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③ 학암포 분점도(2)
태안③ 학암포 옆의 분점도(2)
(탐사일: 2025년 12월 7일)
[한국의 지질노두 202] 학암포(태안군) 선캠브리아시대 변성퇴적암의 습곡과 단층

이 좁은 공간에서 이렇게나 많은 풍경을 접할 수가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질문] 태안 분점도의 모습인데 흑운모 편암 편마암 옆에는 이렇게 밝은 암석도 있네?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
낭월 벗님,
바람이 바위를 쓸고 간 자리에서 드러난 이 노두는, 마치 오래된 경전의 한 장을 펼쳐 놓은 듯합니다. 어둡고 단단한 글자(흑운모 편암/편마암) 사이로 밝은 행(밝은 색 암맥)이 흘러들어, 두 세계가 서로 다른 시간의 숨결을 나누고 있지요.
이 대비는 우연이 아니라 *지질사(地質史)*가 써 내려간 필연입니다.
■ 사진에 보이는 두 암석의 “대조된 성격”
사진에서 선명하게 드러나는 두 가지 요소:
어두운 줄무늬의 흑운모 풍부 변성암
흑운모 편암~편마암(Schist~Gneiss)
잘 정렬된 편리(foliation)와 층리, 변성작용을 오래 겪은 ‘원주민 암석’
그 사이사이를 밝게 가르는 암체(암맥 또는 렌즈)
백운모·장석·석영이 풍부한 밝은 색
어두운 변성암과 확연히 대비
대체로 레우코소믹 밴드(leucosome, 밝은 색 분리물) 또는 화강질 암맥에 해당
이 둘은 적대자가 아니라, 서로를 통해 지질의 비밀을 드러내는 짝입니다.
■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3가지 가능성
낭월님의 사진에서는 세 가지 지질적 해석이 모두 자연스럽게 가능합니다.
각각 “색이 밝다”는 현상은 같지만, 형성 과정은 서로 다릅니다.
① 변성작용 중 ‘부분용융’으로 생긴 레우코소믹(Leucosome) 밴드
마치 검은 산수화의 여백처럼, 편마암 속에 밝은 띠가 생겼다면 부분용융(partial melting)의 흔적일 수 있습니다.
높은 온도·압력에서 원암이 부분적으로 녹음
녹은 부분이 석영·장석이 많은 밝은 색을 띠게 됨
녹은 물질이 모였다가 굳어 밝은 렌즈·밴드로 남음
주변의 어두운 부분(Melanosome)은 흑운모·석류석 등이 모여 더 짙어짐
➡️ 결국, 편마암 내부에서 스스로 분리된 “밝은 심장부”
사진에서도 밝은 부분이 변성 편리와 어느 정도 평행하거나 유사한 흐름을 보입니다.
이 경우라면, 태안 분점도는 생각보다 깊은 지각 조건에서 변성되었음을 암시합니다.
② 화강암질(Granitoid) 암맥이 변성암을 관입한 경우
밝은 부분이 편리와 무관하게 절단하거나 가로지르는 직선성·폭의 일정성을 가진다면?
그것은 화강암 내지 규장질 암맥이
변성암을 ‘나중에’ 관입한 것입니다.
밝은 색 → 장석·석영이 주성분
흑운모 편암·편마암을 절단하며 들어옴
변성암보다 시간적으로 더 젊음
사진 속 일부는 절단 관계(크랙을 메꾸듯 들어온 형태)를 보이는 부분이 있어 이 가능성도 큽니다.
➡️ 시대 다른 두 암석의 만남 — “오래된 몸” 속으로 들어온 젊은 “피줄기”
③ 변성암 내 원래의 퇴적층 성분 차별에 의한 밝고 어두운 층리
휘어지고 늘어난 편마암에서는
원래의 퇴적암층(모래층·점토층)의 조성 차이가 변성작용을 거치며 밝고 어두운 띠로 남기도 합니다.
석영·장석이 많던 층 → 밝은 편마층
점토·철질 성분이 많던 층 → 어두운 편암층
변성작용이 강해지면 구분이 흐려지지만, 여전히 대비가 남음
➡️ 퇴적의 기억이 변성의 장막 속에서도 살아남은 경우
■ 낭월님 사진에서의 가장 유력한 해석
사진을 자세히 보면:
밝은 부분이 각형(angular)으로 절단된 듯한 부분이 보임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편리와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루며 굽이친 밝은 띠도 존재
이 두 특징은…
👉 “관입한 화강질 암맥 + 기존 편마암 내부의 부분용융 밴드가 공존하는 복합 노두”
라는 해석을 가장 강하게 지지합니다.
태안 분점도 주변 지질이
선캄브리아기 변성암류 + 중생대 관입암의 복합체라는 사실과도
정확히 들어맞지요.
■ 한 줄로 정리하면
어두운 흑운모 편암·편마암은 ‘변성의 시간’,
그 속에서 빛나는 밝은 암체는 ‘용융·관입의 시간’입니다.
두 시간이 겹쳐 만든 대조의 풍경이 지금 낭월님 앞에 펼쳐진 것입니다.



[질문] 이 아름다운 모습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싶어.
낭월 벗님,
이 노두는 마치 지구가 한 폭의 수묵화를 직접 그려 올린 듯한 자리입니다.
부드럽게 휘돌아 흐르는 곡선들, 그 아래에서 미세하게 갈라지고 겹쳐진 틈들,
그리고 그 모두를 가르는 밝고 하얀 석영맥.
이곳은 단순한 암석 덩어리가 아니라,
수억 년의 압력·열·변형이 남긴 “지각의 필적(筆跡)” 그 자체입니다.
🌊 1. 사진 속 가장 눈에 띄는 핵심 구조 — “교향곡처럼 굽이치는 편마암의 유동 구조”
사진 속 곡선들은 단순한 층리가 아니라,
강한 변성작용 아래에서 암석이 거의 점토처럼 말랑해졌을 때
흐르고, 밀리고, 접히며 만들어진 구조입니다.
▧ 특징 1. ‘소용돌이 같은 등고선 패턴’—tight fold (밀착 습곡)
층리가 단번에 휘어지지 않고,
여러 겹의 가느다란 선들이 하나의 곡선으로 말려 들어갑니다.
이는 높은 온도에서 암석이 반(半)용융 상태가 될 때 자주 나타나는 모습.
➡️ 이곳은 단순한 편암이 아니라,
편마암(Gneiss) + 부분용융(migmatite) 흔적이 겹친 노두일 가능성이 큽니다.
🌊 2.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선명히 나뉜다 — “레우코좀(Leucosome)과 멜라노좀(Melanosome)”
사진 속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부분은
단순한 석영맥이 아니라, 부분용융으로 분리된 밝은 띠로 보입니다.
▧ 밝은 띠 → 레우코좀(Leucosome)
석영 + 장석이 녹아 이동한 뒤 다시 굳은 부분
마치 굴곡 사이사이에 하얀 ‘빛줄기’처럼 들어앉아 있음
흐름과 함께 자연스럽게 휘어지며 편마암의 곡선과 조화를 이룸
▧ 어두운 띠 → 멜라노좀(Melanosome)
녹지 않고 남은 흑운모·각섬석 등 철·마그네슘 풍부 성분
으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고온·고압에서 분리된 잔류물
➡️ 두 색의 대비는 “변성의 깊이”와 “용융의 순서”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족적입니다.
마치 먹과 담채가 어우러진 한국화 같지요.
🌊 3. 중간을 가로지르는 하얀 줄기 — “후기 단계 석영맥(Quartz Vein)”
사진에는 굉장히 특징적인 하얀 실선들이 보입니다.
레우코좀의 흐름과는 다른 직선적·절단적 형태
습곡을 가로지르거나 기존 틈을 메우고 있음
변성·용융이 끝난 후기 단계 지각 균열 속으로 주입된 순수 석영
즉,
한 시기가 이미 끝난 뒤, 지각이 식어가며 생긴 새로운 균열 속으로
늦게 들어온 뜨거운 실핏줄 같은 존재입니다.
이 석영맥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 노두가 시간에 따라 몇 단계를 거쳤는지 파악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 4. 암석이 “부드러운 천처럼 접힌 이유” — 암석이 흐르던 시대의 기록
태안 분점도 일대는
선캄브리아 변성암류(편암·편마암) + 중생대 화성 활동이 복잡하게 얽힌 지역입니다.
사진 속 구조는 다음의 순서를 시사합니다:
퇴적 → 변성 시작
고온에서 부분용융, 밝은 레우코좀·어두운 멜라노좀이 분리
압력 방향 변화 → 강한 습곡(tight fold)
변성 후기에 냉각 → 석영맥이 균열을 타고 관입
이후 파도·풍화가 드러낸 지금의 모습
그러니 이 암석은
단순히 ‘예쁘게 생긴 바위’가 아니라,
지구 내부가 살아 움직이던 시절의 호흡이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굳어져 남은 흔적입니다.
🌊 5. 이 노두가 주는 감동 — “바위가 아니라 시간을 본다”
낭월 벗님,
이 노두는 눈앞에서 말없이 이렇게 속삭이고 있습니다.
“나는 한 번도 고요한 적이 없었다.
흐르고, 녹고, 접히고, 부서지고, 다시 이어졌다.
지금의 모습은 그 모든 격렬한 시간을 품은 결과다.”
바다의 바람이,
지구의 맥박이,
그리고 변성암의 뜨거운 과거가
한 장의 풍경 속에 나란히 서 있습니다.
이런 노두를 “아름답다”고 느낀 낭월님 마음도
이미 그 일부가 되어 있는 것이지요.






분점도에서는 물때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것은 굴껍질의 위치를 봐서다. 그 위쪽으로 형성된 지질을 보면 만조가 되어도 볼 풍경은 그대로 드러나겠기 때문이다. 지대가 높아서 유리한 점이다. 낮은 곳, 가령 변산의 채석강이나 적벽강, 고성의 상족암은 만조가 되면 살펴 볼 것이 절반은 줄어드는 것과 비교해서 매우 유리한 탐사지역이라고 하겠다. 해안 노두를 보는데 물길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지질탐사객에게는 축복이라고 해도 될 테니 말이지. 물론 뭐가 되었든 간조가 좋은 것은 사실이다. ㅎㅎ


위쪽을 대략 둘러보고 나서야 아래쪽으로 시선이 향한다. 굴러다니는 암괴 한 덩어리에도 19억 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낚시꾼은 찾아오는 고기를 기다리고
지질꾼은 찾아가서 암석을 즐긴다.
성공가능성은 지질꾼이 훨씬 높은 걸로. ㅎㅎ

11시 42분, 오늘의 썰물은 여기까지구나. 이제부터 밀물이 시작된다는 의미겠다.
굴들이 살고 있는 바위는 자세히 보기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의 공간으로 남겨주는 것이 맞지 싶다. 위쪽을 살피는 것으로.

시점이 바뀌면 바라보는 모습도 달라진다. 그래서 지나온 풍경을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기도 한다.
이렇게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 보면 또 다른 전체의 풍경이 새롭게 펼쳐진다.




돌 하나하나마다 모두 이야기가 한 보따리씩이다. 석류석도 있다고는 했는데 찾을 길이 없다. 혹시 이것이 석류석은 아닐까?
[질문] 자료를 보면 이 지역에 석류석도 있다고 했는데 설마 이건 아니겠지?
낭월 벗님,
사진 속 붉은 결정들을 보고 “설마 석류석(石榴石, Garnet)이 아닐까?” 하고 마음이 일렁인 것이 너무 잘 느껴집니다.
태안–학암포–분점도 일대에 실제로 석류석 편암·편마암 보고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요.
하지만 이 사진 속 결정은… 석류석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아래에서 천천히 근거를 짚어드릴게요.
✅ 1. 색은 붉지만, 결정의 형태가 석류석과 다르다
석류석(garnet)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등축정계(isometric) →
둥글거나 다면체(12·24면체) 결정 형태
파편으로 깨져도 각진 모서리·등축적 단면이 남음
변성암 속에서도 대개 알갱이처럼 독립된 결절 형태를 유지
그러나 사진 속 붉은 부분은:
길쭉하게 늘어난 렌즈 또는 찢어진 조각처럼 퍼져 있음
결정 경계가 흐릿하고 둥근 알갱이 형태가 없음
편리(Foliation)에 평행하게 늘어나는 형태
➡️ 석류석의 형태와 맞지 않음
✅ 2. 광물의 반짝임이 석류석보다 훨씬 ‘미세·산란적’이다
사진 전체에 흩뿌려진 작은 반짝임은
대부분 흑운모·백운모·녹니석류의 미세판 광택입니다.
석류석은:
유리광택(vitreous)
굵고 선명한 점상 반짝임
빛을 받을 때 "알맹이"가 또렷이 드러남
하지만 사진에서 붉은 부분은:
주변 조직에 스며든 듯한 붉은 색
금속광택이나 유리광택이 거의 없음
미세한 운모류와 혼재하며 퍼져 있음
➡️ 석류석의 광택 특징과 다름
✅ 3. 붉은 색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지역 지질과 사진의 조직을 고려하면 두 후보가 가장 그럴듯합니다.
① 흑운모·녹니석이 산화되며 생긴 철 산화물(Fe-oxide) 오염
붉은 갈색이 부드럽게 번짐
광물 결정이 아니라 산화피막이 매트하게 퍼짐
해안 노두에서 자주 보이는 현상
사진 속 붉은 부분의 색감이 이쪽과 매우 유사합니다.
② 알루미노규산염(kyanite–staurolite) 계열의 변성잔사
이 지역 편암·편마암에서는
남색·황갈색·적갈색의 규산염 광물들이 미세 렌즈로 남는 경우가 흔합니다.
특히:
남정석(Kyanite) → 푸른 회색
십자석(Staurolite) → 황갈색~적갈색
(하지만 결정이 길쭉하며 선명한 모양을 가지는 편)
사진 속 붉은 렌즈는 가능성은 있으나, 형태가 너무 찢겨서 결정성은 약함.
🔎 즉, 결론은?
❌ 석류석(garnet)으로 보기는 어렵다.
✔️ 철 산화물 + 미세 변성잔사(Fe-oxide + biotite/staurolite/녹니석류)의 혼합 패턴이 더 가깝다.
붉은 렌즈가
석류석 특유의 둥근 결정성을 가지지 않으며,
유리광택도 없고,
편리 방향으로 찢겨 늘어난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 그럼 이 암석의 전체 성격은?
사진에서 전체적으로 보이는 특징:
미세 반짝임 → 흑운모 + 백운모 + 녹니석류
전체 어두운 색조 → 녹니석 편암(Chlorite schist) 또는 미세 편마암
곳곳의 산화 철 띠 → 철풍화 흔적
👉 저변은 녹니석–운모류 편암이며
오렌지·붉은 부분은 산화철 또는 변성잔사 렌즈
💬 만약 진짜 석류석이라면 어떤 모습일까?
벗님 이해를 돕기 위해 감각적으로 정리하자면:
석류석은 ‘씨앗처럼 톡 튀어 있는 단단한 알갱이’,
지금 사진 속 붉은 부분은 ‘바람에 스친 물감의 번짐’ 같은 모습입니다.
그 둘은
비슷한 색을 가져도
마치 별과 등불처럼 다른 존재이지요.
📌 벗님께 제안
석류석 여부를 더 확실히 알고 싶다면, 다음을 확인해 주셔도 좋습니다:
돌을 뒤집었을 때 둥근 알갱이가 박혀 있는지
빛을 비추면 그 알갱이가 유리처럼 선명히 반짝이는지
손톱으로 긁어도 남지 않을 만큼 단단한지(경도 6.5–7)
붉은 색이 조직을 따라 퍼지는 것이 아니라 “독립된 결절”인지
사진 속 광물은 1~4 모두 해당되지 않는 쪽입니다.

그럴 줄 알았어. 이렇게 [한국의 지질노두] 202 분점도편에는 석류석 반상변정이라고 했는데
이치를 알 수가 없으니 그야말로 바다에서 바늘 줍기 같은 느낌의 막연함이라니... ㅠㅠ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니까 낚시꾼들은 짐을 싸는 모양이다.
낚시꾼은 주도권이 물고기에게 있고,
돌꾼은 주도권이 내게 있음을.
그러니까 돌꾼이 윈인 걸로. ㅎㅎ

바닥에 널려 있는 암괴(巖塊)의 모습에도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돌 하나에 드라마가 하나씩 잠겨 있는 듯하다.

이 돌의 나이를 물어 볼까?
[질문] 바닥에 굴러다니는 암괴에도 나이가 있겠지? 알려 줘.
낭월 벗님,
바닷가에 아무렇게나 굴러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암괴도, 사실은 **자기만의 깊은 연대(年代)**를 품고 있습니다.
바람과 파도에 떠밀려 이 자리에 와 있을 뿐, 그 안의 시간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이 암석의 "나이"를 이야기하려면
① 원래 어떤 암석이었는가,
② 어떤 변성·변형을 겪었는가,
③ 어느 지질 시대에 해당하는가
이 세 가지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사진 속 암괴를 보면 그 답이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 1. 이 암괴의 정체: 녹니석–편암 또는 약한 편마암 + 후기 석영맥
두 장의 사진에서 보이는 특징:
전체적으로 녹니석(chlorite)의 녹회색
미세한 판상 조각질 → 저온–중저온 변성암의 전형적 조직
얇은 편리(foliation) 흔적이 사선으로 정렬
절리면을 따라 붉은 산화철(Fe-oxide)
암괴 중앙을 가로지르는 굵은 석영맥(quartz vein)
석영맥이 휘어지고 끊기며 다시 이어짐 → 전단 변형(shear deformation)
즉, 이 암괴는 단순한 퇴적암이 아니라,
👉 한 번 퇴적 → 변성 → 단층/전단대에서 변형 → 균열 생성 → 석영맥 주입
이라는 복합한 지질사를 가진 돌입니다.
🌏 2. 그럼 이 암석의 ‘지질 시대’는 언제일까?
태안 · 분점도 일대의 공식 지질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 해안에 굴러 있는 대부분의 변성암은:
⦿ 선캄브리아기(約 20~25억 년 – 5억 년 전)
또는
⦿ 고생대 초기(약 5~4억 년 전)
에 속합니다.
특히:
녹니석 편암
각섬석 편암
편마암
분리된 석영맥
약한 migmatization(부분용융 흔적)
이 패턴은 한국 중부지괴(영남·임진강대 등)의 오래된 변성 기반암류의 전형적 특징입니다.
태안–서산–학암포–안면도 지역의 변성암류는
대부분 **백악기 화성암류보다 훨씬 더 오래된 기반암(基盤岩)**이며,
오래된 대륙 지각의 조각입니다.
따라서 이 암괴의 “실제 나이”는:
수천만 년 정도의 해안 풍화 연령을 가진 돌이 아니라,
암석 자체는 수억 년에서 20억 년을 넘는 지각의 잔재이다.
🌏 3. 석영맥의 나이는 더 젊다
사진 속 굵은 석영맥은
암체 내부 균열이 생긴 뒤 나중에 주입된 것입니다.
석영맥은 대개 중생대(백악기 전후, 약 1억 년 내외) 시기의 열수 작용과 관련이 많습니다.
즉, 상대적으로 젊습니다.
이 말은 곧:
암체 자체는 매우 오래됨 (선캄브리아–고생대)
석영맥은 그보다 훨씬 젊음 (중생대)
➡️ 하나의 암괴 속에 두 시기의 시간이 공존하는 셈이지요.
낭월님이 좋아하시는 “지구의 책갈피”가 하나의 돌 속에 끼워져 있는 모습입니다.
🌏 4. 바닥에서 굴러다니지만, 그 속엔 대륙의 역사
바닷가 모래처럼 보이지만,
이 암괴는 사실:
대륙이 태어나던 시절의 노두였고
조산 운동에 휘말렸고
변성되었고
균열이 생겨 뜨거운 광액이 스며들었고
지각이 융기하며 드러났고
풍화되어 깎이고
파도에 씻겨 지금 여기에 온 것
아득한 여정의 끝자락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바다에 부딪히며 누워 있는 돌이
마치 오래된 승려의 등처럼 고요하고 단단해 보이는 이유도
아마 이 때문이겠지요.
✨ 한 줄로 정리하면
이 암괴의 표면은 현대의 파도 속에 있지만,
그 내부는 수억~20억 년 전의 대륙 지각의 기억으로 이루어져 있다.
참, 그렇지. 바위의 나이는 원암과 관입암에 따라서 달라지는구나.
그래서 편마암은 20억 년을 헤아리고, 석영맥은 1억 년을 봐야 하는 구나.





돌 하나하나가 그대로 지질공원으로 보인다.
이렇게 멋진 곳을 아직까지도 그대로 뒀다는 것도 신기할 따름이다.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된 배경에는 분점도의 풍경도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봐도 되지 싶다.





이제 맞은 편의 암벽으로 시선을 돌린다.
어디를 봐도 작품이다. 근데 석류석은 어디에 있다는 거지? ㅋㅋ








이 정도의 풍경이라면, 고군산도의 말도까지 가지 않아도 되겠고,
위도의 대월습곡도 부럽지 않구나. 한 곳에 다 있으니까 뭐. ㅎㅎ


이쯤 되면 변산의 채석강도 여기에서 보면 되겠다.
다시 뒤를 돌아다 보고 한 장 담아 둔다.
절벽 앞에서는 이렇게 보인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셈이다.
낚시꾼들은 장비를 거두고 돌아가는구나.
낭월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 ㅋㅋㅋ





이쯤 되니까 광대도의 습곡도 아쉽지 않다.
물론 내년 봄 다리 공사가 마무리 되면 가보기는 할 것이지만서도.


















이만하면 대략 훑어 봤지 싶다.
충분히 차근차근 봤으면 석류석도 찾을 수가 있었을지 모르는데
그 점은 아쉽지만 또 다음 기회로 미뤄두고 걸음을 돌린다.

분점도의 탐사는 여기에서 마무리해도 되겠다.
다시 볼 때가 있지 싶다.
그때는 길도 좋아졌을 것으로 기대해 보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