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트루맛쇼는 미디어폭행의 고발 -김재환

작성일
2011-06-1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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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트루맛쇼는 미디어폭행의 고발이다.
 
 
 
요즘 상영되고 있는 영화라고 하여 소개된 것입니다. 방송에서 나오는 맛집의 실상을 폭로하면서 MBC가 상영금지하라는 소송까지 제기한 것을 보면 내용은 상당히 실상을 담고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되는데, 짬을 내지 못해서 극장에 못 가 봤습니다. 그 영화를 만든 사람이 김재환이라고 하네요.
 
영화를 만든 의도를 묻는 기자에게 의미있는 말을 한 것이 인상적이어서 생각을 해 봤습니다. 가짜맛집이 생겨나게 된 배경은 지상파의 착취로 인해서 어쩔 수가 없이 외주제작자는 협찬의 유혹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는 군요.
 
그 맛집방송의 목적은 이미지포장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비유하여 말하기를, 선거에 출마한 사람을 방송은 이미지화시킨다고 합니다. 정치에 대한 소신과 도덕성과 경제에 대한 깊은 실력과 정직하다는 것까지도 만들어 낸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그것을 본 유권자는 투표소에서 그 사람에게 찍어주게 되고 그 사람은 실제와 다를지라도 이미지로 인해서 목적을 이룰 수가 있다는 비유는 뭔가 생각을 해 보게 하는 힘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즉, 영화는 맛집을 다루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시청자를 바보화시키는 언론사의 폭행에 대해서 고발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원래 방송사는 그렇게 무소불위의 실력을 행사해 오고 있다고 하네요. 아무리 못난 사람도 방송에서 작정하고 이미지를 만들어주면 잘난 사람이 되고, 또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문득 유명한 역학인도 방송에 출연을 하는데 그 중에 더러는 실제의 실력과 무관하게 피디가 도사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시청율을 위해서 조작은 그렇게 어려운 선택이 아니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일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만들어진 이미지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모두에게 유익하다면 나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교육자의 모습이 잘 꾸며져서 존경심으로 아이들이 따라서 열심히 면학을 한다면 또한 좋은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니까 말이지요. 다만 문제는 겉으로 그렇게 포장이 된 것이 실제로는 국민을 천박하게 만들어버린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감독의 생각에 공감이 되는 것은 왜 일까요?
 
항상 방송을 보면서도 그냥 정인의 성분을 살려서 공감만 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것이 아니라 편인의 성분으로 이면을 생각해 보면서 보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두 잘 알고 계시지요? 지금은 이미지의 시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미지가 깨어진 연예인은 절망감에 빠져서 삶의 포기하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거짓이 사실을 지배하는 세상인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까 사진 공부하러 다니면서 들었던 이야기이기도 하네요. 만들어진 이미지로 인해서 진실이 조종당하는 것에 대해서 어느 강사가 설명을 하면서 생얼굴로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배우를 예로 들었었지요. 그리고 1박2일에서 계속 거울을 보는 여배우들을 보면서 그러한 이야기들이 겹치기도 했습니다. 그것을 멋진 프랑스어로 뭐라고 했는데, 잊고 있었더니 생각이 나지 않네요. 시물라르크 시물라시옹이었던가.....
 
종교인에 대한 이미지도 그럴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 많은 스님들은 그 이미지에 갖혀서 식당에서 큰 소리로 자장면을 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들이 자장면에도 고기가 들었는데, 그것을 먹고 싶어서 자장면을 시키나보다라는 부담감이 지배하는 것이지요. 낭월도 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몸의 리듬을 살리기 위해서 소증으로 구토감이 밀려올 적에는 남의 살을 먹어야 한다는 자연을 받아들이면 간단한데 그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혹 이미지의 힘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어느 스님이 해 준 경험담입니다. 토굴에서 야채만 먹으면서 몇 년을 생활하다가 보니까 몸에 힘도 빠지고 해서 하도 고기가 먹고 싶은데, 삼겹살을 먹을 용기가 나지 않아서 냉면을 시켰답니다. 냉면을 시키면 삶은 편육 한 점이 따라나오잖아요. 그래서 냉면을 주문했는데, 홀서빙을 하는 친구가 주방에 주문을 넣으면서 스님에게 묻는 겁니다. "스님 고기는 뺄까요?"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그렇게 하라고 했더랍니다.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지만 그 당시의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고노무 이미지가 뭔지 말이지요. 지혜로운 식당의 주인은 스님이 육식을 하지 못해서 얼굴에 병색이 보이면 주방에다가 조용하게 주문한답니다. "냉면의 바닥에 수육을 듬뿍 깔고 내오너라"라고 말이지요. 우습지 않으시지요?
 
벗님에게는 어떤 이미지가 지배를 하고 있을까요? 한번쯤은 생각을 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를 만든 감독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2011년 6월 19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