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도⑫ 언젠가 또 보자~!

작성일
2019-10-22 08:2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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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청도⑫ 언젠가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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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군산항에서 푹 쉬었을 뉴-어청훼리호가 신나게 들어온다. 날씨는 쾌청하고 물결은 잔잔하다. 돌아가는 길은 더 편안할 모양이다. 12시 30분에 출항할 배가 빨리도 들어왔다. 자칫했으면 꾸물대다가 배가 들어오는 장면을 놓칠뻔 했다. 그나마 서둘러서 나오길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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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님에게 배표를 사라고 하고는 들어오는 배의 모습을 담았다. 부두에 사람이 없는 것은 배가 너무 일찍 들어온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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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밧줄로 고정이 되자 어제 들어오지 못한 나그네들이 하선할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낭월이 그저께 배를 내리면서 느꼈던 마음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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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04시에 발효된 해상정보에는 서해중부먼바다의 풍랑주의보가 해제되었고, 이로 미뤄서 오늘의 뱃길은 순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서해남부 먼바다의 강풍주의보가 조금 걸리기는 했다. 딱 그 경계선에 위치한 어청도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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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침 09시에 발효된 정보에서는 서해는 모두 완전한 해제가 되었다는 정보이다. 군산항에서도 선장이 이 정보를 보고 있을 게다. 그래서 출항을 하게 될 것은 틀림없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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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배는 도착시간보다도 30분이나 앞당겨서 들어온 셈이다. 배도 얼른 어청도에 오고 싶었던 모양이다. 배를 대느라고 분주한 사이에 선객들이 속속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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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오는 자와 떠나는 자의 엇갈림이다. 신흥상회는 매표소를 겸하고 있으면서 민박도 하고 있다. 처음에 어청도의 일정에서 예약을 했던 집이기도 하다. 다음에 일정이 잡혀서 다시 연락을 했더니 육지로 간다고 손님을 받을 수가 없단다. 아마도 오늘 저 집의 주인도 돌아 왔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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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오늘은 배가 온다니까 표를 사야 겠네요.
매표 : 온다고는 했는데 출항했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낭월 : 그럼 온다고 해도 안 올 수도 있나요?
매표 : 바다 위의 사정은 아무도 모르니까요.
낭월 : 그럼 지금이 09시인데 아직 표를 안 파시나요?
매표 : 물론입니다. 괜히 두벌일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낭월 : 그러시구나.....
매표 : 표는 많으니까 배를 타는 문제는 전혀 걱정하지 마세요.
낭월 : 실로 그게 걱정이 되어서요. 하하~!
매표 : 책임지겠습니다. 이따가 배가 들어올 때 오세요.
낭월 : 잘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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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하는 아저씨의 말로 봐서는 과연 배는 군산항을 떠나야 어청도에 오는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가 있겠다. 과거에도 그랬던 적이 있으니까 이런 법이 생겼을게다. 육지에서 불과 72km가 떨어졌을 뿐인데 그것을 체감하기에는 300km는 떨어져 있지 싶다. 그런데 막상 300km가 떨어진 곳은 중국의 산동반도이다. 바다의 거리는 육지에서 생각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언젠가 칭다오를 가게 된다면 전횡장군의 이야기를 마무리 하기 위해서라도 군산항에서 스다오호를 타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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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실러 왔나 보다. 밤이나 낮이나 우렁찬 소음을 내뿜던 발전소가 떠오른다. 어청도의 적막을 깨는 주인공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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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이 짐을 싣고 있다. 귀항한 어선에서 집으로 가져가는 물건들을 내리는 모양이다. 그래서 눈길을 줘본다. 주인과 소통을 하고 있는데 대화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그러한 몸짓들을 보면서 낭월이 동작을 말로 풀이했다.

선원 : 이렇게 끌고 가도 되요?
선장 : 괜찮여. 끌고가.
선원 : 뒤에 줄이라도 하나 묶어야 되는거 아닌가요?
선장 : 괜찮아 임마. 살살 끌고 가~!
선원 : .... 아무래도 흔들면서 끌고 가면 떨어질 수도 있겠는데...
선장 : 얼른 가라구~
선원 : ...................

손수레를 끌고 가려던 이 친구는 아무래도 맘이 안 놓였던지 끌고가려던 자세에서 밀고 갈 자세로 방향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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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미 손수레에는 끈이 매여져 있었다. 그것을 풀어서 실은 물건이 쏟아지지 않도록 묶고서 가도 될텐데 그것을 할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뒤를 닫는 문짝이 없다는 것만 주장하는 것을 보면 응용력은 조금 부족한 친구였던가 싶기도 하다. 이런 것도 보면서 여유롭게 풍경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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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은 20~30명 남짓? 그렇게 가볍게 출항을 준비하고는 모두가 타고 나자 배는 다시 목적지로 향해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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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제방을 빠져나가는 모습도 담아야지. 뱃머리에 안전하게 자리잡고 어청도의 마지막 장면을 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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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때와 같은 길로 가는 것이지만 기억에는 전혀 다른 어청도의 모습을 담고 간다. 겪어 본 것과 생각해 본 것의 차이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새삼 느낄 수가 있다. 막연하게 생각한 것은 기준이 없이 흔들리지만 실제를 확인한 것은 다음에 다시 업그레이드가 되기 전까지는 그대로 기억 속에 박혀버리게 될 것이고, 이것은 평생동안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체험한 것의 엄청난 힘이다. 그래서 항상 직접 겪은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장광설로 설명을 해 준다고 해도 그것을 듣고서 살상에 접근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따름이다. 그나마 사진은 실상에 근접한 모습을 보여주니 말로만 전하는 것보다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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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청도를 빠져나오니 길은 보이지 않고 제방만 보인다. 그야말로 문을 닫아 걸었다는 느낌이 든다. 멀리서 보고서는 접근할 길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믿음으로 다가가지 않으면 길을 찾지 못하고 그냥 흘려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믿음이란 두 개의 등대이다. 등대가 있는 이상 길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도 된다는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그냥 막아놓은 바다라면 등대가 있을리 만무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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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개에 잠겨서 못 봤던 어청도 전경이다. 그냥 흔한 모습에 불과한 섬이지만 그 속내를 둘러 본 다음에 보이는 풍경은 전혀 다르다. 그래서 겪어봐야 아는 것이고, 삶의 굴곡이 많은 사람은 평탄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가 없는 영역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임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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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로가 외연도가 가까워진다. 그래서 흔들리는 배이지만 그래도 망원으로 외연도의 모습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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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겨본다고 해도 특별히 더 보이는 것은 없다. 해무가 살짝 끼어드는 모양이다. 그래도 실루엣보다는 나은 것으로 생각하고 지나는 길에 한 장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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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항하는 길은 연도를 거치지 않는다. 평소에는 들렸다가 가는 항로지만 매월 5~6일 정도는 배가 들어가지 않는 시기가 있는데 이것은 물때와 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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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群山)'이라는 지명의 모태가 된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이다. 아마도 원래는 군산군도였을 게다. 그러다가 조선 세종 때에 군산항에서 그 이름을 가져가면서 군산군도는 옛날고()를 하나 더 붙이게 되었더란다. 예전에는 특별히 군산 주변에만 산이 많은 것도 아닌데 왜 이름이 군산인가... 싶었는데 선유도를 포함한 고군산군도를 보고서야 비로소 군산인지를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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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제방은 비응항일게다. 점점이 떠있는 배들은 대부분이 낚싯배들일게다. 그들만의 즐거운 놀이에 빠졌있겠구나. 낭월은 그 재미는 알지 못하니 그냥 지나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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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 면서 바라본 군산항을 여유롭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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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명암여를 감돌면 바로 군산항의 영역으로 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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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때에는 살짝 흥분된 마음으로 앞만 보고 달렸는데, 돌아올 때는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주변의 풍경을 살펴본다.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부두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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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의 길을 누비게 될 자동차들이 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풍경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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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의 대열을 지나면 트력의 대열이 있다. 그래서 군산항이 산업용 항구로 그 역할을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천항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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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마침내 터미널 앞에 배를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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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잊고 있었던 2등항해사 낭자도 만났다. '사진은 많이 찍으셨어요?'라고 안부를 물어주는 말 속에서 어제 풍랑으로 배를 대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마음이 살짝 배어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고맙지. 굵은 밧줄을 야무지게 묶어매듯이, 그녀의 오늘도 보람으로 충만된 하루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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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확인한 다음에서야 배의 문을 열어준다. 다시 이 낭자를 보게 된다면 필시 어청도를 다시 찾아왔을 때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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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여행은 해외여행이다. 바다 바깥을 다녀온 까닭이다. 그래서인지 승용차로 한바퀴 돌아보는 것과는 또 다른 감회가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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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빈 배가 된 뉴어청훼리호의 휴식을 바라본다. 사람이나 배나 오늘만 살면 된다. 내일 아침에도 풍랑이 일지 않는다면 다시 힘차게 어청도를 향하겠지....

[부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