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酉는 8월달에 해당한다.

작성일
2007-09-1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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酉月이 되면 완연하게 결실의 분위기로 접어든다. 그리고 이때의 절기는 백로(白露)라고 하는 이름을 갖는다. 이미 이슬이 하얗게 되었다는 의미인 모양인데, 이말의 의미는 ‘이슬이 좀 진하게 내린다’ 는 의미로 보면 어떻겠나 싶다. 여기에서는 농도를 말하는 모양이다. 어쨌거나 이름이 약간 어정쩡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름이 어설프다고 해서 실제로 이 계절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적어도 산천의 모든 초목은 여기에서 삶의 마무리를 해야 하는 냉정한 계절이기 때문이다. 추석(秋夕)도 이 계절에 해당하고, 수확은 본격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가을 중에서도 가장 본격적인 가을이 되는 셈인데, 이것은 앞에서 봤듯이 卯, 午와 더불어서 같은 흐름을 가지고 있다. 즉 해당하는 계절의 가장 왕성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앞의 申月에서는 본격적으로 금의 시대가 시작되지 않은 초기라고 한다면 여기에서는 본격적으로 강력해진 금의 기운앞에 산천초목은 맥없이 스러지는 상황을 떠올려 보게 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분석도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또 하나의 절기는 추분(秋分)이 기다리고 있다. 절기는 보름에 한번씩 진행을 한다. 시작은 백로에서 되고 본격적인 바탕은 보름 후에 있는 추분이 담당을 한다고 보면 되겠다. 추분이 있다면 당연히 춘분(春分)도 있겠는데, 실로 춘분은 卯月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경칩 다음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밤과 낮의 길이가 똑같다는 말을 하게 되는데, 이것을 묶어서 말한다면 춘추분(春秋分)은 밤낮의 길이가 똑같다고 하고, 동하지(冬夏至)는 밤과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것으로 이해를 하게 된다. 이것은 이분(二分), 이지(二至)라는 말로 대신 하기도 하는데, 역시 같은 의미로 이해를 하면 되겠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절기를 이해하다 보면 뭔가 상당히 고틱한(?) 멋을 풍기는 것도 있는데, 도사의 분위기를 만드는 듯한 느낌이 있어선지도 모르겠다. 어쨌던 그렇게 가을은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