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乙庚合의 목적

작성일
2007-09-0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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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庚金의 입장

庚金은 주체성(主體性)이며, 영적(靈的)인 존재이다. 일간을 庚金으로 놓고 대입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무색투명(無色透明)한 본질(本質)이라는 것도 이미 이해를 하고 있다면 영체(靈體)는 무형(無形)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는데 과히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庚金이 자신의 존재를 담을 그릇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그릇은 신경(神經)을 갖고 있어서 자신의 마음대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깔고 있다. 그러한 대상으로는 乙木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을 하게 된다. 庚金의 짝으로 辛金을 삼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辛金은 신경이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의사전달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庚金은 辛金이 아닌 乙木과 합이 되는 것이다.

물론 합을 하는 목적은 乙木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자신의 영체를 담아두기 위해서일 뿐이다. 그러므로 몸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부려먹기 위한 것이 그 목적이다. 그리고 그 합이 얼마나 끈끈한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능히 짐작이 된다. 숨을 1분만 참아보기 바란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몸이 죽어버리면 영혼의 집이 망가진 것이기 때문에 몸을 살리고자 애를 쓰지만 이것은 몸을 사랑해서 라기보다는 자신의 집이기 때문이라고 이해를 해야 한다. 그것이 庚金이 乙木을 합하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영체도 때로는 자신의 몸을 죽이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영체가 육신의 집으로부터 여행을 떠나고자 할 경우이다. 현실적인 여러 가지의 일들로 인해서 머리가 복잡해지면 도피(逃避)를 할 방법을 찾게 되고, 그 목적은 매우 간단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즉 몸만 없어지면 그만이라는 것으로 결정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목적이 생기게 되면 그렇게도 애지중지하던 몸을 과감하게 죽여 버리는 행위를 저지르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현상을 자살(自殺)이라고 하게 되는데, 실로 현실의 어려움을 피하고자 자살하는 사람을 늘 접하게 된다. 세계 OECD 국가 중에서 한국의 청년들이 자살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여기에서 자살이 옳고 그른 것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영혼(靈魂)인 庚金은 육체(肉體)인 乙木을 결코 사랑하지 않는다는 단면을 볼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냥 자신이 필요하여 소유하기 때문에 부려먹는 동안에 관리를 하는 것 뿐이라는 것이 그 본질이라고 이해를 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칼로 도려내고 새로운 이물질을 끼워 넣기도 하는 성형수술(成形手術)도 과감하게 시행할 수가 있는 것이다. 정녕 육체를 아끼고 사랑한다면 감히 그렇게는 하지 못할 것임을 능히 알 수가 있다.

 

-乙木의 입장

乙木은 庚金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 乙木은 식물(植物)이라고 했다. 식물은 그 목적이 결실인 종자(種子)를 만드는 것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름 한 철을 무럭무럭 성장하여 대지의 에너지를 흡수하면서 자신의 자손인 종자를 키우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그리고는 마침내 그 결실을 이루기 위한 작업의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이것이 무엇인가 하면, 바로 열매를 맺을 단계로 들어간다는 의미이다.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결실의 기운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이것을 계절로 비유한다면 입추(立秋)가 된다. 여기에서 서늘한 금(金)의 기운이 대지(大地)를 감싸게 되면 식물들은 비로소 종자를 키우려고 결실에 대한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 기운이 절실함은 가을의 풍요로움을 기대하는 만큼 커지기 마련이다.

이 경우에도 乙木의 입장에서는 庚金이 사랑스러워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야말로 자신의 자손을 결실로 이어가기 위해서 촉매제(觸媒劑) 정도로 庚金이 필요한데, 그것도 대충이 아니고 정말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기운이 없으면 안 되기 때문에 庚金과 합을 이루는 것이라고 이해를 하게 된다.

혹 독자는 庚金을 설명하면서 乙木을 몸이라고 했으니 乙木을 설명하면서도 그렇게 해야 합리적(合理的)이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다만 서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그 이해를 위해서 식물로 비유를 들었지만 또한 몸으로 비유를 들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이 몸에는 수천억의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더 많다는 말도 있다. 그 생명의 덩어리를 관리하는 것은 주인에 해당하는 庚金이다. 庚金이 중심을 잡고 통제하지 않는다면 모든 생명체는 순식간에 죽어버릴 것이다. 그러므로 신체에 해당하는 乙木의 입장에서는 주체에 해당하는 庚金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하게 된다.

주체자를 떠나서는 잠시라도 존재를 할 수가 없지만 그렇다고 주체를 좋아해서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렇게 서로의 목적에 의해서 자신이 필요한 만큼의 상대를 원하는 것이므로 이것을 놓고 유정하다고 하면 겉으로 나타난 현상에 대해서만 판단을 하는 것이고, 심리적(心理的)으로 그 심층(深層)에서 움직이는 의미를 보게 되면 오로지 자신의 목적에 의해서만 필요한 부분을 이루기 위해서 합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과히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