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기타

작성일
2007-09-1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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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죽을 날을 기다리면서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일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폐암은 잘 고쳐지지 않는다는 병이다. 그렇다면 당시로써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인데, 스스로 마음 고생이 얼마나 많았을까를 생각해본다. 직장은 그만두고 어디 절간이라도 들어가서 자신의 길을 닦는 것이 더 좋았을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열 개의 명조를 살펴봤다. 인생은 어느 삶이든지 각자에게 있어서는 단 한번의 기회를 살아가는 소중한 시간이고 기회이다. 우선 생각하기에는 수 없이 많은 사주 중에 하나의 사주에 불과하다고 생각을 하실는지도 모르지만, 낭월이에게는 어느 사주라도 만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항상 든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본인이 보다 행복해 져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사주는 형편없는 10급이라고 할 망정, 그래도 그 사주의 본인에게는 가장 중요한 자신의 운명인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사주를 해석하는 공부를 하시는 벗님은 항상 어떤 사주를 만나든지 간에 함부로 단언을 하여 그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에 상처를 얻지 않도록 배려를 해주시기만 바랄 뿐이다. 낭월이에게 공부를 하러 오신 선생님의 말씀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 버린 사주는 누구 탓?


“스님, 제가 하도 일이 답답해서 어느 유명하다는 역학인을 찾아 갔더랬습니다. 접수를 하고서 내 순서가 되어 그 선생님의 앞에 앉았는데, 문득 사주를 쓰윽- 보시더니 하는 말씀이,

‘아니! 이걸 사주라고 내 놨어? 이건 아무 쓸모도 없는 버린 사주야 도로 가지고 가! 상담료도 필요 없어!’

이렇게 말을 하시는게 아닙니까? 과연 스님이 보시기에도 그렇게 보이는지요... 그때 기분으로는 그 선생을 한방 후려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말을 할 수가 있는 겁니까?“


과연 실제로 이러한 말을 했다면 그 선생은 학자로써는 이미 실격이다. 어쩌면 학자는 고사하고, 인간으로써도 존재를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사주라고 하는 탈을 쓰고 앉아서 계속 죄업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주가 다소 약하다고 한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겠는가 싶어서 등골이 오싹한 기분이 든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어째서 그렇게 말씀을 하십니까?” 하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분의 말씀이 참으로 가관이었다.


“묻기는 뭘 물어! 辰戌丑만 있고, 未가 없잖아! 未가 없으면 다 틀려버린 거야 그러니까 어서 가라는데 뭔 말이 이렇게 많어!”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서 참으로 기가 막혔다. 하긴 올바르게 陰陽五行의 이치를 헤아리고 있는 학자라면 어찌 그렇게 하늘 두려운 말을 함부로 했으랴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도 사주라고 하는 이름으로 그러한 일이 자행된다는 것이다. 어서 우리 학자들이 실력을 갈고 닦아서 그런 돌팔이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하겠는데, 이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 또한 문제이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이 분이 감로사에서 한 달 정도 공부를 해보시고 나서 하는 말씀이,

“이런 순 사기꾼 같으니라고... 내가 조금만 더 공부를 해 가지고 다시 찾아가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개망신을 시켜버리고 말랍니다. 이렇게 말도 되지 않는 이론으로 사람에게 근심을 주는 놈들은 당장에 간판을 뜯어내게 만들어야 합니다.”

하면서 분개하였다. 이것이 어찌 이 분만의 경험이랴... 수없이 많은 선량한 백성들은 오늘도 엉터리 역학인들의 이야기에 돈 내고 상처를 사는 일이 허다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을....

이 분이 자신의 운명을 예측하고 싶어서 찾아갔는데, 소문께나 났다는 사람이 이렇게 말하면 과연 어떻게 하겠는가를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물론 당시로써는 전혀 음양오행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이 역술인의 말을 듣고서 더 살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더라고 했다. 오행의 이치를 올바르게 알고 있다면 더 말할 나위도 없이. 단번에 이 사람이 하는 이야기가 얼마나 엉터리라고 하는 것을 능히 헤아리겠지만, 당시로써는 참으로 암담했다고 하니, 과연 이런 사람이 유명하게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마도 짐작컨데, 사람이 많이 찾아가는 것은 그 사람의 운세가 좋은 까닭일 것이다. 만약 운이 나쁘다면 실력을 닦고 수련을 하더라도 찾는 사람이 적을 것이라는 짐작도 가능하겠다. 그러니까 사람이 모이는 것과, 학문의 깊이와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운도 좋고 실력도 탄탄하다면 더 이상 말을 할 필요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다. 그러나 운이 좋다고 해서 혹세무민을 한다면 과연 이 사람의 운이 떠나갔을 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그대로 천길 나락으로 내동댕이쳐질 것이다.

더구나 그야 말로 운이 다해서 목숨을 마치게 된다면 이것은 참으로 큰일이다. 혹세무민을 한 죄업으로 아마도 무간지옥이나 발설지옥으로 직행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본인이 고의로 그렇게 행동을 했다면 더욱 무거워 질 것이고, 모르고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그의 행동은 그대로 보존이 될 것인데, 과연 이 때를 당도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도 한 번쯤은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낭월이의 교재로 공부를 하시는 벗님은 부디 이렇게 겁 없이 지껄이는 말은 삼가 해주시기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지면이 허락한다면 좀더 많은 사주를 놓고 설명을 드리면서 연구를 해볼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로 줄이더라도 한 방울의 바닷물이 전체의 물맛을 대신 하는 것처럼, 통변(通辯)을 하는 요령에 대해서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제 이 자료를 바탕으로 삼아서 벗님의 주변에서 만나는 많은 사주들을 감정하고 분석하시기 바란다. 그래서 나름대로 감이 잡힌다면 그대로 실전으로 나아가도 될 것이다.

상담실에 앉아 있다 보면, 온갖 질문들이 다 들어온다. 그래서 많이 생각하고 또 궁리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질문들을 미리 생각하고서 책에다가 설명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기본적인 골격을 잘 헤아리기만 하면 그 나머지는 차차로 살아가면서 보충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발전이 있으시기를 바란다


이제 사주풀이의 요령도 배웠으니 운세가 나쁘게 나온다면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는 개운의 장으로 넘어간다. 타고난 운명을 어떻게 바꿀 수가 있겠는가만, 그래도 최선을 다 한다면 아마도 훨씬 나은 삶이 될 것이라는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세상만사는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잘 생각 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