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일일까?

작성일
2020-06-02 10:4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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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도 신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살다가 보면 가끔은 '그것 참 희한한 일일쎄~!'라고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오늘 열심히 오행소설 적천수를 쓰고 있다가 겪은 일이기도 하다.




 

(이상은 생략함)


우창의 설명을 듣고서야 염재는 그 차이점에 대해서 이해가 잘 되었다. 그래서 공수로 감사를 표하자 이번에는 춘매가 이어서 물었다.

“스승님. 복술이 그렇게 다양하다면 하나의 조짐에 대해서 저마다 자신의 비기(秘技)를 펼쳤을 적에 결과에 대한 판단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가령, 개가 새끼를 낳기 전에 몇 마리의 암수 강아지를 낳게 될 것인지를 점한다면 결과를 모두 적중하는 복술이 있을 거잖아요?”

“그렇겠지. 그러한 것을 맞추려고 일생을 허비하는 복술가도 한둘이 아니겠지?”

“아니, 스승님은 왜 그것이 허비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재미있고 신기한 일이잖아요? 스승님이 혹 능력이 안 된다고 해서 그러한 재능을 갖고서 손바닥의 여의주처럼 자유자재로 부리는 사람을 비하(卑下)하신다면 그것은 어울리지 않아요. 호호호~!”

춘매의 말에 우창이 웃으면서 답했다.

“하하하~! 과연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기는 하네. 하하하~!”

“그렇다면 그 이유를 말씀해 주셔야지요. 어린 제자는 스승님의 기운을 먹고 자란답니다. 자칫하면 편협(偏狹)한 생각으로 제자를 가르치게 되어서 제자도 옹졸(擁拙)한 사람이 되면 어떡하느냔 말이에요. 호호호~!”

“듣고 보니 책임이 막중하군. 이거 잘 말하지 않으면 제자들이 모두 도망가버리고 말겠잖아? 하하하~!”

“그렇지 않은 줄을 아니까 드리는 말씀이죠. 어서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옛날에 신선도(神仙道)를 수련하던 도사가 있었다네.”

“와우~! 도사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로워요. 기대가 돼요.”

“하루는 도사가 제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부유해 보이는 남자가 찾아왔다네. 그 사람이 문밖에서 인사를 하고 있는데 예전부터 그 사람을 잘 알고 있던 제자가 물었다네. ‘스승님 저 사람은 어떤 일로 입에 풀칠을 하겠는지요?’라고 말이네.”

“우와~! 스승님을 시험했다는 거잖아요? 그 제자도 참 당돌하네요.”

“뭐, 춘매나 그 제자나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인걸. 하하하~!”

“아~니죠~! 그럴리가요. 호호호~!”

“그 스승이 한번 쓱 훑어보고는 말했다네. ‘남의 집 변소(便所)에 밥줄이 있는 사람이로다.’라고 말이네.”

“어? 그건 무슨 말이에요? 남의집 변소에 밥줄이 있다니요?”

“변소에 대소변이 가득차게 되면 어떡게 하지?”

“아, 변소를 퍼주고 그 삯을 받아서 먹고 산다는 뜻인 거에요? 와~ 신기하기도 해라. 그걸 어떻게 안단 말이에요?”

“음.... 춘매가 학자의 줄인가 했더니 오늘 봐서는 도사 줄로 보이는 걸. 아무래도 스승을 잘못 택한 것은 아닌가 몰라.”

“예? 에구~! 무슨 말씀을요. 학자든 도사든 그냥 호기심 덩어리일 뿐이에요.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요. 행여라도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호호호~!”

“스승의 말을 듣고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은 일제히 그 방문한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지. 그러자 그가 질문을 했던 제자를 발견하고는 반갑게 인사를 하는 거야. 그러자 제자가 물었어. ‘그대의 직업이 무엇이오?’라고 말이지. 그러자 그 남자는 자신을 상대로 놓고 담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말했다네. ‘측간청소부(廁間淸掃夫)라오~!’라고 말이네.”

“그 말을 듣고 다들 기절초풍을 했겠어요. 그렇게 용한 도사님 좀 만나봤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봐도 제 스승님은 그렇게 용하신 것 같지는 않아서 말이에요. 호호호~!”

“그건 잘 봤네. 하하하~!”

“어? 스승님 혹 삐치신 건 아니죠? 제가 농담을 한 거에요.”

 

여기까지 쓰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탱크 소리가 났다. 택배 트럭의 소리와는 달라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문을 두드리고는 말한다.

"정화조 왔습니다~!"

아니? 뭣이라? 정화조?

그래서 혼자 웃다가 화인과 금휘에게 이야기를 해 줬다. 그리고 1년에 한 번 오는 정화조가 마침 이 시간에 온 것도 신기한데, 소설에서 딱 한 번 써먹을 박도사의 변소를 퍼서 먹고 사는 사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다면 신기해서 이렇게 수다를 떤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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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무슨 조짐일까?

참 알 수 없는 일도 많이 일어나는 것이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