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辛은 수확의 갈무리라고 보자.

작성일
2007-09-1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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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신적으로 허무감에만 젖어서 세월을 보낼 수만도 없는 것이다. 막연하게 정신적으로 느껴졌던 허무감이랄지 어떤 결실에 대한 준비의 마음이 본격적으로 육체에도 다가온다. 사실 이 시기에는 육체에 대한 마무리를 알리고 있는 시기이다. 흔히 환갑(還甲)이라고 말하는데, 년주(年柱)11)가 다시 자신의 연주와 똑같은 글자를 갖고 있는 해를 만났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무렵에는 육체적으로도 마무리를 해야 하는 시기라고 본다. 그야말로 처음에는 정신적인 마무리를 한 것이라고 본다면 이번에는 육체적으로 결실을 봐야 하는 시기라고 하겠다. 이것은 물질적인 결실도 포함된다. 나이 60이면 이러한 준비를 할 수가 있어야 하는데, 만약 이 나이가 먹어서도 사회에서 자신의 목적을 향해서 지칠줄 모르고 나가아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무리를 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하겠다. 그룹의 총회장 같은 사람도 나이가 이쯤 되면 자신의 재산이나 육체적인 방향에서나 서서히 정리를 해둬야 할 것이다. 물론 스스로야 자신의 건강을 믿을는지 모르지만 육체의 수명은 믿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정리를 해둠으로써 얻어지는 것도 적지않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우선 자신이 일생을 일궈온 터전의 모든 것에 대해서 상황판단을 해야 한다. 그래서 자식들에게 물려줄 것은 무엇인가 정리하고, 부인에게도 자신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그냥~ 오로지 몇백년이나 살것처럼’ 하고서 잔뜩 욕심을 부리다가는 어느날 갑자기 넘치는 업무로 인해서 뇌졸증(腦卒症)이라도 발생하여 자리에 누워서 반신불수가 되든지 아니면 불행히도 수명을 거둬버린다면 그 이후에 벌어질 일은 너무나도 끔찍한 것이다. 보나마나 재산싸움으로 인해서 연일 신문지상에 이야기꺼리를 제공할것이니 말이다. 자신이 노력한 결실을 스스로 하지 못하면 이렇게 아무 상관이 없는 세인들에게 가정의 부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일도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도 적지않을 것이다.

실은 이 시기에는 모든 것을 미련없이 정리해야 한다. 삶에 대한 것은 이제 모두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오로지 이 시기에는 정리를 잘하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대기업을 꾸려 왔다면 스스로 물러나고 후계자를 정해서 물려줘야 할 것이다. 그래야 보다 멋있게 오래도록 살아가는 비법이 되는 것인데, 이러한 것을 모르고서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다가는 모양사납게 돌아갈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이 된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그냥 일반 가정을 꾸리고 있는 가장도 마찬가지이다. 이야기의 기준을 남성 위주로 이끌었지만, 여성에게 있어서도 역시 마찮가지라고 보면 되겠다. 나이 60이 넘어가면 인생으로써는 삶에 대한 정리를 해야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시기로 생각이 된다. 우선 일반적으로 평범한 직장에 근무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정년퇴임을 마쳤을 것이다. 역시 세상의 법칙도 자연의 법칙을 응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이 60을 넘기면 사회에서 일을 할 시기는 넘었다고 판단을 하고서 편안하게 가장에서 쉬도록 배려를 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쉬는데 보태 쓰라면서 퇴직금도 두둑하게 나온다. 그래서 직장에서 금의환향한 辛金은 비로소 자신만의 시간을 위해서 나머지를 보내게 되는 선물을 받은 셈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판단을 했다면 자연의 의도를 바로 이해를 한 것으로 간주하고 싶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떤가? 퇴직을 하면 우선 불만을 갖게 되는 것이 아마도 사람의 마음일 것이다.

‘아직은 얼마던지 일을 더 할 수가 있는데, 내팽개쳐 버리다니 너무 억울하다. 나도 뭔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아마도 삶의 길이 잘못된 것으로 생각된다. 퇴직이라는 것이 辛金의 영역이라는 것을 잘못 판단한 사람은 이렇게 결정을 내리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가를 살펴보자.




우선 퇴직금을 일시불로 받는다. 원래 퇴직금을 받는 방법은 두가지로 되어있다. 일시불과 연금지불의 형태라고 한다. 연금형태로 받아서 꾸준하게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통은 일시불을 요구하는 모양이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뭔가 해보려면 사업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업을 해서 자신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겠다고 생각을 하므로 너무도 당연하게 일시불로 거금(巨金)을 손에 넣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은 아마도 辛金의 시기를 잘못 戊土의 시기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생각된다. 여기에서부터 다시 새로운 고뇌가 전개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의 흐름을 생각해볼적에는 참으로 어리석은 판단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해야 하겠다.

편안하게 삶을 마무리하면서 다음생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 여유로워야 할 시기에 새로운 어쩌면 매우 생소한(만약 일생동안 교편을 잡았다면...) 일을 배우면서 적용하느라고 머리와 육체는 매우 시달릴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서 몸이 옛날같지 않다고 스스로 느낀다. 그러면 즉시로 손을 떼야 하는데, 그러자니 처음에 시작한 마음이 너무나 민망하다. 가족의 안목도 있다. 체면이란 것도 있는데, 이렇게 시작을 하자마자 그만둘 수는 도저히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방안은 ‘보약(補藥)’을 먹으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보약이 회춘을 시켜준다고 믿는 모양이다. 이미 고래로 많은 삶의 경험자들이 보여주었건만 아직도 시행착오를 하고 있다. 이것은 참으로 안타깝겠지만, 역시 인간의 욕망은 자신에게만은 노쇠해가는 육체를 받아들이고 싶지않은 것일까? 그래서 무슨 방법이던지 강구를 하게된다.




乙木이 쭈욱- 쭈욱- 늘어나는 생명력이라고 한다면 그 을목을 정면으로 쳐버리는 것이 辛金이다. 이러한 소식을 이해하게 된다면 틀림없이 뭔가 달라졌다는 것을 판단할것도 같은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가 못한 모양이다. 육체의 수명은 이제 내일을 장담할 수 없게 되어간다는 것을 머리속으로는 느끼면서도 실제로 그러한 일이 자신의 몸에서도 전개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짐짓 부정을 하고 싶은 마음.... 참으로 인간적인 마음이지만, 실제로 매우 안타까운 생각이기도 하다.

사실 이 시기가 되면 흔히 말들한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고 말이다. 이렇게 실감이 나는 것인데도 만회를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게 되는 것이다. 진시황제가 모든 견본을 보여줬고, 이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젊은 시절에는, 불로초를 구하고 불사약을 찾는 진시황에 대해서 비웃었을 것이건만은 이것이 자신에게 다가오면 그러한 약을 구해서 먹고 싶은 마음이 날 것이다. 다만 세상을 바로 보는 도인은 모든 것을 자연의 섭리로 인정하고서 받아들이겠지만, 보통의 세간에서 하고싶은 것을 다못해보고 늙어버린 사람으로써는 많은 아쉬움을 간직하게 되고, 그러던 와중에 거금을 손에 쥐었으니 이것을 가지고서 한번 일을 벌려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일런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 결과로 예측되어지는 것은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약하다고 하겠다. 물론 개인적인 운세(運勢)의 영향은 어느정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이렇게 뒤늦은 분발력이 성공을 할 가능성은 매우 약한 것으로 생각된다. 설령 억수로 운이 좋아서 상당한 재산을 늘렸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 지출된 자신의 에너지에 연관된 것은 고갈이 되어간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때는 조용하게 자신의 삶에 대한 정리를 할 때이지 새롭게 시작을 할 시기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이 낭월이가 보는 辛金의 시기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