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부 통근론

작성일
2007-09-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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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근론을 시작하면서

 

명리학의 이면을 타고 흐르는 여러 가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다. 신살론과 합충변화, 그리고 간지의 주변에서 벌어질수 있는 여러 가지의 정황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났으니까, 이제는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배우지 않아야 하는지 정도는 감이 잡히셨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면 여기에서는 실제로 배우지 않으면 사주연구로 나아가는 진행 과정에 막중한 차질을 발생시키는 중요한 원리를 연구해 보도록 하자. 이렇게 중요한 이유는 지금부터 이야기 하려고 하는 것이 사주를 감정하는데 직접적으로 적용이 되기 때문이다. 합화론(合化論)과 충극론(沖剋論)을 잘 이해하고 난 다음에는 바로 이 통근(通根)의 원리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 순서에 합당할 것으로 생각되어서 이쯤에서 설명을 드리려고 한다.





뿌리가 통해져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살피는 것이 바로 通根이다. 그 뿌리는 어디로 통해져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도 역시 통근이다. 통근이라고 하는 것은 그 대상이 나무로 잡고서 설명을 하는 것이라고 짐작을 할 수가 있는데, 우리는 어떤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 나무를 자주 인용하게 된다. 벌써 오래전에 드라마로 방영된 영화 중에서 ‘뿌리(root)’라고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 뿌리라고 하는 것도 역시 나무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 그 영화에서는 흑인 노예들이 자신의 조상들을 찾는 과정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가 있겠는데, 그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이 통근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그 나름대로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사주팔자도 그 뿌리가 있을 것이다. 사주의 뿌리는 아마도 年柱가 될 것이다. 년주가 있음으로 해서 月柱가 생기고, 또 日柱와 時柱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을 다른 말로 한다면 ‘근묘화실(根苗花實)’ 이라고도 부른다. 즉 根-뿌리, 苗-싹, 花-꽃, 實-열매, 의 순서로 이어진다는 것으로 설명을 하는데 여기에서도 또한 뿌리라고 하는 개념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뿌리는 어디에서나 들어가 있고, 또한 기본이 되어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뿌리는 어디에서나 있는 것이라고 일단 생각을 해본다. 그러니까 五行에도 존재하는 것이고, 그 오행이 확대되어 十干이 되어서도 여전히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설명을 하게 될 통근은 바로 이 십간이 어떠한 상황에서 뿌리를 어떻게 내리게 되는가에 대한 공부라고 하면 되겠다. 즉 열가지 경우의 뿌리내리는 원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뿌리의 원리를 잘 모르게 되면 사주를 감정하는데 상당한 애로를 겪게 되어있다. 기본이 되어있지 않으면 앞으로 전개되어가는 과정으로의 발전을 하기가 곤란하게 되어있는 것이 명리학이다.

그리고 명리학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학문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등수학을 연구한다고 할 경우에도 언제나 그 뿌리에는 가감승제(加減乘除)의 이치가 흐르고 있는 것이고, 한국에서 어떤 학문을 연구하더라도 그 뿌리에는 한글이라고 하는 뿌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면 이 사주의 뿌리는 사주공부를 통해서 인간의 운명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通根을 알아야 하는 이유







거창하게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간단히 말해서 사람은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면 인간대접을 해주지 않는다. 즉 주제를 모른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주제가 바로 사주의 이치에서도 대입이 되는데, 통근의 이치가 그 예라고 하겠다. 이 사회를 살아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사회의 현상이 그대로 반영이 되어있다. 즉 자신의 능력이 어느 방향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직업이나 적성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한 주변의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서 이 통근의 이치가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日主의 뿌리인 오행이 지지에 좌악하니 깔려있다면 자신의 주관대로 적극적으로 일을 진행시키려고 하는 심리가 작용할 것이고, 이러한 결과로는 사업을 하는 쪽이거나 스스로 혼자서 일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또 반면에 日干이 매우 허약한 상황이라고 한다면 스스로 일을 추진하기 보다는 오히려 남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적응을 하면서 맡은 일을 수행하는 일이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렇게 자신이 어떤 뿌리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사회의 적응성이 달라진다는 것을 간단하게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이 통근법이 모든 운명감정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다만 매우 중요한 몇가지의 기준 중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이치라고 말씀을 드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만약에 통근의 이치를 모른다고 하면 다음 편에서 배우게 될 격국용신(格局用神)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게 된다. 격국용신은 그 사주의 틀이면서 용도라고 말하게 될적에 그러한 것을 전혀 알수가 없다고 하는 것은 아무리 할인을 해서 생각하더라도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찌 생각해보면 사주의 모든 이론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이라고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通根의  法則’이라고 이해를 하면 좋겠다. 무슨 법칙 씩이나 거론을 하는가? 싶은 생각도 드실는지 모르겠으나, 여기에는 법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일정한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통근을 이해하기 못한다면, 어느 사주를 입수 했을 경우에 그 사람이 현재의 운세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를 구분하는 안목이 결여된다. 그러면 보나마나 속시원한 결론이 날 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 들어온 운세(運勢)가 과연 이 사람의 삶에 도움이 되는 운인지, 기다려야 하는 운인지에 대해서 갈피를 잡을 수가 없이 되어버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어서는 사주공부는 더 이상 연구할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러한 결과가 발생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이 통근의 이치를 배우지 않은 까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가령 사주를 뽑아서 나열을 했다고 할 경우에 그 사주에서 日干의 통근 정도를 파악하고, 월령에 통근 여부도 정확하게 이해를 해야만 나름대로 흐름을 찾아 낼 수가 있을텐데, 단지 신살의 종류와 十星만을 외워서 사주를 보려고 하면 그 결과는 사깃꾼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공부를 하셨다고 가정한다면 아마도 이렇게 상담을 해주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아줌니의 사주는 역마살이 두 개이고 도화살이 한 개 있네요. 그러니까 역마는 돌아다니게 되는 성분이고, 도화는 색정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런 사람은 틀림없이 몸파는 직업에 종사를 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정재가 겁살이므로 어려서 불한당에게 처녀를 빼앗겼겠군요. 대운을 보니까 13세에 겁재운이네. 그러면 그 때로군 어때요? 그렇지요?”

이렇게 단호하게 말할 수가 있는 것은 아는 것이 그것 뿐이기 때문이다. 다른 것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기 때문에 용감한 말을 할 수가 있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그래서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줄을 모른다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여기에는 통근의 이치는 하나도 없고 오로지 신살과 육친론이 전부이다. 이것을 보통은 교과서에서 단식판단이라는 말로 정리를 하고 있지만, 단식판단은 있을 수가 없는 판단이다. 어찌 인간의 운명을 한쪽만 놓고서 설명을 할 수가 있을까? 도저히 납득이 가지않는 사기술에 불과할 뿐이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 중에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통근의 이치를 배우지 않아서라고 본다.

그러니까 자신의 학문이 더 이상 발달을 할 것이냐 그만 중단하고 사깃꾼이 될것이냐는 바로 여기에서 갈라진다고 볼 수 있다. 비록 궁리를 하기에는 다소 복잡하겠지만 차근차근 내부에 흐르는 의미를 되새기다 보면 일정하게 흐르는 법칙을 얻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일단 이 흐름만 파악을 해 놓으면 그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다가오게 되는데, 여기에서 분발을 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의 발전은 기대를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 기준은 프로가 되어서도 항상 연구를 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그렇게 간다하게 이해를 할 수가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프로도 그렇거늘 하물며 이제 겨우 干支의 이치를 약간 터득한 상태의 초급자라고 한다면 이것이 난해할 것은 두말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너무 어렵다고 하는 생각을 갖지말고 꾸준하게 쫓아간다는 생각만을 하셨으면 싶다. 그렇게만 되면 머지 않아서 통근의 이야기도 별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