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밥 먹자~!!
작성일
2019-05-09 05:5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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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밥 먹자~!!
소니카메라A7r3에 100-400GM렌즈에 2배 텔레컨버터를 챙겼다. 텔레컨버터를 장착하면 800mm가 되는데 크롭모드를 선택하면400mm가 추가되어서 1200mm의 화각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만 떨리지 않으면 그런대로 봐줄만 한 그림을 얻을 수가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m3보다 r3의 크롭 범위가 넓어서 망원렌즈에 사용하고 싶은 카메라이다.
캐논에서 만든 1200mm렌즈는 가격이 1억6천만원이란다. 그런데 300만원이면 1200mm의 렌즈를 확보할 수가 있으니 이보다 더 다행일 수가 없다. 같은 1200mm인데 차이는 뭔가? 그것은 겨우 화질의 차이이다. 화질에 1억6천여만원을 투자하기 보다는 이야기에 투자하고 싶은 것이 가난한 사진가의 희망사항이다. ㅋㅋㅋ
특히 저렇게 엄청난 렌즈는 무게가 16kg란다. 단지 화질때문에 그런 짐을 지고 다닌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가 없는 낭월이다. 왜 그래야 돼? 이야기는 화질이 떨어져도 괜찮거든. 그래서 비싸고 무겁기만 한 단렌즈에는 별로 흥미가 없다. 여튼 이렇게 최대한으로 당겨서 찍을 수가 있는 렌즈와 카메라를 챙기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왜가리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보면 볼수록...
자연과 숙명과 인연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엄마가 하마 오시려나....
기다리는 시간은 길기만 하다...
그래도 언젠간 온다는 것만 믿는다....
이웃 마을의 숲에 왜가리와 백로들이 있음을 봤다.
작년에는 멀리서 둥지 짓는 모습만 봤다.
올해는 조금 더 다가가 봤다.
그랬더니 또 다른 왜가리의 세상이 보였다.
아는 만큼 보이고.....
모르면,
죽었다 깨어나도 모른다는 고인의 말씀...
엄마에게 물러받은 그 만큼...
딱 그 만큼을 돌려주는 자연의 순환....
황홀한 순간을 맛봤다.
올 봄에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
이제 깃털도 조금씩 돋아난다...
아직도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지...
그리고 기회가 왔을 적에는 최선을 다 해서 먹어야지.
저 파라미를 물면서 어미는 뭘 떠올렸을까...
모든 어미의 마음은 다 같은 것일까....
새끼들이 환호하면서 맛나게 먹는 그 모습...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
어느 사이에 또 새를 보러 간다고...
초파일도 다가오는데
등을 달 줄도 쳐야 하는데
뭘 보러 또 가느냐고...
렌즈를 청소하다가 딱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열 번은....
아니, 열한 번은 더 가봐야 하지 싶다.
왜가리가족을 보면서...
행복해 지니깐....
그렇게 잠시 함께 한 가족들....
그리고 엄마는 이내 둥지를 떠났다.
마음이 바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