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庚은 초벌수확기라고 본다.

작성일
2007-09-1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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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수확으로 향하는 시기라고 하겠다. 서서히 결실을 맺을 준비가 되어가는 시기라고 보는 것인데 그 중에서도 첫 수확에 해당한다고 본다. 이것은 결실의 기운, 즉 금기(金氣)에 해당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대강의 결실을 예상해서 통계도 산출해보고, 뭔가 아직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서 새로운 방향모색도 가능한 마음이 드는 것도 이 무렵인데, 인생으로 친다면 50대가 되지않을까 싶다. 이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느낀다. 가능하면 그냥 자신이 벌여온 일에 대해서 결실을 맺어보고 싶은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일말의 아쉬움은 남는 묘한 시기라고 하겠다.

아마도 후회도 가장 많은 시기일 것이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서 아마도 ‘그때 바로 방향전환을 시켰어야 한다’는 판단도 때늦게 나올 것이고, 그래서 술을 마시고 고뇌를 하는 순간도 적지 않을 것이다. 낭월이가 아직 살아보지를 않은 부분이어서 명확하게 말씀을 드릴 수는 없겠으나, 남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미뤄서 짐작하는 것으로 정답을 삼아야 할 모양이다. 庚金의 시기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잘한 것에 대해서는 별로 감동이 없는 것 같고, 오히려 잘못하고 실수한 것들에 대한 미련이 더욱 많은 것으로 느껴진다. 그 이유를 생각해볼적에 경금은 甲木을 찍어 누르는 작용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甲木을 찍어 누른다는 것을 이해하려면 앞의 갑목에 해당하는 항목을 다시 들춰보면 짐작이 될 것이다.

갑목은 생명력이 비로소 시작되어서 첫 걸음마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았는데, 경금은 그러한 상황을 거부하는 형태로 구성이 되어있다. 그렇다면 경금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생산적인 마음 보다는 회의적(懷疑的)인 생각이 더욱 많아질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이 시기를 삶의 갱년기(更年期)로 삼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미래지향적인 갑목의 기운을 제거시켜버리는 경금의 존재는 잘해보자는 생각을 하기에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회의감으로 그 작용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고, 이러한 시기에는 그렇게 목숨을 달아놓고 희망을 삼던 세간의 삶에 대해서 벗어나고 싶은 허무한 마음으로 인해서 절간으로 들어가서 수도나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도 많은 모양이다. 특히 정년퇴임을 하게 되었다면 더욱 그러한 생각이 날 가능성이 짙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성분도 아마 열심히 뛰어 봤지만 결국은 부처님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꽤나 거창하게 생각했던 자기 자신이 갑자기 외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가 갑목은 생명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생명력이 한계를 바라다 보고 있는 시기라고 한다면 나이 50을 넘기면서는 이제 바라다 보이는 것은 죽음 뿐이고, 그 죽음의 저쪽은 또 어떻한 형상을 하고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일말의 두려움도 있으면서 종교에 의지하여 삶을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이 나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생각이라고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