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③ 뱃길

작성일
2022-03-25 12:1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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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③ 뱃길


(2022년 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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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역사기념관에 다녀온 사이에 남해엔젤호는 홍도로 출항했구나. 이제 우리 배만 남았다. 40여 분이 지나면 우리 배도 육지를 떠난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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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게이트가 막혔구나. 저 청색의 띠가 열려야 배에 오를 수가 있지. 그래서 아직은 더 여유가 만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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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남는 시간에는 이런 놀이를 하면서 보내면 된다. 선표다. 큐알코드도 삭제해야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다고 해서 뭉갰다. ㅋㅋㅋ

주중에는 할인 요금이 적용되어서 36,300원인데 주말이 되면 다시 74,300원으로 환원이 된다. 얼마나 사람들이 배를 이용하지 않으면 이런 방법까지 쓰는가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낭월에게는 고마울 따름이다. 인원이 많으니 그것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되는 까닭이다. 정부가 큰 공덕을 베푸는구나. 고맙구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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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운 선생도 선표를 촬영하는 것을 보니 여행 좀 해 봤다는 의미려니. 처가쪽 인연으로는 종동서이지만 오행의 인연이어서 호칭은 선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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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노는 사이에 문이 열리고 배를 타러 가란다. 아무렴. 배를 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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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턱에도 문이 있었구나. 타고 갈 배는 남해고속의 뉴퀸이란다. 그것을 본 호연이 묻는다.

호연 : 사부님, 왜 배는 퀸이 많이 들어가는 이름을 쓸까요?
낭월 : 여객선의 이름에는 퀸이 많이 들어가던가?

호연 : 제주도 배도 퀸제누비아인데 또 퀸메리도 있습니다.
낭월 : 그야 엄마니까 그렇지. 
호연 : 예? 배가 왜 엄마입니까? 처음 듣습니다.
낭월 : 엄마의 배에는 뭐가 있어?

호연 : 잉태를 하면 자녀가 자라지 않습니까?
낭월 : 여객선의 배는?
호연 : 예? 손님이 타면 잉태한 것과 같다는 말씀이십니까?
낭월 : 이름을 프린세스라고 안 하고 퀸이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호연 : 그냥 여왕의 이름을 따면 순항하라는 뜻인 줄만 알았습니다.
낭월 : 그런 뜻도 있겠지. 그렇지만 오행학자의 눈에는 또 다른 것도 보이거든.
호연 : 궁금합니다. 무엇이 보이십니까?
낭월 : 자궁~!
호연 : 웬 뜬금없는 자궁입니까?
낭월 : 지금 호연은 어디에 서 있는지 아나?
호연 : 그야 당연히 배를 타려고 입구에 서 있지 않습니까?
낭월 : 그것은 바로 부친의 고환에 서 있는 셈이라네.
호연 : 무슨 말씀이십니까? 쉽게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낭월 : 지금 이 자리는 부친의 자리이고, 배를 타는 순간 입태가 되지.
호연 : 아하~! 이제야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낭월 : 왜? 생각나는 것이 또 있나?
호연 : 노랫말이 떠올랐습니다.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말입니다.
낭월 : 그렇지. 그게 왜?
호연 : 노랫말이 잘못 된 것이 아닌가 싶어서 말입니다. 반대로 되어야 하니까요.
낭월 : 그것도 맞지. 남자는 자꾸만 떠나가고 여자는 집을 지키니까.
호연 : 배는 어머니 자궁이라고 하신 말씀하고 대치가 되지 않습니까?
낭월 : 어허~! 그 나이가 되도록 어머니와 여자의 구분도 되지 않는단 말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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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쾌속선이라고 했던가? 속도는 32노트라고 했던가? 어디 기왕이면 제대로 알아봐야지. 뉴퀸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고 있느냐고 누가 물으면 이 정도는 안다고 해야 안 되겠느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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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33노트구나. 참 빠르긴 빠르다. 예전에는 이것도 전혀 가늠이 되지 않았는데 이것도 자꾸 보다가 보니까 약간은 이해가 되기도 하니 반복학습이 최고다. 선령은 16세로구나. 한참 꽃다울 나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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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으로 61km로 환산이 되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일상적인 체감으로는 km로 봐야 공감이 되니 말이다. 초속은 16.9m로구나. 바람으로 치면 강풍과 맞먹네. 여하튼 쾌속선이다. 제주도 가는 퀜제누비아호는 얼마나 빠른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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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월드가 더 친절하군. 24노트구나. 시속 44km로 보면 되겠다. 3분의 2의 속도인 것을 보면 그것도 꽤 빠르다고 해야 하겠다. 그 큰 배가 이 정도의 속도를 낸다면 대단한 거지. 여하튼 자동차를 보면 차가 궁금하고 배를 보면 배가 궁금하고 항공기를 보면 또 그것도 궁금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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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 한 장 남기고서 승선이다. 3시간 10분 후에는 가거도항에 도착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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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항이 항구다. 널널하니 시원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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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실은 여유가 만만이다. 이렇게 손님이 없어서야 선사가 망하지 않기도 어렵지 싶지만 평일이니까 위로가 되려나 모르겠군. 그렇거나 말거나 낭월에게는 마냥 좋다. 사람들이 거리적거리지 않아서 말이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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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에 대비해서 약은 챙겨 먹었을 게다. 낭월은 멀미약이라고는 여태까지 먹어 본 적이 없다. 귓구멍이 짱짱한 모양이다. 조상님 덕인 줄을 알고 살아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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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속선은 외출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선실에서만 갇혀있는 것이 좀 답답할 따름이다. 소금이 잔뜩 맺힌 창으로 밖을 보려니까 여간 답답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도 환경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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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이 잔잔하다. 하늘은 맑다. 기가 막힌 바닷길이로구나. 잔잔한 호수면인 것을 보면 내일쯤은 풍랑이 일어나겠지. 그러면 모래는 배가 뜨기 어려울 게다. 역시 용왕님의 보우하심이 있을 모양이구나.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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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분을 운항했으니 왼쪽은 진도의 해안이겠구나. 어디 지도를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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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진도가 아니라 해남이로구나. 뱃길이 흑산도로 가는 것과 사뭇 다르게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배는 흑산도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항로가 다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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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를 거쳐서 가는 항로는 빨간색이고 가거도 직항은 파란색으로 표시해 봤다. 그러니까 가사도까지는 제주도의 항로와 같은 길을 이용하다가 가사도쯤에서 방향을 서쪽으로 바꾸겠구나. 아마도 그때에는 파도가 조금은 일어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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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 : 섬들이 있어서 풍경이 훨씬 좋습니다.
낭월 : 그게 배타는 맛이기도 하잖여. 울릉도는 볼 것이 없어.
호연 : 참, 울릉도도 한 번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낭월 : 그러시렴. 포항에서 크루즈선이 운항하니 편하겠네.
호연 : 아까 하신 말씀을 생각해 봤습니다.
낭월 : 그래? 뭘?
호연 : 배 이름이 퀸이지 않습니까?
낭월 : 그래.
호연 : 그 말은 이 배에 탄 사람은 모두 왕자나 공주가 된다는 말입니까?
낭월 : 아무렴.
호연 : 지금 여왕의 자궁에서 편히 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낭월 : 만약에 풍랑을 만나서 배가 뒤집힌다면?
호연 : 그럼 여왕이 유산을 한 셈입니까?
낭월 : 아마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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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연달아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바쁘게 돌아다니는 사람은 낭월뿐이다. 다들이라고 해봐야 몇 되지 않지만 모두들 자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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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려면 집에서 자면 되지 뭘. 집을 떠났으면 시간을 알뜰하게 즐겨야지. 이런 주의다. 그래서 뭐든 보이면 찾아보면서 구경하느라고 시간이 아까울 따름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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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의 부표 아래에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겠지. 여기가 어디쯤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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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사도를 빠져나왔구나. 거차군도와 맹골군도를 왼쪽에 두고서 우리 배는 서남향으로 키를 돌렸구나. 다음에는 관매도를 둘러봐야지. 그러면 진도에서 배를 타야 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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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 시간 반이 되어서야 섬들의 사이를 빠져나왔다. 저만치 남쪽으로 보이는 곳은 아마도 맹골군도(孟骨群島)겠구나. 저런 곳은 유람선을 타야 제대로 구경을 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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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대해에 하얀 부표가 길을 안내하고 있구나. 그렇게 또 한참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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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보니 이 쯤에서 만재도가 보일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웃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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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의 창으로 섬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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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원이 밧줄을 챙긴다. 저만치 보이는 것은 분명히 만제도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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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 기대있던 화인도 만재도라는 말에 정신이 들었는지 밖으로 나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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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재도 입구에 있는 바위 섬의 모습이 하트를 닮았나? 여하튼 처음 보는 모습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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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재도라고 하면 삼시세끼가 생각나고 차승원과 유해진이 떠오르는 것은 방송의 위력이다. 언제 한 번 가봐야지 싶은 생각도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지나쳐 가는것으로 만족해야 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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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보니 여기에서도 2박3일은 심심찮게 놀꺼리가 되지 싶군. 그건 다음 기회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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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재도가 목적인 사람들이 내릴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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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섬은 보라색으로  칠했다더니 만재도는 파란색을 쓰기로 했나? 모두가 파랑파랑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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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바람에 칠한 지붕도 색이 허옇게 바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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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정담을 나누는 모습이 한가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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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재도에 이름표가 안 보이나.... 기웃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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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기 있었구나. 만재항 어촌뉴딜300? 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재도()의 뜻은 저물만에 재목재란다. 이건 무슨 뜻이고? 아리송송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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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나온 트럭에 짐들을 부산하고 싣고 나서야 배는 다시 목적지를 향해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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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30여 분을 열심히 달리니 그럭저럭 시간도 여섯 시가 다 되었구나. 저만치 보이는 섬은 분명히 가거도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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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이 보이는 것은 독실산이겠고.... 2년 동안 가거도 공부는 할 만큼 했다. 그래서 눈에 선한 풍경들인데 이제 그 현장을 체험하러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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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화물선이 북향하고 있구나. 어디서 오는 배일까? 그것이 궁금하면 또 찾아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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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 NYK LINE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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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본의 배로구나. 화물을 싣고서 인천으로 가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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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길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이다. 저 안에는 어떤 경험과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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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위에도 등대가 있구나. 글씨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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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거도였구나. 당연한 것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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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의 설렘은 여행객만이 누리는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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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묶어야 사람이 내리지. 말하자면 탯줄이라고나 할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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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의사 선생님이 배를 탄다. 열을 재야 한단다. 그래서 또 줄을 섰다. 아무렴 가거도에 못된 코로나가 상륙하면 안 되지.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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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을 받은 사람들은 상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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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자신이 챙겨야 할 화물을 가지러 온 사람들이  승객이 모두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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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도 모두 안전하게 가거도에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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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다시 빈 배가 되었고, 오늘은 여기에서 정박하고 내일 아침에 목포로 출항할 게다. 그것은 내 알 바 없고, 무사히, 2년을 벌려서 도착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야호~~~!!"

촌스럽긴. ㅋㅋㅋ

 

〈여행은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