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흙의 마음

작성일
2007-09-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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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정신적인 면에서 토를 살펴보도록 한다. 말은 이렇게 해도 실은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이 뒤범벅이 되어있다는 것을 느끼실 것이다. 그래도 가능하면 정신적인 면을 고려해서 설명을 드려본다. 토의 본질에서는 대체로 형상적인 면에서 토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는데, 토의 정신에는 어떠한 것이 흐르고 있을까?

우선 인생살이로 견주어서 생각을 해본다. 이러한 시기를 인생으로 따진다면 아마도 40대 중반이 아닐까 싶다. 대략 40대가 되면 사람의 개성이 서서히 없어진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인 특성 보다는 환경적인 직장의 영향과 가정적인 영향이 서로 어울어져서 형성된 中和(?)적인 분위기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기라고 생각이 된다.

木火의 시기에 발전적이고 진취적인 계획만을 많이 세웠다고 한다면 이때에는 이제 뭔가 생의 과거(過去)를 돌이켜보는 나이가 될것이다. 과거를 돌이켜보면서 자신이 뭘 이뤄놓았는지 조용히 음미하는 나이가 바로 40대의 중반인생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될일과 불가능한 일을 판단하고 다시 재정비를 하는 심사숙고하는 인생이라고 본다.

이때에 자칫 삐끗하면 인생의 설계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시기를 경과한 사람은 뭔가 생각이 깊은 사람의 냄새가 풍긴다. 그래서 생각컨데 30전에 죽는 사람들은 토와 같은 중후한 맛을 못느끼게 될거라고 생각된다.

공자(孔子)가 말씀하신 ‘사십지천명(四十知天命)’은 바로 이러한 시기에 정확히 들어맞는 이야기가 된다. 그 이전에는 뭔가 시행착오도 해보면서 뭔가 새로운 도전도 해보면서 그렇게 활발하게 실험적인 인생을 살아왔다면 이제는 자신이 태어나면서 무슨 업을 타고 났는지 깊이 생각해보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하느 것이 타고난 천명(天命)에 순응하는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나이···· 이것이 바로 土로써 설명을 해보는 中年의 인생이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면 인생의 중년은 청년과 노년의 교체시기라고도 할 수가 있겠다. 펄펄 날뛰면서 용기백배하는 젊은과, 뭔가 생각이 깊은 50대의 이후에 느끼는 모습의 중간역할인 40대에는 분명히 뭔가 생각을 할 점이 많을 것 같다. 자신만을 생각하던 시절에서 세상은 혼자서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 비로소 전개되는 것이다. 이럴 즈음에는 생각도 매우 복잡해진다. 단순한 직선형에서 산만한 분산형으로... 이번에는 다시 융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원(圓)의 형태로 변환되는 과정이라고 하면 어떨까 싶다.

그동안 배우고 느꼈던 모든 자료들이 이 시기에서 하나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 정리하는 과졍이라고 보겠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파악하게 되는 과정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 일과 불가능한 일도 알게 되는 시기에 해당하니까, 공자님도 40에 천명(天命)을 알게 되었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일을 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이렇게만 되면 전혀 흔들리지 않고서 자신의 길을 갈 수가 있겠기 때문이다. 사람이 흔들리는 것은 자신의 일을 찾지 못했을 때이다. 자신의 몫에 대해서만 분명하게 파악을 했다면 흔들릴 필요가 없겠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