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상관의 단독성분(單獨成分)

작성일
2007-08-29 17:21
조회
9754

상관은 식신과 유사한 오행의 구조를 하고 있지만 음양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서로 상당히 다른 성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본적인 것은 식신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을 추구하는 형태이지만 그 방법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즉 상관은 스스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창조하는 것 보다는, 타인과의 합작(合作)적인 수단을 통해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성분으로 작용을 한다.

이러한 작용은 늘 대인관계(對人關係)에 비중을 두게 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서열(序列)을 생각하는데 많은 시간을 쓴다. 상관은 사람을 만나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서열이다. 그래서 서열을 정하는 방법을 추구하는데, 가장 보편적인 것을 나열한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기가 쉽다.

 

“성씨가 어떻게 되시는지요?”-혈족(血族) 서열용(用)

“몇 년도 생인지요?”-연령(年齡) 서열용

“고향이 어디신지요?”-출신지방 서열용

“어느 학교를 다니셨는지요?”-학연(學緣) 서열용

 

그 외에도 무슨 일이거나 서열을 정할 대상이라면 모두 다 동원한다. 절에 다닌다고 하면 어느 절에 몇 년을 다녔는지 라도 물어서 선후배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정확하게 구분되지 않으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이러한 성분은 조직력(組織力)으로 이어지고, 집단행동을 할 적에도 그대로 응용이 된다. 그야말로 맥(脈)을 숭상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이와 같이 다양한 질문을 통해서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며 만나는 사람이나 출신학교와 지역까지도 한 줄에 꿰어 정리를 한다. 물론 상대방은 호감을 갖고 질문하는 것으로 여기고 순순히 응하게 되는데, 만약 물어봐도 서열을 정할만한 내용이 없으면 심지어는 생일이 언제인지를 물어서라도 서열을 잡아야 하는 것이 상관이므로, 상관의 성분을 만나게 되면 일단 말이 많고 심문을 당하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것을 교묘하게 이용하기 때문에 상대방은 별 거부감이 없이 답을 하게 된다. 그 다음에 나름대로 정리가 되고 나면 말을 놓을 것인지, 혹은 공대(恭待)를 할 것인지 바로 구분을 한다. 그리고는‘내 후배이니 말을 놓겠네.’가 되어야 비로소 상견례(相見禮)가 끝이 난 셈이다. 참으로 집요하다고 느낄 수가 있다. 이러한 면이 식신과 사뭇 다른 성분이다.

상관의 창조성은 대인관계를 통한 방법으로 전개된다. 즉 다단계와 같은 판매방식을 연구하는 것도 상관의 창조력이고, 인터넷을 이용한 쇼핑몰을 생각하는 것도 상관의 발상이다. 뭔가 이용할 것은 모두 동원을 해서 목적을 이루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늘 추구하는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든다고 하기 보다는 있는 것을 이용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전환된다는 점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1천만 명의 주민등록번호를 갖고 있다고 하면 그것을 사서 어떻게 사업에 이용하면 수지가 맞을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도 상관의 성분이다. 그렇지만 1천만 명의 주민번호를 어떻게 해야 만들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없다. 오히려 그러한 생각을 하는 것은 식신의 영역이 된다.

상관은 이성적(理性的)이다. 식신이 감정적인 것과 비교가 된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대응하기 때문에 남들의 허술한 부분을 파악하고 집중공격을 할 수도 있으며, 반면에 자신의 약점은 절대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승부(勝負)에서는 여간해서 잘 지지 않는다. 항상 작전(作戰)이 중요하며, 그 중에서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강구하게 된다. 그래서 나타난 결과는 외교술(外交術)이 되는 것이다. 말을 통해서 이긴다면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결실을 거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식신은 일단 부닥쳐 보고서 결정을 하는데 상관은 그러기 전에 미리 탐색을 하고 여러 가능성을 다각도로 관찰한 다음에 시작을 하게 되니, 용의주도(用意周到)함이란 상관의 성분에 잘 어울리는 말이기도 하다.

자기자랑을 하고 싶은 것은 상관도 식신과 같다. 다만 식신이 몸으로 자랑을 한다면, 상관은 입으로 자랑을 한다. 그러다보니까 이야기를 조금 들어보면 상관의 성분이 있는지를 바로 알아 낼 수가 있기도 하다. 자기 자랑이 푸짐하게 나오면 거의 틀림이 없이 상관의 성분이 있는 것으로 간주해도 크게 빗나가지 않을 것이다. 화려한 무용담(武勇談)이 장시간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자신의 허물에 대해서는 함구(緘口)한다. 그러므로 듣는 사람은 항상 장점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들을 뿐 말하는 사람의 단점에 대해서는 전혀 듣지 못한다. 그것은 자신에게 불리한 이야기는 절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관의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사람이 모이는 것을 그렇게 좋아한다. 왜냐면 내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 없으면 외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이 모인 곳을 좋아한다.

상관은 이성적이기 때문에 감정의 지배를 받지 않고 차분하게 관찰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무척이나 중요한 성분이며 이러한 것으로 인해서 성공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그리고 그 이성적인 성분은 이기적(利己的)으로 작용을 한다. 아무리 남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결과를 추적해 보면 결국 자신의 이로움을 위해서 한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니까 입으로는 남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내심으로는 실속을 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이러한 성분은 상업(商業)의 분야에서 활약을 한다면 크게 성공할 가능성이 많으며, 중개업(仲介業)도 좋은 적성 중에 하나이다. 탁월한 언변과 시국을 읽어내는 능력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상관은 사회의 법령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이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은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지키지 않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법을 알아야 법을 피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들도 다 그렇게 한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늘 분쟁이 일어나면‘법대로 해라’라고 한다. 물론 자신은 자신의 상식으로 알고 있는 법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다만 그 말 한마디가 갖고 있는 위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말을 마구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법의 교묘함은 피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고도 생각을 한다. 그래서 법을 이용하는 총명함을 갖고 있기도 하다.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이 국법의 어느 부분에 저촉(抵觸)이 되는지를 잘 알고 있으므로 그 범위를 넘나들면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고 있는 스릴을 만끽한다. 이것이 상관의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