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② 방아머리편마암

작성일
2023-06-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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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대부도② 방아머리 선캄브리아 시대 편마암(지질노두 19번)

 

방아머리 선캠브리아기 편마암(링크) 

 

(2023년 6월 17일 토요일)

 



모처럼 만난 옛날 옛적의 인연인 윤 선생의 가족들과 냉면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마음은 이미 콩밭, 아니 돌밭에 가 있던 터라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는 돌밭에 다녀와서 조용히 이야기 나누자고 하고는 방아머리로 내달렸다. 

 

 


이렇게 바쁜 이유는 오늘의 물때 때문이다. 오늘의 대부도 간조(干潮)는 10시 19분이고, 만조(滿朝)는 16시 1분이다. 그러니까 어물거리다가 시간이 흘러가버리게 되면 밀물이 물밀듯이 몰려 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노두(露頭)가 바닥에 자리하고 있는 방아머리의 풍경은 물 속으로 잠기고 만다는 조바심이었다. 물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그래서 서둘렀다. 시간은 이미 12시를 넘기고 있으니 앞으로 2시간 정도의 여유 밖에는 없을 것으로 생각이 되어서다.

 


방아머리 선착장을 오른쪽에 두고 방아머리해변을 끼고 살펴보니 동춘서커스 상설공연장의 앞이 찾아가야 할 목적지라는 것을 대략 이해하겠다.

 


그러니까 이 부근이 되겠다는 것을 열 번도 더 봤다. 혹시라도 제대로 찾지 못할까 봐서이다. 책에서 위치를 표시하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마음이 놓아지 않아서 말이지. 

 


『지질노두』의 설명에 의하면 '방아머리 해변에서 남쪽 끝에는 광활한 노두가 펼쳐져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오른쪽으로 방아머리 선착장을 두고 그 남쪽에 방아머리 해변이 있으니까.....

 


그 반대쪽이면 저 부근이 틀림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괜히 용마소에서처럼 엉뚱한 곳에서 헛다리를 짚을 수는 없으니까 시작부터 조심해서 위치를 확인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경험이 보물이다.

 


그런데....

광활한 노두가 깔려 있다는 말이 과연 타당한지 문득 의심이 들었다. 왜냐하면 언뜻 봐도 별스럽지 않은 돌들과 작은 바위로 되어있는 구조가 생각했던 풍경과는 사뭇 달라 보여서 이다. 그래도 위치가 틀림 없다면 가서 살펴 봐야지 달리 방법도 없다.

 


책에서는 멋지게 휘감긴 습곡도 있었는데 이건 뭐..... 밋밋한 것이.... 흔해 빠진 갯바닥의 전형적인 모습이랄 밖에 뭔가 여기에서 멋진 풍경을 찾아낸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뭐, 약간의 층이 보이기는 한다. 그래도 너무 기대를 크게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다른 곳을 둘러봐야 책에 소개한 장소는 여기가 틀림없겠다는 것은 확실해 보여서 반신반의 하면서 기왕에 찾아 왔으니까 천천히 둘러보자고 생각할 밖에.

 


그런데.....

걸음을 옮기면서 점점 생각이 바뀌었다. 의혹은 감탄으로 변해갔고, 좁아 터졌던 돌무더기는 광활한 세월의 이야기마당으로 변해갔다. 그래, 그래야지. 이것이 선캄브리아 시대의 편마암이로구나. 이름을 '선캄브리아기'라고 하게 되면 페름기 석탄기와 혼동이 된다는 지질학회의 토론을 거쳐서 '선캄브리아 시대'라고 하자는 결론을 내린 모양이다. 잘은 몰라도 알게 된 것은 가능하면 그것을 따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캄브리아는 '기(期)'가 아니라 '시대(時代)'로 적어본다. 

 


선캄브리아  시대인 6억 년 이전~46억 년 이후의 세월을 머금고 대략 40억 년의 세월을 살아오고 있으니 오전에 봤던 대부광산의 7천만 살을 먹은 중생대 백악기의 퇴적층은 어려도 너무 어린 젖먹이 어린아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그러니까 6억 살인지 10억 살인지 알 수가 없어서 뭉뚱거려서 붙여 놓은 이름이 '선캄브리아 시대'인 것이고 보면 고생대보다도 더 이전의 세월을 겪어 온 어르신인 셈이고, 그래서 더 와보고 싶었던 것이기도 하다. 캄브리아는 캠브리아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이것은 쥐라기를 쥬라기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려니 싶다. 다른 이름 같은 뜻이라고 보면 될 테니 말이지. 공식적으로는 선캄브리아인 모양인데 지질노두에서는 선캠브리아로표기하고 쥐라기는 쥬라기로 표기하는데 어느 것을 따라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ㅎㅎ

 

 

지식백과의 두피디아에서 보여주는 지질연대표이다. 선캄브리아 시대는 지구의 최초 역사인 46억 년부터 고생대가 시작되기 전인 캄브리아기 이전까지로 정했다. 그러니까 고생대의 시작인 캄브리아기의 이전이기 때문에 이름이 선(先) 캄브리아 시대(時代)라고 하는 것이다. 다시 선캄브라이 시대에는 명왕누대(冥王累代), 시생누대(始生累代), 원생누대(原生累代)로 나눠서 분류한다. 그리고 현생누대(顯生累代)가 되면서 생명체들이 탄생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니까 지구의 역사에서 40억 년간은 생명체라고 할 만 한 것들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었던 모양이다.

 

 

고생대부터 비로소 화석이 나와서 생명체의 역사를 읽을 수가 있었기 때문에 그 이전을 모두 묶어서 선캠브리아시대라고 말하니까 이 방아머리 해변의 노두들은 나이가 얼마나 되었는지 정확하게 증명할 방법은 없는 것으로 봐야 할 모양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지질학자가 쓴 책에서 이렇게 선캠브리아기라고만 했을 리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질노두』의 설명에서 이 지역의 지질은 변성암(變成巖)이라고 했다. 암질(巖質)은 편암(片岩)과 편마암(片麻岩)으로 구성되었는데 퇴적된 형태는 구문소(求門沼)에서 본 고생대의 석회암층(石灰岩層)과 비슷한 형태구나. 그러니까 지각변동으로 인해서 가지런히 쌓였던 퇴적층이 옆으로 드러누웠다는 이야기다. 대부광산의 퇴적층이 거의 수평으로 가지런히 쌓인 것과 분명히 비교가 되어서 좋다. 여기까지 살아오면서 겪었을 그 많은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싶지만 돌은 말이 없으니 상상을 할 여지가 있어서 그것도 좋다.

 

  

오랜 세월을 덧없이 살아왔다는 흔적이 도처에서 느껴진다. 소용돌이치는 습곡(褶曲)을 보니 이 바위의 굴곡진 삶이 어쩐지 느껴지는 것 같다. 살아가노라면 주변에서 압력도 넣고 고비고비마다 겪어야 했던 일들로 인해서 이렇게 뒤틀린 층을 만들었겠거니. 문득 팔자 좋은 대부광산의 수평 지층을 생각하니까 그것이 더욱 뚜렷하게 다가온다. 인생이란 이렇게 굴곡지고 만경창파(萬頃蒼波)에 휘둘리면서 휘청이다가 다시 바로 서기를 반복하는 것이지 않은가?

 


그래, 이런 느낌이다. 때로는 두꺼운 지층에 휩싸이고, 또 때로는 종이장같이 얇은 세월도 견디면서 이렇게 흔적을 담아 놨다는 생각이 든다. 만고풍상(萬古風霜)을 맨 몸으로 부대끼면서 꿋꿋하게 버텨온 나날을 이 자리에서 이렇게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암석을 보면서 느끼는 감상이 또 별반 평소의 생각과 다를 것이 없지 싶기도 하다.

 


얼굴 한가득 짜글짜글한 주름진 90옹(翁)의 해탈한 듯한 웃음진 모습이 떠오른다. 오행학자의 지질공부는 이렇게 흘러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덕지덕지 붙은 따개비는 노인의 검버섯처럼 보이기도 한다. 과연 고생대의 구문소에서 느꼈던 느낌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오는 감상은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구나. 4~5억 년을 겪은 삶이 아무리 굴곡졌다고 한들 얼마인지도 모를 어쩌면 10억년도 더 되었을 수도 있는 세월을 살아오면서 부댓꼈던 삶에다가 어찌 견주랴 싶다.

 


아무리 열심히 살고 또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자라서 빵빵한 스펙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시장 바닥에서 하루를 생존하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는 삶의 의미를 알아 낼 방법이 없다. 이런 것은 영화를 봐서 해결이 될 문제가 아닐게다. 그렇기에 세계테마기행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면 될 일을 두고 애써 돈을 써가면서 이렇게 이 시간에 이 갯바닥을 누비고 있지 않느냔 말이지. 이러한 것은 결국 그 자리에서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가 있는 그 무엇이 있지 않을까?

 


확실한 것은 선캄브리아 시대를 살아온 암석의 느낌이 많이 다르다는 것은 알겠다. 돌에도 연륜이 있다는 생각은 해 보지 못했는데 이제 이러한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보게 되는구나. 재미있는 일이로군. ㅎㅎ

 


주름진 선캄브리아 시대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에 잠겨서 기웃거리는데 갑자기 갈매기 한 마리가 날개를 퍼덕이면서 몇 걸음 걷는다. 자세히 보니 새우깡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이제 기운이 쇠약해 져서 힘차게 날갯짓을 할 수가 없다는 표정이다. 그러니까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서서히 마무리하고 있는 모양이구나. 그래도 도도하게 자신의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품위를 지키느라고 퍼덕이고 있는 모습이 어쩌면 대견해 보이기도 한다. 천명이 다 할 때까지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누렸을 테니까 말이지. 얼마를 더 살게 될지는 모르지만 마지막순간까지 그렇게 살다가 다시 태어나거라. 달리 해 줄 말이 없구나. 

 


이번에는 누런 암석 사이를 비집고 관입(貫入)이 된 것으로 보이는 풍경이다. 보통은 석영(石英)이 관입되는 것을 봤는데 여기에서는 또 특이한 모습이구나. 암벽이 지각운동으로 쪼개지게 되면 다시 끓어오르던 마그마가 그 틈을 채우게 되는데 선캄브리아 시대에는 석영이 아니라 거무티티한 암석의 마그마가 끓어올랐던 모양이다.

 


이렇게 걸음을 옮길 때마다 또 다른 세상의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에 광활한 지질의 모습을 보게 된다는 말을 했던 모양이다. 겪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가 없는 법이다. 구문소의 풍경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에 와서 보니 그보다 훨씬 더 멋지고 웅장한 풍경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러니까 뭐랄까..... 

 

구문소의 퇴적층은 잘 차려 입은 멋장이라고 한다면 방아머리는 누덕누덕 걸치고 아무 데서나 드러누워서 하늘의 별이나 보고 있을 것 같은 낭인의 모습? 아, 근래에 본 타로카드의 그림이 떠오르는구나.

 

 



중국판 유니버셜 웨이트의 바보 카드이다. 갑자기 이 카드가 떠올랐다. 이렇게 연결시켜 놓으면 이 타로를 볼 때마다 방아머리의 이 멋진 풍경이 떠오르겠구나. 그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ㅎㅎ

 

 


자꾸 구문소를 떠올리는 것은 그래도 지질이라고 본 것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감동하며 봤던 까닭도 있을 것이다. 기억은 본 것에서 답을 찾기 마련이다. 기억 창고에서 비교할 만한 재료를 구하지 못하면 '처음 보는 것'으로 정리하게 된다.  그러니까 처음 보는 것이 많을 수록 창고는 그만큼 넓어진다는 이야기이니까 자꾸만 돌아다녀야 한다는 결론이 되는 셈인가? ㅎㅎ 그렇기에 보다 많은 기억과 깊은 기억을 쌓은 사람은 감당할 수가 없다고 하는 말이겠거니 싶다. 풍부한 경험을 쌓은 백전노장(百戰老將)의 늠름하면서도 탈속적인 풍모를 떠올려 본다.

 


그래~! 이 멋진 풍경을 혼자서만 즐기다니 이렇게 오붓한 순간이 마냥 즐거울 따름이다. 암석에 아로새겨 놓은 이 문자는 무슨 의미일까? 그것을 읽어 낼 공부가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다만 이나마도 들여다 보면서 감탄하고 있는 것만이라도 다행스러울 따름이다.

 


지구가 새겨 놓은 세월의 설명서를 해독하는 코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가 미쳐가는 것이겠거니 싶은 생각도 든다. ㅎㅎ 아니 언제나 제대로 미쳐보나 싶기도 하다. 그런 날도 있겠거니. 이미 미쳤다고 주변에서 말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진짜로 미치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면 이 정도를 갖고서 돌에 미쳤다고 할 것은 아니지 말이다. ㅋㅋ

 


역시~!

방아머리의 해변은 실망시키지 않았구나. 아니, 실망이 아니라 기대 이상의 멋진 풍경을 보여줬다고 해야 하겠군. 이건 석영처럼 보이는 걸. 또 다른 어느 세월의 흔적이 나이테처럼 쌓여가고 있었던가 싶다.

 


앗~!

이것은 호상편마암(縞狀片麻岩)이잖아? 가만..... 어디에서 봤더라..... 워낙 여러 권의 책을 한꺼번에 읽어 놔서 내용이 뒤죽박죽이다. 아, 그래. 이승배 선생의 『우리땅 돌 이야기』에서 봤구나. 어디 뒤적뒤적......

 

「우리 나라 대부분의 호상편마암은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19억 년전에 만들어 졌다고 한다. 대륙이 지금처럼 나눠지지 않고 거대한 대륙으로 한 덩어리가 되어 있었고 이 대륙은 판게아 초대륙으로 부르는데  약21억 년전부터 18억년 사이의 대륙은 콜럼비아라고 부른다. 대륙들이 서로 모이는 과정에서 서로 밀면서 높은 압력이 가해졌고 그 결과 편마암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때 만들어진 편마암들이 한반도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아주 좁은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 된 바위인 셈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떠돌다가 이곳에 자리를 잡아서 잠시 머무르고 있단 말이지? 적도의 남쪽에서 이 멀고 외진 대부도까지 흘러왔을 여정을 또 생각해 본다. 보이는 것은 일부분이지만 그 안에 머금고 있을 사연이야 얼마든지 상상으로 채울 수가 있는 것이니까. 그러다까는 또 어느 순간에 다시 마그마로 돌아 갔다가 또 어느 곳에서 현무암이 되어서 다시 세상과 만나기도 하겠거니..... 

 


 

처음에는 한글로만 봤을 적에 사진의 느낌을 생각해서 호상편마암에서 호상은 호상(虎狀)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왜냐하면 호랑이 가죽처럼 얼룩덜룩한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찜찜해서 한자를 찾아보니까 호랑이 호상이 아니라 비단 호(縞)자 호상(縞狀)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비단처럼 고운 무늬가 들어가 있다는 뜻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한자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음을 또 생각하게 된다. 이 구절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있다.

 

「경기도 양주의 일영계곡, 가평군 유명산 자연휴양림 계곡과 양동골, 강원도 화천군 지촌천변, 충남 보령시 성연리용연교 아래가 대표적인 계곡 노두이다. 충남 보령시 양항리 죽도, 전북 군산시 옥도면 말도,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 일대의 해안에서도 볼 수 있다.」 

 

아마도 방아머리를 꼭 가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이 책을 보고서였지 싶다. 뜬금없이 방아머리의 노두를 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덕적도행 배를 타는 곳이 방아머리 선착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일정에 추가되었다. 그러니까 선캄브리아 시대의 암석이니까 단순이 6억년 이전이 아니라 방사능 연대측정을 한 결과 19억 년전이라는 것이 나왔다는 말이로구나. 어쩐지..... 세월의 흔적이 보였더란 말이지. ㅎㅎㅎ

 


얼마나 비단결 같은가 말이지. 호상 편마암에서도 누런 빛을 띠는 것이 하얀 빛이 섞인 것보다 더 연세가 높아보인다. 

 

 

[아산시 염치읍 서원리 선캄브리아의 호상편마암-지질노두 207번의 사진]

 

 

같은 선캄브리아의 호상편마암이지만 서원리의 바위는 젊은이 같고 방아머리는 노인 같이 느껴진다. 보통 정원석으로 쓰이는 희고 검은 색이 겹쳐있는 돌이 모두 호상편마암이라는 것도 겸해서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방아머리의 암석은 19억 년 전의 호상편마암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뭐든 이렇게 정리해 놔야 개운하단 말이지.

 


이만하면 오늘의 소득은 충분히 만족스럽구나. 이제 잔뜩 기다리고 있을 친구에게 해 줄 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니 그만 자리를 떠야 할 모양이다. 걸음을 옮기면서도 눈길은 바닥의 세월을 훑고 있다.

 


그냥 넘어가면 섭하지~! 다 둘러봤으니 이제는 지질도를 들여다 봐야 할 시간이다. 그런데 지질도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이곳의 지질에는 처음 보는 초록색으로 표시가 되어 있었구나. 앞에서 본 대부광산의 지질도에는 초록세모가 되어 있었는데 이것은 오로지 짙은 초록색으로만 되어 있네. 그것 참 지질도는 신기하단 말이지. 그것도 주변과는 확연히 다른 지질이었구나. 그래서 또 재미있다. 그렇다면 주변의 암석은 언제 만들어 진 것인지도 궁금해서 또 눌러본다.

 


그 옆의 옅은 베이지색도 선캄브리아 시대이기는 하구나. 암석의 종류가 좀 달라서 편마암류라고 한 것으로 봐서 다른 암석들과 섞여 있어서 그렇게 이름을 붙인 것으로 짐작이 된다. 

 

 


이 자리의 지층은 주변과 다르게 각섬암(角閃巖)으로 되어 있네. 지질도가 아니었으면 모르고 넘어갈 뻔했구나. 그래서 자꾸 물어야 한단 말이지. 그런데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바로 뒤에는 파란색으로 되어있는 지질이 보여서 또 궁금한 김에 눌러본다.

 

그랬더니 뜻밖에도 석회암이었구나. 이 또한 선캄브리아 시대라니 석회암이 있다는 것은 굴 조개가 왕성하게 활동했던 시절이라는 말이로군. 또 하나 상식이 추가되었다.

 

'석회암은 고생대만이 아니라 선캄브리아 시대에도 있었다.'

 

자꾸만 부족한 암석창고를 하나씩 채워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방아머리 해변에 자리잡고 영원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선캄브리아 시대의 풍경은 다음에도 또 찾아오고 싶은 생각이 들지 싶다. 

 

'이런 맛으로 암석을 찾아 다니는 모양이구나.....'

 

이제 그만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야 할 모양이다. 그들도 나름 바쁠텐데 마냥 기다리게 할 수도 없는 일이잖느냔 말이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닷물이 더 들어오기 전에 메추리 섬으로 가봐야 하는데 그러자면 또 서두르지 않을 수가 없다. 사리때가 아니라면 좋았을 텐데 사리때는 물이 많이 빠져서 넓은 바닥을 볼 수가 있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또 물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나쁜 점도 있는 것을 보니 당연히 음양의 이치겠거니 하면서도 암석 놀이에는 나그네를 바쁘게 하기도 한단 말이지. 이렇게 세월의 흔적과 놀다가 아쉬운 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