼마나 컸겠느냐고 하는 점을 생각하기에 충분하다고 하겠다. 이미 많은 제자들이 있었을텐데 말이다......

2. 명이 짧은 것은 팔자에 있었을까?

보통 수명에 대해서 질문을 하는 경우를 많이 접하곤 한다. 그리고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일정하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게 된다. 왜냐면 비록 수명이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노력이나 행동 여하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 늘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안연의 사주를 보면 이미 일지의 용신 午火는 子水에게 얻어맞고 초죽음이 된 상태이다. 물론 목이 있어서 도움을 준다면 또 문제는 달라진다고 하겠다. 그렇지도 못한 상태에서 형편도 어려웠음을 감안한다면 아마도 먹는 날보다 굶는 날이 더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어렵지 않게 하겠는데, 사주의 구조로만 봐서도 수명이 길게 타고났다는 말은 하기 어렵겠다. 물론 일찍 죽을 것이라는 말은 못하더라도 말이다.

일간 병화의 기운은 너무 쇠잔해서 상당한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자력으로 일어나기는 어렵다고 하겠고, 그래서 어쩌면 인성을 의지하는 마음으로 스승 공자에게 매달렸을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초반의 운을 보면 세 번째의 운이 戊辰이다. 戊土는 일간을 설하고 辰土는 일지를 설하면서 자진으로 합을 하여 더욱 부담이 된다고 하겠다. 그냥 극만 하는 상황에서 다시 설도 하고 있으니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아마도 진토대운에 세상을 떠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앞으로 들어오기로 되어있는 기가 막힌 丁卯와 丙寅의 운을 두고 죽음을 맞이했으니 더욱 안타깝다고 해야 하겠다. 그가 죽은 나이는 32였는데, 이 해의 干支는 庚申년이다. 참고로 나이와 간지를 따지는 방법을 설명드리겠는데 이것은 낭월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참고가 되시기 바란다.

01살이-己丑 이라면
11살은-己亥 가 된다.
21살은-己酉 가 될 것이고,
31살은-己未 가 되는 것은 틀림이 없다.

그리고 다시 1년을 추가하면 己未年 다음에는 庚申년이 되는 것으로 따지면 간단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까 천간은 그대로 두고 지지만 2자리씩 뒤로 물리면 십년 단위로 해당하는 해의 간지가 나오는 것이다.

여기에서 흥미를 끄는 것은 원국의 子水와 대운의 辰土와 세운의 申金이 합작으로 뭘 만들었겠느냐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수국(水局)이 되는 바람에 日干 丙火는 견딜 재간이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묘하게 연결이 되는 것으로 봐서 이 명식은 아마도 안연의 사주가 틀림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안타까운 것은 만약 안연이 공자의 제자가 되지 않고 부처의 제자가 되어서 절에서 기도라도 많이 했더라면 혹 수명의 연장에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왜냐면 공자의 제자로 글은 많이 배웠지만 기도는 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이 되어서 개선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짐작이 되어서이다.

3. 죽고 나면 다~ 소용없습니다.

이게 요즘 낭월이 생각 해보는 것이다. 살아서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고 사랑하고 행복을 느끼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왜냐면 그렇게 살지 않으면 다음 생에서도 그렇게 활기찬 삶이 이어지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남의 험담이나 하고, 세상의 정치인들을 욕이나 해주고, 가진 것이 많이 있는 자들에게 주먹 떡을 먹여봐야 그들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의 일을 즐기고 있을 뿐이라는 현실을 잘 생각하지 않으면 괜히 스트레스만 쌓인다는 점을 생각하신다면 낭월의 극히 현실적이고 오늘의 삶에 대한 생각의 의견에 동의를 하실 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것은 오늘이 즐겁지 않으면 내일도 즐거울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 인과법도 무시하시라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인과법도 엄연히 존재한다고 생각이 된다. 그 가운데에서 스스로 남에게 해를 주지 않으면서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갈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안연과 같은 현자도 자신의 수명을 다 채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는 것이다. 그렇게 '떠나는 것으로 그만'이라고 하는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다.

옛 말에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그 말도 같은 맥락에서 의미가 심장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오늘 다 하지 못하고 미련을 두게 되면 반드시 내일이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한다면 뭔가 앙금이 남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안연은 다시 태어났을 것이고 여전히 공부를 하였을 것이라는 짐작은 있지만 그것이 안연의 삶에 대한 연장은 아닌 것이다. 그러니까 벗님도 다음 생을 위해서 이번 생을 포기 하시지도 말고, 인과를 무시하고 탐욕스럽게 욕망을 채우지도 말고, 그렇게 자유롭고 편안한 나날을 보내실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라지 말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게 된다.

그러는 즈음에 노자의 말씀은 많은 의미를 던져 준다고 생각이 된다. 세상을 구하겠다는 공명심도 버리고, 기름진 고량진미를 구하려고 안달복달을 하지도 말고, 천년만년 쓰고 남을 재물을 대대손손 물려주기 위해서 재물의 창고를 만들지도 말고서 그렇게 오늘을 즐기면서 편안하게 살아가는 방법이 진정 도인의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안연 선생의 사주를 보면서 함께 연결 지어 본다. 마침 재물에 대한 대가인 정주영씨의 세상 떠남과 함께 맞물려서 묘한 여운을 남긴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