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가을의 노성산

작성일
2019-11-16 07:16
조회
96

[충남논산] 가을의 노성산(魯城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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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 단풍이 들기를 기다렸다. 올 가을에는 노성산에서 계룡산의 가을 풍경을 담아보고 싶어서였다. 어디에서나 기해년 가을은 단풍이 곱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냥 공기가 맑은 날에 나들이를 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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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뜨면 바라보는 산이 노성산이다. 그래서 항상 마주대하는 친구같은 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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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산이 있어서 심심하지 않은 풍경이 되니 언제나 아침이면 마주보면서 반가워하는 일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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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곱게 물들어도 항상 그 자리에서 배경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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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건너다 보면 항상 무동산(舞童山)을 앞에 품고 비슷한 꼴로 마주 바라보는 노성산을 보면서 문득 태산(泰山)에서 곡부(曲阜)를 마주보는 듯한 감상마저도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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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계룡산과 태산을 비교하고, 노성산과 곡부를 비교하는가?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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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노나라 니산(尼山)에서 태어났고, 말년에 곡부에서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노성산은 중국의 니산격이라고 할 수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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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자가 중니(仲尼)인 것은 니산에서 태어났다는 뜻이다. 그리고 니산은 옛적에는 니구산(尼丘山)이라고 했다. 그의 이름이 공구(孔丘)인 이유를 알려면 반드시 니산에 대한 의미를 이해해야만 가능한 까닭이다. 그니깐, 니산과 노성산이 뭔 상관이냔 말이지? 노성산의 옛 이름이 바로 니구산이었거든. 노성산에 궐리사(闕里祠)가 있는 이유도 이렇게 정리를 하면 한 줄에 꿰어져서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궐리는 공자가 태어난 니구산 자락의 마을이름이기도 한 까닭이다. 실제로 노성산 궐리사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에 한 적이 있었지....


[노성궐리사에 대한 이야기를 참고(2013)-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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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흔적은 찾아다 붙여놔야 대략 어떻게 돌아가는 이야기인지를 가늠하지 싶어서 산동으로 곡부로 니구산으로 분주하게 오락가락한다. 사랑해요 구글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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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화인아 몇시에 퇴근할라카노?
화인 : 3시 반쯤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왜요?
낭월 : 그럼 나가는길에 노상산에 내려두고 가거라.
화인 : 그러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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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대 두개, 카메라 두대를 가방에 넣어서 짊어졌다. 왜냐하면 한대는 저물어가는 노성산에서 계룡산의 풍경을 타임랩스로 담을 것이고, 또 한대는 주변의 풍경을 찍을 요량인 까닭이다. 보조배터리도 두개 챙겼다. 만약에 하늘이 도와서 별을 찍게 된다면 이슬방지용으로 렌즈에 열기를 공급해야 하는 까닭이다. 연지님이 초코파이를 3개 챙겨준다. 혹시 산말랭이에서 배가 고프면 요기하란다. 저녁에 어쩌면 늦어질 수도 있다고 했더니만.... 늘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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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행에 맞게 재배치한다. 시간은 촬영시간이라는 것만 참고하시기 바란다. 낙엽이 쌓인 노성산의 정상은 가을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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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대 위에서는 카메라가 열심히 7초 간격으로 계룡산을 찍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노성산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심심하지 말라고 간간히 정자를 찾아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모델로 모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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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찍고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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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카메라 한대로는 나들이를 못할 지경이 되었다. 어느 사이에 투바디에 적응이 되어버린 모양이다. 특히 타임랩스로 인해서 더욱 그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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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생활 어플도 바쁘다. 별을 찍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북쪽하늘을 가늠해 둬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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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은 노성산에서 북동에 있는 셈이다. 그래서 별을 찍어도 광각렌즈라면 계룡산과 함께 일주하는 별사진을 얻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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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왼쪽으로 돌리면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으니 어차피 그렇게 되어야 할 상황이라는 것도 파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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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열심히 일을 하고 있군. 별도의 릴리즈를 챙기지 않아도 되도록 소니가 3세대 카메라에다가 기특한 짓을 했다. 픽셀시프트 기능도 매력적이다. 4200만 화소를 네 장 겹치니 1억6천만 화소의 사진을 얻을 수가 있다. 4세대는 16장을 겹쳐서 촬영할 수가 있다지만 이것만이라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겸손함(?)으로 마음을 다잡고 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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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산성에 성벽이 없느냐고 하면 안 된다. 이렇게 옆으로 돌아가면 말끔하게 보수를 한 노성산 성벽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들어오는 입구에도 있다. 언젠가 찍어 둔 사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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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가을에도 노성산에 올랐었군. 금강대도(金剛大道)의 사원으로 가는 길목에 지키고 있는 노성산의 성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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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의 흔적이 제대로 남아있는 모습이다. 그러니까 입구를 지키는 성벽이었던 셈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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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성벽은 정상에서 북쪽을 지키는 성벽이다. 공주와 부여의 경계를 굽어보는 위치이니 지키는 용도로는 최적이라고 할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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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아마도 신라의 군사들이 벌떼처럼 달려드는 것을 바라보면서 모골이 송연했을 병사들을 생각해 본다. 또 구국의 충정으로 목숨을 버릴 각오를 다졌던 계백의 결사대도 함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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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산에는 송신탑이 있다.'는 증거샷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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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노성산을 오르든, 또 다른 곳을 찾든, 그때마다 풍경이 같으면서도 다르다. 그래서 다시 찾아도 새로운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니까 이렇게 찍은 사진은 없었지 싶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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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산은 해발 348m이다. 크게 힘든 산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두르면 땀이 조금 나기도 하는 높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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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산의 용신은 역시 정자이다. 작년엔가 올 봄이었나.... 정자와 태양을 겹쳐서 촬영한다고 부지런을 떨었었는데....


[노성산의 정자와 태양을 같이 찍었던 이야기(링크)]


노성산에 정자가 없었더라면 많이 심심할 뻔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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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가는 계룡산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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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성산정(尼城山亭)의 의미는 이미 앞에서 설명한 것을 잘 이해하셨다면 충분히 공감이 되실 것으로 본다. 그런데 글씨를 쓴 사람이 일화(一和)네? 일화라면 낭월이 알기에는 법륜종의 종정을 지내셨던 그 스님이실까? 그럴 수도 있겠다. 노성면의 같은 종단 스님께서 부탁을 했다면 기꺼이 써 주셨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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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성정(尼城亭)이라고 해도 되었을텐데 산을 넣은 의미는 잘 모르겠군. 노성정(魯城亭)이라고 하지 않은 것은 니구산의 의미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이고, 노성은 노나라를 의미해서 노(魯)가 들어가있으니 빼도 된다고 생각하셨음직하다. 그 분도 학승이셨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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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계룡산의 풍경을 감상해야지. 그만하면 날씨는 매우 맑음이다. 마주 한 계룡산이 또렷하게 잘 보인다. 다만 앞의 나무들이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 그것도 한 풍경일 따름으로 봐주면 된다. 물론 타임랩스를 찍을 적에는 구름이 흘러가주는 것이 더 고맙긴 하다. 그러나 하늘은 하늘에 맡겨야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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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정상은 천황봉(天皇峰)이다. 지명에 대해서 이유를 붙였던 것은 일제의 잔재로 붙여진 이름이니까 천왕봉(天王峰)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는데 지명위원회에서는 뚜렷한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냥 천황봉으로 한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더란다. 원래 상제봉(上帝峰)이라고도 했었다니까 상제는 옥황상제(玉皇上帝)의 줄임말임을 고려한다면 천황봉으로 보는 것이 맞지 싶기도 하다. 일제에 질려서 황(皇)자만 보면 그게 생각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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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과 천황봉 사이에 감로사가 있다. 그리고 이 사진은 1억6천만 화소로 찍은 픽셀시프트를 보정한 것이다. 물론 작은 사진으로 봐서는 별반 차이를 못느낄 것도 같다. 그러나 확대를 해서 보면 또렷한 윤곽이 그 진가를 보여준다. 사람도 극한에 처해야 본성이 나온다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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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우리집이다. 남들은 감로사라고 부르고 또 누구는 낭월학당이라고도 부르는 곳이다. 살면서 불편한 것은 전혀 없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놓고 보니까 뭔가 그럴싸~한 고래등같은 대웅전이라면 그림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은 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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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로 휴식하고 계시는 고인들의 집들은 라이트룸에서 대충 숨겼다. 뭐 그래도 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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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봉에는 육군과 한국통신이 지키고 있다. 산너머 계룡대가 있어서 더욱 삼엄하게 경비하는 모양이다. 원래는 정상에 있었던 구조물들을 살짝 옆으로 옮겼다고 한다. 그럼 뭐혀~! 출입을 자유롭게 해줘야 한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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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계룡산을 특별히 좋아하는 국민들은 모두 국방부를 원망한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열어줘야 한단 말이지...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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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를 일이다. 이런 한 장의 사진과 두어 마디의 말로 인해서 국방부장관의 마음이 동할 수도 있으니깐 말이다. 그래서 부디 천황봉 정상의 길은 열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rPfydtkscjseks[인터넷자료]


정상에 올라가면 이러한 표지석이 있다. 있는 줄은 알지만 들어갈 수가 없다. 나중에 낭월이 아는 대장이 계룡대에 온다걸랑 그때를 기다려서 올라가야 할랑강....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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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노성산에 어둠이 내리고 아랫마을에는 꽃이 하나씩 피어난다. 곱기도 하지. 음양의 이치이다. 빛이 사라지니 어둠의 짝으로 불빛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렇게 풍경과 놀다가 어둠이 찾아와서 별들과 놀이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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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이 빛을 잃은 것에는 오늘이 음력 시월 초여드레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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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저렇게 밝은데 별빛인들 맥을 쓰겠느냔 말이지. 그렇다고 별을 더 밝게 할 수도 없다. 대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해(光害)가 그 자리를 대신 채워버리기 때문이다.

2019-11-04 노성산의 별궤적

점은 모으면 선이 된다. 저녁 6시 42분 부터 8시 57분까지 135분간 찍은 사진 389장을 합치면 계룡산 위에서 별꽃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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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곰이라도 나타나서 낭월을 물어갈까봐 걱정이 되었는지 험한 산길을 마다않고 데리러 온 연지님을 추운 산만댕이 바람을 맞게 할 수가 없어서 짐을 거뒀다. 어차피 달이 밝아서 더 멋진 그림은 나오기 어렵다고 보기도 했다. 저녁도 굶고 얻은 그림을 벗님과 나눌 수가 있어서 행복한 낭월이다. 그리고 이만큼이라도 하늘을 보여 준 천신께도 감사하면서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