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나무 꽃
작성일
2020-04-2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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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나무 꽃
모과나무가 두 그루 있다.
심심풀이 삼아서 심어놓은 것인데
세월이 흐르니 열매가 달린다.
그러나 손으로 딸 일은 없었다.
항상 바람이 먼저 따놓기 때문이다.
모과나무에 발긋발긋한 뭔가가 보인다.
꽃이 피었나 싶어서 다가가본다.
곧 필 모양이구나.
봉오리가 예쁘게 준비하고 있다.
자세히 봐주니 꽃으로 다가온다.
비록 가을에 열매는 따지 못해도 괜찮다.
꽃만 선물해 주는 것으로도 행복하니까.
며칠 후면 만개하겠다.
그렇지만 그때 일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비가 올 수도 있고,
구름이 낄 수도 있고,
우박이 쏟아질 수도 있으니깐.
잠시 쏟아지는 비가 멈춘 틈을 얻었다.
바람이 일어나기 전에 얼른 담아야지.
급한 꽃은 이미 시들기도 했다.
그래도 몇몇 송이는 미리 피어났구나.
작아도 있을 것은 다 있는 것이 항상 경이롭다.
매화꽃 못지 않은 자태로군.
이렇게 해서 또 하나의 기록을 남긴다.
참 곱다.
모과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못생긴 모과는 잊어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