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호색의 꿀맛
작성일
2020-04-02 06:4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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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색의 꿀맛
현호색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았으니
생각이 날때면 산책삼아 찾아가 본다.
엇저녁에 본 풍경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세상에 똑 같은 풍경은 없는 법이다.
그래서 다시 뭐가 다른지를 찾는 탐험가가 된다.
우주를 탐험하면 우주탐험가이고
초목을 탐험하면 초목탐험가이고
음식을 탐험하면 미식가가 되겠군.
현호색이네? 어제 본거잖아...
이렇게 생각하면 어제의 그림이다.
비록 오늘 보고 있더라도 어제 본 것의 복제이다.
오늘도 뭔가 새로운 것이 있을 거야....
그것을 믿고 자꾸만 들여다 보면 또 뭔가 보일 거라는 기대감..
어제는 어제일 뿐, 오늘은 또 새로움의 시작이려니....
올린 사진을 보고 벗님들이 말해준다.
'괴불주머니보다는 어등을 닮았어요.'
낭월도 그렇게 생각이 되기도 한다.
오호~!
봐라~! 봐라~!
그 사이에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구나~!
이미 그 작은 우주에서는 꿀잔치가 한바탕이다.
완전히 꿀에 취했다.
저마다 꿀을 즐기느라고 여념이 없다.
겨우내 맛보지 못했던 꿀맛이려니.....
앗~! 꽃에 구멍을 냈군.
이 녀석은 어디에 꿀이 있는지를 알고 있었구나.
그래도 반칙이지....
앞으로 들어와서 꿀방으로 도착해지
꽃가루를 묻혀서 수분을 시켜야지.
그렇게 뒷문을 만들어서 꿀만 빨면.....
꽃의 주인장이 똑땅해~~!!
활기가 넘친다.
벌나비는 양지를 찾고,
개미는 음지를 찾는다.
응달진 계곡에 자리를 잡은 현호색은
애초에 손님으로 개미를 택했다.
현호색이 원하는 대로 이뤄졌다.
꽃송이 송이마다 일꾼들이 찾아왔다.
열심히 수분을 시켜주고,
그 품값으로 꿀을 얻어간다.
"아직, 일이 덜 끝났냐?"
"아직도 꿀독에 꿀이 가득인걸."
그들만의 대화가 들리는 듯하다.
손가락 한마디 만큼의 크기.
지구의 주인은 식물이고,
동물은 식물이 원하는대로 움직여 줄 따름이다.
그렇게 서로서로 목적에 따라서 길을 찾는다.
자연은 거래법에 충실하다.
인간만 갈퀴근성으로 탐욕스러운 건지도.....
"즐거우냐?"
"말인둥~!"
그들의 잔치를 구경하다가 발길을 돌린다.
축제에 초청받은 것 같아서 걸음도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