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6] 심장이 떨리는 순간이 있긴 하지.

작성일
2019-06-29 05:57
조회
639

[746] 심장이 떨리는 순간이 있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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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에 비가 촉촉히 내렸습니다. 장마라고 하니 빗소리를 들을 시간이 종종 있지 싶습니다. 여름엔 비가 용신이니까요. 시원한 빗소리와 함께 음악을 듣는 여유로움이 마냥 행복한 순간입니다. 오늘의 한곡은 수오랑왕모의 청장고원(靑藏高原)입니다. 심장을 때리는 청아한 소리가 방안을 감돌고 있습니다. 같이 들어보시렵니까?ㅎㅎ




青藏高原(청장고원)


作詞(작사):張千一(장천일)    作曲(작곡):張千一(장천일)


是誰带來遠古的呼唤?(그누가 아득한 옛날부터 부르는가?)
是誰留下千年的期盼?(그누가 천년을 머물러서 기다릴까?)
難道說還有無言的歌?(어떤 노래로도 말할 수가 없잖은가?)
还是那久久不能忘懷的眷戀?(도리어 한없는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있을까?)


哦~~~(아~~~)
我看見一座座山一座座山川(내가 볼 수 있는 건 산, 그리고 또 산천)
一座座山川相連(산과 산천이 끝없이 이어져 있네)
呀啦索(아! 그래~!)
那可是青藏高原(그것이 바로 청장고원이구나!)

是誰日夜遙望眷藍天?(그누가 밤낮으로 짙푸른 하늘을 바라볼까?)
是誰渴望永久的夢幻?(그누가 아름다운 꿈이 영원하길 갈망할까?)
難道說還有讚美的歌?(그어떤 찬미의 노래로도 말할 수가 없잖은가?)
還是那仿佛不能改變的莊嚴?(도리어 저 장엄함을 바꿀 수가 있을까?)

哦~~~(아~~~)
我看見一座座山一座座山川(내가 볼 수 있는 건 산, 그리고 또 산천)
一座座山川相連(산과 산천이 끝없이 이어져 있네)
呀啦索(아! 그래~!)
那就是青藏高原(그것이 바로 청장고원이구나!)
呀啦索(아! 그래~!)
那就是青藏高原(그것이 바로 청장고원이구나!)

갑자기 청장고원에 가보고 싶네요. ㅋㅋㅋ

오랜만에 한담 한 편 써봅니다. 중국의 장가계를 벼락치기로 다녀오는 바람에 그 이야기로 즐거운 여행이야기를 정리해 봤습니다만, 며칠 전에 상담을 한 인연이 문득 생각이 나기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싶은 마음을 일으킵니다.

평생(오늘까지)을 살아오시면서 심장은 몇 번이나 떨려 보셨습니까? 그 심장은 또 어떤 이유로 떨려보셨습니까? 문득 아득한 옛날에 심장이 떨렸던 기억이 되살아나네요. 심장이 떨린다는 것은 그렇게 추억을 동반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1. 스쳐가는 심장떨림


20대 초반에 걸망 하나에 전 살림을 욱여 넣고 유람하던 시절이었네요. 비둘기호의 딱딱한 의자지만 그나마도 앉을 수가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지요. 모두는 몇시간이 될지도 모른 채 그렇게 통로에 서서 홍익회의 판매원이 과자나 음료수 바구니를 둘러메고 '땅콩이나 오징어~!'를 외치면서 지나갈 때마다 몸을 비틀어야 했던 시절입니다.

어느 역이 다가오는데 앞에 앉았던 여인이 내릴 준비를 합니다. 대략 낭월의 또래였거나 몇 살 더 먹었을 것으로 짐작해 봤습니다. 황당하게도. '이대로 헤어질 수는 없다...'는 생각이 왜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주책없는 심장이 쿵쿵거리고 떨렸습니다. 그 소리가 그녀에게 들릴까봐 마음을 졸였네요.

수줍음을 많이 타는 천성 탓에 말을 건네지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안 그런척.... 그런데 그녀가 내리려고 합니다. 외모가 밉상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빼어난 미모의 여인도 아니었습니다. 왜 심장이 반응했는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냥 그랬습니다.

이윽고, 열차가 멈추고, 그녀는 내렸습니다. 낭월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만, 그대로 앉아있으면 후회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주춤주춤 따라서 내렸습니다. 역사를 빠져나가는 여인을 따라서 200m나 갔을까요? 퍼뜩 정신이 들었습니다.

'이게 뭐하는 겨....'

다시 발길을 돌려서 텅빈 역에서 다음 기차를 기다리느라고 몇 시간을 보내면서도 그 미스테리는 풀 수가 없었고, 아직도 그 숙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냥 순식간에 일어난 '심장떨림현상'이었던 것입니다.

그 후로도 심장은 가끔 떨렸습니다. '삶의 희열'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자신이 온전히 남의 존재로 인해서 심장이 떨린다는 것은 황홀함이라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2. 오래 남는 심장떨림


『팔자심리추명학(八字心理推命學)』을 명동의 중화서국에서 만났을 때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그 책을 사서 종이 가방에 넣고서 차를 탔는데도 계속 심장이 벌렁거렸습니다. 이성에게만 심장이 떨리는 것은 아니란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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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을 읽었던 책을 들고 대만행 비행기를 탄 것도 아마 제정신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책을 지금 봐도 그 느낌이 남아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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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가 언제입니까? 기사년이면 1989년이었나 봅니다. 9월 23일이었네요. 운명의 행로에 방향을 잡은 날이라는 의미로 구입한 날짜를 적어뒀던 모양입니다. 기사년이면 33살. 한참 태안과 서산에서 고물행상을 하던 시절이었던가 봅니다. 30년 전의 일이었네요. 잠시 그 시절의 흥분되었던 순간을 회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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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또 읽으면서 무릎과 이마를 수도 없이 쳤던 순간들이었습니다. 책을 보면서도 심장이 떨릴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지 싶습니다. '운명적 만남'이라는 것을 심장이 먼저 알아 본 것이었을까요? 그 설램으로 대만까지 갔건만 그는 이미 이 세상의 인연이 아니라는 것을 전해 들었을 적에 좌절감..... 원래 부처가 알려준 것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느끼지 않으면 공감이 되지 않는 영역이 있는 것은 틀림없나 봅니다.

아마도, 하건충 선생이 살아있었더라면 타이페이에서 눌러 앉았을지도 모릅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공부를 할 요량이었거든요. 나중에 진춘익 선생이나 곽목량 선생을 만났을 적에는 긁을 카드라도 있었지만, 그 시절에는... 동네 아지매의 조개를 캐서 받은 돈을 빌려서 찾아갔던 시절이었습니다.


3. 심장이 떨렸다는 여인


며칠 전에 서울에서 상담을 왔던 40대의 여인이 생각났습니다. 그 여인과 마주 했을 적에 본 그녀의 표정에서 40여년 전의 어느 역에서 느꼈던 낭월의 모습, 30여년 전에 느꼈던 서점에서의 그 모습을 본 것 같았습니다. 말을 잊지 못하고 바라보는 모습에서 벅차오르는 심장의 고동을 누르는 표정이었습니다. 도대체 그녀의 가슴 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일까요?

조용히 손을 잡아 주었습니다. 남편이 옆에서 바라보면서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는 미쳐 살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삶의 여정에서 심장이 떨려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심장이 떨려봐야 남의 심장이 떨리는 것도 이해를 할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지요.

여인 :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
낭월 : 스님이든, 선생이든 상관없구먼요. 하하~!
여인 : 1시간 전부터 가슴이 쿵쿵거렸어요.
낭월 : 왜? 무서운 소리라도 들을까봐서요?
여인 : 아뇨, 스님을 뵙는다는 생각을 하니까요.
낭월 : 그게 심장이 떨릴 일인감요?
여인 : 책도 보고 유튜브 영상도 봤어요.
낭월 : 이미 인연이 되셨구먼요. 반가워요.
여인 : ......

공감(共感)이란 그런 것이겠지요?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나도 안다우~!'라는 느낌 말입니다. 그래서 손을 잡아 줬습니다.

여인 : 그렇잖아도, 손을 잡아달라고 하고 싶었어요.
낭월 : 자, 이제 왜 여기까지 오셨는지 이야기를 들어 봐야지요?
여인 : 영국에서 지인의 권유로 왕초보사주학을 3권 읽었어요.
낭월 : 오래 되셨구먼요. 그럼 공부도 많이 하셨네?
여인 : 그런데 읽을수록 이해가 되지 않아서 시립도서관에 기증했어요.
낭월 : 재미가 없으셨던게로구먼. 
여인 : 영국에선 책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누군가 인연에 맡겼죠.
낭월 : 잘 하셨구먼요. 그것도 공덕입니다. 하하하~!

차를 따라 줬습니다. 아무래도 마음이 전정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서두를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렇게 다소 흥분한 듯한 이야기를 더 듣고서야 상담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심장을 떨리게도 할 수가 있다는 것이 고맙고 신기했습니다. 책을 보고서도 그럴 수가 있는 사람이 아직은 있다는 것에 대한 신기함이기도 했던가 봅니다.

여인 : 제가 뭘 잘 할 수가 있는지가 알고 싶었어요.
낭월 : 그래요? 세상을 40년이 넘도록 세상을 살고서도 그걸 몰라요?
여인 : 그러게요. 오늘 스님을 만나면 그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낭월 : 어디 살아온 이야기나 들어 봅시다.

그녀는 가방에서 프린트물을 꺼냈습니다. 대략 짐작을 해 봅니다. 궁금한 것을 적어왔거나, 아니면 살아온 나날을 사주에 대입해서 적어놓은 것이겠지요. 그러나 언제부턴가 그 기록은 신경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사주대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후부터인가 싶습니다. 그것도 그냥 하나의 빛바랜 사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는 까닭입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마주한 사람에 대해서만 궁금할 따름입니다.

여인 : 세계의 여러 나라를 돌아 다녔어요.
낭월 : 그래도 답을 얻지 못했남요?
여인 :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막상 해 보면 또 아닌 것 같고....

문득, 어느 제자가 떠올랐습니다. 그러니까 세상을 좀 살아온 경력이 쌓인 까닭에 어떤 사람을 보면 닮은꼴을 만나기도 하는가 봅니다. 다시 말하면, '낭월인명사전'에서 유사한 사람을 찾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네요. 하하~!

여인 : 풍수공부를 하고 싶어서 홍콩에서도 머물렀습니다.
낭월 : 풍수라..... 그건 또 배워서 뭘 하시려고?
여인 :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죠.
낭월 : 풍수공부는 그만 둬요. 답이 없어요.
여인 : 맞아요~! 점점 혼란으로 빠져들어서 덮었어요.
낭월 : 잘 하셨구먼요. 그렇게 깨달아가면서 사는게 수행이지요. 하하~!
여인 : 그런데 타로와 명리는 여전히 재미있고 궁금하거든요.

타로에 관심이 있다고 해서 낭월이 가끔 사용하는 오쇼젠타로를 펼쳤습니다. 타로신이 동하면 그것만으로도 심장이 떨릴 수도 있거든요. 그야말로 도구는 도구일 뿐입니다. 무엇에 의해서건 깨달을 수도 우울할 수도 있으니까요.

낭월 : 타로를 한 번 뽑아 보실랍니까?
여인 : 엄머, 타로카드도 사용하세요?
낭월 : 가끔은 타로도 재미있는 그림을 보여주니까요.
여인 : 옙~~~ 보고 싶어요.
낭월 : 그럼 손이 가는대로 세 장을 뽑아 보세요.

이렇게 해서 나온 카드에서 첫번 장을 뒤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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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첫번째 카드는 그대의 과거입니다.
여인 : 엄머머~~~ 
낭월 : 재미있지요?
여인 : 아니, 타로 카드 한 장에도 심쿵할 수가 있나요?
낭월 : 물론이지요. 이렇게 흘러 다녔구나.... 하시네요. 하하~!
여인 : 타로카드는 그냥 재미로 수다떠는 용도인 줄만 알았어요.
낭월 : 그 용도이기도 합니다. 
여인 : 아닌데요? 세상에......
낭월 : 가끔은 삶의 여정을 읽어 주기도 하고요. 하하~!
여인 : 이런 그림이 나올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낭월 : 그림은 79가지입니다. 그 중에 하나네요.
여인 : 세상에.....
낭월 : 그렇게 흘러다녔다는 위로를 해 주시네요.
여인 : 지금 말을 못하고 있어요. 너무 놀랐어요.

카드를 뒤집는 방법은 두가지 입니다. 하나씩 풀이하면서 뒤집거나, 혹은 전부를 뒤집어 놓고 설명하는 것이지요.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하나씩 펼치면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집니다. 말하자면, 일종의 신비주의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낭월도 다음카드에 무슨 그림이 나올지 모릅니다. 그래서 재미있습니다. 이것은 물론 장점입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앞에서 한 말과 뒤에 나올 카드가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를 알 수가 없다는 두려움이 바닥에 안개처럼 깔리는 것이 단점입니다. 그래서 타로의 경험이 부족하다면 이러한 방법은 쉽사리 시도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전체를 다 펼쳐놓고 설명하면 됩니다. 그런데....

전체를 펼쳐놓고 설명하는데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습니다. '긴장감'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천지신명께서도 내일의 삶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다 알면 재미없잖아요. 타로카드의 정석은 하나씩 뒤집는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아직은 자신이 없다면 전부를 펼쳐놓고 무난한 조언을 하면 됩니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것도 멋진 타로상담이 됩니다. 해설자의 긴장감이 없다는 것만 빼고는 무난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가 있으니까요.

여인 : 이것이 타로였네요...
낭월 : 이것이 타로입니다. 

뒷이야기는 생략해도 될 것 같으니 이 정도로 펼치겠습니다만, 그녀의 심장떨림에 대해서 문득 이 새벽에 차를 마시면서 떠올라서 한담으로 이야기나 해 드리자고 생각을 했습니다. 한담을 쓴지도 한참이 되었는데 마침 적당한 이야깃꺼리를 찾은 셈이었네요.

심장이 너무 자주 떨리면 병원에 가야 할겁니다. 아마도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렇게 아주 가끔은 심장이 떨리는 느낌이라면 나쁠 이유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가끔 떨려야 더 재미있잖아요?

아, 결론은요. 프린트물은 쓸데가 없이 되어버렸고, 산처럼 많은 질문보따리는 몇 마디의 말로 모두 안개처럼 흩어져버렸다고 하면서 크게 웃었습니다. '그래서 나들이를 잘 했다'고 하는 말로 낭월에게 행복을 선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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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석류꽃을 봤습니다. 심장을 닮았습니다. 어쩌면 한 송이의 꽃도 생에 한 번 쯤은 심장이 떨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세상은 참 아름답습니다. 온 천지에 진리가 넘쳐나고 있음을 만끽하는 순간순간이 함께 한다면 말이지요. 석류꽃송이에서 맥박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것은 분명히 착각이겠거니... 싶습니다. 하하~!


2019년 6월 29일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