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사람 선택(宮合)

작성일
2007-09-1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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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장 중요한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은 첨예한 두 개의 운명이 만나는 것과 동일하다. 그래서 사람을 선택하는 문제는 예로부터 대단히 중요한 문제로 거론이 되어왔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활용이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일생을 함께 살아야 하는 夫婦의 경우에는 더욱 그 의미가 크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宮合이라고 하는 말은 부부간의 인연을 살피는 용어로 쓰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를 해본다.

그런데 실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생각할 경우에는 모두 궁합이라고 말을 할 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궁합을 활용하게 되면 동업자나 종업원 또는 상사를 고를 경우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주는 것 없이 밉다’고 하는 말이나, ‘미운 털이 박혔다’는 말들은 여지없이 이러한 인연관계를 통해서 이해하게 된다면 간단하게 결론을 내릴 수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이 궁합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도록 할 참이다. 낭월이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해본 결과, 나름대로 결론 비슷한 것을 내리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관찰한 내용을 말씀드리도록 한다.


1) 본인 사주에서 용신 관찰


우선 용신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용신이 甲木이라고 한다면 만나는 사람은 갑목에 가까우면 좋다고 보는 것이므로 용신만 올바르게 구분한 다음에는 간단하게 대입이 된다. 그러나 용신을 잘 가리지 못한다면 이것은 전혀 활용을 할 수가 없는 이론이 된다. 그러므로 일단 실력을 탄탄하게 닦은 다음에 확인을 하도록 해야 하겠다.

특히 배우자에 대해서 고려를 해볼 적에는 자신의 운명에서 배우자에 대한 암시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확인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처가 악처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을 했다면 필시 惡妻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처의 일간이 용신이라면 그래도 악처의 영향력은 많이 감소되는 것으로 볼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다. 다른 것들도 이런 식으로 대입을 해보면 되겠다.

그러니까 재성이 용신이면 부하의 덕이나 남자의 경우는 처, 또는 여자의 도움이 크다고 말하게 되고, 위치에 따라서는 부친의 도움이 있겠다는 것으로 본다. 그리고 실제로 상대방을 보면서 과연 사주와 어울리는지를 볼 필요가 있는데, 악처를 만나는 사람의 운명에서 실제로 골라온 여성은 사주가 남편을 깔보고 안하무인으로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오히려 궁합은 필요 없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혹 궁합이 필요 없다고 하면, 적중률이 떨어져서 그런가 하는 벗님도 계실 것 같아서 그대로 둬야 할 모양이다. 어쨌든 적천수에서 말하는 ‘夫妻因緣宿世來’라고 하는 말이 결코 책임회피가 아니라 그야말로 필연적인 운명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으로 생각이 된다. 날이 갈수록 이러한 생각이 짙어지는 것을 보면서, 그야말로 우연히 만나는 부부간의 인연인 것 같지만, 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만나도록 각본이 되어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골라서 만남으로써 약간이나마 흉한 암시를 해소시켜 보겠다는 것이 어쩌면 월권행위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없지는 않다.

그래도 인간은 영악한 존재이므로 약간이라도 이득이 된다면 노력을 하려고 할 것은 뻔한 것이고 그렇다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궁합의 인연에 대해서도 명리학적인 관점에서 뭔가 참고를 할 것이 있을 것으로 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이렇게 질문을 한다면 또한 오행의 生剋制化의 이치에 따라서 설명을 해 줘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인연의 소식은 잘 알고 있어야 하겠다는 의견을 첨부한다.


2) 상대방의 일간이 내 용신인가 확인


이것은 용신을 확인하고 난 다음에 대입이 되는 항목이다. 우선 앞의 항목에 의거해서 자신의 운명에 대한 암시를 읽었다면 비로소 상대방이 여기에 걸맞는지 이질적인지에 대해서 관찰을 하게 된다. 여기에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대입을 해야 할 것이 상대방의 일간이 내 용신에 해당하는 것인가를 봐야 하는 것인데, 가령 갑목이 용신이라면 상대방은 갑일주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것을 응용하게 되면 내 용신을 깨고 있는 기신이 상대방의 일간이 된다면 이것은 아무래도 흉한 인연이 될 암시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인데, 일리가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애초부터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살아가면서 항상 기본적인 생각을 깔아 놓고서 관찰을 해보시면 될 것이다. 낭월이는 구태여 이러한 방식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상담을 의뢰하는 사람이 물으면 일러주기는 하지만, 스스로는 그냥 인연이 있어서 만나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누구든지 오면 반기고, 가면 전송할 뿐이다. 이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오는 사람 막지않고, 가는 사람 잡지않는’ 법칙이기도 하다. 이것이 그야말로 자연의 이치에 달관한 사람이나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닌가 싶어서 항상 흉내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실제로 쉽지는 않음을 늘상 느끼고 있다.


3) 희용신은 아니지만, 서로 상생인 경우


일반적으로 무난한 관계로 보고 있다. 구태어 기구신만 아니라면 서로 상생이 되는 경우의 관계는 무난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다만 반드시 주의를 해야 할 것은 용신이라고 하더라도 상대방과의 일간대비가 편관이 되어서는 곤란하더라는 말은 반드시 하게 된다. 즉 부부간의 궁합을 생각해 볼 적에, 남편이 乙木인데, 여성이 辛金이라면 이것은 일단 고려의 대상에서 제외시키도록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경우는 男丙女壬의 관계이다. 이 경우에는 절대로 화합이 되기가 어렵다고 봐서 웬만하면 정리를 하도록 권하게 되는데, 일단 현실적으로 임상을 해보면서 잘 살고있는 가정을 보기 어렵다는 것에서 나름대로 확신을 하고 있는 항목이기도 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사회가 남성위주로 되어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가 여자에게서 정면으로 극을 당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게 되는 것이고, 그 결과는 가정불화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추리이다. 그러니까 男壬女丙의 경우라면 그런 대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되는 셈이다. 다시 말하면 남자가 壬水가 용신이라고 하면 여성이 壬水로 들어올 것이 아니라, 癸水로 들어와 달라는 것이다. 정면으로 들어오는 것은 너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설명이면 충분히 납득을 하셨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식으로만 생각을 해보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관계가 결혼이든 동업이든 뭐든지 간에 일단 용신이 그 사이를 끼어 든다는 점을 관찰하면 되겠다. 그렇게 보면 어느 쪽에서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던지, 이익을 보게 되는 과정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 추리는 역시 용신에 해당하는 쪽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되겠다. 물론 둘 다 서로에게 용신이 된다면 더 말할 나위도 없이 공생관계가 이뤄질 것은 분명하다고 하겠다.

인연의 관계는 상당히 복잡한 사정이 얽혀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 말을 할 수는 없겠지만, 이 정도라면 의미전달은 되었을 것이다. 여기에서 더욱 복잡한 의미는 스스로 임상을 통해서 쌓아 가시기 바란다. 결론은 궁합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며 반드시 참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운명을 개선한다는 차원에서도 응용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하는 생각도 함께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