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4] 스승님, 배울학(學)자는 무슨 뜻인가요?

작성일
2019-12-29 04:3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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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4] 스승님, 배울학(學)자는 무슨 뜻인가요?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시절은 바야흐로 태양각(太陽角)의 북방전환  7일째입니다. 별다른 말은 아니고요. 동지로부터 7일이 지났다는 소리를 그렇게 해 봤습니다. 하하~!

오늘은 또 신나는 이야기를 하려고 컴퓨터를 켰습니다. 모처럼(?) 제대로 선생을 땀나게 할 가능성이 보이는 제자를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제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그야 당연히 선생의 말을 잘 듣고 따르는 제자'라고요? 뭐,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그것만으로는 미흡합니다. '그럼요?' 라고 하신다면 오늘 이야기도 쪼매~ 재미있을 수도 있습니다. 답부터 말씀드립니다. '선생을 땀나게 하는 제자'가 1등 제자입니다. 한동안 그런 제자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낭월을 땀나게 한 제자가 등장을 했습니다.

제자 : 스승님, 열심히 배울게요. 아낌없지 가르쳐 주세요.
낭월 : 아무렴요. 그럼 물읍시다. 열심히 배운다는 게 뭡니까?
제자 : 그야, 학이시습지잖아요.

'어쭈~' 싶었습니다. 문디 말로, '뭐 이런기 있노?'정도의 느낌이면 되겠습니다. 30대 중반의 젊은 여성 제자입니다. 간호사로 일을 하고 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낭월을 찾아왔던 것은 두어 달 전이었던 모양입니다. 예약을 하고 약속된 시간에 왔습니다. 으레 나누는 인사와 사주의 기본적인 설명을 한 다음에 물었습니다.

낭월 : 그래, 궁금한 것이 있었겠지요? 말씀하세요.
손님 : 스님께선 사주 공부를 하신 것을 후회하지 않으시나요?
낭월 : ??? 아니, 그게 무슨.....?
손님 : 저도 사주공부를 하려고 마음은 먹었는데 후회하게 될까 봐서요.
낭월 : 아, 난 또.... 음.... 하루하루가 즐거우니 아직은 후회를 할 겨를이 없네요.
손님 : 그래요? 저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은 했습니다만, 잘 알겠습니다.
낭월 : 그럼 궁금한 것을 말씀해 주실래요?
손님 : 다 해결되었어요. 준비가 되는대로 공부하러 올게요.
낭월 : 예? 아, 하하하~!

이런 상담에는 상담료를 환불해 드려야 합니다. 공부에 대한 이야기에 무슨 상담료를 받느냔 말이지요. 상담이 아니라 문답이니까요. 그래서 환불해 드린다고 했더니 한사코 거절합니다. 이미 충분히 만족스러운 답을 얻었다는데 뭐 어쩔 수가 없지요. 낭월은 과연 30년이나 오행공부를 한 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만 알면 되었다네요. 거... 참.... 하하~!

그렇게 해서 또 하나의 인연이 싹을 틔우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방문할 인연이 되었는지를 물었습니다.

낭월 : 사주 관련 책은 좀 보셨나요?
손님 : 아뇨. 우연히 유튜브에서 스님의 강의를 접했어요.
낭월 : 그럼 관심은 있으셨네요?
손님 : 강의를 보면서 점점 빠져들어가다가 문득 궁금해졌죠.
낭월 : 원래 궁금해지라고 강의하니까요.
손님 : 문득, '강의하는 본인은 과연 만족도가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낭월 : 그게 왜 그렇게도 궁금하셨습니까?
손님 : 자기 직업에 만족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으니까요.
낭월 : 하긴..... 그렇기도 하지요.
손님 : 그래서 뵙자마자 바로 여쭸는데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답을 주셨어요.
낭월 : 그야 뭐.... 항상 그렇게 생각하던 것이니까요.
손님 :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이유는 변명할 틈을 없애기 위해서였어요.
낭월 : 그니깐요. 그래서 만족한 답을 얻으셨남요?
손님 : 물론이예요. 그래서 그 한 마디로 모든 궁금증이 해결되었어요.
낭월 : 그래도.... 자신의 사주에서 궁금한 것도 물으시지요?
손님 : 그것은 배워서 스스로 찾아낼게요.
낭월 : 아하~ 참 멋진 생각이십니다. 하하~!
손님 : 연락 드릴게요. 질 지내세요~!

어쩌면 대어가 걸려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만, 말은 그렇게 하고 가더라도, 막상 공부하러 오기까지는 또 여러 가지로 걸리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지요. 그런데 준비가 되었는지 연락을 하고는 시간을 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은근히 기다렸지요. 물론 제자는 어떤 제자라도 다 기다려집니다만 특별히 더 기다려지는 그런 느낌적 느낌이 있잖아요? ㅎㅎㅎ

낭월 : 논어도 보셨습니까?
제자 : 조금만 봤어요. 다행히 1장에 나온 것이라서 외웠나 봐요.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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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논어 제1장에 그것도 맨 처음에 나오는 너무나 유명한 구절이니까요. 놀이 삼아 벗님도 같이 들여다보십시다. 이미 알고 계시겠습니다만, 다시 보는 것도 나쁘진 않지 싶어서 일부러 책을 찾아서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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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은 몰라도, 글 좀 읽었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첫 구절은 알고 있습니다.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말입니다. '불역열호(不亦說乎)'까지는 몰라도 학이시습지는 말이지요. 아무리 그래도 공부하러 온 첫 시간에 논어의 구절을 들고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여튼 기분은 무척이나 좋아졌습니다.

낭월 : 그래, '학이시습지'가 무슨 뜻입니까?
제자 : 스승님, 말씀은 스승어투로 해 주세요.
낭월 : 예? 스승어투라니요?
제자 : 《오행》책에 있잖아요. '느니라'투 말이에요. 호호~
낭월 : 아, 그렇군.. 그럼. 그렇게 하지. 뭔 뜻여?
제자 : 녜! 바로 그거예요.
낭월 : 그참, 그 정도야 못 들어 주겠남. 원하시는 대로.
제자 :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자리의 제자가 저이고 싶었거든요. 호호~
낭월 : 그래 소원을 이뤘으니 축하하느니라~
제자 : 감개무량이옵니다. 스승님~ 호호~

이렇게 수다와 너스레로 공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제자 : '학이시습지'는 열심히 공부하고 익히라는 것이잖아요?
낭월 : 익히는게 뭐고?
제자 : 익힌다는 것은 고구마를 찌는 것과 같은 것이죠.
낭월 : 고구마를 쪄 보셨구나. 그게 뭔데?
제자 : 솥에 물을 붓고 채반을 얹고 씻은 고구마를 넣죠.
낭월 : 그래서?
제자 : 그리고 불을 붙이면 학(學)입니다.
낭월 : 오호~ 그리고?
제자 : 처음에는 센 불로 찌다가 물이 펄펄 끓게 되면 불을 줄이지요.
낭월 : 그려 뜸을 들이는 것도 잘 아시는군.
제자 : 혼자 살다가 보니까 고구마가 거의 주식이거든요.
낭월 : 그럼 습(習)은?

제자 : 그야 처음에는 타기도 하고 설익기도 하지만 자꾸 하면 잘 되지요.
낭월 : 어쩐지~ 불을 줄이고 뜸이 들면 다 된 거네?
제자 : 맞아요. 스승님도 잘 아시잖아요. 호호~

비유를 드는 폼이 병원에서 환자들과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했을지 짐작이 되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아픔의 고통에 잠긴 우울한 환자들과 이야기를 하느라고 온갖 이야기들을 끌어다가 설명에 사용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하는 것도 과히 어렵지 않았습니다.

낭월 : 습(習)자는 왜 그렇게 생겼지?
제자 : 음... 글자의 모양을 물으시는 거네요?
낭월 : 그렇지 맞아.
제자 : 두 개의 글자로 이뤄졌잖아요. 깃우(羽)와 흰백(白)자요.
낭월 : 그렇군,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
제자 : 깃은 날개를 말하고, 흰 것은..... 백조?? 인가요?
낭월 : 99!
제자 : 예? 음.... 아하~ '백(百)에서 일(一)을 빼서요?
낭월 : 오호~ 제법인걸. 하하하~!
제자 : 99는 무한대의 끝이 없음을 의미하잖아요?
낭월 : 서양의 무한대는?

제자 : 그야 88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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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옳지, 그럼 동양의 무한대는?
제자 : 아항~! 그러니까 동양사상에는 99가 무한대였네요?
낭월 : 옳지~ 그래서?
제자 : 날갯짓을 끝없이 하듯 익히는 건가 보네요. 99는 몰랐어요.
낭월 : 노인의 나이가 백수라고 하면 무슨 뜻이지?
제자 : 그야 백수(白壽)잖아요? 99세라는 뜻이 학습에 있는 줄은 몰랐네요.
낭월 : 이 백이 그 백이니깐. 그 노인이 한 살을 더 드시면?
제자 : 그럼 백살이시잖아요? 백세네요.
낭월 : 땡! 그래도 백수(白壽)라네.

대충 해 놓고서 음양 공부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제자는 여기에서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습니다. 의문이 생기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낭월도 '그래라 까이꺼~'가 되었습니다. 가는데까지 가보자는 것이지요. 그런데 곧바로 올 것이 오고 말았습니다.

낭월 : 그러니까 배운 다음에는 열심히 익히면 되겠네. 잘 하실껴~
제자 : 그런데, 학(學)자는 왜 그렇게 생겼나요?
낭월 : 학? 배운다는 말이잖여? 
제자 : 배운다는 것이 왜 그렇게 생겼지요?
낭월 : 아니, 그건 공자님께 물어야 하는 거 아녀?
제자 : 아니에요. 습(習)에 대해서 알려주셨으니 학(學)도 알려주세요.
낭월 : 알았어, 다음 시간에 오면 알려줄 테니 오늘은 음양공부~!
제자 : 옙~!!

'나아 참...' 입니다. 난데없이 제자 하나 받았다가 숙제를 덤으로 떠안게 되었더라는 말입니다. 그렇잖아도 가끔 궁금하긴 했지만 찾아볼 생각을 하진 않았거든요. 학(學)의 아래에 있는 자(子)는 알겠는데, 그 위에 있는 것은 사전에도 나오지 않으니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어서 그냥 대~충 뭉개고 넘어갔는데 이렇게 정확한 질문을 던지면 피할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숙제를 받아놓고 음양 강의를 잘 해서 보낸 다음에는 낭월도 숙제를 시작했습니다. 어쩝니까? 하하~!


1. 찾아라, 찾으리라~!


찾아봐야 합니다. 아래한글에서는 아무리 봐도 답이 없네요. 그래서 갑골문에서 답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낭월에겐 갑골문 사전이 있으니깐요. 용신편과 운세편의 표지 디자인에서도 잘 써먹었는데 이번엔 '배울학(學)'자를 위해서 펼쳐보게 되었네요. 그래서 책은 옆에 둬야 합니다. 언제라도 필요한 일이 생기면 바로 찾아봐야 하니까요. 고로 책은 사야 하는 것이라는 점도 말이지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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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서(篆書)를 보면 들러붙어있는 필획들이 분리가 되는 것을 많이 봅니다. 學도 마찬가지네요. 이렇게 보니까 學의 윗 부분이 어떤 조합들로 이뤄진 것인지를 명료하게 알 수가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분리는 되었는데 읽을 방법이 없습니다. 저게 뭔자여? 구(臼)인가? 우선 가장 비슷한 것에서부터 답을 찾아야지요? 절구구(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 말 되네~!"

혼자서 감탄을 합니다. 절구 안에 곡식[爻]을 넣어놨네요. 아마도 곡식은 지식이 되겠지요? 말하자면 논어, 도덕경, 반야심경이 모두 절구 안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절구는 갓난아기 머리의 뜻으로도 쓰입니다. 갓난아기의 머리가 절구라니요?  뭔 헛소린가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글자를 보여드려야지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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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아(兒)'가 틀림없네요. 머리만 크고 발은 아직 발육이 되지 않아서 작게 묘사되고 있는 그림입니다. 그러니까 어린아이는 아직 공부를 하지 않아서 절구 속이 비어있습니다. '숨구멍'이라고 아시지요? 갓난아기는 머리가 굳지 않아서 정수리 부분이 말랑말랑하잖아요? 절구를 어린아이 머리에 붙일 생각을 한 창힐할배의 탁월한 관찰력에 또 감탄을 합니다.

곡식은 절구에 빻아서 음식을 만들고,
지식은 두뇌에 빻아서 지혜를 만든다.

그렇다면, 학(學)의 자(子)는 아(兒)가 성장한 모습인가요? 그렇게 봐도 되겠습니다. 성장을 하면 세상을 살아갈 지식을 배워야 하니까 머리에 뭔가 들어가게 되어 있고, 그것을 표현한 것이 학(學)의 윗부분인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어떤가요? 말 되지요? 숙제를 잘 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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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학(學)의 윗부분에 대한 의미는 이해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절구는 아래가 막혀있습니다. 다시 전체(篆體)에서 보이는 모습은 분명히 아래가 터져있는 것이 또 맘에 걸립니다. 아.....닌....가.....? 이건 또 뭐지.....? 다시 찾아봐야지.... 모르면 찾는 것이 상책입니다. 달리 방법이 없을 적에 비로소 억지로라도 욱여넣는 수밖에 없습니다만 아직은 더 찾아봐야 하겠습니다. 뒤적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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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작은 절구구(臼)의 부수에서 찾아봅니다. 아무래도 별도로 해당하는 글자가 있는지를 찾아보더라도 닮은 꼴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니까요. 다시 절구구의 부수를 살펴보니까 조금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글자가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알아야 보이는 것이 맞다는 것을 다시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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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항~! 국이었구나. 좌우로부터 손낼 국이라잖여!!"

자칫했으면 제자에게 숙제를 잘 못했다고 꾸중을 들을 뻔했습니다. 두 손으로 물건을 받든다는 뜻이기도 하네요. 음이 '국'인 것은 '구'에서 파생되어서 그렇겠거니 하면 되겠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학(學) 안에 국이 들어있을 줄이야. 그렇다면 학의 'ㄱ'도 국에서 따온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언뜻 스쳐 지나갑니다.

'물건을 집어올린다'는 뜻도 있었네요. 그렇다면 그 물건은 그 안에 들어있는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다시 살펴보니까 이게 뭡니까? 점괘효(爻)가 아닙니까? 아니, 조금 전까지는 절구에 욱여넣은 벼나 보리려니 했는데 두 손이 나오는 것을 보고 나니까 그 벼와 보리가 갑자기 점괘로 둔갑을 합니다. 그것 참....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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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점괘효(爻)의 원형도 찾아봐야지요. 원형에는 가위표(×)가 셋으로도 쓰였네요. 또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은 덤입니다. 아니, 그건 그렇고, 배울학(學)에 웬 점괘? 그래서 다시 흥미가 만땅으로 동합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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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 스승님, 근데 왜 점괘를 爻로 표시했을까요?
낭월 : 그야.... 뭐.... 점괘니까....
제자 : 숙제가 부실하셨나 봐요? 다시 잘 챙겨 주세요.
낭월 : ....... (엥간히 쫌 해라~ 창피하구로....)

혹시, 만에 하나라도 이렇게 효(爻)에는 어떤 뜻이 있는지도 물어볼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 의미에 대해서도 추적을 해 봐야 하겠네요. 기본적으로 갑골문에 나온 X는 숫자 5를 의미합니다. 5만 보이면 낭월은 바로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의 오행(五行)이지요. 그냥 다섯으로 놓고 보면 다섯이 둘이니 합은 십(十)이 됩니다. 십은 완전함 도[十]가 됩니다.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라고 하잖아요.

그렇다면? 위의 X는 갑병무경임(甲丙戊庚壬)의 다섯 양간(陽干)이 되고, 아래의 X는 을정기신계(乙丁己辛癸)의 다섯 음간(陰干)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오행의 음양까지도 포함시켜서 생각의 틀을 넓혀 갈 수가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그러니까 효(爻)는 결국 십간(十干)을 음양으로 나눠놓은 것이기도 하다는 말이 가능하겠습니다.

다시, '오호~!'입니다. 그냥 단순히 점괘를 의미한다고만 생각했던 것에서 한걸음 더 들어가서 생각을 이끌어 낼 힌트를 찾았다는 의미입니다. 이 정도로 살폈으면 그 제자가 이것에 대해서 물어보더라도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바로 답을 해 줄 수가 있겠습니다. 그것도 자평명리학의 핵심인 천간(天干)의 이론으로 덧씌워서 말이지요. 하하~!


2. 점괘를 집어 든다?


배울학(學)에서 점괘를 집어 드는 의미를 찾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기록으로 흔적을 찾을 수가 있으니 그대로 수용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려야 할 모양입니다. 이렇게 해서 얻은 것은 다음과 같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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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체입니다. 하하~ 폰트로 찾을 수가 없으니 이렇게 포토샵에서 그립니다. 아무렇거나 뜻만 전달되면 그만이니까요. 점괘를 두 손으로 든다는 것은 '공손히'가 포함되겠네요. 그렇다면 뭔가를 물어서 하늘이 내려 준 조짐을 두 손으로 받들었다는 의미입니다. 점점 재미있어집니다. 하긴, 갑골문의 내용을 풀이한 것을 보면 대부분이 점괘를 기록한 것이라고 하니까 다시 점괘를 발견하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긴 합니다.

점괘를 받드는 것과 배운다는 것의 관계를 생각해봐야 할 순간입니다. 그러니까 여기에 배운다는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결국 하늘의 조짐을 배운다는 것이 되는 셈인가요? 억지로 보이시나요? 낭월의 생각에는 이렇게 보는 것도 자연스럽게 보이네요. 점괘를 얻어서 그것을 배우는 것이라면 주역이든 간지든 오행이든 하늘이 보여 준 것을 수용(受容)하는 것이겠습니다.

역시, 예나 지금이나 점괘는 소중합니다. 질문자의 부탁으로 득괘(得卦)를 하고 보면 항상 감탄을 하게 됩니다. 그것이 오주괘든 타로카드든 주역점이든 막론하고 말이지요. 그러니 이러한 느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이렇게 '절구에 넣은 곡식이겠거니...' 했던 것이 '두 손으로 공손히 받드는 점괘'라는 것을 알고 나니까, 배운다는 것도 하늘의 조짐을 배우는 것이었겠다는 생각으로 정리를 할 수가 있겠습니다. 다음에는 뭔 뜻이 있는지가 더 궁금해 집니다.


3. 덮을멱(冖)이네? 아이를 덮어?


흔히 '민갓머리'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덮는다는 의미로 쓰이는 글자입니다. 해를 덮으면 어두울명(冥)이 되고, 돼지를 덮으면 무덤총(冢)이 되고, 수레를 덮으면 군사군(軍)이 되듯이 뭐든 덮는 것에 사용하는 글자입니다. 단독으로 쓰이면 같은 뜻으로 덮을멱(冪)도 됩니다. 그럼 아이를 덮었네요? 그런데 아무리 뒤적여 봐도 아이를 덮은 글자는 없습니다. 그것 참..... 우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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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자는 없으니 또 낭월체가 등장을 합니다. 덮어놓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납득이 어렵습니다. 점괘를 고이 받들어서 덮어놓는 의미는 이해가 되지 않아서 말이지요. 어쨌든 덮는 것으로 표현을 했으니까 이유를 생각해 본다면 하늘의 조짐을 잘 받아서 창고[子]에 넣어놓고는 덮어놓는다는 의미도 가능할 듯 싶습니다. 말하자면, 도서관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면 되지 싶습니다. 마침 어느 벗님이 덮는다고 해도 말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주셔서 생각해 보니까 이렇게 대입하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줄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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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는 것을 다시 곰곰 생각해 보니까 이것은 글자자(字)에서 위의 획이  생략된 것이 아니겠느냐는 방향으로 생각의 가닥을 잡아 봅니다. 그렇게 되면 문제는 또 간단히 풀리게 됩니다.이렇게 해 놓고 보니까 그 뜻이 더욱 명료해집니다. 글자자(字)는 집면(宀)과 아이자(子)가 되네요. 집 안에 아이가 있습니다. 뭘 하고 있을까요? '아들자'를 '아이자'라고 하는 것은 성차별을 없애보자는 생각에서 쓴 것입니다. '아이'에는 아들과 딸이 포함되어 있지만, '아들'에는 딸이 제외되는 것 같아서 말이지요. ㅎㅎ

위의 '하늘의 조짐을 두 손으로 공손히 받드는 것'과 연결을 시켜보면 그 뜻이 더욱 명료해집니다. '하늘의 조짐을 글자로 만들었다'는 의미가 이어질 수 있는 까닭입니다. 하늘의 조짐을 글자로 만들지 않으면 남에게 전달을 할 수가 없으니까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효(爻)는 조짐(兆朕)이 되고, 그 조짐을 전달해 주기 위해서 문자(文字)의 도움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물이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그리고 한자도 이러한 목적으로 만들어 진 것이 분명한 것으로 보면 거의 틀림이 없을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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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 아이가 집안에서 뭘 배우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 묻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덮을 멱을 집으로 놓고 보니까 '집안에서 하늘의 계시를 배우고 있었던 것'이라는 의미가 명백하게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하늘의 계시는 '자연의 이치'로 치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여기에 왜 아이(子)가 있느냐는 것에 대해서는 추가로 언급을 할 것이 생각났습니다. 아이는 스승도 됩니다. 공자(孔子)는 공 선생이고, 장자(莊子)는 장 선생이니까요. 그렇다면 선생이 점괘를 손에 들고 공부하는 것이기도 했네요. 아무래도 이쪽이 더 맞지 싶습니다. 아이가 점괘를 받들기보다는 선생이 점괘를 받드는 것이니까요. 그렇겠지요?

"숙제, 끄~~~읏~~~!!!"

이제 학(學)에 대해서는 웬만큼 해결을 본 것 같습니다. 숙제하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그래도 맹랑한(?) 제자 덕분에 대충 알고 있었던 학(學)을 분해해서 씹어 먹은 느낌이 드네요. 이제 비로소 학습(學習)의 뜻에 대해서 명쾌하게 설명을 해 줄 수가 있지 싶습니다. 벌써부터 오행을 공부하러 올 제자가 기다려집니다. 하하~


2019년 12월 29일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