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성인대

작성일
2018-10-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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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金剛山) 성인대(聖人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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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에 놀러 갔던 금강산화암사(金剛山禾巖寺)를 다시 찾은 것은 성인대(聖人臺)라고도 하고, 신선암(神仙巖), 혹은 신선대(神仙臺)라고도 하는 곳을 가보고 싶어서였다. 낭월은 성인대로 통일할 요량이다. 이미 다녀 온 글들을 읽어 봤을 적에 그렇게 힘든 곳이라는 말은 없었고, 대략 2km의 거리라는 정도의 정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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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대를 가기 위해서 전날 저녁은 영랑호 부근의 메이플펜션에서 묵었다. 일행은 12명이었고, 모두가 가족들이다. 여건이 되는 사람들만 모이라고 했는데 나름대로 여건이 되어서인지 많이 모였다. 그래서 전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예고를 한 대로 4시 30분에 차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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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사 입구에 도착하자, 3년 전에는 없었던 유료주차장이 생겼고, 그래서 도리 없이 3천원을 넣고서야 통제 바가 열렸다. 그 사이에 생긴 변화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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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사 일주문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조명은 자동차 라이트를 사용했고, 낭월도 인물 속에 포함되기 위해서 삼각대의 신세를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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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산행에 동참을 한 일행은 총 8명이구나. 좋다. 그렇다면 네 명은 숙소에서 따끈한 아침을 준비하겠구나. 금강산 화암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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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에 화암사 위쪽에서 찍은 사진으로 액자를 만들어서 상담실에 걸어 둔 나름대로 작품이다. 그냥 보면 편안하고 가을 같고 여행의 느낌이 살아나서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사진의 앞에 있는 수바위를 지나서 한 참을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니 난이도로 따진다면 이 사진은 2라고 한다면 오늘 찍을 목적지는 8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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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두고 걸어야만 하는 수암전이라는 매점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걸어야 한다. 처음에 예상을 한 대로 05시에 출발점에 도착했으니까 일행들도 열심히 협조를 했다고 봐야 하겠다. 자칫하면 꾸물대다가 20분 까먹는 것은 일도 아닌데 말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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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의 태양에 대한 정보는 일출이 06시 47분이다. 여기에 항해박명은 1시간 전인 05시 49분이고, 천문박명은 다시 30분을 더 앞당겨서 05시 18분이다. 지금은 05시이므로 아직 천문박명도 시작되지 않았다.

물론 이렇게 서두르는 것에는 올라가야 하는 거리와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대략 정보들로 봐서는 40~50분이 걸린다고 나온다. 그렇다면 1시간을 잡고 본다면, 06시는 되어야 성인대에 도달을 할 수가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그 시간에는 이미 항해박명을 지나고 시만박명이 다가오는 시간이라는 이야기이다. 혹 참고로 박명에 대해서 정리를 한다면.




천문박명(天文薄明)
태양이 지평선 아래의 12˚~18˚에 있을 때를 말한다.

항해박명(航海薄明)
태양이 지평선 아래의 6˚~12˚에 있을 때를 말한다.

시민박명(市民薄明) 혹은 상용박명(常用薄明)
태양이 지평선 아래의 0˚~6˚에 있을 때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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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런 장면들은 별로 반갑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낭월은 이런 장면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어서 챙겨놓는다. 어디에서도 '성인대로 가는 길이 상당히 힘든다'고 말을 한 곳이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힘든 길일 수도 있다'는 정보도 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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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바위까지 도착하는데 8분밖에 안 걸렸구나. 느낌은 30분은 걸렸지 싶은데 실제로는 얼마 걸리지 않았군. 여하튼 편안한 길은 아니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하긴, 편안한 길이 있을 턱이 없지. ㅎㅎ

수바위는 내려오는 길에 올라가 볼 요량을 했다. 지금은 목적지가 따로 있으므로 일단 앞으로만 가야 한다. 전진, 또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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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전등 불에 의지해서 열심히 올라간다. 앞 서거니 뒤 서거니 하면서 즐거운 수다를 떨면서 올라간다. 초행길인 낭월을 믿고서 이 어둠 속에서 길을 따라 나서는 사람들이다. 절대신봉이라고 해도 되지 싶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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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번째로 쉬고 있다. 20분을 걸었으니 사전 정보로 봐서는 절반은 오른 셈이지만, 넉넉히 잡아서 3분의 1은 왔다고 생각하자. 여기는 시루떡바위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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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기에 바빠서 찍지 못한 사진은 내려오다가 찍어서 끼워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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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나  생긴 형상으로 보나 시루떡이라고 하기는 좀 거시기 하다. 시루떡이 되려면 다른 것은 몰라도 켜의 높이는 같아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시루떡을 앉혔다가는 떡장사 해 먹기는 애초에 글렀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름은 이름일 뿐이니깐. 시루떡이던 인절미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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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처제가 모처럼 동행했다. 항상 바쁘게만 살아왔는데 이제는 여유가 좀 생긴 것 같아서 반갑다. 따로 앉아 있어서 손전등을 들이댔더니 눈이 부시단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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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었으니 또 길을 재촉한다. 시간은 이미 항해박명을 지나고 있다. 수평선에서 아스라히 퍼져가는 짙은 남색의 풍경은 이미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혼자만 알고 있다. 그 시간의 그림을 애초부터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다음에 또 해변에서 새벽놀이를 할 적에 만나면 되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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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보이는 것은 일행들의 뒷모습 뿐이지만 느낌은 그대로 전해 진다. 길이 가파르다는 분위기이다. 카메라 짐을 짊어지고 손전등을 들고서도 셔터를 놓치지 않는 것은 여행사진가의 숙명이다. 이러한 분위기도 분명히 뭔가 전달이 될 것임을 믿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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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된 계단을 만날 즈음에 벌써 예상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출발 후 53분이다. 아마도 1시간에 성인대에 오른다는 것은 무리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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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등반사고가 있었던가 싶은 안내문도 나타난다. ISO는 16000이다. 그리고 카메라를 믿는다. A7M3의 자랑이기도 한 까닭이다. 카메라에 플레시를 사용하는 것은 서툴기도 하거니와 맘에 들지도 않아서 아예 챙길 마음도 없다. 그러다 보니까 최대한 감도가 좋은 카메라가 나오기를 기다렸었고, 그래서 만난 7M3은 일상 촬영에 충실히 보답을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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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동이 튼다고 말하는 항해박명이 진행되고 있는 속초 시내의 불빛이 들어온다. 마치 비행기에서 착륙 전에 내려다 보는 도심의 불빛처럼 보이기도 한다. 꽤 높이 올라왔다는 이야기인 모양이다. 그러나 아직도 목적지는 감감무소식이다. 계속해서 길을 재촉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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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시간을 초과하고서야 앞에서 가고 있던 5동서의 손전등 불빛과 함께 외침이 울려왔다.

"다 왔습니다~~!!"

평소에 낚시와 등산을 열심히 하신 까닭인지 산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그래서 홀로 앞장을 서다가는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다시 내려와서는 카메라 가방도 받아지고 올라갔는데 비로소 목적지(짐작으로는 초입일 듯)에 도착을 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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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에 도착을 했다. 여기까지 1시간 7분이 걸렸다. 이제 목적지는 거의 다 온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보에 의하면 이제 더 올라갈 길은 없는 것으로 확인을 했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평지와 풍경 뿐이라고 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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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행들이 주저 않아서 풍경 감상에, 사진놀이에 정신이 빠져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마도 목적지에 다 온 것으로 생각되었던 모양이다. 하긴, 이름도 성인대라고 해 놨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인솔 가이드가 아직 더 가야 한다고 했는데도 들은 채도 하지 않고 산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감탄사 연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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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을 찍느라고 정신없는 것을 모아서 한 방에 끝내고는 목적지까지 가자고 독촉했다. 그제서야 아직 목적지가 남았다는 것을 느낀 모양이다. 낭월은 아직도 봐야 할 안내판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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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그 안내판은 등을 돌리면 바로 만날 수가 있었다. 이것을 만나야 거의 다 온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실은 여기에서 성인대라는 안내판을 만났을 적에 미쳐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인해서 낭월도 '다 왔는가....' 싶은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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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성인대가 아니라는 것은 이 안내판으로 확인이 된 셈이다. 등산금지란다. 누구나 여기에 오를 적에는 성인대를 가고자 함일텐데 그것을 빤히 알면서도 「성인대 등산금지」라니....????? 이건 무슨 이해가 되지 않는 주의문인지 의아했다.

오히려 「위험지역 안전주의」라고 했으면 더 마음에 와 닿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은 어디를 가나 안내문에 대한 아쉬움은 늘 만나는 것이 여행가의 일상이기는 하다. 출입하지 말라고 하면 능사인가? 이건 또 무슨 군사정권 시절의 흔적이란 말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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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성인대에 다다른 것이다. 예전에는 성인대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었던 모양인데 그것은 발견하지 못했다. 바람에 날아갔는지 일부러 제거를 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혹은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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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밝아오는 속초의 풍경이 어렴풋이 드러난다. 왼쪽의 호수는 영랑호(永郞湖)가 되겠고, 오른쪽에 있는 호수는 청초호(靑草湖)가 되지 싶다. 어디... 지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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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사 옆의 A위치가 성인대이다. 이 관점으로 보니까 대략 위치가 정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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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민박명이다. 19분부터 진행이 되고 있으니까 아마도 태양은 수평선 아래쪽의 3˚쯤에 있을 것으로 보면 되겠다. 태양을 만날 시간이 다 되어 간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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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선정(禪定)에 몰입하고 있는 수행자의 모습이다.  이제 주변은 거의 밝아진 상태이다. 널찍한 바위로 된 반석이 듬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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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간의 낭월 모습이다. 홍박사가 카메라를 들고 한 샷을 날렸던 모양이다. 참 부지런히 움직인다. 홍박사는 한의학 전공이다. 일행 중에 의사가 한 명쯤 포함된다는 것도 보험에 들어 놓은 것처럼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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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올라오느라고 힘들었던 것은 까맣게 잊어버린 모양이다. 희희낙락하면서 태양이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모습들에서 마음 속의 희망을 본다. 바람이 꽤 쌀쌀한지 들고 온 것들로 몸을 감느라고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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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왼쪽을 바라보니까 저 아래에 수바위가 보인다. 그 아래에는 화암사가 자리하고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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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어둠을 뚫고 태양이 솟아오른다. 어? 그런데 일출시간이 좀 빠르잖아? 예정으로는 47분이었는데? 왜 시간이 안 맞지? 하다가 문득 일출시간의 기준이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기준을 삼아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끄덕였다. 그러니까 고도에 따라서 3분의 차이가 발생했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문득, 사주를 상담하면서 자신이 태어난 시간을 묻는 말에 '해가 뜰 적에 났다'고 하는 것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다시 물어야 할 일이 있는 것이다. 동쪽에 높은 산이 있었는지를 물었는데, 이제는 사는 곳은 얼마나 높은 곳이었는지도 물어야 하겠다는 것도 추가해야 할 모양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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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좀 있으면 어떠랴~! 태양이 보이면 보이는 대로 고맙고, 안 보이면 안 보이는대로 놀면 되는 거니깐(이라고 말을 하면서도 쪼매~ 섭섭..)말이다. 예보에서는 비가 온다고 했는데 이것 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여하튼 일출복은 타고 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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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를 살짝 보여주는가 싶었는데 이내 구름과 하나가 되어버리는 태양이다. 그래도 좋다. 주어진 만큼만 즐기면 된다. 일행들도 일출을 봤다고 감탄을 하면서 즐거워한다. 다행이다. 낭월이야 뭐가 되었던 간에 즐기니까 그만이지만 이들은 일출을 본다는 기대감도 있었을텐데 그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은 일광보살께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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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에는 800mm까지는 필요하지 않았다. 당겨봐야 특별한 그림이 나올 것은 없어서이다. 그래서 오히려 2x텔레컨버터를 빼고서 100-400으로만 촬영을 해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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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모델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 준다. 이렇게 생긴 사진에 캡션을 붙인다면....

[그는 문득 카메라를 잊었다.]

거센 바람에 카메라와 삼각대가 통째로 벼랑 아래로 날아갈까 봐서 조마조마했다.  태종대에서 만났던 그 바람이었다. 일출이 특별하지 않아도 이렇게 놀면 또 즐거운 순간이 되는 것은 매한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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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다는 평온한 여느 일출의 풍경을 그대로 드러내어 준다. 언제나 만족스러운 그 모습을 보여주는 이 순간이 다시 감사할 따름이다. 무슨 복을 지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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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들이 행복해 하니까 낭월도 덩달아 감사할 따름이다. 저 표정들에서 희망과 꿈과 행복을 읽기에는 과히 어렵지 않아 보인다. 다행이다. 오늘 하루를 얻었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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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일어나셔 들~! 뛰어야지~~!!!"

앉아있으니까 춥다는 말이 나오는 소리를 듣고서 모두를 일으켜 세웠다. 이렇게 경치 좋은 곳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한 번 하늘을 향해서 뛰어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인대에서 이렇게 자매들이 모여서 뛰어보는 그림도 아마 전무후무할 것이라는 이야기로 반드시 뛰어야만 할 이유를 다섯 가지나 만들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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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두울,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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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와 함께 담아보려고 했는데 각이 맞지를 않았다. 그래서 울산바위는 포기하고 다시 태양과 함께 하는 샷을 준비했다.

"다시~!!"

말 한 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주는 처제들과 동서들이 고맙기도 하다.

"이번에는 절벽 아래로 뛰어 내리는겨~ 하나, 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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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히 짧은 순간이지만 영혼에서 자유를 만끽했을 게다. 한 번으로는 아쉬운 법이니까 다시 한 번 더 구령을 붙였다.

"다시, 하나, 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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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10mm렌즈로 깔끔하게 담았다. 연사로 찍어야 한다. 이것도 자꾸 하다가 보니까 요령이 생긴 셈이다. 처음에는 구령에 맞춰서 원샷으로 시도를 했는데, 그때마다 항상 호흡이 서로 맞지 않아서 다시 뛰어야 했지만 이제는 한두 번으로 끝이다. 그리고는 에니메이션으로 만들면 모두가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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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길 낭떠러지 위에서 망망한 동해를 바라보면서 태양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모습들이 건강해 보인다. 그대로 10년 후에도 다시 와서 뛰어보자꾸나. 함께 놀아주니 고맙고~!

이렇게 맘에 드는 이미지를 얻고서는 모두 춥다고 먼저 내려 간단다. 그래서 내려 보내놓고 다시 주변을 천천히 살펴보면서 산과의 대화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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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일행을 먼저 내려보내 놓고서야 비로소 울산바위로 시선이 간다. 붉은 햇살이 바위를 물들이는 장관에 잠시 말을 잃어도 좋았다. 이제는 울산바위와 놀아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는 것을 직감한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으로 집을 나선 것이기도 했다. 일출 전에는 바다랑 놀고, 일출 후에는  울산바위와 놀 생각이었던 것이다. 특히 바위에 햇살이 합을 이뤄서 화생금(火生金)이 되는 장면을 보고 싶었던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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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저 아래의 낙타바위와 신선암을 둘러봐야 할 시간이다. 홍박사 부부는 끝까지 남는다. 몸 관리들을 잘 하셔서 추운 줄도 모르시는 모양이다. 글만 읽었을 적에는 성인대와 신선암의 구분이 모호했는데 이제 뚜렷해지는 것같다. 그러니까 위에서 놀던 곳은 성인대이고, 조금 내려가면 낙타바위가 되고, 다시 끝까지 가면 신선암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대략 이렇게 정리해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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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바위의 넓은 암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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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 보면 낙타의 등처럼 생겼다고 우기면 억지로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법한 바위가 자리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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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암으로 가는 길은 조심해야 할 구조이다. 줄도 매어 놨지만 부스러진 화강암의 모래알들이 미끄러울 수도 있지 싶다. 그래서 각별히 주의해야 하겠고, 이러한 길로 인해서 출입금지를 붙여 놨다는 것도 짐작이 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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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헛 디디면 천길나락이다. 응당 조심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그래서 손발이 떨리기 전에 많이 돌아다녀야 한다는 의미를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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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 봐야 한다. 갈 수가 있는 곳까지는 가봐야 속이 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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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 보니, 음력 스무날의 하현달이 하얗게 허공에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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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묘하게 웅덩이라고 하긴 그렇고, 조그만 구덩이가 패여서 물이 고여있다. 누군가는 가뭄에 왔더니 바짝 말랐더라고 하더니만, 오늘 새벽의 신선암은 떨어진 가을송엽이 수영을 하고 있구나. 그리고 늦가을의 풍경을 돕느라고 살얼음까지 살짝 얼어서 풍취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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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좌울산암(蔚山巖), 우황철봉(黃鐵峰)을 두고, 미시령(彌矢嶺) 옛길까지 배경으로 삼고서 점프를 할 수가 있겠는데 마침 홍박사가 다가와 준다. 그래서 덕분에 또 재미있는 그림을 하나 얻었다. 항상 뜻이 있으면 길이 있는 것이 맞는 말이다.

그러니까 미시령 고갯길을 경계선으로 해서 오른쪽은 금강산 신선봉이고, 왼쪽은설악산 황철봉이 되는 셈인가 보다. 그래서 신흥사는 설악산신흥사(雪岳山新興寺)가 되고, 화암사는 금강산화암사(金剛山禾巖寺)가 되는 모양이다.

10mm의 광각을 최대한 즐기는 방법이다. 가까이에서 찍어도 렌즈 앞의 모든 것들을 저 멀리로 밀어버리는 능력을 갖고 있는 보물이다. 어느 제자가 800mm의 마법을 보여주실 거라고 기대한다고 했는데, 실은 10mm의 마법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만족할 것이라는 것은 틀림이 없을 것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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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를 올려다 보면, 낙타바위와 그 뒤로 성인대가 날등을 세우고 이어져간다. 우리의 인식에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산맥이 흐른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게 아닐 것이다. 그냥 동시에 솟아 올라서 어디는 높아졌고, 또 어디는 낮아 졌을 뿐이었을 것으로 짐작을 해 본다. 태초에 지층활동을 하면서 에베레스트가 솟아 올랐을 적에도 그랬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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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래를 내려다 본다. 그리고 산맥이 뻗어내려 갔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려고 지층과 지층이 부딪치는 장면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백두산 뻗어내려 반도 삼천리'

그러니까 이러한 노래 말은 허구라는 이야기이다. 내달리는 백두대간이 지리산에서 멈췄다는 것도 그냥 산천을 의인화 시켜서 생각해 본 것일 뿐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설은 살아있고, 살려야 하고 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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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을 보니 절경이고, 뒤를 보니 명승이다. 이러한 자리에서 이 시간에 풍광을 즐길 수가 있다는 것이 마냥 여유롭다. 그리고 김홍도가 카메라 옵스큐라를 챙겨 들고서 산천을 찾았듯이 낭월은 카메라를 지니고서 이러한 장면을 기록할 수가 있다는 것도.

아, 그냥 짐작이다. 실물의 축소판으로 그려놓은 그의 그림에서 카메라옵스큐라를 휴대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봤다는 것이다. 아마 어느 다큐에선가 그러한 문제를 제기했던 것에 대해서 동조하는 마음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그 시대에 카메라가 진화했더라면 김홍도는 당연히 카메라를 둘러메고 산천을 누볐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니 이 시대에 태어난 것을 맘껏 즐겨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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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에 햇살이 퍼진다. 태양 앞을 아른대는 구름들로 인해서 빛이 오락가락하지만 그래도 잠시 기다려서 빛을 담을 수가 있으면 그것이 행복인 것이다. 김홍도가 이러한 낭월의 연장을 봤다면 얼마나 부러워 했을까? 어쩌면 지금 시대에 다시 태어나서 카메라를 짊어지고 어느 산고랑을 누비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 그럴 게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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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는 왜 여기에 있을까? 이름이 울산바위라면 울산에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는 아마도 갖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냥 지나는 길에 울산바위 앞에서 울산바위의 내력이나 적어보련다.




【울산바위 전설 전편】

옛날 옛적에 하늘에서 한 장의 그림이 금강산으로 바람에 날려 왔더란다. 그것을 집어 본 산신령이 설계도인 것을 알고는 그 그림대로 만들기 위해서 전국의 산신들에게 부탁을 했더라지.

「전국의 산신들은 빼어난 바위절경을 하나씩 보내시오 -금강산신 백」

그러자 울산의 산신도 바위를 보내야 해서 나름대로 잘 생긴 바위를 보고 금강산으로 이주하라고 했더란다. 천성이 게을렀던 울산바위는 가지 않을 수도 없어서 터덜터덜.... 그렇게 걸음을 옮겨서 삼만 육천년 만에 설악산을 지나서 마악 금강산 문턱에 다다랐는데....

「금강산은 완성되었으니 협조해준 산신들게 감사 -금강산신 백」

이렇게 다시 공문을 돌렸으니 그 소식을 들은 울산에서 가던 바위는 그만 주저앉고 말았더라지. 오지 말라니 갈 수도 없고 너무 멀리 왔으니 다시 되돌아갈 수도 없고 하니 참 난감하기도 했을 법 하다. 그래서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았으니 그 후로 사람들은 그 바위를 일러서 울산바위라고 부르게 되었더라나 뭐라나.

근데, 그 다음의 이야기를 알고 계신 벗님은 많지 않을 수도 있을 법하다. 이제 그 후 편을 이야기 해 드린다.

 

【울산바위 전설 후편】

어느 날 풍광이 좋은(아마도 이때 쯤일듯) 금강산 구경을 나선 울산부사가 신흥사에 들렸는데, 관광객들로부터 수입을 많이 올려서인지 절은 부유하고 화상들은 얼굴 색들이 훤했다. 그것을 본 부사는 배가 아팠다.

부사 : 주지양반, 절이 꽤 윤택해 보이는구려.
주지 : 그게 다 울산바위 덕분이지 뭡니까.
부사 : 울산바위 덕분이면 세를 바쳐야 할 것이 아니오?
주지 : 예? 세라....뇨...?
부사 : 아니, 내가 울산부사인데, 내 고향의 바위가 왜 여기에 있소?
주지 : 그야, 전하는 말에 의하면 금강산으로 가다가....
부사 : 그러니까 말이오. 올해 부터는 세금을 바치시오.
주지 : 예....? 그게....
부사 : 내 말이 이치에 맞지 않소~!?
주지 : 그렇...긴 합니다만.... 얼마...를...?
부사 : 매년 1천만원씩 내시오~!
주지 : 그렇게나 많이요....?
부사 : 뭔 소리요~! 수입을 얼마나 올리는데~!
주지 :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십 수년을 세금을 바치게 되었더라는데 전쟁이 일어나서 유산객(遊山客)도 없어서 사찰의 운영도 어려운 상황에서 세금을 바치지 않으면 울산부사로부터 난리가 나는 까닭에 세금을 마련하느라고 주지는 진땀을 흘리고 있었고, 그것을 본 동자승이 물었다.

동자 : 스승님. 왜 그리 수심에 잠겨 계십니까?
주지 : 울산암세때문에 그러지 않느냐....
동자 : 울산암세라니요? 울산바위의 세금을 낸단 말인가요?
주지 : 그렇다니까. 날짜는 다가오는데 큰일이구나...
동자 : 세금을 내기 어려우면 가져가라고 하면 되지 않습니까?
주지 : 아니, 바위를 어떻게 가져가라고 한단 말이냐???
동자 : 울산부사가 자기 것이라고 했다면서요.
주지 : 그랬지 저 바위가 울산에서 왔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느냐.
동자 : 그러니까 말하자면 빌려 온 셈이네요. 그쵸?
주지 : 그런 셈이지. 내가 원한 것은 아니지만...
동자 : 가령, 논이나 밭을 빌어서 농사를 짓는다고 생각해 보죠.
주지 : 그래서?
동자 : 임대료를 내고 농사를 지을 수가 없으면 어떻게 하죠?
주지 : 그러면 도로 돌려 줘야지. 그럼 임대료는 안 내도 되지.
동자 : 그러니깐요. 울산바위를 돌려 주죠 뭐.
주지 : 어떻게?
동자 : 그야 정중히 가져가시라고 하면 되지요.
주지 : 바위를 어떻게 가져간단 말이냐?
동자 : 임차기간을 정한 것은 아니지요?
주지 : 그런 것은 없었지.
동자 : 그럼 걱정하실 것이 없습니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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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 아니... 그래도 괜찮겠느냐?
동자 : 그럼요. 괜찮지 않고요. 걱정마시고 보내세요.
알았다. 그럼....

이렇게 통지를 하자 울산부사는 곰곰 생각하고는 다시 요구서를 보냈다. 주지가 받아보니 이것은 더 난감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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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가 난감해 하는 것을 본 동자가 다시 물었다.

동자 : 스승님, 또 무슨 고민이 있으십니까? 
주지 : 울산부사로부터 이런 통지문이 왔구나...
동자 : 아항~! 그게 무슨 어려운 일이라고요. 
주지 : 어려운 일이지 않고, 무슨 묘안이 있겠느냐?
동자 : 아랫마을에 지천으로 널린 것이 새끼 꼬는 풀이잖아요.
주지 : 그야 그렇다만 그것으로 재를 만들어서 묶으려면....
동자 : 걱정하지 마시고 제가 하라는 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주지는 동자가 시키는 대로 바닷가의 넓은 들판에서 지천으로 자라고 있는 풀들(아마도 왕골이었을 수도..)을 베어다가 새끼를 꼬았다. 아무리 큰 울산바위라도 사찰의 대중 3000명이 달려들어서 풀을 베어오고, 또 새끼를 꼬니까 한 달도 걸리지 않아서 산더미같은 새끼줄이 마련되었다.

다시 그 줄을 소금물에 담갔다가 울산바위를 둘렀다. 그리고는 불로 그을리니까 형태는 남아있고 재처럼 되었다. 그래 놓고는 다시 부사에게 통지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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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놓고 다시 회신이 오기를 기다렸다. 바위를 묶어놨다는 말에 반신반의 한 부사가 와서 보니까 실제로 자신이 원한 대로 해 놨으니 뭐라고 할 말도 없고 해서 울산바위의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써주고 가야 했다. 이로부터 신흥사에서는 울산바위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되었더란다.

그리고, 바위를 묶을 풀을 베었던 곳은 속초(束草)라고 부르게 되었으니, 그 뜻인 즉 '묶는 풀'이라는 뜻이다. 낭월의 짐작으로 청초호(靑草湖)가 아직도 그 이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봐서 그 주변의 일대에서 자란 풀이었을 것으로 짐작을 해 본다. 이렇게 지명과 이야기가 섞이면 전설이 되는 것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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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울산바위를 봤느냐'고 묻거든 '봤다'고 하고,
'울산바위가 얼마나 크더냐'고 하거든 '한 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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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손톱만 하더라'고 하면 된다.

아, 그리고 이번 여행길에서 '신의 한수'를 말하지 않았구나. 이 기가 막힌 손가락장갑의 공덕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 아무래도 금강산(이라긴 좀 거시기 하지만 아닌 것도 아니므로 ㅋㅋ)에 가려면 새벽 바람이 차가울 것으로 짐작해서 금휘에게 찾아보라고 해서 얻어 걸린 명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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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이 날리는 신선암의 칼바람에서도 손가락을 잘 지켜준 장갑이다. 혹시라도 겨울에 사진을 찍으러 나갈 벗님이라면 이러한 것도 하나 장만하시기 바란다. 이것이 없었더라면 도리 없이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녹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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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하산을 해야 할 시간이다. 어제 저녁에 '몇 시까지 내려 올거냐?'고 묻는 3처제에게 '8시까지는 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미 그 시간이 되었으니 9시까지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그래도 자꾸 뒤를 돌아다 보면서 뭔가 아쉬운 마음..... 맞아~! 대청도 사막에서 했던 그것이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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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대에서 두 시간을 도를 닦은 어느 사내가 갑자기 신선이 되어서 신선봉으로 날아갔다는 전설을 만들었다. 왜 안돼? 되지. 아무렴~! 그냥 날아간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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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 오르는 순간, 한 마리의 까마귀로 변신을 했다는 후속타가 있어서 이야기가 그럴싸~ 해 진다는 것이다. 마침 까마귀 소리가 들려서 한 장 찍어 둔 것은 이렇게 써 먹는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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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시간의 신선바위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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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갈 적에 마음과 내려올 적에 마음이 다르다고, 다리가 후들거려서 도저히 수바위에는 오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니깐, 만만치 않은 성인대라고 하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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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문이나 하나 찍어 놓고, 다음에 또 나들이를 하게 되면 올라가 보기로 하는 숙제 하나를 남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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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서운해서 수바위에서 내려다 본 화암사의 전경이나 한 장 담고서 하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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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세워 놓은 안내판도 밝은 날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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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차에서 따뜻하게 몸을 녹인 일행과 만나서 숙소로 향하는 길은 뭔가 모를 뿌듯함이 한가득 가슴에서 차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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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차에 오르자 마자 빗방울이..... 조금 전에 올가가던 부부가 문득 떠오른다. 비를 만나겠구나.... 어쩌면 눈을 만날 수도... 그렇잖아도 새벽에 위에서는 눈발이 날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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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쓸데없는 걱정을 나누면서 숙소로 돌아오니 산신께서 선물을 보내셨다. 고맙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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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어? 뭐예요? 이렇게 고운 무지개를 주신 거예요?
산신 : 내가 특별히 일광보살께 무지개다리 하나 보내 달라고 부탁했지.
낭월 : 황홀한 제 마음이 그대로 무지개가 되었습니다. 너무 좋습니다.
산신 : 함께 놀아줘서 고마웠네 친구~!

낭월 : 잘 지켜 주시고 살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산신 : 내년에 또 와서 놀게~!
낭월 : 물론입죠~! 또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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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녁하늘은 먹장구름이... 새벽에 햇살을 보여줬느냐는 듯이 시커멓게 몰려든다. 그러나 서쪽하늘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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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선녀들이 물 뜨러 왔는지.... 무지개다리가 허공을 가로지른다. 어? 자세히 보니 하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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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나마 보이는 것은 쌍무지개가 아닌가? 이것은 참으로 희귀한데. 그냥 밥이나 먹자고 들어갔으면 보지 못했을 일광보살의 선물이었구나. 왜 무지개를 둘이나 보여 주셨는지는 안다. 그야 음양이니깐.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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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놀았다. 가을에 잘 어울리는 메이플 펜션에서 편안하게 잘 자고, 새벽 나들이도 즐겁게 잘 하고 이제는 다시 떠나는 일만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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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방에 들어가니까 행복한 웃음소리와 구수한 시래기국의 협주곡이 반긴다. 덕분에 너무너무 좋은 구경을 했다는 이야기로 가이드 값을 후하게 받고는 또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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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박물관과 발해역사관을 둘러보고 나오니까 울산바위 뒤로 쌓인 눈이 보인다. 아래에서 비가 내리는 사이에 황철봉에서는 눈이 내린 것이다. 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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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하루 아침에 여러 가지를 보여주시는 구나. 눈까지 봤으니 올 겨울까지 볼 것은 다 본 셈인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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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mm를 써먹어서 그것도 다행이다. ㅋㅋㅋ 앞에 전선줄이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냥 울산바위의 작별인사가 감동일 따름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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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른쪽의 금강산 신선봉의 기슭에도 쌓인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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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백설이 쌓이고... 대청봉 쪽으로는 아직도 눈이 오는지 구름 속인 것을 보면서 속초를 떠났다. 소금강의 단풍이라도 볼까 했지만 쏟아지는 빗줄기까지 맞을 사람이 없어서 맛있는 산채정식으로 점심을 나누고는 각자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