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업도⑦ 스쳐가는 섬

작성일
2023-07-02 19:54
조회
579

굴업도⑦ 스쳐서 지나가거나, 들렸다 가는 섬들 

 

(2023년 6월 19일 월요일)

 


 

 


그러니까......

굴업도 남단에서 아점을 먹으로 숙소로 귀환했다.

 


현수막을 봐하니 앞으로 선갑도와 가도에 풍력발전소를 지을 계획인 모양이구나. 이미 날짜가 지났는데도 그냥 내버려 둔 것은 나름대로 홍보효과를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지나가는 여행객들이 홍보를 해 주고 있으니 말이지.

 


운동도 많이 했으니 밥은 더 달지. 그래서 든든하게 먹고는 다시 오픈카에 올랐다.

 


배를 탈 사람은 모두 차에 태운다. 어차피 나가서 오늘 들어오는 여행객을 싣고 와야 한다. 이것은 굴업도 민박집의 일상이구나.

 


굴업도 선착장에 내려서 배가 오기를 기다리는 틈에 주변의 풍경을 담을 요량으로 기웃거리는데 한 포수가 새를 잡으러 왔는지 얼룩망원렌즈를 둘러메고 트럭을 타고 가는구나. 덩치로 봐서 600mm 단렌즈겠거니 싶다. 제대로 만져보려면 1천만원은 줘야지. 

 


소니 600mm는 1,850만 원이구나. 물건도 좋지만 가격도 참 접근하기 어려운 가격일세. ㅎㅎ 여간 맘을 먹고는 집어보기도 어려운 물건이다. 게다가 무게도 3kg가 넘는다. 이놈을 지고 다니다 가는 허리 어깨 무릎이 온전치 못하리라 이건 부러운 것이 아니라 저주다. ㅋㅋㅋ

 


인증샷도 남겨야지.

 


굴업도 이야기도 한 장 담아두고....

 


굴업도 남단에서 본 풍경을 다시 만났다. 그러니까 같은 흐름을 타고 있었던 모양이다.

 


느긋하게 둘러봐도 된다. 아직도 배가 들어올 시간은 넉넉하다.

 


각력화산암이구나. 분출하는 힘이 얼마나 강했으면 이런 바위들이 날아 올라서 여기에 떨어졌을까 싶은 생각도 해 보고....

 


하나라도 더 담아가고 싶어서 먹이를 찾는 닭들 처럼 구석구석 기웃거려 본다.

 


그러는 사이에 민박집에서 묵고 배를 탈 여행객들이 점점 불어난다.

 


그래도 어제 나가던 사람들보다는 확실히 적구나.

 


월요일이라 그런지 내리는 사람도 얼마 되지 않는구나. 역시 주말에 더욱 복잡한 굴업도로구나.

 


배에서 내린 사람들은 다시 숙소로 향하고 우리는 덕적도로 향한다. 어제의 풍경이 바뀌었을 뿐이구나. 이제부터는 섬 구경을 하면서 가야지.

 

[1] 가도, 각흘도를 바라다 보기

 


처음으로 나타나는 섬은 가도다. 어제 개머리언덕에서 바라다 봤을 적에 돛을 단 것처럼 보였던 그 바위를 놓치지 않으려고 좌현(左舷)에서 다가오는 풍경에 눈길을 준다.

 


카메라에는 100-400mm 렌즈가 붙어있다. 멀리 있는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잡는데는 그저 그만이다. 돛처럼 보였던 바위가 이렇게 생겼었구나.

 


뒤쪽은 가도이거나 소가도이거나 혹은 각흘도일 수도 있겠다.

 


지질도를 보니 붉은 줄이 걸쳐서 지나가고 있었구나. 그래서 돛처럼 보이는 바위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있겠다. 재미있는 걸. ㅎㅎ

 


안쪽으로도 아기자기한 풍경이 볼만 하겠구나. 언제 문갑도에서 배를 빌려서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어제는 해무로 인해서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오늘 날씨가 또 도와줘서 아쉽지 않을 만큼의 풍경을 보여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저 뒤에 보이는 산은 문갑도가 되겠구나. 원래 망원렌즈는 멀리 있는 것도 바짝 끌어오기 때문에 실제의 상황과는 많이 달라진다. 그래서 가깝게 보이는 것이다. 반대로 광각렌즈는 가까이 있는 것도 멀어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것은 렌즈의 특성이다.

 

 [2] 선단여도 자세히 들여다 보기 

 


가도에 바로 이어서 선단여가 나타난다.

 


어제도 보면서 감탄했는데 오늘 봐도 여전히 멋지다. 배경의 선갑도로 보이는 실루엣도 좋구나.

 


자잘한 섬들을 배경으로 우뚝 솟아 있으니 위풍이 당당해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도 지질도의 붉은 선으로 표시된 산성암맥이 지나가는 것은 아닐까? 

 


혹시나 했는데 그건 아니었구나. 그러니까 앞에서 본 가도의 암벽도 산성암맥과는 무관한 걸로 봐도 되겠다.

 


보여 줄 적에 잘 봐야지. 안 보여 주는 것을 보려면 힘만 들 뿐이다.

 


전체의 모양도 한 번 보고...

 


당겨서도 살펴본다. 달리는 배에서 이렇게 멋진 그림을 볼 수가 있는 것도 굴업도의 매력이다. 이러한 풍경을 혼자만 즐기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도 뭐 어쩌겠느냔 말이지. 저마다 자기 좋을 대로 편히 쉬는 것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내가 아무리 좋아도 남도 좋아할 것이라는 것도 착각이다. 가령 두리안이 그렇다. 그렇게 맛있고 살살 녹는 멋진 과일을 바라만 봐도 십만리는 도망을 가는 사람이 한둘이 아닌 것을 보면 말이지. 그래서 제 좋을 대로 살면 된다.

 


모진 풍우에 많이도 시달렸던 모양이다. 주름이 자글자글하구나. 하긴 이렇게 꿋꿋하게 서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해야 할 수도 있겠다.

 


문득 물 속을 들여다 보고 싶어진다. 그 아래는 또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증이 발동해서이다. 그렇다고 해서 스킨스쿠버를 할 마음까지는 아직 없다. 그건 너무 힘들고 위험해서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그래도 웬만하면 안전하게 놀아야지. ㅎㅎ

 


지금 주어진 눈 앞의 풍경에 집중해야지. 물 속은 왜 상상하냔 말이지. 그렁게 말이우. ㅎㅎ

 


바위의 생긴 모양이 낚시꾼들이 좋아하게 생겼구나.

 


흰 색은 갈매기 똥이려나? 아무래도 그렇겠거니 싶기는 하다만.... 너무 자세히 보면 또 이런 부작용도 있다는 것을. ㅋㅋ

 


절리가 심하게 요동을 치는 것처럼 보인다. 지진이 3도만 흔들어도 모두 와르르 무너져 버리지 싶은 분위기로구나.

 

 

응회암도 절리가 생긴다는 것을 하나 추가했다. 현무암만이 아니었구나. 이렇게 공부하다가 보면 나중에는 암석들 간의 경계도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갈라지고 휘어지고 패이고 나이를 드신 티가 난다. 

 


꽃이라도 한 송이 찾을 수 있으려나 싶어서 기웃거려봐도 그것은 보이지 않네.

 


선단여의 꼭대기만 살짝 잘라 보기도 한다.

 


뒤를 돌아보니 굴업도가 지척으로 보인다. 망원렌즈의 효과다. 이제 선단여를 벗어나면 백아도가 기다리고 있겠거니.....

 

 [3] 백아도(白牙島)  

 

  

처음 들어가는 곳은 백아도다. 저 멀리 왼쪽으로 보이는 바위들이 기차바위란다.

 


기차의 기관차처럼 생겼나? 그렇게 보니 또 그런 것도 같고.....

 


기차는 모르겠고 주상절리는 멋지게 늘어서 있는 것이 확실하구나. 저 바위 위에 올라가 있는 바위때문에 기관차의 화통처럼 보였을 수도 있겠다.

 


멋지네~!

 


배는 지도상의 노선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구나. 나름 이유가 있으려니 싶다. 서해는 특히 물때로 인해서 포구를 이용하는 방법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배를 탈 사람이 몇 되지 않는 모양이다.

 


선착장의 풍경도 주상절리로 되어 있다. 백아도는 흰 상어의 이빨을 닮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는데 설득력은 약해 보인다. 이빨로 보이는 흰 암석이 보인다면 인정해 주겠지만 거무죽눅한 굴업도 응회암으로 상어 이빨을 떠올리기는 상상력의 무리라고 봐야 하겠다. ㅎㅎ

 


정식 항로는 뒤쪽에 있는 모양인데 돌아가기 싫어서 앞에다 대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선장 마음이지 뭐. "이쪽으로 배를 댈 테니까 탈 사람은 이쪽으로 오쇼~!"

 


여기도 산성암맥이 흘러가고 있었구나. 모두가 중생대 쥐라기의 굴업도 응회암이다. 그러니까 덕적군도의 모든 섬들은 같은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들이 쌓인 것이라는 말을 하게 되는 모양이다.

 


백아도 앞에 널부러져 있는 섬은 상벌섬이구나.

 


상벌도, 관도, 멍애도, 계섬까지 포함이 되었지 싶다. 

 


백아도는 차를 갖고 와야 하겠구나. 크기는 굴업도와 비슷한데 길이 잘 되어 있네.

 


끝쪽에는 구멍이 난 바위도 있구나.

 


이렇게 백아도도 훑고 지나간다. 다음은 울도가 기다리고 있겠네.

 

 [4] 울도(鬱島)

 

 

울도를 향해서 가는 도중에 만난 섬이다. 짐작으로는 광대도가 아닐까 싶다. 

  

백아도가 저만큼 멀어질 적에 갑자기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는 울도. 숲이 울창해서 울도가 되었고, 멀어서 울며 왔다가  섬 사람들의 정에 울면서 떠난다는 울도란다.

 


어제도 공사하는 굴삭기가 있었는데 오늘도 있구나. 울도에는 뭔가 큰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다. 배를 탈 사람은 몇 없어 보인다.

 


인구는 75(2023)명이 거주하고 있다니까 굴업도 보다는 사람이 많이 사는 모양이다.

 


지질도를 보게 되니까 섬의 형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천연적으로 포구가 만들어 진 모양이다. 지질은 대략 이해가 된다. 굴업도 응회암에 해변쪽과 방파제는 신생대 제4기(200만년전~1만년전)의 충적층이다. 방파제를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도 천연의 것이었던 모양이구나. 어디.... 궁금하면 찍어봐야지.

 


이런, 그게 아니었어. 비슷하다고 같은 것은 아니네. 여기는 신생대 제4기는 맞는데 충적층이 아니라 간척지란다. 안에 든 기호가 다른가 싶기도 하다.

 


아하! 충적층은 아무런 표시가 없이 색만 노랗고, 간척지는 동그라미가 질서정연하게 들어있었구나. 그 차이가 있었네. 그러니까 뭐가 달라도 다르군.

 


배를 탈 사람을 얼른 태우고는 다시 지도를 향해서 출항이다.

 


긴 방파제가 있었구나.  

 

 

배는 방파제 안으로 안 들어가고 밖에서 일을 보고는 바로 떠난다. 최대한 가까운 거리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시간을 절약하는 의미해서 나쁘지 않은 방법이지 싶다.

 


울도를 떠났으니까 다음은 지도구나. 항로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도 선장의 마음이거나 처음에 지도에 그어진 항로가 나중에 상황에 따라서 바뀌었을 수도 있겠다.

 

  

 

 지도는 울도를 가기 전에 들리라고 되어 있지만 선장의 마음이다. 

 


저 멋진 돌섬은 아마도 토끼섬이겠구나. 그러고 보니 여기가 공식적인 토끼섬인 걸로. 그 뒤는 지도가 있는 모양이다.

 

[5] 지도(池島)   

 

 

인상적인 토끼섬을 지나니 바로 지도가 나온다. 지도(地島)가 아니라 지도(池島)인 것이 특이하군. 섬에 연못이 있다는 말인 걸로 이해가 되기는 한데. 지도의 주민은 27명이란다. 참 조촐한 섬이구나.

 


지도상 연못은 어디있을까? 안 보이는데? 지질도나 볼까?

 


역시 생각한 대로 지도의 구조도 굴업도 응회암에 매우 짧은 산성암맥이 들어있구나.

 

  

절리도 백아도와 비슷하고... 

 


27명의 주민 중에 8명이 배를 타러 나왔구나. 그 중에는 여행객도 있으려니.... ㅎㅎ

 


지도는 탄소제로의 섬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이름표다.

 

[6] 선갑도(仙甲島)    

 


지도를 지나고서는 잠시 객실로 들어갔던 모양이다. 그래서 선갑도를 그냥 지나쳤구나. 부득이 어제 들어오면서 봤던 선갑도를 찾았다.

 


과연 선녀가 사는 섬이라서인지 해무에 감싸여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제는 대부분의 섬들이 다 그렇기는 했다. 선갑도는 현재 섬의 관리인이 살고 있는 유인도이고 여기에서도 핵폐기물을 매립하는 문제로 한바탕 시끌시끌했던 모양이다. 특수군사훈련하는 곳으로 쓰였는데 미군 대장이 뱀에 물려서 죽는 바람에 그것도 없어졌더란다. 이유도 참.... ㅎㅎ

 


하긴, 어제의 선갑도나 오늘의 선갑도나 다를 것은 없지.

 

 
지질은 굴업도 응회암인데 행정구역으로는 덕적면이 아니라 자월면이구나. 여전히 저 검은 화살표의 의미가 궁금하다.

 

[7] 문갑도(文甲島)     

 


이제 마지막으로 거치게 되는 섬 문갑도이다. 어제 자세히 봐서 오늘은 지질도만 볼 요량이다.

 


문갑도에는 111명이 살고 있단다. 섬의  형태로 봐서는 울릉도가 떠오르고 사람들이 모여서 살고 있는 주거지역은 도동항의 분위기와도 비슷하구나.

 


어? 굴업도 응회암이 아니네? 이건 재미있는 걸.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의 흑운모 화강암이고 대표암상도 다양한 모양이구나. 중립 흑운모 화강암, 드물게 염기성세립상포유암 수반이라..... 그런데 지질도에 하얀 선이 감싸고 아래쪽은 제외시켰구나. 그러면 뭔가 다른 것이 있다는 말인 거지?

 


그러니까 아래는 모두가 흑운모 화강암이고, 위쪽은 다른 성분들이 섞여 있다는 말인 모양이다. 그렇다면 문갑도는 굴업도의 화산폭발보다 더 이전에 있었던 지질로 봐야 하겠구나. 트라이아스기는 중생대 초기에 해당하니까. 그리고 화강암은 심성암이니까 마그마가 지하에 있다가 위로 떠올랐던 것으로 봐야 하겠지. 이제 섬 구경도 다 했나 보다.

 


유인도 무인도 해서 참 많기도 하다. 그래서 덕적군도겠거니 싶고 제대로 군도들을 본 것으로 쳐도 되겠다.

 


다시 덕적도구나. 이제부터는 덕적도 유람을 할 시간이다. 우선 점심부터 먹어야지. 거쳐온 섬과 스쳐온 섬들을 구경하느라고 배가 고픈 것도 몰랐는데 항해의 끝이 보이니까 갑자기 시장기가 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