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부적(符籍)

작성일
2007-09-1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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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온 개운술(開運術) 중에서 황제 격이라고 해도 될 만큼 나름대로 보편적인 도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구태여 언급을 하지 않더라도 그 구조는 알고 계실 것이고, 여기에서는 과연 도움이 되겠느냐는 점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결론부터 말씀을 드린다면 분명히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보다 복잡한 의미가 들어있기 때문에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1) 부적의 도구


부적의 도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경면주사라고 하는 광물질을 곱게 갈아서 참기름에 갠 다음에 종이에 붓으로 그리는 것을 사용한다. 보통 그냥 부적이라고 한다면 대개는 이러한 형식으로 작성된 것을 말하게 되는 것으로 알아들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만큼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도구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실상 잘 생각해 보면 부적의 도구는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우선 벼락맞은 대추나무에 새긴 부적도 있다. 도장이나, 거북이 모양의 조각품들이 다양하게 마스코트의 형태로 애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도 부적이라고 보면 된다. 벼락맞은 대추나무는 사귀를 쫓아내는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재료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경우에 속한다고 보겠다.

또 애용되는 것 중에는 귀금속이다. 실상은 귀금속도 악귀를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포함되어 있기도 한다. 금송아지를 장롱 속에 넣어두면 재물이 쌓인다고 생각하는 것도 결국 부적으로 쓰인 경우라고 봐서 무리가 없겠기 때문이다. 반지도 마찬가지로 사귀들을 추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각종 짐승들의 중요한 부분도 역시 부적의 재료가 된다. 호랑이 발톱이나 이빨 등도 그런 의미로써 아주 오래 전부터 부적이 되어온 것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이런 식으로 나열을 한다면 수도 없이 많은 경우를 알게 되는데, 여기에서는 생략하고, 가장 일반적인 부적에 대해서만 생각을 해보도록 하자. 그러니까 재료는 황지(黃紙)나, 백지(白紙)가 있으면 되겠고, 경면주사를 사서 갈고, 그 가루에다가 참기름을 개어서 눅지근하게 한 다음에 세필로 찍어서 부적 책에 나와 있는 용도에 맞는 그림을 골라서 그리면 된다. 알고 보면 간단하게 부적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2) 부적의 작성자


부적을 누가 만드느냐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중요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하다는 것은 정성을 들여서 해야 하기 때문에 어중이떠중이가 되는대로 작성을 해서는 효과를 보증할 수가 없다는 의미가 되겠고, 작성자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든지 정성만 있다면 그렇게 마음을 모아서 그리면 되겠기 때문이다. 낭월이는 물론 정성만 있으면 누가 그리든지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입장이다. 그러니까 벗님도 아무런 부담이 없이 누군가가 부탁을 한다면 원하는 부적을 그려서 주면 된다.

다만 생각을 해볼 것은 필력(筆力)이라고 하는 것이다. 많은 글을 써본 사람의 부적이 어쩌면 효과가 더욱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은 하게 된다. 즉 예전의 사람들은 누구나 모필로 글을 썼기 때문에 누가 쓰더라도 효과는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해볼 수가 있는데, 요즘은 볼펜의 시대가 되다 보니까 혹 이런 점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다. 명색이 음양오행을 연구하는 학자의 심성이 탐욕스럽지는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간절히 부적을 원한다면 그러게 작성을 해주면 될 것이다. 구태여 사양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3) 부적의 사례비


그렇다면 부적을 그려주고 받는 사례비는 얼마나 해야 할까? 이것도 사실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시중에는 이 부적의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높게는 수백만 원에서부터 적게는 몇 천원까지도 있으니까 그 가격에 대해서는 이루 말로 할 수가 없을 모양이다. 그렇다면 과연 비싼 부적과 싼 부적의 차이는 무엇일까? 하는 점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하겠다. 낭월이가 생각하기에는 부적의 가격은 무인년을 기준해서 10만원을 넘어서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부적에 대한 적절한 가격이라면 재료비와 수고비를 포함하면 되는데, 결국 그 재료비라고 하는 것은 몇 백원이면 된다. 물론 특별하게 황금의 판에다가 다이아몬드를 박아서 만드는 부적이라면 다른 이야기겠지만, 일반적으로 작성하는 경우라면 이렇다. 그리고 정성이 들어가는데, 그 정성이라는 것도 실은 수십만 원을 받아야 할만큼 크다고는 하기 어렵다. 하긴 목욕재계를 하고 7일간 기도를 한 다음에 부적을 작성한 경우라고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품값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누가 이렇게 부적을 작성 할 것인가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대개는 5만원 정도의 사례비라면 적은 돈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낭월이는 그냥 주는 대로 받는다. 물론 낭월이를 기준 삼을 필요는 없다. 각자 알아서 자신이 감당을 할 정도를 받으면 될 것이다. 참고로 10만원까지는 사기에 속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이상이 되면 사기로 고발을 하면 걸린다는 것도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어째서 사기냐고 한다면 남편의 애인이 떨어진다고 해서 100만원을 내고 부적을 샀는데, 3년이 되어도 그냥 관계가 유지된다면 아마도 열 받은 그 아주머니는 고발을 하고 싶을 것이다. 부적에 대한 값을 부를 적에는 이러한 생각도 해보면서 고려하는게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원칙적으로는 어떨까? 물론 원칙적으로는 주는 대로 받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것은 사주를 봐주고 받는 사례비도 마찬가지이다. 상대가 돈이 있으면 많이 줄 것이고, 없으면 마음만 있고 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돈이 있더라도 마음에 내키지 않으면 조금만 낼 수도 있을 것이다. 혹 돈을 내지 않고 그냥 도망을 가버릴 사람이 염려가 되어서 미리 접수를 하고 돈을 받는 경우도 있다. 또 3만여원 내어놓고서는 식구들 있는 대로 다 보겠다고 덤비면 피곤하므로 미리 확정해서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각자의 사정에 의해서 정할 수는 있겠지만 낭월이는 그냥 주는 대로 받도록 하고 있다. 물론 때로는 10명을 보고서 2만원 내는 사람도 있지만, 그냥 받는다. 인간적으로는 약간 서운한 경우도 있지만, 또한 봉사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린다.

부적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는데, 각자 재물의 복을 타고 난 만큼 벌게 될 것이므로 구태어 얼마라고 정할 필요는 없다고 보지만, 또 모르겠다. 오히려 확실하게 정하는 것이 피차 마음이 편한 일이 될는지도...

부적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줄인다. 보다 구체적인 것은 직접 해보면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부적을 작성할 경우에는 온갖 신경을 기울여서 성의 있게 작성하시라는 것만 부탁을 드린다. 구태여 자시에 쓴다든지, 목욕을 하고 쓴다든지,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본인이 앞에 앉아서 요구하면 그대로 그 자리에서 써주되 성의를 다해서 작성하면 그로써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때로는 3일 후에 찾으러 오라는 말도 하는 모양인데, 그것도 실은 부적 값을 많이 받으려고 쇼를 하는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그러니까 각자 알아서 하시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