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벚꽃이 떠난자리

작성일
2020-05-09 18:08
조회
82

왕벚꽃이 떠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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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지고 또 피고 진다.
올해의 왕벚꽃도 이렇게 마무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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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피어서 도량을 밝혀주고서는
다시 빗줄기와 함께 뿌리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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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반복되는 그들만의 역사이다.
왕벚꽃은 열매보다 꽃을 택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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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장미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걸로 봐야 하겠군.
꽃이 화려한 대신에 열매가 없다.
인생도 그럴지도 모른다. 화려하게 살다가 떠나는
그래서 결실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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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졌다.
잎이 폈다.
이제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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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 자리에 흔적이 남았다.
그러나 결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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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한 단면을 보는 듯도 하다.
자연의 모습은 항상 양면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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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얼른 피었다가 진 벚나무에는
어느 사이 통통한 열매들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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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들에겐 벚나무가 보물이고
왕벚나무는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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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었으면 열매가 달려야 정상인데.
왕벚은 화분이 없다,
꿀도 없다,
산새들의 밥도 없다.
도대체 누굴 위해서 피었다가 지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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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화상은 오늘도 그것이 궁금하다.
도대체 누가 그렇게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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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카스트라토가 생각난다.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다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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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눈에만 화려할 뿐.
자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왕벚꽃은 또 그렇게 피었다가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