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순네 가족

작성일
2020-10-18 17:30
조회
771

깜순네 가족


ggam520201018-001

 




ggam320201018-016

아침부터 아기고양이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와서 어디에서 나는 소리인가... 했다. 그래도 어미인 깜순이가 있으니까 어련히 챙기겠느냐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에 두지 않았다.

ggam320201018-017

그런데 그 애절한 소리는 오후가 되어서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아무리 무딘 낭월도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겼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소리가 나는 곳으로 찾아서 더듬었다.  실로, 깜순이가 새끼를 낳은 줄은 알았다.

ggam320201018-001

그러니까, 9월 4일에도 배가 남산만 했는데 그 후로 분만을 한 것은 알았지만 새끼는 전혀 보여주지 않아서 어딘가에서 잘 키우고 있겠거니.... 했다.

ggam320201018-003

그런데 갑자기 무슨 난리인가 싶었다. 아마도 엄마 말을 듣지 않고 따라나왔다고 밉상을 지긴 모양이다. 그래서 혼좀 나보라고 거들떠 보지도 않고 하루종일 벌을 준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기는 했다. 그래도 옆에 갖다 놓으면 설마 모른 채는 하지 않으려니 싶어서 먹이 그릇에 담아놓았다.

ggam320201018-005

아무리 그래도 어린 새끼가 그렇게 엄마를 찾느라고 하루 종일 울고 있는데도 참 냉정하다 싶었다.

ggam320201018-004

냅두라는 듯이....
말을 안 듣는 놈은 혼나 봐야 안다는 듯이...

ggam320201018-007

깜순이를 불러봐도 오히려 외면한다. 녀석도 참.... ㅋㅋㅋ

ggam320201018-009

대략 손꼽아 보니까 한 달은 키운 모양이다.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것을 보니 딱하구먼.... 쯧쯧~! 그러니까 엄마 말을 잘 들어야지.

ggam320201018-008

비록 그렇더라도 밤이 되면 챙기겠거니.... 했다.
그리고 외출했다가 늦게 돌아왔는데도 그냥 그러고 있다.
참 내... 우짜라꼬....

ggam320201018-001

아무래도 버림을 받은 것이라고 판단을 했다. 달리 생각을 할 여지도 없었다. 그래서 우선 우유라도 먹여보자고 상자에 담아놓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녀석을 우짜노....

ggam320201018-010

연지님이 내일은 9월 초하루라서 법회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고추장을 뜨러 가잔다. 맨날 다니던 장독대인데 새삼스럽게 왜 그러나 했더니 눈빛이 반짝여서 무섭단다. ㅋㅋㅋ

20201018_173739

어둠 속에서 저런 불빛을 만나면 섬뜩하기도 하지. ㅋㅋㅋ

어둠 속에서 눈빛이 불빛을 받아서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뭐 보나마나 깜순이겠네. 그나저나 집이 거기였어? 전혀 생각도 못했다. 차고 구석이나... 향나무 아래 어디에 있겠거니 했는데 옛날에 장작을 쌓아놓았던 곳에 자리를 잡은 모양이다. 잘 했네.

ggam320201018-011

어떻게 된 일인가 싶어서 불을 비춰보니 새끼들이 오글오글한다. 이제야 깜순이 새끼를 찾은 셈이다. 깜순이가 새끼들과 있다가 놀라서 일어난다.

ggam320201018-012

다행이다. 상자 안의 새끼를 얼른 가져다가 둥지에 밀어넣으면 되지 싶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사실 그 녀석을 키우고 있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미가 있는데 왜 그런 숙제를 떠맡느냔 말이지.

ggam320201018-013

새끼를 밀어넣었더니 엄마가 무서워졌는지 우리쪽으로 달려든다. 엄마를 포기했다는 느낌이 팍팍 들었지만 우리도 녀석의 사정을 봐줄 만큼 한가롭지 않다는 것을.

ggam420201018-002

그런데도 어미는 이 소동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다. 뭘 어쩌자는 건지....

ggam420201018-003

청원 : 아무래도 버린 자식이 맞지 싶은데요.
낭월 : 그래도 우리가 버리는 것이 낫잖여? 
청원 : 새끼를 버리면 안 돌본다는 말도 들었어요.
낭월 : 괜찮다. 어서 버리고 사라지자.

20201018_171810

어찌나 날쌘지 뒷부분만 찍혔다. 일단 네 엄마랑 합의를 보거라. 만약에 내일아침까지도 혼자 울고 있다면 확실하다고 봐서 우리가 챙겨주기로 약속하마....

그렇게 밀어 놓고는 뒤도 안 돌아다 보고 얼른 자리를 피했다. 이게 무슨 난리고... ㅎㅎ

ggam320201018-022

다음날 날이 밝기를 기다려서 장독대 옆으로 가봤더니 검은 아기고양이는 보이지 않는다. 합류를 한 것으로 봐도 되지 싶었다. 그럼 그렇지 버린 녀석을 얼른 받아들이려니까 깜순이도 자존심이 상했겠지.... 아무도 없으니까 데려다가 품고 잤을 것이라는 짐작을 해도 되지 싶었다. 다행이다. 그나저나 새끼들이 훈련을 잘 받았는지 들여다 보니까 모두 장작더미 속으로 숨는다.

ggam320201018-023

그래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동영상으로 담았다. 이것은 동물의 세계에서 익히 봤던 장면이기 때문에 이 정도는 할 수 있다. 마침 알사(R4)는 동영상의 옵션이 30분 제한에 걸리지 않아서 마냥 켜놔도 된다.

ggam320201018-024

엄마가 온 모양이다.
새끼들이 일제히 엄마를 마중하는 모습.... 귀엽군.

ggam320201018-025

젖주세요~!

ggam320201018-026

검은 녀석도 분명히 엄마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행이네. 새끼는 모두 네 마리였구나. 키우느라고 고생도 많이 했다.

ggam320201018-027

동영상에서 사진을 뽑아낸 것이다. 워낙이 4k로 찍었더니 사진이 된다. 물론 셔터속도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좀 흐릿하긴 하다만... 그렇다고 타임랩스까지 찍기는 또 그렇고....

ggam320201018-038

그렇게 새끼들을 먹이고 핥으면서 엄마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저 쪼만한 젖꼭지를 물고도 잘들 자랐구나. 자연의 조화란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다.

깜순가족-14-2

새끼들이 많이 컸으니 아프기도 하지 싶다. 그래서 엄마는 엄마다. 행복할게다....

ggam320201018-039

그렇게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행복해 보인다. 잠시 쉬고 있는 것도 같군.

ggam320201018-040

아기들아 꼼짝말고 집에 붙어있거라. 무서운 놈이 나타나면 얼른 숨고~!

ggam320201018-041

엄마, 맛있는 것 많이 가져와~!

ggam320201018-042

그렇게 깜순이는 또 나갔고, 그래서 설치해둔 카메라를 가지러 온 것이기도 하다. 새끼들의 노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담았구나.

ggam320201018-043

그렇게 잘 자라거라. 모두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다. 그나저나 녀석들을 모두 데리고 밥 달라고 오면.... 사료가 배로 들지 싶다. 우짜노... ㅋㅋㅋ

ggam320201018-018

다시, 깜순네 가족은 평온한 일상이다.
이제 귀찮게 카메라도 갖다 놓지 않을란다.

ggam320201018-019

얼룩이도 깜순이가 새끼를 키우느라고 힘든 줄을 아는 걸까?

ggam320201018-020

배를 채우라고 기다려 주기라도 하는 듯이...

ggam320201018-021

이렇게 또 하루가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