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2017② 연변 가는길

작성일
2017-07-04 07:17
조회
1779

중국2017② 연변(延邊)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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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일행이 필요한 것을 쇼핑할 동안에 낭월과 연지는 아시아나 라운지에서 30여분 쉬었다.

잠시 여정도 살펴보고 회원들의 카페에 간단한 소식도 올리면서 홀가분한 기쁨이 스믈스믈 배어나옴을 느낀다. 동영상을 보면서 질문하는 문답게시판에는 부디 질문이 올라오지 않기를 바라기도 했다. 왜냐하면 공부하다가 궁금한 것을 물었는데 하루가 지나도 답이 없으면 그보다 답답한 일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을 나서면 모든 것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리고 집을 나서는 순간, 그 모든 숙제를 잊어버리기도 한다. 물론 독자들이 메일로 질문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여행 길에서 답변을 한다는 것은 장담을 못하기 때문에 부디 질문을 하지 않기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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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님도 간단한 요깃거리를 들고 와서 먹으라고 권한다. 그래서 샐러드를 먹으면서 쥬스로 목을 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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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화인과 금휘도 일을 봤는지 올라와서 요기를 한다. 어? 저 정도면 요기가 아니라 아예 아침을 먹을 요량이다. 나름대로 정보를 찾아 보면서 비행기를 타기 전에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하는 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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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30분까지는 게이트로 가야 하기 때문에 15분을 남겨 놓고 라운지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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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가 멀기도 하다.

37번은 맨 끝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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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승객이 먼저 비행기에 오르라고 안내를 한다.

사실 이름이 달라서 비즈니스이고 일반이지 그리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란다. 여하튼 몇 만원 더 쓴 값으로 우선적으로 기회를 받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기일~게 늘어선 일반석의 여행객들보다 먼저 들어갈 여유로움의 12명은 그런 의미에서 나름대로 바쁘지 않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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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는 아시아나 OZ351과, 중국국제항공 CA5016편이 공동운영하는 아시아나이다. 외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대부분 공동운항인 모양이다. 대만을 갈 적에도 중화항공과 공동운항으로 가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은 이름만 얹어 놓고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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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희희낙락이다. 즐거운 여행길이니 그럴만도 하다. 장사를 하러 가는 일이라면 이보다는 덜 재미있을지도 모를 것이다. 대만으로 책을 사러 가는 여행길과 비교를 해 보면 차이가 눈꼽만끔 나기는 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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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것은 사진이라고 하지만, 실은 사진이 아니라 추억이다. 그리고 그 추억을 소환하는 도구가 사진이기 때문에 사진이 남는다고 하는 것뿐이다. 여하튼 낭월은 집만 나서면 운동도 참 많이 한다. 풍경도 스케치 하고, 일행의 모습도 담는다. 그래서 카메라는 건강을 부른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소룡의 쌍절곤이나, 관운장의 청룡언월도처럼 낭월의 손에서 카메라가 떨어지면 분리불안증이 엄습하는 것이다. 항상, 언제라도 눈 앞에 스쳐가는 장면을 놓치지 않아야만 하는 까닭이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엄청난 강적을 만났다. 홍박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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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에 앉자마자 비행정보부터 켰다.

네비게이션은 항상 직선이다. 그러나 항로도 그럴까? 그게 궁금했다. 남한의 비행기가 북한 상공을 지나서 직선으로 연길로 갈까? 아마도.... 그건 아닐 것이라고 생각을 해 봤지만 백두산 여행에 대한 자료를 봐도 항로를 설명해 준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

어쩌면 이러한 이야기들. 그러니까 시시콜콜한 정보들이 낭월의 여행기가 갖고 있는 특색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군. 내가 겪은 사소한 일들이 또 나중에 누군가에게는 유익한 정보가 될 수도 있음에 나름대로 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빠뜨리지 않으려고 약간의 노력을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다른 것은 대충대충 하면서도 이런 것은 또 꼼꼼하게 챙기는 것을 보면 스스로 관심이 있는 것에는 누구나 꼼꼼한 것이 맞지 싶다. 그래서 서로는 어우러져서 자신의 일을 하면서 잘도 살아가는 것이겠거니 싶기도 하다.

사주를 연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꼼꼼하다고 할 수가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해 본다. 오죽하면 사주용어사전을 만들었겠느냐는 것만 봐도 알만한 일이다. 그게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꽤 꼼꼼하게 챙겨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것을 챙기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반면에 호텔예약이라거나 할인쿠폰을 챙기는 것은 전혀 소질이 없다. 그래서 낭월을 챙기는 일행들도 그점에 대해서는 전혀 기대를 하지 않을 뿐더러 지갑에 지폐도 거의 채워주지 않는다. 언제 무슨 일로 사고를 칠치 모르는 천방지축의 시한폭탄이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중국의 환율도 확인해 보지 않았으니 말 다했지. 대략 170원이라는 오래 된 기억만 갖고 있을 뿐이다. 여행기를 쓰는 시점에서의 환율은 169.18원이라고 한다. 물론 이것을 다 믿으면 안 된다. 사는 환율과 파는 환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기준은 될 것이다.

그런데, 홍박사는 한 술 더 뜬다. 아예 200원으로 계산을 해 버리는 것을 보고 놀랐다. 끝다리가 붙으면 귀찮으니까 그렇게 계산을 해 버리는 것이다. 역시~! 강적이다. ㅋㅋㅋ 그녀의 스타일이 낭월의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모처럼 비슷한 성향을 만나고 보니까 낭월의 반영(反映)을 보는 듯한 착각이 일어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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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길에서 홍박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말하자면, 사주로 치면 용신(用神)인 셈이다. 용신이 건강해야 삶의 길이 순탄하듯이, 가이드의 마음에 따라서 여행길의 행복과 불행은 나눠지기 마련인 것이다. 가이드만 멀쩡하면 나머지 일행은 여행길을 잊고서 즐기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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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과 화인은 벌써 신났다. 이 두 사람도 참 천생연분이다. 서로를 배려하고 챙기는 것을 보면 전생의 한 영혼이 분리되어서 태어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그렇게 인연은 제각각의 리듬을 갖고 흘러다니다가 어딘가에서 서로 만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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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신문을 읽으시는 연지님. 비즈니스 석에 썩 잘 어울리는 포즈이다. 그러나 혹 오해는 마시기를. 이것은 연출인 까닭이다. 신문은 백두산에 올라가서 밥을 먹을 적에 깔고 앉으려고 챙기라는 가이드님의 분부를 받잡고 챙겼을 뿐이고, 기왕 챙긴 소품이니 사진을 한 장 찍은 들 어떻겠느냐는 생각으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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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의 풍경이다. 일반석의 세 자리를 두 자리로 만들고 공간을 조금 넓게 한 것에 대한 비용이 비즈니스석의 가격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문득, 뒷자리로 지나가는 아저씨가 하는 말이 들렸다.

남자 : 아이구, 일등석은 자리도 좋네. 난 언제나 앉아 보나.
낭월 : 그야 술 한 잔 덜 드시면 됩니다.


그 말을 듣고 낭월이 속으로 웃었다. 그리고 마음으로 답했다. 술값은 아깝지 않은데 편안하게 앉아서 여행하게 될 여비는 아끼는 사람의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그러한 것을 부러워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자리가 있었더라면 우리도 일반석을 샀을 것이 틀림없다. 여하튼 늦게 세운 일정의 공덕이랄 밖에. 알뜰한 화인이 비싼 자리를 샀을 턱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 술 더 뜨는 홍박사로 인해서 잠시 이산가족이 될뻔 한 것을 한 곳에 모아놓게 되었으니 돈이야 들거나 말거나 내 알바 없는 것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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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했다는 인증샷도 하나 남겨야지. 동작 빠른 화인이 미소를 보탠다. 셀카봉을 하나 챙길까 싶은 생각도 했었는데, 그게 또 거추장 스러워서 생각으로 끝냈다. 나를 찍을 일보다는 밖을 찍을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조상이 남겨주신 두 팔의 길이만큼이면 얼굴은 담을 수가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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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는 A321-200이군. 이건 어떤 비행기인지 알아봐야지. 네이버 나와라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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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많은 분들이 항공기 뒤에 붙는 수식어의 차이가 뭐야? 할만 합니다
 A321이면 A321인데 왜 A321-231 / A321-232이지? 하는거죠
이 차이는 바로 엔진의 유형에 차이가 있습니다


 유명한 A380의 경우


 A380-861 / A380-863 / A380-841 /A380-842 등 차이가 있죠
 위 숫자는 엔진에 따라 다릅니다.
860번대 계열은  엔진얼라이언스 GP-7000번대 엔진들이죠
840번대 엔진은 롤스로이스 Trent 900번대 엔진이고요


 그러면 A321로 돌아갑시다
A321-231과 A321-232의 차이는 "엔진의 차이"입니다
A321-200번대 엔진은 A321-211. 212. 213 / 231. 232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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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과연 지식인이십니다. 경의~!


중간에 길게 들어간 설명은 벗님의 머리에 대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 생략하고 간단하게 뽑았는데도 정확히 뭔 말인지는 모르겠고, 그냥 앞의 항공기 모델과 그 뒤에 붙은 숫자의 의미를 이해하는 정도로는 충분하다고 보겠다. 사실 잘 몰랐던 정보여서 학습의 효과도 적지 않아서 고마운 정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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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에게 앞자리의 의미는 간단하다. 날개가 뒤에 붙어서 거치적거리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바깥의 풍경에 장애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즐거운 항공기 여행의 재미라고 해도 되지 싶다. 이거 자꾸 맛들이면 안  되는데....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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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비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가 창가에 스친다. 참으로 놀라운 발명품이다. 이렇게 제대로 포즈를 취해주니 낭월은 그저 반가울 밖에. 그래서 놓지지 않고 그대로 센서에 담아 둔다. 언젠가 써먹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 바닥에 깔려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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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두둥실~ 허공으로 떠오르고, 지상의 항공기와 주차된 차량들이 장난감이 된다. 그리고 저 가운데 한 대의 차량은 우리 것이기도 하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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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나 일본은 무비자이지만, 중국은 여전히 비자가 필요하다. 돈이 되는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 공산당의 질서를 무너뜨릴 반공분자들을 색출하기 위해서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여하튼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것은 비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15년 전이 맞나.....?


무턱대고 가족들 이끌고 북경으로, 장성으로 피서산장으로 칭다오로 누비고 다녔던 시절이 벌써 까마득한데 기억에서는 엇그제 일처럼 생생하다. 나중에 중국에서 사업하는 벗으로 부터


"참말로 간땡이가 부어도 많이 부었구마는~!"


소리를 듣게 되고 나서도 그게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던 순수함의 절정이었던 시절이었다고 해야 할랑가 싶기도 하다. 중국이 위험하기로 들면 그만큼 위험한 곳이라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여행을 가도 그렇게 갔지 싶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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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이 다가와서


"소고기와 생선이 있습니다. 뭘로 드시겠습니까?"


에 익숙하다가 메뉴를 주면 좀 어색하다. 이런 대접은 아무래도 체질이 아닌 게야. 그냥 주는대로 먹으면 만고에 편한데,


메뉴에...
뜨거운 수건에....
탁상보에.....


뭔가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불편함을 대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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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챙겨주는 밥도 든든하게 먹고, 커피도 한 잔 마시면서 이 순간을 즐겨야 한다. 여행은 이 순간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삶도 마찬가지이다. 이 순간 밖에 없는 것이 삶이다. 여기에서 머물지 못하고, 과거에 매달려 있거나, 미래를 기웃거리는 삶은 말짱 허당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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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의 밥에 감사한다. 한 나절을 움직이게 할 에너지 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고한 이들을 떠올리면서 감사하고 맛있게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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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새벽 바람에 집을 나서느라고 시장하셨을텐데 맛있게 아침을 먹는 것을 보니 그것만으로도 즐겁다. 그렇게 밥을 먹고 나서는 다시 창 밖의 풍경에 눈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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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한 구름 가운데에 우뚝한 구름이 있으면 그것이 명당이다. 문득 풍수 선생의 말씀이 떠올라서 미소를 지었다. '평평한 지형에서는 높은 곳이 명당'이라고 한 말이 떠올라서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정확한 풍수학도 없지 싶다. 복잡하게 따진다는 것은 모두 자기가 만든 그물에 걸려서 허우적대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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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후 11분이 되자, 항로가 바로 그려졌다. 그럼 그렇지.... 북한으로 통과할 까닭이 없었다는 것을 이렇게 현장에서 확인을 하고서야 알게 되는 것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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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네도 열심히 먹는다. 호연이 와인을 선택한 모양인데, 와인 잔에 맛보기로 따라 주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어색한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냥 주면 되지 맛은 왜 보라는 겨. 귀찮고 어색하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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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해를 보니 또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 그러니까 사진도 추억저장고가 되지만, 지명도 분명히 추억저장고의 역할을 한다. 낭월은 그림보다도 문자에 대한 기억이 더 잘 되는 것 같다. 칭다오(靑島)를 생각하니 양자(養子) 발마사지가 생각나고, 웨이하이(威海)를 보니 인천행 여객선에 오르던 장면이 떠오른다.


지난(濟南)을 보니, 터미널에서 넘어지면서 지갑을 소매치기 당하던 생각이 떠오르고, 석가장(石家莊)을 보니 중국어 학원에서 만난 석가장이 고향인 선생 낭자가 떠오른다. 그런데 다른 지명은 중국어로 적어놓고 석가장은 왜 스자좡이라고 안 적었는지 그게 또 궁금하다.


톈진(天津)을 보니까 적천수 공부하면서 '달어천진(達於天津)'이 아마도 이 천진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던 것도 떠오르고, 천진에서 10년을 사업했다는 한국인의 중국어 실력이 당시의 낭월보다도 형편없어서 의아했던 것도 떠오른다.


중국에 얼마를 살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하루 하루를 어떻게 보냈느냐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의 증인으로 가끔 인용하는 사나이였는데 사업은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


베이징(北京)을 보니, 이화원에서 배타면서 도향 선생님이랑 고량주 마시던 생각이 나고, 청더(承德)을 보니 피서산장에서 열하일기를 떠올리던 장면과, 예쁜 왕휘앤의 방글방글 웃는 모습이 겹친다.


그러고 보니 산동(山東), 하북(河北)에 대한 추억은 한 보따리였군. 이제 길림(吉林)의 추억을 보태야지. 지명을 보는 것만으로도 추억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걸 보면, 세계를 주름잡고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의 생각 속이 있는 지구는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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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은 보이지 않으니 지도에서 보여주는 대로 대략 분위기를 파악할 따름이다. 손에 닿을 듯이 커진 지도를 보면서 잠시 후에 나타날 연길의 풍경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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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면, 백두산을 볼 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기수(機首)를 장춘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점점 백두산으로부터 멀어지는 항로를 보면서 아쉬웠지만 그렇게 돌아가는 것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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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런저런 생각들과 함께 한 비행거리 두 시간은 전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연길 공항에 도착하고 보니 항로가 두 배는 돌아서 왔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이제 북한 상공을 지나가는지 궁금한 어느 친구에게는 명확한 정보가 되었지 싶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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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비행기에서도 남겼을 저 타이어 자국을 본다. 활주로의 타이어 자국도 놓치기 아까운 풍경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출산의 고통을 떠올리게 되는 까닭이다.


물론, 하늘로 오를 적에는 자국이 남지 않는다. 그냥 가볍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은 흔적은 착륙을 할 적에 생기는 것이다. 그러니까 천상에서 자유롭게 날아 다니던 영혼이 인간의 육신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인 것이다.


그것처럼, 인간도 떠날 적에는 이륙하는 비행기처럼 가볍게 이 땅을 떠나야 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태어날 적에는 어떤가?


신생아는 고고지성(呱呱之聲)을 남기고,
비행기는 착륙지성(着陸之聲)을 남긴다.
신생아의 울음이 커야 건강한 아이듯이
비행기의 소리가 커야 정상인 것이다.


말이 되나? 에라 모르겠다. 여하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위험하고, 모태에서 태어나는 것도 그만큼 위험한 것은 같지 않을까 싶다는 이야기도 된다. 여하튼 그래서 연길에 태어났다. 새롭게 새로운 환경에서 태어난 셈이다. 돼지의 뱃속에서 나오면 돼지우리를 만나고, 생쥐의 뱃속에서 나오면 쥐굴을 만나듯이, 하늘신의 뱃속에서 나오면 천상의 궁전을 만나겠지.....


연길행 비행기를 만났으니 어김없이 여기는 연변자치구의 연길이렸다. 운명의 도착지나, 여행의 목적지나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음을 또 생각한다. 어쩌다가 예상치 못하게 엉뚱한 곳으로 가는 비행기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목적한 대로 싫든 좋든 데려다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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탯줄이 나타났다. 땅으로 내려가는 통로이다. 저 통로를 거쳐야 중국 땅에 발을 딛게 되는 것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계단사다리를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편안하게 세관으로 입국하라고 길을 연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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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하는 곳에서도 휴대품을 검사한다. 철저하다. 이것이 그 나라의 방침이면 따르는 수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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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잠시 헤어졌던 가방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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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여기가 외국인가? 싶은 착각이 들었다. 한글로 저렇게 큼지막하게 써 놓은 공항은 대한민국 외에는 여기에서 처음 만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덤으로 알게 된 것은 통상 연길공항이라고 하는 것은 연길의 조양천(朝陽川) 공항이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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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연변가는 길이다. 실은 다음 코스까지 담아보려고 제목을 다르게 적었었는데,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까 비행기에서 할 이야기들이 자꾸만 늘어나서 부득이 연변가는 길로 마무리를 한다. 너무 길게 하면 읽으시는 벗님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드릴 수도 있기 때문에 회차를 늘이더라도 간단간단하게 이야기를 하려는 의도도 포함된다.


다음 편은 용정(龍井)이다. 또 정리해서 이야기 해 드리도록 하고 여기에서 총총~


인천에서 연길까지



연길비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