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 잠자리

작성일
2020-12-29 07:10
조회
774

아기들 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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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춥고..... 바람도 찬데.... 싶어서 내다 봤다.
연지님이 아기들 춥다고 갖다 놓은 스티로폼박스
어떻게 그걸 알고 아기들이 옹기종기 잠을 잘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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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방에서 나오는 불빛에 아기들이 추워보인다.
아무래도 춥겠지.... 고개만 빼꼼~~
넓게 자라고 두 개를 놔준 모양인데...
녀석들은 체온보존을 위해서 한 곳에 뭉쳤다.
코로나는 뭉치면 안 되지만 아기들은 뭉쳐야 덜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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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 올라오는 냉기는 어떻게 막는다지만 위는 허공이다.
찬 이슬과 서리는 어떻게 막누....
아무래도 지붕을 덮어줘야 하겠다.
안 쓰는 밥상이라도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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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거리니까 밥이라도 줄랑강.... 싶었던지
잠을 자려던 녀석들이 슬슬 움직인다. 아이다 고마 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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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날쌘 깜돌이가 혹시나 하고 다가와본다.
고마 자거라 밥은 낼 아침에 주꾸마~!
문득 「라오스 오지마을 한국인」의 유튜브 영상이 떠오른다.
그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는 청년의 마음도 이랬으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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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도 밥상을 찾아다가 지붕을 만들어줘야 겠군.
머릿등을 쓰고 창고를 뒤적여서 오래된 폐상을 찾았다.
그래 아기들 지붕으로는 딱 마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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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거라~!

그리고 다음 날.
금휘가 지붕을 덮은 것을 보고는 비닐을 찾아왔다.
이런 것이다. 지붕이 있으면 벽을 막아야 집이지. ㅎㅎ
그래서 헌 밥상이 벽을 부른다. 부르고 답하고....
자연의 이치려니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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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시나?
예~! 따십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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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비닐로 완전히 막아줬더란다.
그러니까 아예 들어가지를 않더라지.....
천성이 야생이라서 퇴로가 없으면 거부하는 게다.
걷어주니까 비로소 들어가더란다.
어려도 자기가 살 궁리는 본능적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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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이 없을 때는 밤에만 이용하더니만
지붕이 생기고 나니까 낮에도 이용하는 구나. 거 참....
환경이 변화하면 변화하는대로 적응한다.
올 겨울은 이렇게 지내 보거라.
태어나서 첫 겨울이니 더 추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