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견광② 몰운대(沒雲臺)

작성일
2023-05-1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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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견광② 정선 몰운대(沒雲臺)

몰운대 캠브리아기 장산규암(링크)

 


(2023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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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목적지인 몰운대(沒雲臺)를 발견하니 없던 기운이 절로 솟아 오르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 먼저 봐야 할 곳은 이 표지석이 아니었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고생대의 풍경은 아래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우선 화장실에서 급한 일을 해결했다. 뒤따라 화장실을 찾는 호연에게 말했다.

낭월 : 휴대폰은 조심하그래이~
호연 :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낭월 : 아, 아래가 벼랑이라서 한참 떨어질 테니 말이지. 하하~!

다녀 온 호연이 이런 화장실은 처음이라면서 감탄한다. 절간에서는 종종 있는 벼랑을 이용한 화장실이다만.... ㅋㅋ

몰운대는 부산의 다대포 앞에도 있다. 2016년도에 다대포까지는 가서 둘러봤는데 몰운대를 올라가는 것은 시간이 부족해서 다음 기회로 미뤘는데 미루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도 지질이 볼 만하다고 하는데 미리 다녀 왔으면 아쉬움만 남을 뻔했을 테니 말이다.

우선 둘러보기에 앞서서 이름의 의미부터 생각해 본다.

몰(沒) 잠긴다. 잠겨 든다.
운(雲) 구름
대(臺) 높은 곳. 돈대.

구름이 끼면 풍경도 모두 구름 속으로 가려져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로군. 그래서 몰운대였구나. 그런데? 몰운대만 그런가? 구름이 끼면 어디는 보이나? 이런 생각이 뒤를 따른다. 그래서 또 이러한 이름을 붙이게 된 연유를 생각해 본다. 그러니까.....

몰운대를 보려고 천 리 먼 길을 달려 왔는데 마침 구름이 끼어서 그 멋진 풍경을 볼 수가 없으니 이보다 더 안타까울 수가 있느냐는 의미로 붙은 것이라면....? 끄덕끄덕. 그건 이해가 된다. 몰운대에는 그러한 안타까움이 있어서 어느 시인이 붙여 놓은 이름이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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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운대로 오르는 길의 초입에 시비가 하나 서 있구나. 필시 몰운대에 대해서 읊은 시를 후대에 기념하여 여기에 새겨놓았으려니 싶어서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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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뭐라고 썼나...? 누가 썼나....

몰운고대출반천(沒雲高臺出半天)
비공일상절풍연(飛筇一上絶風烟)
반타부감임류헐(盤陀附瞰臨流歇)
위각회첨의두현(危角回瞻倚斗懸)
차지거인진탈속(此地居人眞脫俗)
금래태수사성선(今來太守似成仙)
류명욕천유랑수(留名欲倩劉郞手)
약비귀부교사현(若比龜趺較似賢) 


1888년 5월 10일(一八八八年 五月 十日)
지군(知郡) 오횡묵(吳宖默)

오횡묵의 본관은 해주(海州). 자는 성규(聖圭), 호는 채원(茝園). 19세기 말 정선군수·자인현감·함안군수·고성부사·공상소감동(工桑所監董)·지도군수(智島郡守)·여수군수 등을 두루 거쳤다.


그는 부임한 지방의 수령으로서 요직에 있을 당시 자신의 많은 시문(詩文)은 물론, 관청에서 중요하게 집행되었던 일과 내외에서 일어났던 중대한 일 등을 일기체로 엮어 놓았는데, 이것이 '총쇄록(叢鎖錄)'을 비롯해 귀중한 자료로 남겨져 오늘날 전해지고 있다.


관직에서 물러난 뒤로는 학문과 저술 활동에만 전념하였으며, 평민 출신 시인들과의 모임인 칠송정시사(七松亭詩社)를 조직하였던 것으로도 널리 알려지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채원집(茝園集)』·『정선총쇄록(旌善叢鎖錄)』·『자인총쇄록(慈仁叢鎖錄)』·『함안총쇄록(咸安叢鎖錄)』·『고성총쇄록(固城叢鎖錄)』·『지도총쇄록(智島叢鎖錄)』·『여재촬요(輿載撮要)』 등이 있다.


1894년(고종 31) 저술한 『여재촬요』는 지리에 관한 저서로 유명한데, 서구식 지리서의 영향을 받기는 하였으나, 학교 교육의 필요에서 편찬된 지리교과서의 과도기적 산물로서 주목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가져옴】







대충 봐서는 시도 어렵지만 풀이는 더 엉성해 보여서 다시 고쳐보고 싶기는 하지만 지금은 그럴 겨를이 없다. 우선 고생대의 바위를 만나야 하니까 말이지. 시의 해석은 뒤로 미루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나와 있어서 붙여 놓는다. 이제 어서 몰운대를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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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고생대에 해저에서 퇴적했다가 지각의 변화에 의해서 위로 솟아 올라서 화암팔경(畵巖八景)의 명칭을 얻은 암벽을 만나는 것이 제1순위니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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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벼랑을 바라보는 순간.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 나름대로 열심히 책을 읽었으니까 그래도 하나 쯤은 생각이 나려니 했는데 정작 고생대의 바위 앞에서 바라보노라니 여태까지 책에서 읽었던 것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평소에 보던 대로 바위와 그 틈 바구니에서 살아가고 있는 초목들만 보일 따름이다. 이것이 아마도 본전인 모양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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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녁에서는 이미 한참 전에 시들어버렸을 유채꼿이 제철을 만난듯이 나그네를 반겨맞는다. 누구보다도 꽃이라면 밥을 먹다가도 뛰쳐나갈 연지님이 반가워하니 그것도 다행이로구나. 이 사진은 연지님이 찍은 것임은 두 말을 할 나위도 없다. 낭월의 카메라는 바위만 바라보고 있는 사이에 이렇게 꽃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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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한 것은 사라지고 없더라도 그냥 멍을 때라고 암벽만 바라볼 수는 없는 일이잖은가. 그래서 일단 전체적인 풍경부터 담기 시작했다. 이것은 그래도 장 하던 일이라서 익숙하니 그나마 다행이구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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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몰운대에 죽은 노송이 있다고 하더니 저 위에 있는 고사목의 둥치를 두고 하는 말인 모양이다. 그 아래에는 대를 이을 어린 소나무를 심었다고도 했지. 그런 것들이 떠오른다. 그래 파노라마도 한 장 담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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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하여 「몰운대 전경」이다. 화인도 풍경을 담느라고 정신이 없구나. 모두 멋진 풍경에 감탄하는 것을 보니 고생대든 중생대든 오기는 잘 온 모양이다. 그럼 되었지 뭘. ㅎㅎ

호연 : 사부님, 장가계를 가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여기도 장가계입니다. 하하~!
낭월 : 그래 장가계라고 해도 되겠구나.
호연 : 장가계는 규모가 크니까 작은 장가계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낭월 : 그러렴. 그러고 보니까 장가계도 고생대의 석회암층이지 싶기도 하구나.
호연 : 아, 그렇습니까? 제가 잘 짚은 것이네요?
낭월 : 호연이 말을 듣고 또 후회가 뭉클뭉클 솟아난단 말이다.
호연 : 예? 장가계는 잘 다녀오셨지 않습니까?
낭월 : 그때는 그게 옳았지.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수박 겉만 핥았단 말이지.
호연 : 그러니까 암석 공부를 안 하고서 가셨더란 말씀이지요?
낭월 : 맞아! 지금도 별로 아는 것은 없지만 너무 생각 없이 지나쳤단 말이지.
호연 : 그럼 또 가시는 거지요. 장가계는 늘 그 자리에 있지 않습니까?
낭월 : 그래 옳은 말이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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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 여행길에서는 더욱 열심히 보려고 했는데 기본이 없으니 결국은 그것이 또 한계로구나. 그래도 풍경이 위로를 해 준다. 뭘 그렇게 생각하느냔 말이지.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는 그대로 느끼면 되는 것이니 너무 궁리하느라고 눈 앞의 풍경이나 놓치지 말라는 듯이 빼어난 풍경이 생각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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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운대 앞을 감돌아 흐르는 개천은 어천( 漁川)이란다. 그러니까 고기를 잡는 하천이라는 말이구나. 고기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물론 지금 봐서는 고기도 어부도 보이지 않으니 이름을 무어천으로 바꿔야 할랑강 싶기도 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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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운대의 맞은 편의 암벽도 볼만하구나. 어디를 봐도 절경이다. 그러니까 지질에 대해서 쫌 아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면 말이지.....

고생대의 캄브리아기에서 오르도비스기(4억4천만 년전~5억 년전사이)에 퇴적된 조선누층군과 실루리아기(4억 4,600만 년전~4억 1,600만 년전)에 형성된 석회암으로 정선, 태백, 삼척, 영월, 평창에 걸쳐서 분포되어 있다.

흠흠~ 이렇게 써 놓으니 좀 있어 보이기는 한다만 체감은 영 되지 않는구나. 어차피 고생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손발에 물집이 생겨가면서 누비고 다니면서 얻어낸 소중한 결과일 것이다. 그렇치만 초보 지질 관심객에게는 4억 년전에 쌓였던 퇴적암(堆積岩)이라는 것으로 정리하면 그나마 좀 쉽지 싶다. 숫자가 나오면 두통부터 일어나는 지라 여하튼 단순하게 정리하는 것이 급선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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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운대의 암벽에는 바위만 있는 것도 아니었구나. 그 중간에 보이는 인공적인 구조물은 자세히 보지 않아도 토종벌의 집이라는 정도는 알아본다. 이런 곳에서 벌을 키우고 있었구나. 하긴 지금도 꽃이 이렇게 많이 피어있으니까 심심산골에서 토종꿀을 따는 것도 중요한 수입원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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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된 층리(層理)를 비와 바람을 피할 장소로 삼아서 벌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벼랑을 오르내리면서 관리하는 것도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알고 보면 나름대로 다니는 길은 있기 마련이겠거니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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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지질탐사'를 하는 중이라고 말하고 '풍경사진'을 찍는 어쩔 수가 없는 하수(下手)에게 화인이 뭘 발견했는지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화인 : 싸부님 저것이 저기에 있으면 안 되는 것이잖아요?
낭월 : 뭐가? 어디에 있으면 안 된다는 겨?
화인 : 저기를 잘 보세요. 저건 아무리 봐도 왕벌집이예요.
낭월 : 왕벌집이 있으면 토종이든 양봉이든 끝인데.
화인 : 그러니까요. 집이 크기도 해요. 어쩐지 벌 통이 비어있는 것 같거든요.
낭월 : 벌이 있다고 한 들 보이겠어?
화인 : 이렇게 꽃이 만발했는데 벌이 하나도 안 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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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화인이 가리키는 곳에서는 커다란 왕벌의 집이 단단하게도 붙어있었다. 24-105mm렌즈로는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100-400mm망원렌즈를 달고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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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무지게도 붙여 놨다. 벌통을 관리하는 사람이 봤으면 바로 제거를 했을 텐데 보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저 녀석들이 가까이 있으면 벌 농사는 폭망인 것을 모를 사람들이 아닐 테니 말이다. 감로사에서도 여름이면 여기 저기에 왕벌이 집을 지어대서 수시로 감시하면서 집이 완성되기 전에 털어내는 것이 연례행사이니 그 정황은 잘 알고 있다.

왕벌은 말벌이나 장수 말벌이라고도 하고, 어려서는 왕탱이라고 불렀다. 물론 사람에게 공격하면 큰일이기 때문에 제거하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직접적으로 꿀벌의 생사가 달렸으니 그냥 두어서 될 일이 아닐 텐데 이렇게 쓸데없이 괜히 남의 벌 농사를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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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는 바위만 보다가 대충 살펴보고 나니까 비로소 물도 눈에 들어온다. 위쪽으로 걸음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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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암은 화강암에 비해서 암석이 잘 부서진다. 조각조각 떨어져 나간 흔적이 색깔로 구분이 되는구나. 그러니까 이러한 것이 노두(露頭)란 말이지? 암벽층에 초목이 없이 바위만 있으면 속살이 잘 보이는데 이러한 곳에서 지질을 연구하는 모양이다. 책을 보니까 도로를 내느라고 절개한 곳이 지질학자에게는 황금같은 보물창고인데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콘크리트로 막아서 낙석을 방지하기 때문에 볼 것이 없어진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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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저건 습곡(褶曲)이잖아? 오호~! 이렇게 공부한 효과가 조금씩 살아나는 모양이다. '휘어진 지층이 옷의 주름과 같이 굽었다'고 해서 습곡이라고 한다는 것이 떠올랐다. 이렇게 공부하면 되는 것이겠거니.....

캠브리아기의 장산규암(壯山硅巖)으로 된 노두인데 사암단층이이라고 지질노두 184편에 너와 있구나. 참 유용한 책인 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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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곡을 보느라고 렌즈를 당겼더니 그 벽에는 검은 글씨가 있는 것도 보인다. 어? 문자네. 낭월은 그림보다 문자가 더 눈에 잘 들어온다. 그래서 무슨 뜻인지 궁금해지는 호기심이 발동하게 되고 더욱 당겨서 내용을 읽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어쩌면 오횡묵 선생의 시를 쓴 것일 수도 있잖느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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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오언절구네. 어디.....

누가 만수(萬首)의 시로
바위를 표현하거나
그림으로 그려낸다고 한들
한 구절도 제대로 표현 못하리

보이지 않는 글자니까 맘 놓고 사기를 친다. 그렇게 보였다고 우겨도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끝의 세 글자 몰운대(沒雲臺)는 확실히 보이는구나. 비를 직접 맞지 않아서 지워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경자(庚子) 칠월(七月)도 보이고 김..... 애고 모르겠다. ㅎㅎ

오늘 둘러봐야 할 곳이 아직도 그대로니 여기에서 마냥 이렇게 노닥거릴 수도 없는 일인지라 아쉬운 발길을 몰운대로 향했다. 그러니까 위쪽으로 가봐야 한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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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새긴 글들은 이렇게 사진으로 담아 놓고 나중에 한가할 적에 살펴보면 된다. 여기에서 이런 것을 읽고 있다가는 하루 해는 짧기만 할 테니 말이지. 그렇다고 해서 그냥 지나치면 나중에 후회를 하면서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느라고 바쁜 것도 한두 번 겪어 본 것이 아니어서 웬만해서는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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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탄한 산책길을 걸으면서 옛날 말로 연달래인 철쭉이 만개한 풍경을 보면서 몰운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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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곤드레 밭을 보니 또 한 장 담아 놔야지 싶어서 눈길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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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이 따라다니니까 이런 사진을 찍어줘서 고맙다. 혹시라도 위험한 곳에서 사고라도 당할까 싶어서 안전요원으로 따라다니는 줄을 알기에 많이 고맙다. 그래서 그냥 다니지 말고 카메라라도 들고 다니라고 했더니 이렇게 사진을 남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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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어내도 자꾸만 자라는 것이로구나. 뜯어낸 옆에서 또 새로운 순이 피어오르고 있는 것을 보니 농부의 기쁨이겠거니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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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운대


화암팔경중 제7경인 몰운대는 수백척의 암석을 깎아 세운듯한 층층암 절벽으로 이뤄져 있고, 이곳에는 커다란 반석이 펼쳐져 있으며 절벽 아래로 밝은 시냇물이 흘러 옛부터 시인 묵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옛 전설에 천상선인들이 선학을 타고 내려와 시흥에 도취되었다고 전하며 구름도 아름다운 경관에 반하여 쉬어 갔다고 하는 몰운대 절벽 아래에는 수백명이 쉴 수 있는 광활한 반석이 펼쳐져 있으며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여름철에는 소풍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입구에서 250m를 가면 몰운대 꼭대기로 바위에 서있는 소나무와 고사목을 잡고 주변을 살펴보면 강과 마을이 매우 평화스러워 보이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까마득한 높이에, 떨어질까 두려워 발이 떨립니다. 아래쪽 강가에서 올려다보면 마치 한 폭의 멋진 산수화를 보는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설명을 읽으면서 쳐 본다. '끊이지 않고 있다.'와 '발이 떨립니다'를 보니 한 사람이 쓴 것이 맞나 싶기는 하지만 이런 것으로 시비를 가려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생각으로 쓸어 덮는다. 그렇지만 기왕에 안내문을 써 놓는 마당에 '한글(漢字)'로 썼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은 해 본다. 아마도 이 안내판은 한글 전용을 강조하던 시절에 세운 것인가 싶기도 하다.

카니카지, 한자가 큰일이다. 중국의 학자들이 미국에 있는 도서관에서 한자로 된 조선시대의 문서들을 옮기려고 시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왜 그러느냐니까 한국의 자료사이트에서 한문자료를 '중국어'라고 분류를 해 놨기 때문이었다나 뭐라나. 물론 궁색한 변명인 줄이야 알지만, 이런 식으로 세월이 흘러가면 조선시대 이전의 한문서는 모두 빼앗기고 말지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의 서문을 잘못 쓰신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무슨 말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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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문제라는 말이지 뭐. 여기에다 왜 중국(中國)을 거론하셨냔 말이지. 그냥 '고문(古文)을 백성이 읽기 어려워 하는지라 한글을 만든다'고 했으면 되었을 텐데 말이지.... 괜히 훌륭하신 대왕에게 시비를 걸고 싶어지기도 한다. 나중에 그놈들이 문자공정을 시작할 때는 이런 것조차도 시비 거리가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해 봤다.

삼겹살도 지네 것을 베껴와서 한국 것이라고 한다는 말을 보면서 걱정이 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참 안타까운 일인데 그나마 한자는 공부하지도 않고 오히려 그 노력을 영어 배우는데 쓰고 있으니 그것을 탓할 것은 아니지만 5천 년의 문화유산은 어떻게 지킬 것인지 걱정이 조금 되기는 한다. 그래서 나름대로 반딧불이 만큼이라도 도움이 되려나 싶어서 「오행소설 적천수」에서 나마 가능하면 괄호하고 한자를 넣으려고 애쓰는 것을 몇몇 벗님은 아시려나 모르겠군. 각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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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운정이다. 아래에서는 나무에 가려서 보일 듯 말 듯 했는데 이렇게 올라와 보니 풍경이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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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도 둘러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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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도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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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이을 세 살 짜리 아기 소나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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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의 소나무를 보니 의상대가 떠오른다. 후계목이 잘 자라서 그 자리를 지켜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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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구나. 잘 하셨다. 좀 늦은 감은 있다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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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자신이 살아온 모습을 보여주는 고목의 흔적에 잠시 눈길이 머문다.

그리고 나그네는 발길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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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운대 쉼터의 한쪽에는 광대곡으로 가자는 표지석이 나그네의 마음자락을 붙잡는다. 물론 가봐야지. 다만 다음에. ㅋㅋ 오늘은 갈 길이 바빠서 부득이 광대곡을 둘러볼 시간이 부족하구나. 화암팔경의 하나인 광대곡은 뒤로 미루고 다시 발길을 재촉하는 나그네다.

 

[나중에 추가하는 지질도]

 


지질도 보는 법을 배워서 지도에 나타낸 것을 추가한다. 장산규암은 고생대 캄브리아기의 조선계 장덕층군 묘봉층이고 암록색의 셰일이었구나. 바깥의 노란 부분은 신생대 제4기니까 몰운대의 암벽을 나타내는 것이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