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물질적인 관점

작성일
2007-09-1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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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금을 대표하는 성분의 물질로 알려진 것으로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위’라고 하는 성분이겠다. 양금으로써 암석은 원석이라는 부제를 의지하면서 오랜 시간을 명리교과서에서 그 위치를 확고하게 지켜온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니까 일단은 그러한 의견을 존중하도록 해야 하겠다. 그래서 경금은 바위라고 하는 말을 가장 머리에 넣어본다.

그런데 과연 경금은 바위일까? 하는 의문을 갖어봐야 비로소 또 다른 무엇일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냥 전해 내려오는 그대로만 인식을 하는 것도 나쁠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옛 기록을 답습만 해가지고서야 어찌 명리학의 이치가 발전을 하랴... 싶은 생각이 들어서 새로운 각도에서 경금에 대한 관찰을 해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위라고 하는 의미를 제외하고서 경금다운 것으로는 어떠한 상황을 제시하는 것이 좋을까?

생각을 해보고 또 궁리를 하면서 경금의 특징은 금의 기운이 아니겠는가? 라는 가정을 세워놓고 접근을 해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앞서게 된다. 그래서 과연 金氣라고 하는 성분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좀더 설명을 해봐야 하겠는데 늘상 부족한 것은 천성이 둔한 재능임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앞에서 陽干(甲丙戊庚)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서 계속 따라 다니는 특징은 대체로 氣의 형태가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陰干(乙丁己辛)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질(質)이라고 하는 면이 강하다는 것도 이미 몇 개의 천간을 통해서 느껴봤다. 그렇다면 경금도 당연히(?) 금의 양이므로 이러한 연관성을 생각해 볼적에 금기운이라고 하는 가정을 해볼 수가 있겠다는 생각으로 고집스럽게 파고 들어 가보는 것이다.

금기에 해당하는 성분은 아직 응고되지 않은 상황의 금이다. 즉 응고하려고 준비를 하는 상태라고 보겠는데, 이것은 초가을의 싸늘한 기운이 감도는 이른 새벽의 산책길에서 느껴지는 그러한 감각이라고 인식을 해보기도 한다. 그래서 문득 가슴이 서늘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 들뜬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기도 하는 묘한 안정감이랄지 회의감이랄지 그러한 기분이 드는 감정 말이다. 이러한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말이 있다.

‘등화가친(燈火可親)’ 혹은 ‘독서(讀書)의 계절(季節)’

이러한 말들에서 느껴지는 것은 바로 金氣라는 것이다. 가을이 되면 어째서 책을 읽고 싶어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고서 연구를 해보니까 이러한 것은 바로 금기운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생각을 해보자. 봄철에는 자신의 목적을 부지런히 시작하느라고 다른 것은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고, 여름에는 그렇게 시작한 계획을 진행시키느라고 또한 시간이 없었다고 보자. 이제 비로소 가을이 시작되면서 아침 저녁으로 싸늘한 기운이 느껴지면서 서서히 자신이 한 해를 어떻게 살아왔는지... 곰곰히 되돌아 보게 되는 마음이 생긴다는 점이다. 그래서 뭔가 잊은 것 같기도 하고, 또 새로운 생각으로 보다 충실한 결실을 얻기 위해서 책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해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그런데 이렇게 생각을 하게 해주는 성분이 바로 경금의 작용이라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경금은 이미 글자의 의미에서 고친다는 뜻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났기 때문에 더욱 실감이 난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야말로 자신의 살아온 것을 정리해보고 잘못된 것은 고치게 되는 기회를 부여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는 셈이다. 여기에서는 바위라던지 원석(原石)이라는 의미는 전혀 개입이 되지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성분이 끼어들 자리가 없어야 정상일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렇다면 경금은 물질적으로 볼적에 금기운에 해당한다는 말을 하더라도 그럴싸~한 기분이 든다.




다시 생각을 해보자. 경금의 물질적인 형상으로써 관찰을 해보면서 앞의 설명에서는 다소 부드러운 인간적인 감정에서 바라다 본 것이라면 이번에는 자연적인 관점에서 관찰을 해보자. 그러면 예로부터 이야기를 해오던 의미있는 문구가 떠오른다. 특히 적천수의  경금항목을 보면 ‘경금대살(庚金帶殺)’ 이라고 하는 구절이 있다. 이것은 경금의 특성은 살기운을 띄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살벌한 살기라고 하는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 살기라고 하는 것은 무사(武士)들이 고도의 무술을 수련하게 되면 상대방이 자신에게 해코지를 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아채는 것이다.

물론 이정도로 눈치를 미리 챌 수 있는 것도 대단한 실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그러한 기운을 발산시키는 것은 또 무엇일까? 그것은 냉정한 기운이면서 매서운 성질의 에너지일 것이다. 그래서 살기를 느끼면 짜릿한 감정이 자신의 등줄기를 썰렁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기분은 참으로 나쁜 느낌일텐데, 보통은 그러한 기운을 감지하지 못하고, 무술에 고수가 되어서 기의 감지가 잘 될 때만이 이러한 기운을 느낄 수가 있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것을 적천수에서 유백온 선생님41)이 관찰하셨던 모양이다. 과연 살기운을 띠고 있다는 것을 관찰하신 것도 대단한 안목이었겠지만, 이렇게 추리를 하고 확인하는 과정도 또한 나름대로 있었을 것으로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원인 제공자는 기문둔갑(奇門遁甲)42)이라고 생각을 해본다. 예전에 학문적 유람(?)을 할적에 기문둔갑에 관계한 서적을 보면서 그러한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나서이다. 기문둔갑은 제목에서도 나오지만 둔갑(遁甲)에 거의 전부에 해당하는 의미를 부여한다. 갑을 숨기는 것이 둔갑인 까닭이다. 甲을 어떻게 숨기는가도 물론 공식에 의해서 되는 것이지만, 일단 이 정도로만 알아두도록 하자. 여기는 이미 자평명리학(子平命理學)43)을 공부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둔갑을 하는 이유는 갑목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점은 이해를 해야 하겠다. 갑목은 황제이기 때문인데, 이 기문둔갑이 중국에서 만들어 졌다는 것을 생각해 볼적에 중국은 토에 해당한다는 점을 상기 해본다면 과연 갑목은 토를 다스리는 황제라고 하는 말이 일리가 있다는 엉뚱한 의견을 내어본다. 어쨌거나 갑목을 보호하는데 경금이 나타나면 낭패다. 그래서 경금이 나타나면 갑목은 더욱 빨리 숨어야 하고 숨을 장소가 마땅치 않으면 丙丁火를 시켜서 호위하도록이라도 해야 한다는 긴급상황이 발생한다. 이미 갑목은 양목이요 경금은 양금으로써 金剋木이 발생한다는 것 정도는 이해를 하고 있을 것으로 믿고 전개하는 이야기라는 점을 이해할 줄로 믿는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유백온 선생님은 바로 경금이 살기운을 가지고 있다는 힌트를 찾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서 실제로 응용시켜본 결과 틀림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셨을 것이고 그래서 경금대살이라고 하는 글을 적게 되었을 것으로 추리를 해보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낭월이가 혼자서 망상에 젖어서 꾸며본 상상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전혀 아니라고 억지를 쓸 것도 없으므로 그냥 그렇게 이해를 해주시기 바란다. 아무렴 어떤가 어쨌던 경금의 성질을 바로 이해기만 하면 절반은 건진 셈이니까 말이다.

실제로 경금의 기운이 서서히 감돌면 사람들은 앞으로만 치달리던 마음이 약간 여유를 되찾는다. 그래서 산사(山寺)도 찾아보고 성현들의 말씀집도 한번쯤 찾아보곤 한다. 이렇게 브레이크의 역할을 하는 성분이라면 이것은 제어하는 성분으로써 성장억제의 역할이 된다고 본다. 이렇게 물질적으로 생각해 볼적에 금기라고 하는 것은 발전하는 구조를 억제하는 작용으로써 나타나게 되고, 또 산천초목이 마구 성장을 하는 것에 대해서 억제시키는 작용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경금의 특징이라고 생각해본다.