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견광③ 설암(雪巖)

작성일
2023-05-13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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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4

지질견광② 정선 설암(雪巖) 또는 소금강(小金剛) 



(2023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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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운대에서 놀다가 다음으로 이동할 곳은 소금강이다. 소금강을 들으면 오대산 자락의 강릉 소금강이 먼저 떠오르는데 정선에서도 소금강이 있었구나. 그렇지만 소금강 이전에는 설암(雪巖)이었다. 그러니까 원래는 설암이었는데 나중에 소금강으로 바꿨던 모양이다. 그런데 소금강보다 설암이 더 정겹다는 생각이 든다. 설암은 세상에 둘도 없는 눈 덮인 암벽인데 비해서 소금강이라고 하면 아류(亞流)가 될 뿐이니 말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짝퉁'인 셈이다. '구찌를 닮았네'가 아니고 무엇이냔 말이지. '금강산을 닮았네'에 불과한 이름이니까 하는 말이지 뭘. 그래서 이름을 지을 때는 신중해야 한다.

'대장부는 부처가 간 길도 따라가지 않는다'

뭐 좀. 이런 기개가 있으면 안 되나? 이름에 정신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어쩐 일인지 기백은 사라지고 자꾸만 위축되어서 쪼그라드는 모습을 보이면 바라보는 산천이 얼마나 우울하겠냔 말이지.

한 예로 영월군 하동면(下東面)은 2009년부터 김삿갓면이 되었다. 이것을 보면서 퍽~ 웃었다. 왜 한 사람의 면이 되어야 하느냔 말이지. 그야말로 상술 앞에서 맥을 못쓰는 전통이라고 해야 하지 않겠느냔 생각이 들어서다. 그 김삿갓면의 이름을 보고 몇 사람이나 김삿갓을 보러 가겠어? 그래도 한반도면은 지형을 땄으니 귀엽기라도 하지만 김삿갓면은 아니잖여? 그냥 혼자 해보는 생각이다. 어딘가에서는 유명인의 이름을 따서 거리 이름을 바꿨다가 그 유명인이 비리에 휩싸이자 이름을 또 바꾸느라고 호들갑을 떨었다는 이야기도 언뜻 들었지 싶다. 여하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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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운대에서 설암까지는 불과 3.3km이다. 그야말로 숨 한 번 들이 쉬면 이내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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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비(是非)다. 하다 못해 소금강 아래에라도 괄호하고 (설암)을 써 놨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보령도 해수욕장으로 유명해지려고 했는지 바꿨던 대천시(大川市)가 원래의 이름인 보령시(保寧市)를 되찾았듯이 설암도 원래 이름으로 불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 나그네다. 물론 생각만 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낭월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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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제야 맘에 드는군. 이랬어야 한단 말이지. 흐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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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석이 있는 곳이 있고, 또 전망대가 있는 곳은 따로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여기에는 전망대를 만들 공간이 없어서 나눠 놨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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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이런 말을 할 필요도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하고 싶으니 할 수밖에 없지. 마침 늦봄의 맛을 느끼라고 아직은 연두색의 초목이 싱그러움을 더한다. 단풍이 든 가을이 좋다지만 어느 계절인들 좋지 않으랴. 겨울이면 눈이 내려서 제대로 설암이 되겠구나. 겨울의 정선은 눈길이 위험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눈 덮인 설암을 보고 싶어서 혹시나 하고 네이버 이미지를 검색해 봐도 그런 사진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볼 수가 없으면 만들어야지. 올 겨울에 어디 한 번 두고 봐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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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謙齋) 정선(鄭敾)이 그렸다는 그림이 떠오른다. 물론 말이 그렇다는 것이고 실은 관련 자료를 찾다가 발견한 것이 맞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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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이다. 화표주(華表柱)를 그린 것이라는데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이 모델은 화표주가 아니라 설암의 저 모델이 분명하다고 우긴다. 어쩌면 겸재 선생이 저 바위를 그려놓고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화표주라고 써놨을 가능성도 있지 않았겠느냐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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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저 소나무를 보면서 학을 떠올렸을 것이라는 생각까지도 해 봄직하다. 바위의 주름까지도 닮은 것을 봐하니 틀림없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군. 고로 정선의 화표주는 설암의 바위를 그린 것으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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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지질탐사는 언제 하는겨? 이렇게 기암괴석의 풍경에 푹~ 빠져서 놀고 있으니 말이지. 고생대의 바다 밑에서..... 애고~ 모리겠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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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암이 주는 느낌은 자꾸만 부슬부슬 허물어진다는 것인가 싶다.

낭월 : 이렇게 암벽이 허약한데도 왜 낙석주의가 없지?
화인 : 그야 전 구역이 낙석위험지역이니까 그렇죠.
낭월 : 어? 그건 말이 되는 걸.
화인 : 어디에다 주의하라고 하겠어요. 온 천지가 낙석구간인걸요.
낭월 : 그랬구나. 난 또 혼자 속으로만 생각했지 뭐냐.
화인 : 뭐를요?
낭월 : 아니, 왜 낙석주의 표지판이 이렇게도 없나 하고 말이지.
화인 : 에구~ 사부님도 참. 호호호~!

맞는 말이지 싶다. 그리고 정선 땅을 지나갈 때는 항상 낙석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한 줄 써 놔야 하겠구나. 그렇게 조금을 이동하자 다시 소금강 전망대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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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차를 돌렸다. 차를 세울 곳이 산 쪽의 길가에는 없어서다. 그리고 낙석도 겁나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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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팔경을 안내해 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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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강을 따라 이렇게 멋진 절벽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금강을 따라 분포하는 암석은 주로 하부고생대의 퇴적암류인 사암(장산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사암은 많은 열과 힘을 받아 거의 규암으로 변한 상태이다. 암석이 지표면에 나오게 되면 비가 내리고 식물이 자라서 토양(흙)으로 변한다. 이를 지질학자들은 화학적 풍화라 한다. 규암이나 사암은 대부분 석영(SIO2)으로 이루어져 있고 석영은 화학적 풍화를 받아도 다른 광물로 변하지 않아서 토양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 지역은 이렇게 석영으로만 이루어진 암석으로 되어 있어서 토양으로 변해 흘러내리지 않기 때문에 절벽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설명문을 이렇게 타이핑하면서 정독하게 된다. 그랬구나. 퇴적암이기는 하지만 석회암이 아니라 규암과 사암으로 되어 있다는 말이네. 책에서 읽은 것보다 이렇게 안내문에서 읽는 정보가 더 알짜인 경우도 많다. 고생대는 모두 석회암인 줄만 알았지. 사암(沙巖)을 보며 이암(泥巖)과 역암(礫巖)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그래도 독서의 공덕이 쪼매~는 있었던 모양이다.

근데, 장산층이 뭐지? 사암이 층을 이루면 장산층이라고 하나? 한자가 없으니 이렇게나 불편한 것을 말이지. '장산층'을 검색해도 중산층만 나오니 참 답답할 밖에. 옳지! 챗GPT에게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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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네가 낫다. ㅎㅎ

다시 마소가 자랑하는 빙에서 검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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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 규암층

장산 규암층(CEj; Cambrian Jangsan quartzite formation, 壯山 硅巖層)은 조선 누층군 태백층군의 최하위 지층으로, 백운산 향사대를 따라 봉화군 석포면 석포리의 면산(1246.2 m)으로부터 태백산과 영월군 남동부를 지나 단양군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삼척시 신기면 마차리와 정선군 화암면 화암리, 몰운리, 남면 문곡리 곡저 지역에도 일부 분포한다. 봉화군 소천면의 장군광산 주변과, 문경시 경천호 부근에도 소규모 분포한다.[14] 지층의 이름은 영월군 상동읍 내덕리에 위치한 장산(1409 m)에서 유래되었다. 선캄브리아기의 율리층군과 화강암질 편마암 위에 부정합으로 놓이거나, 부분적으로는 단층으로 접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캄브리아기에 형성된 것으로 생각되는 본 층에서는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직상부 묘봉층의 화석군을 고려할 때 캄브리아기 제2세(Series 2)의 제3절(Stage 3)과 제4절(Stage 4)에 퇴적된 층으로 추정된다.[2] 장산 규암층은 얕은 바다(shallow marine environments ranging from inner shelf to nearshore)에서 생성된 것으로 해석된다.[18] 장산 규암층은 중국 산동성의 리구안층(Liguan Formation)과 대비된다.[19]

캡쳐한 글이 잘 안 보여서 텍스트로 넣는다. 빙은 위키백과의 자료를 끌어다 보여주는구나. 한자까지 나오면 더 반갑지. 장산규암층(壯山硅巖層)을 장산층이라고 하는구나. 겸해서 장산(壯山)은 영월에 있는 장산이라는 산에서 유래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1409m면 꽤나 높은 산이네. 지도에서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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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은 화암에서 22km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산이고 설암을 비롯한 몰운대의 일대는 여기에 있는 암석과 같다는 의미로구나. 그리고 단양까지도 이어진다니까 거대한 맥이군. 장산에 갈 일은 없지 싶지만 그래도 어디쯤인지는 확인해 본다. 이렇게 해서 또 하나의 궁금증을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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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풍경이 된 이유는 사암이 변성(變成)해서 석영화가 된 덕분이란 말이지.... 장산층에는 석영(石英)이 함유되어서 강도가 높아졌고, 그래서 암벽을 이루고 풍화를 받아도 흙으로 변하지 않아서 이렇게 멋진 절경을 연출하게 되었구나. 그러니까 몰운대의 암벽도 이와 같은 것으로 보면 되겠거니.... 비로소 지질초보 같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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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롭게 둘러보니 그것도 좋다. 내일은 비가 쏟아지겠지만 이렇게 오늘을 즐기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냔 말이지. 이래저래 감사한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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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의 형태가 몰운대와 같은 것으로 봐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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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은 지질이고, 풍경은 풍경이지. 이런 모습 다른 곳에서 만나기도 쉽지 않다. 아니 없지 싶다. 어디에서 봤던가.... 생각해 봐도 기억 창고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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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의 길 건너편의 풍경은 전혀 다르다. 이런 형태를 암괴류(岩塊流)라고 하던가? 뭐라고 부르는 이름이 있던데...... 기억이 가물가물 하군. 아! 맞다! 너덜지대라고 하는 것이었지. 그게 생각나지 않아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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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졀벽에는 사암이 단단해져서 절경을 만들어 놨는데 길 건너편에는 석회암이 허물어져서 이렇게 돌밭이 되어 버린 건가? 그 성분이 궁금하군. 석영의 성분이 포함되지 못해서 풍화작용을 받고 이렇게 부서진 것으로 보면 되기는 하겠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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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역경타로의 산지박(山地剝)이 떠오른다. 돌 무더기는 암층이 풍화를 견디지 못하고 허물어진 것인데 박괘(剝卦)가 이러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또 알게 된다. 이러한 돌밭을 만나면 탐석을 하게 되고 그것은 또 어느 집의 서재를 장식하는 일을 할 수도 있을테니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바위암벽보다 반드시 나쁘다고만 할 것도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서 서로 다른 운명의 길을 본다. (뭘 거창스럽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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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는 정선바위솔에 대한 안내문도 있구나. 이건 관심이 없으니 그냥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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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도 열심히 풍경을 담느라고 바쁘다. 이번 여행에서는 대체로 동영상을 위주로 담아보겠다고 했는데 맘에 든 그림이 되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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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뚜껑 얼어라~!
호연 : 뭘 하시려고 그럽니까?
낭월 : 이런 풍경을 차 안에서만 본대서야 말이 되나.
호연 : 조심하셔야 합니다.
낭월 : 그래 꼭 붙잡을 사람이 있으니 걱정말고~!



이렇게 해서 시원한 차의 지붕을 열고 밖을 보면서 영상을 담았다. 바람 소리가 심해서 오디오는 제거하고 비디오만 남겼다. 때론 사진으로 만족할 수가 없을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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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뚜껑이 열리는 차이니 이러한 경우에 활용하는 것도 괜찮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바깥 풍경도 담아보니 일석이조로구나.

 

이젠 다음 목적지인 화암약수다. 이대로 쭉~ 직진하면 된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