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운석충돌지

작성일
2022-05-04 10:59
조회
761

합천 운석충돌지(隕石衝突地)


2022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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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 인연이 되기도 한다. 이번 여정이 그런 셈이다. 합천 황매산으로 철쭉꽃을 보러 가겠다는 연지님의 말을 듣고서 철쭉만 보고 오는 것이 왠지 아쉬워서 주변에 다른 볼거리가 있을까 싶어서 검색을 하다가 인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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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사를 발견했는데 합천에 운석이 충돌했던 흔적이 발견되어서 2020년에 운석충돌구로 확정이 되었다는 내용을 보고서 급격한 관심이 발동했다. 그렇다면 가봐야지. 그래서 관련 자료를 더 조사해 보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이 지역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합천을 가는 목적이 염불보다 잿밥이 되어버린 꼴이 되었다. 낭월의 목적은 철쭉보다 운석충돌지에 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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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에서 철쭉구경을 하고서 바로 출발했는데 찾아가는 과정에서 네비게이션만 믿었다가 산길을 달리느라고 고생했다는 것을 적어 놓는 것이 좋지 싶다. 입구에 이렇게 장지마을이라는 돌이 보이거든 절대로 진행하지 말고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에 이 길로 들어섰다면 틀림없이 낭월이 지나갔던 길을 가게 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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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운석충돌에 대한 안내문도 없었는데 그래도 네비만 믿었다. 그리고 이렇게 염소 창새기 같은 길을 가야만 했다. 물론 후진을 하지는 않아도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 가기는 했지만 다음에 간다면 절대로 이 길로 가지는 않을 것임을 기록으로라도 남겨놔야 덜 억울하지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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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이곳에 가보고 싶은 벗님이라면 반드시 원당마을로 검색해서 길을 찾으면 된다. 물론 이 표시는 정상에서 내려오다가 만났고 이곳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라는 점을 참고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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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것이 정상이지. 이곳이 바로 운석충돌지의 바닥이 되는 셈이다. 충돌구라고도 표시하는데 구멍이 없으니 충돌구라고 하는 것도 어울리지 않아서 아무래도 충돌지라고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임의대로 이름을 붙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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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대암산 쪽을 바라보면 특징이 하나 보인다. 홀로나무가 서 있는 것이 정면에 보이기 때문이다. 사진을 확대하면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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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 곳이 대암산 정상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제대로 보이는 지점이고, 특히 패러글라이딩을 타는 출발점이라는 것도 알 수가 있다. 다만 이것은 올바르게 찾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이고 낭월의 길은 이렇지 못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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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네비가 선택했던 길은 겨우 차 한 대가 지나갈 도로 폭이었다. 그야말로 마을 길이었는데 네비는 계속해서 그 길로 안내하니 그대로 따라갈 뿐이었다. 이것은 초행길에서 선택지가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마을 입구의 풍경은 괜찮다. 산세도 묘하게 생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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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벗어나게 되면 길은 완전히 숲길이 아니고 산길이다. 그런 느낌이다. 운전이 산길에 서투르다면 후진하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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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멘트 포장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끄러질 염려는 없었지만 그래도 길은 멀고 곡선은 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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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길 끝에서야 원당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내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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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이름은 대암산(大巖山)인데 정작 큰 바위는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이름에 속았거나 다른 의미로 붙여진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는 했다. 중요한 것은 그 아래에 펼쳐진 풍경일 따름이므로 개의치 않아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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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陜川) 전(傳) 초팔성(草八城)이라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고 운석충돌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 곳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아직 여기에 대해서 군청이나 국가에서 손길이 미치지 못한 모양이다. 그러니까 그만큼 초창기라는 의미도 되지 싶다. 앞으로는 반드시 뭔가 달라진 모습을 하고 있지 싶다. 그나저나 초팔성은 무슨 의미인지 살펴봐도 되지 싶다.

합천 전 초팔성은 대암산의 정상부를 둘러싸고 있는 석성(石城)으로, 삼국 시대에 합천 지역의 군사적 요충지로 운영하기 위해 쌓은 성곽이다. 성벽의 둘레는 약 540m이고, 너비는 5~6m, 최고 잔존 높이는 약 6m가량이다. 이곳에서는 초계 분지 전역은 물론이고 멀리 떨어진 경상남도 기념물 의령 미타산성과 합천 읍내, 황강까지 훤히 보여 적의 동태를 읽는 데 유리하다.
2002년과 2005년에 성벽과  성문터, 정상부의 평탄지에서 건물터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었는데 대가야와 신라 시대 토기 조각 등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성내의 전체 면적이 좁고, 수원(水源)의 확보가 어려운 점을 미루어 보아 소규모 병력의 주둔지 또는 전방 초소로서의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5~6세기에 대가야가 처음 쌓았으나, 이후에는 신라가 성을 관리 . 운영하였다.

성터의 흔적이 있다고는 하는데 정상에서는 보이는 것이 없다. 아마도 풀 속에 묻혀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만 해 본다. 대가야 소리가 있는 것으로 봐서 합천 지역은 가야의 지역이었고 , 그래서 가야산도 있었다는 짐작을 해 본다. 이 정도로만 알아두고서 오늘의 관심사인 운석충돌지를 봐야지. 물론 현실은 바로 운석충돌지를 봤지만 이야기의 흐름상 이렇게 정리를 한다.

아, 한담은 왜 안 쓰느냐는 벗님이 계셔서 언급해 둔다. 그러니까 사진기행에 있는 이야기는 낭월한담에 쓸 내용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어디에 있든 낭월의 이야기이니 같은 셈으로 퉁치기 바란다는 일종의 변명인 셈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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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안렌즈로 한 장의 사진에 담았다. 파노라마로 찍어봤는데 보기에는 비슷해서 어안렌즈  사진 만으로도 풍경을 이해하기에 충분하지 싶다. 과연 동서로 8km 남북으로 5km라고 할 정도의 드넓은 분지가 펼쳐진다.

여기로구나.....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확인이 된 운석충돌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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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는 패러글라이딩 활강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다만 오늘은 활강하는 장면을 볼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도 이른 시간이거니와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서이다. 어느 정도 바람이 불어야 날아오를텐데 풍속깃발이 잠자고 있으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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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살짝 움직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는 날아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이것은 보령의 옥마산에 있는 패러글라이딩 장에서 자주 봐서 대략 짐작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바람이 너무 강해도 타려고 올라왔다가 되돌아 가는 것도 봤었는데 뭐든 적당해야 한다는 이치라고 혼자만 끄덕끄덕~!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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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자세가 다르다. 그 집 식구 부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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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식구 모녀의 포즈가 말이다. ㅎㅎ 어안렌즈로 내려다 보고 찍어서 뒷 풍경이 휘어진 것도 렌즈 놀이의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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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맵에서 본 모습이다. 분지를 가운데 두고서 뺑 둘러서 있는 산들이다. 원래는 이 자리도 산이 있을테지만 거대한 운석이 떨어진 충격으로 구덩이가 파였고, 그 충격과 먼지로 인해서 남한의 전역에 살고 있었을 구석기와 신석기의 경계선에 해당하는 약 5만년 전의 인류는 모두 전멸했을 가능성이 있었더란다. 어쩌면 동굴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은 살아남았을 수도 있겠다는 가정도 해 본다.

이곳이 침식분지(浸蝕盆地)냐 퇴적분지(堆積盆地)냐로 설왕설래하던 것을 2019년도에 깊이 142m로 구멍을 뚫어서 그 아래의 내용물들을 확인한 다음에서야 확실하게 운석충돌구라는 것을 알게 되었더란다. 그러니까 확정이 된 것도 2~3년 사이에 불과했다는 말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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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시추공에서 나온 자료란다. 폭발로 인해서 깨진 돌조각들이 아래에서 나온 것을 보고서야 외부로부터 강력한 충격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이보다 더 정확한 자료가 또 있겠나 싶기도 하다. 이렇게 흥미가 동하자 자꾸만 자료를 추적하게 되는 낭월이다. 그러다가 또 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바로 강원도 양구의 해안마을이다. 해안이라고 해서 양구에 해안이 없는데..... 했더라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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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 바로 아래에 있는 펀치볼이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언뜻 봐서는 분화구로 보이는 형태라서 다들 관심을 가졌던 모양인데 여기에서 시추를 해 봤다는 자료는 아직 없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거의 확정적으로 침식분지라고 보는 모양이다. 대구도 침식분지라고 들었는데 주변의 암석보다 무른 화강암 류의 지대가 침식되어서 분지(盆地)를 이루는 형태를 침식분지라고 한다는 것도 다시 명확하게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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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근은 며칠 전에 지나쳤었는데 해안분지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런데 조사해 보니까 알았더라도 해도 을지전망대를 보수하느라고 2022년 말까지는 출입을 금한다는 정보를 봤기 때문이에 혹 가보게 되더라도 내년에나 가봐야 할 모양이다. 지형이 참 관심을 갖게 생겼다. 그런데 퇴적분지는 또 다른 경우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떠오른 것이 하논분화구였다. 서귀포에 있는 곳으로 이것은 화산분지에 해당하는 구조이다.

침식분지 : 주변의 환경에 의해서 분지가 된 곳
운석분지 :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슈옌(岫岩)과 한국의 합천 밖에 없는 곳 
화산분지 : 서귀포의 하논분화구의 분지

이렇게 정리를 하면 되지 싶다. 그리고 침식분지로 된 양구의 해안(亥安)은 다음에 지나는 길에 가보는 것으로 하면 되겠다. 해안(亥安)은 돼지로 인해서 편안한 마을이 되었다는 뜻이라는데, 원래 이 지역에는 뱀이 득시글거려서 사람이 살 수가 없어 버려진 곳이었더라는데, 어느 스님이 지나다가 보고서 뱀의 천적은 돼지가 되므로 돼지를 키우면 뱀이 없어질 것이라는 말을 듣고서 그렇게 했더니 과연 뱀은 돼지들이 다 먹어버려서 사람이 살게 되었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란다. 그래서 돼지 해에 태어나면 해(亥)가 되어서 저절로 돼지 해가 되었고, 이것이 이름에 포함된 전설이라고 하니 그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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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풍경을 즐기는데 일행은 컵라면을 먹자고 자리를 잡는 모양이다. 원래는 황매산에서 먹을 계획이었는데 황매산에 올라가자 주민들이 어묵을 끓여 놓은 것을 보고는 그것으로 새벽 요기를 하고서 뒤로 밀리게 되어서 대암산에서 전을 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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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곳을 다 둘러봤는데도 시간은 아직도 9시 48분인 것은 감로사에서 새벽 3시에 출발했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다음 목적지인 해인사까지 둘러보고서 점심을 먹으면 되는 것으로 시간을 조정한 것까지가 대암산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