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식신의 단독성분(單獨成分)

작성일
2007-08-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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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견(比肩)이나 겁재(劫財)에 대한 설명은 사실 그리 복잡할 것이 없다. 왜냐면 비겁(比劫)은 그 만큼 단순한 성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신(食神)부터는 그렇지 않음을 생각하게 된다. 뭔가 상당한 힘이 그 내부에서 요동(搖動)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식신과 상관은 특히 다양한 변화(變化)가 나타나는데, 식상(食傷)을 이해하고 난다면 거의 절반은 이해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그만큼 마음을 기울여서 관찰하기 바란다.

식신(食神)의 대표적인 특성은 궁리(窮理)와 연구(硏究)이다. 한 가지의 주제가 결정되면 깊게 파고 들어간다. 그래서 바닥까지 봐야 하는 것도 식신이다. 이러한 성분은 연구원(硏究員)에게 적당하며 전문분야(專門分野)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성분이기도 하다. 반면에 폭넓은 작용은 부족하다. 왜냐면 한 우물만 죽자고 파고 들어가기 때문에 옆에서 죽이 끓는지 밥이 타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아니, 관심이 없다고 하기 보다는 관심을 둘 겨를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만큼 집중해서 탐구(探究)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이 바로 식신이다.

식신의 언변(言辯)은 그리 유창(流暢)하지 않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도 막상 말로 하고자 하면 마음과 같지 않고, 자신의 말에 대해서도 못마땅한 생각이 들어서 불만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연구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편하지, 남들이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수단은 불편하게 여길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은 강단(講壇)에서 가르침을 베풀 경우에도 자신만 아는 어휘로 말 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이해를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식신은 감정적(感情的)이기도 하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진행 할 경우에는 돌진(突進)을 하지만, 남이 시켜서 하는 일에는 도무지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하기 싫은 일은 죽어도 못하는 성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적성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스스로 길을 선택하도록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며, 강제로 압력을 넣어서 강요하는 것은 역효과만 날 뿐이다. 감정적인 것은 일간(日干)과 음양이 같기 때문이다. 음양이 같은 성분은 자신의 생각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숨길 수도 없고 잘 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실행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에 없는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식신은 개혁적(改革的)인 성분이 있다. 구습(舊習)을 익히는 것에는 별 흥미가 없으며,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증폭된다. 그래서 미래를 향한 마음이 강하다고 하겠는데, 이러한 욕구에 의해서 발명(發明)되는 것이 모두 식신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사물을 봤을 적에 그러한 사물의 결합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얼른 떠올릴 수가 있으며, 이러한 생각은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으로 연결되므로 시시각각(時時刻刻)으로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갑자기 하나의 궁금증, 혹은 의문에 휩싸이게 되면 그것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잠을 자려고 누웠다가도 뭔가 영감(靈感)에 가까운 깨달음이 일어나면 벌떡 일어나서 바로 확인을 하고 기록을 한 다음에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것도 식신이다. 그러므로 대중이 함께 살아가는 곳에서는 자신이 적응을 잘 못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남들처럼 규칙(規則)을 준수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무척이나 약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편안한 방식대로 먹고 입는 것을 선호하기에 식신은 예복(禮服)도 없다. 항상 같은 스타일이라도 전혀 구애를 받지 않는다. 텁수룩한 수염에 파이프를 물고 있는 스타일을 예로 든다면, 이는 식신의 모습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가 있겠다.

식신은 상상력(想像力)을 실현(實現)시키는 능력이 있다. 가령‘하늘을 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자신이 새처럼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상상을 하다가는 바로 작업에 들어가서 날개에 해당하는 부분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렇게 바로 확인하고 구상하는 것도 식신이다. 그래서 혼자서도 무언가 일을 하면서 잘 논다고 하게 된다. 스스로 상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린 아이라면 나뭇조각 몇 개만 있어도 마냥 행복할 것이다. 그러면서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는 것은 그 속에 빠져들어서 속에 들어있는 생각이 드러나는 것이다.

식신은 누군가에게 공격을 받는다면 대항 할 연구를 한다. 스스로 공격을 하지는 않지만 일단 공격을 받으면 지능적으로 대항 할 연구를 하기 때문에 주로 무기를 만들거나 복수를 할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이러한 성분이 범죄에 가담을 한다면 수사관들도 식신의 성분이 있어야만 체포가 가능하다. 식신의 두뇌는 그만큼 치밀하여, 여러 경우의 변수를 고려하면서 구상하기 때문에 어설프게 시도를 해서는 점점 미궁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십성은 절대적으로 좋기만 한 것도 없고, 절대적으로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